뜰 가장자리에 놓았다. 일요일 반나절 마다 어쩌다 건너뛰기도 하면서 몇주간에 걸쳐 흔들 그네의자 만들기가 끝났다. 생각보다 규모가 커서 운반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놓일 자리에 놓였으니 비로소 마무리를 한다.


오일스텐 바르면 다른 분위기가 될 것이기에 민낯의 그네의자를 기록해둔다. 오랫동안 함께 하자면 돌보는 손길도 잊지 않아야 할 것이다.


만드는 과정이 즐거웠기에 결과에도 만족한다. 사계절 아침 저녁으로 차 한잔 손에 들고 흔들려도 충분히 좋을 시간을 누리고자 한다.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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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_읽는_하루

장맛비가 내리는 저녁

비가 오면
짐승들은 집에서
우두커니 세상을 바라보고
공사판 인부들도 집으로 간다
그것은 지구가 쉬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비가 오면
마당의 빨래를 걷고
어머니를 기다리던 시절이 있었고
강을 건너던 날 낯선 마을의 불빛과
모르는 사람들의 수런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비는 안 가본 데가 없다

빗소리에 더러 소식을 전하던 그대는
어디서 세상을 건너는지

비가 온다
비가 오면 낡은 집 어디에선가
물 새는 소리를 들으며
나의 시도 그만 쉬어야 한다.

*이상국의 시 '장맛비가 내리는 저녁'이다. 연 이틀 저녁만 되면 기다렸다는듯 비가 쏟아진다. 장마철이라 그러려니 하면서도 답답하고 무더웠던 하루를 잘 건너온 이들에게 쉼의 시간을 주는 것으로 이해하니 고맙다. '안 가본 데가 없다'는 비가 그곳도 다녀왔으면 좋겠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수놓는_농가찻집 #핸드드립커피#장미축제 #섬진강 #기차마을 #나무물고기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리 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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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_읽는_하루

차 한잔 하시겠어요

차 한잔 하시겠어요 
사계절 내내 정겹고 아름다운
이 초대의 말에선
연둣빛 풀향기가 난다
그리운 사람을 만나
설렘을 진정시키고 싶을 때
아름다운 자연을 만나
감동의 눈물을 흘리고 싶을 때
우리는 고요한 음성으로
"차 한잔 하시겠어요?" 한다

낯선 사람끼리 만나
어색한 침묵을 녹여야 할 때
잘 지내던 친구들끼리 오해가 쌓여
화해의 대화를 시작해야 할 때도
우리는 마음을 가다듬고
"차 한잔 하시겠어요?" 한다

혼자서 일하다가
문득 외롭고 쓸쓸해질 때도
스스로에게 웃으며
"차 한잔 하시겠어요?" 하며
향기를 퍼올린다
차 한잔 하시겠어요?"
이 말에 숨어 있는
사랑의 초대에
언제나 "네!" 라고 대답하는
사람이 될 수 있기를

*이해인의 시 '차 한잔 하시겠어요'다. 익숙한 말이지만 진정성을 가진 마음 앞에선 늘 따스한 미소와 함께 "네~"가 따른다. 누군가에게 해도 언제나 좋겠지만 오늘은 스스로를 다독이는 위안으로 삼아보자.

"차 한잔 하시겠어요?"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수놓는_농가찻집 #핸드드립커피#장미축제 #섬진강 #기차마을 #나무물고기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리 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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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_읽는_하루

저 능소화

주황 물 든 꽃길이 봉오리째 하늘을 가리킨다
줄기로 담벼락을 치받아 오르면 거기,
몇 송이로 펼치는 생이 다다른 절벽이 있는지
더 뻗을 수 없어 허공 속으로
모가지 뚝뚝 듣도록 저 능소화
여름을 익힐 대로 익혔다
누가 화염으로 타오르는가, 능소화
나는 목숨을 한순간 몽우리째 사르는
저 불꽃의 넋이 좋다
가슴을 물어라, 뜯어내면 철철 피 흘리는 
천 근 사랑 같은 것,
그게 암덩어리라도 불 볕 여름을 끌고
피나게 기어가 그렇게 스러질
너의 여름 위에 포개리라

*김명인의 시 '저 능소화'다. 여름이 무르익어가는 때 능소화는 기다림의 꽃을 피운다. 떨어지고 나서야 비로소 시드는 것이 간절한 그리움의 넋이 스며든 까닭은 아닐까. '천 근 사랑 같은' 담장에 피고지는 능소화와 이 여름을 함께할 것이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수놓는_농가찻집 #핸드드립커피#장미축제 #섬진강 #기차마을 #나무물고기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리 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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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_읽는_하루

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

그대가 밀어 올린 꽃줄기 끝에서 
그대가 피는 것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떨리는지 

그대가 피어 그대 몸속으로 
꽃벌 한 마리 날아든 것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아득한지 
왜 내 몸이 이리도 뜨거운지 

그대가 꽃피는 것이 
처음부터 내 일이었다는 듯이

*김선우의 시 '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이다. 관계의 상호작용, 사람 살아가는 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이다. 그 중 아주 특별함으로 관계 맺어가는 사이에 일어나는 자연스러움의 감정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안다. 늦지 않게 알 수 있기를?.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수놓는_농가찻집 #핸드드립커피#장미축제 #섬진강 #기차마을 #나무물고기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리 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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