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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살어리랏다 - 소심한 도시인들의 놀멍 살멍 제주이민 관찰기
김경희.정화영 지음, 김병수 사진 / 청어람미디어 / 2012년 7월
평점 :
제주도는 나에게 의미있는 곳이다. 내가 너무나 사랑한 할아버지가 가장 좋아하신 곳이고.. 할아버지가 정성으로 아끼시던 화초들이 아직도 살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평생을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살아오신 할아버지가 말년을 보낸 곳도 제주도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에게도 제주도는 할아버지가 그리우면 찾는 곳이였고.. 나이들면 그 곳에서 지내고 싶다는 욕심을 갖게 하는 곳이다. 난 제주도를 차주 찾기는 했지만 주로 짧은 여행.. 혹은 긴 여행의 수준이였다. 그래서 제주에 살어리랏다를 읽으며 제주에서 살아가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것이 참 좋았다. 이 책은 두개의 큰 줄기로 구성되어 있는데.. 하나는 김경희 작가가 직접 만나고 취재하고 때로는 그저 그들의 풍경을 스케치한 11인의 제주 이민자 이야기이고, 하나는 정화영 작가가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 마을에서 마을 사람들 일상으로 뚜벅뚜벅 걸어들어가 지내온 60여일을 스케치한 이야기이다.

나 역시 그렇지만.. 제주하면 돌담길이 떠오른다. 돌담길을 따라 산책을 하다보면 책에서 언급된대로 온통 누워있는 세상이 평화롭게 느껴진다. 내 시선보다 높기만 도심의 스카이라인에 익숙해져 있다가.. 제주를 찾으면 놀라울 정도로 평화롭게 느껴진다. 바람도 많고 돌도 많고 여자도 많아 삼다도라.. ㅎ 돌담길은 어딜 가도 이어져 있는 듯 하고 시선을 사로잡는 바다의 다양한 색감때문에 평소 걷는 걸 싫어하는 나도 제주도를 찾으면 꽤 오랜 시간을 걷곤 한다. 하지만 도시의 편리한 생활에 익숙한 내가.. 나이가 든다고 해서 그 곳에서 살아갈 수 있을까? 달리도서관 관장님께서.. 아주 단순한 답을 주셨다. 살암시면 살아진다.. 그 곳도 사람 사는 곳인데.. 그리고 부지런하기만 하면 먹고 살 수는 있다는 제주도인데.. 살려고 하면 살아지겠지. 준비된 자에게는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수 있는 곳이라는 제주에서 남들과 같은 속도로 살고 싶지 않아 제주도를 찾은 빵다방 주인, 여행은 삶이고 삶은 곧 여행이라고 말하는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부부, 시시각각 변하는 아름다운 자연을 그림으로 삼은 액자가 있는 라면집을 만날 수 있었고.. 한편으로는 마을로 찾아들어온 육지것.. 정작가에게 무가 있냐, 김치가 있냐며 걱정해오시는 할머니와 그녀의 늘지 않는 배드민턴을 걱정하는 동네사람들의 이야기가 다양하게 담겨져 있는 즐거운 제주이민이야기이다. 왜 이민이냐고?? 여기에도 단순한 답이 있다. 물을 건너가 살기 때문이란다.. ㅎ 뭐.. 예전에는 탐라국이라고도 불렸으니 딱히 틀린 말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