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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의 락 - 공부의 신을 이기는
김찬기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만일 눈앞에 천사가 나타나 토라(유대교의 성경)의 모든 것을 알려준다고 해도 나는 거절할 것이다. 배우는 과정이 결과보다 훨씬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유대인 속담이 있다고 한다. 물론 나에게 천사가 그런 제안을 한다면 '감사합니다'라고 말할지도 모르겠지만 거절할 한사람을 만나게 되었다. 바로 공부의 樂을 쓴 김찬기씨이다. 그는 척수성 근위축증을 갖은 선천성 장애인이다. 그가 마음대로 움직일수 있는 신체는 손가락 발가락 정도이고 그나마 그가 손가락으로 지탱할수 있는 무게는 500g정도이다. 하지만 그는 보통의 아이들과 똑같이 공부하고, 똑같이 고민하고, 똑같이 꿈꾸며 살아왔다. 심지어 충남 외국어고등학교에서 활발한 활동을 통해 영문신문을 발간하고 토론대회에서 입상을 하기도 했고 '대한민국 인재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서울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있고 학회활동도 열심히 하고 인턴쉽도 충실히 이행하는 학생이다. 또한 경제학을 통해 국민들에게 좀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하고 싶고 사회에 공헌하고 싶은 신념을 갖고 공부하고 있다. 아마 이 학생에게 경제학의 모든 것을 알려주겠다~ 라고 천사가 말한다 해도 거절할 것 같다. 그는 배우는 것이 얼마나 즐겁고 자신을 성숙시켜주는지에 대해서 잘 알고 있고 온몸으로 체험하며 살아왔기 때문이다.
Amor Fati
문득 김난도선생님의 책에서 읽은 이 말이 떠올랐다. "너의 운명을 사랑하라" 라는 뜻인데.. 자신의 장애를 그저 주어진 조건이라고 생각하고 서두르지 않고 극복해나가는 것이 자신의 삶이라고 이야기하는 그는 이미 자신의 운명을 사랑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책에서 그가 언급한 ' Carpe diem'역시 비슷한 이야기가 아닐까 한다. 지금 이 순간을 즐겨라.. 공부를 피할수 없으면 즐기고 또 공부할 수 있음을 감사히 여기며 살아왔음을 그의 책을 읽으며 내내 느낄수 있기 때문이였다. 중간중간 "찬기 Mom Talk Talk"을 통해서도 느낄수 있었지만.. 그의 부모님은 참 대단한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가 처음 병이 있음을 알게 되었을때, 주위 사람들은 다들 시골로 혹은 절로 들어가라는 식으로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보통의 사람들 사이에서 아이를 키우고 또 훌륭히 성장할수 있게 도움이 되어주었기 때문이다. 특히 그가 공부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부모님과 선생님의 영향이 컸다. 특히 도움을 당연하게 여기는 어린 찬기군을 보며 어머니가 하신 이야기가 인상깊었다. 도움을 받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것 자체가 장애인 스스로 만든 편견일 뿐이라는 것이다. 도움을 받았다면 당연히 상대에게 줄 수 있는 도움을 찾고.. 줄 것이 없다면 공부를 해서 상대방에게 필요한 도움이 무엇인지 알려주라는 어머님의 말씀에 찬기군은 자신이 열심히 공부를 해서 학문으로 사람들에게 자신이 받았던 도움을 돌려주겠다는 목표를 갖게 해주셨다. 나는 타고난 것이 많음을 늘 자랑스럽게 여기고.. 당연히 여기기만 했지.. 그것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거나 돌려주어야 한다는 의식을 별로 해본적 없었다. 그래서 이 이야기를 읽으며 내가 얼마나 나만 생각하고 사는 사람인지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다.
딴생각을 한다. -> 시계를 본다. ->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한다. -> 딴 생각을 하지 않는다. -> 공부를 계속 한다. -> 꿈을 이룰 수 있다.
공부를 할 때 몰입하고 집중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 것이 깨질때가 솔직히 많다. 그래서 난 공부를 할 때 핸드폰을 아예 꺼놓는 극단의 방법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 책에서 알게 된 이 방법이 나에게도 꽤 유용할 것 같다. 그래서 책상에 우선 시계를 가져다 두었다. 난 공부할때 공부시간이나 휴식시간을 따로 정해놓는 편이 아니라 책상에 시계를 두지 않는 편이였다. 하지만 시간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생각해볼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당분간은 시계에 많이 의존할 듯 하다. 계획을 세우고 꾸준히 실천하는 것.. 누구나 알고 있지만 행동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한다. 나도 다이어리에 늘 그날 해야 할 분량을 적어놓고 표시를 하곤 한다. 내가 해야할 공부의 분량을 세가지로 정해놓고 다 잘하면 동그라미, 부족하면 세모, 못하면 엑스 표시를 하는데.. 동그라미가 많이 없긴 하지만.. 그렇다고 엑스가 많은 편도 아니다. 그런데 보상과 벌 시스템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세모만 많은 다이어리를 갖게 된 것이 아닌가 한다. 동그라미가 많은 생활을 하고 싶고 그런 팁을 구할수 있는 시간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