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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춘화

볕이 좋은 봄날 숲을 걷는 것은 분주함이 동반한다. 몸은 느긋하지만 눈은 사방경계를 늦추지 않는 것이 꼭 먹이를 찾는 새의 마음을 닮았다. 아직 풀들이 기승을 부리기 전이지만 숨바꼭질 하듯 꽂과의 눈맞춤을 위한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 까닭이다.

그렇게 봄 숲을 거닐다 만난 꽃이다. 흔히 춘란이라고 부르는 보춘화다. 봄을 알리는 꽃이라는 이름 그대로 봄에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야생 난초이다. 비교적 흔하게 볼 수 있고 집에서 키우는 분들도 많아 친숙한 봄꽃이다.

눈에 보이는대로 모았더니 그것도 볼만하다. 보춘화는 생육환경 및 조건에 따라 잎과 꽃의 변이가 많이 일어나는 품종이다. 난을 구분하는 눈을 갖지 못했기에 그꽃이 그꽃으로 다 비슷하지만 눈밝은 이들은 분명 차이를 안다고 하니 넘볼 수 없는 영역이 있나보다.

문득 걸음을 멈추고 몸을 낮춰 눈맞춤하기에 좋은 꽃이다. 친숙하기에 더 정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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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털괭이눈
계곡물이 풀리고 난 후 재잘거리는 물소리와 함께 깨어나는 것들이 있다. 오늘은 그 중 '괭이눈'이라는 이름을 가진 앙증맞은 애들이 주인공이다.

애기괭이눈, 흰털괭이눈, 금괭이눈, 산괭이눈, 선괭이눈‥ 등 고만고만한 생김새로 다양한 이름이라 제 이름 불러주기가 여간 힘든게 아니다. 괭이눈이라는 이름은 꽃이 핀 모습이 고양이눈을 닮았다는 것에서 유래했다. 상상력이 상상을 초월한다.

물을 좋아해 계곡 돌틈이나 근처에 주로 산다. 눈여겨 본다면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식물이기도 하다. 숲에 들어가면 계곡의 돌틈을 살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흰털괭이눈은 줄기와 잎에 흰털이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괭이눈 종류들은 대개 노란색 꽃을 피운다. 노란별이 하늘에서 내려와 물가에 꽃으로 핀듯 아름다운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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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레지
봄 숲속의 여왕이다. 추위에 움츠렸던 몸과 마음이 봄기운에 익숙해질 무렵 숲에서 춤추듯 사뿐히 날개짓하는 꽃을 만난다. 한껏 멋을 부렸지만 이를 탓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햇볕 따라 닫혔던 꽃잎이 열리면 날아갈듯 환한 몸짓으로 이른 봄 숲의 주인 행세를 한다. 꽃잎이 열리는 것을 지켜보는 재미가 보통이 아니다. 과한듯 싶지만 단정함까지 있어 우아함도 느껴진다. 숲 속에서 대부분 무리지어 피니 그 모습이 장관이지만 한적한 곳에 홀로 피어있는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다.

넓은 녹색 바탕의 잎에 자주색 무늬가 있는데, 이 무늬가 얼룩덜룩해서 얼룩취 또는 얼레지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씨앗이 땅속 깊은 곳에 뿌리를 내리고 7년 이상 자라야만 꽃이 핀다고 하니 기다림의 꽃이기도 하다.

올해는 흰색으로 피는 얼레지가 풍년인가 보다. 이곳에선 때를 놓쳐 보지 못했다. 매년 보던 곳은 건너 뛰고 새로운 곳에서 벗들과 함께 봤다.

뒤로 젖혀진 꽃잎으로 인해 '바람난 여인'이라는 다소 민망한 꽃말을 얻었지만 오히려 꽃이 가진 멋을 찬탄하는 말이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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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현호색
반가운 벗들이 오랜만에 만나 이야기꽃을 피운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걷는 중에 주목하는 것들은 모두 꽃이다. 그중에서도 벗이 가꾸는 소중한 공간에서 만나는 꽃은 더없이 반갑다.

좀현호색이라고 했다. 아직은 이른 봄 숲에서 봄의 노래를 부르는 듯 새를 닮은 모습이 정겨운 현호색인데 이름 앞에 좀자를 붙였으니 현호색 보다는 더 작다는 것일까? 그것이 그것 같은 수많은 현호색 중에서 내 식물 사전에 하나를 추가 했다.

노래하는 새를 연상케하는 앙증맞은 모습에 주목받는다. 줄기 끝에 2~3개의 꽃을 피우며 약한 줄기로인해 곧추서는 것이 어렵다. 우리나라는 제주도에만 분포하며 양지바른 풀밭에 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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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늘고 긴 꽃대를 올렸다. 독특한 잎과 함께 붉은 생명의 기운으로 새싹을 낸다. 여럿이 모여 핀 풍성한 모습도 홀로 피어난 모습도 모두 마음을 빼앗아 가는 녀석이다. 봄 숲에 고운 등불 밝히는 꽃이다.

아름다운 것은 빨리 시든다고 했던가. 피는가 싶으면 이내 꽃잎을 떨군다. 하트 모양의 잎도 꽃 만큼이나 이쁘다. 풍성해지는 잎이 있어 꽃잎 다 떨어지고 난 후 더 주목하는 몇 안되는 종류 중 하나다.

꽃술이 진한 자주색과 노랑꽃술의 깽깽이풀은 사뭇 다른 분위기를 준다.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다른 분위기로 인해 둘다 많이 편애하는 야생화다.

특유의 이쁜 모습에 유독 사람들 손을 많이 탄다. 수없이 뽑혀 사라지지만 여전히 숨의 끈을 놓지 않은 생명력을 보여주기도 한다. '안심하세요' 라는 꽃말이 아이러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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