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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초福壽草'
유난히 이른 꽃 소식이었다. 먼곳이라 마음만 분주했다. 그러다 불쑥 눈앞에 나타난 꽃으로 가슴 가득 꽃밭이 되었다. 동북쪽 바다끝 찬물내기로부터 들리기 시작한 꽃소식이 남쪽 바다 끝 향일암에서 고흥으로 이어지고 드디어 전남 내륙으로 올랐다.


눈을 녹이고 가장 이른 시기에 피는 꽃이기에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한해의 꽃과의 눈맞춤을 시작하는 신호로 여겨 사랑받는 꽃이다.


아직은 제 빛을 내지 못한다. 볕이 부족하고 낮은 온도가 그 이유다. 유난히 샛노랗게 밝고 색감으로 등불을 밝힌듯 따스함을 전해주는 꽃이라 복과 장수에 대한 사람들의 염원이 꽃이름에 담겼다.


납매에 이어 복수초도 눈맞춤했으니 나의 봄꽃놀이는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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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나무'
겨울을 닮은 나무가 뭘까. 춥고 헐벗었지만 날까로운 가시로 단단하게 무장한 것이 찬바람에 눈보라치는 겨울과 닮았다. 고스란히 민낯을 보여준다지만 어디 보이는게 전부랴.


커다란 잎사귀를 떨구면서 이미 준비를 시작한 새순을 노리는 생명들이 많다. 그중에 가장 난폭하고 무자비한 것이 사람이다. 쌉쌀하고 달콤하면서 부드럽게 씹히는 맛 때문에 아는 사람들은 놓치지 않은 봄맛이다.


나무를 대표하는 이미지는 단연코 가시다. 감히 범접할 엄두를 내지 못하게 한다지만 그것도 어릴 때만 갖는다. 생존이 걸린 문제지만 성장한 후엔 여유롭기도 하다.


사는 마을 어느집 담장을 따라 제법 굵은 나무 여러 그루가 있다. 험상궂은 가시가 돋아 있는 음나무 가지는 시각적으로 귀신이 싫어한다고 생각한 것인지 벽사의 의미를 두어 담장에 많이 심었다고 한다. 몸통에서 새순까지 사람들의 삶에 깊숙히 관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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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류나무'
매혹적아 붉은 색의 꽃이 피는 날이면 늦봄에서 여름의 강렬한 기운을 느끼게 된다. 열매의 알맹이와 꽃의 그 붉음 그리고 한겨울 말라가는 열매의 껍질이 서로 닮았다.


나무는 제법 오랜시간을 쌓았다. 나무만 보고서는 이름 불러주지 못한다는 것을 알았을까. 말라버린 열매를 떨구지 못하고 있다. 그 열매 위에 서리도 눈도 앉았다가 온 곳으로 간다. 늙은 나무는 더이상 많은 꽃을 피우지 못하지만 피는 꽃은 그 어느 나무보다 곱다. 꽃피는 때면 그 밑을 서성이게 하는 나무다.


한국에는 이란에서 중국을 거쳐 들어온 것으로 추정되는데, 1400년대에 쓰인 양화소록 養花小錄에 석류를 화목9품 중 제3품에 속하는 것으로 쓴 기록이 있는 점으로 보아 그 이전부터 재배된 것으로 추정된다.


석류나무 꽃의 아름다움은 오늘날 우리가 흔히 뭇 남성 속의 한 여인을 말할 때 쓰는 '홍일점'의 어원이라고 한다. '원숙미', '자손번영'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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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나무'
푸른잎으로 나서 뜨거운 여름을 이겨내고 붉은 속내를 드러내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가을을 살다 그마져 다 보내버리고 맨몸으로 긴 겨울을 건너고 있다. 사는 동안 한 순간도 쉬지 않은 생명의 힘이다. 다시 봄맞이 준비로 분주하다.


솜털마냥 가녀리지만 거친바람과 찬눈보라도 거튼하게 막아줄 울타리를 마련하고 새눈을 틔울 준비를 한다. 눈여겨보지 못했던 세상이 얼마나 다양한 모습으로 오묘함으로 가득한지 세삼스럽게 느끼게하는 눈맞춤이다.


단풍나무는 대개 잎에 주목하여 잎의 색이 1년 내내 붉은 종류를 홍단풍(또는 봄단풍·노무라단풍), 푸른 것을 청단풍, 가지가 아래로 처지는 수양단풍 등으로 구분하에 부르기도 하고, 잎의 모양에 따라 내장단풍나무 · 털단풍나무 · 애기단풍나무 · 산단풍나무 · 참단풍나무 등으로 구분한다. 단풍나무라는 이름은 나뭇잎의 색깔이 변해가는 것을 말하는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가을 단풍나무 나뭇잎들은 붉게 또는 노랗게 물들면 나무보다 더 요란하게 꾸민 사람들을 불러모은다. 혹시나 '변치 않은 귀여움'이란 꽃말에 의지해 각기 다른꿈을 꾸고 싶은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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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레'(영실營實)
꽃보다 새순에 얽힌 추억이 많다. 밍밍한 맛이지만 보드라운 속살의 순을 씹는 마음은 푸릇하기만 했다. 어린시절의 추억을 잊지않고 아이에게 맛보게 하며 추억을 공유한다.


"찔레꽃 붉게 피는 남쪽나라 내 고향
언덕위에 초가삼칸 그립습니다"


김영일 작사 김교성 작곡 백난아가 부른 노래 '찔레꽃'에서 붉은색의 찔레꽃을 해당화라고도 하는 등 꽃에 대한 이야기거리가 많았다. 실제하는 붉게 피는 꽃을 본 후에 노랫말에 대한 의구심이 사라졌다. 꽃은 흰색 또는 연분홍색이고 햇가지 끝에 여러 개가 달리며 핀다.


한방에서는 열매를 '영실營實'로 부르는 찔레의 열매다. 붉게 익어 한겨울을 난다. 중요한 약재로 쓰였다고 한다.


'가시가 찌른다'라는 뜻에서 온 것으로 짐작된다는 찔레는 순과 꽃, 열매 등으로 사람들의 일상에 깊이 관계를 맺었다. '고독', '주의깊다'라는 의 꽃말을 여기에서 왔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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