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적절時宜適切'
정성이다. 시간을 겹으로 쌓아온 결과이기에 순리로 받아 들인다. 적절한 때에 각기 다른 감정과 의지가 만나 새로운 관계가 형성되기를 바라는 마음가짐을 포함하고 있다. 때에 맞춰 준비되는 무엇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는 수고로움이다.
초겨울 때를 놓쳐서 핀 민들레가 씨앗을 맺어 다 떠나 보내고 마지막 하나가 남았다. 낮은 곳에서 꽃을 피우다가도 때가 되면 꽃대를 쑤욱 밀어올려 바람이 불어올 때를 기다린다. 여기까지가 스스로 때를 알아 준비하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도 이와 다르지 않다. 시의적절한 때를 준비하되 필요한 때를 놓쳐서는 안된다. 순리와 요구에 의해 생겨나는 그 때를 놓칠때 일어나는 것이 허전함이며 외로움이고 결국, 마음 다하지 못하였다는 후회다.
그러기에 몸과 마음이 원해서 스스로 내는 내면의 울림에 무심할 일이 아니다. 살아오는 동안 몸과 마음이 보내는 그 신호를 소홀히 여겨 낭패보았던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이제는 그 내면의 울림에 답하여 자신을 돌봐야할 때다.
어쩌면 당장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는 급한 일이 아닐 수도 있다. 심장이 내는 울림에 귀기울여 스스로를 다독일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숨을 쉴 수 있고 숨을 쉬어야 적절한 때를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멀리서 차고 마른 바람이 불어 온다. 이제 마지막 남은 하나를 보내야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