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행 비주얼 노블 1
NEW(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 지음, 주)영화사 레드피터 제작, 연상호 감독, 박주석 각본 / artePOP(아르테팝)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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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연상호 출연 공유 마동석 정유미

흥행에 성공한 블록버스터는 도박하는 심정으로 본다. 그리고 이번엔 실패다. 열심히 보긴 했는데 남는 게 없다.
무슨 얘길 하고 싶은 지. 부성애? 다른 사람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사람들의 이야기? 미안하지만 영화 보다 현실에서 더 쉽게 찾아볼 수 있고 당연히 더 감동적이다. 그리고 이를 주제로 삼기엔 시나리오와 캐릭터 모두 초등학생 만큼 단순하다.
자신의 생존이 위협받은 극한 상황에서 다른 사람을 죽음의 구렁텅이로 넣는 행위가 비난받을 행동으로 몰아가는 분위기는 별로다. 그 사람이 살아남는다면 평생을 고통 속에 살아가겠지만, 사회적으로 손가락질 받을 일인 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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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진처럼 읽기 - 내 몸이 한 권의 책을 통과할 때
정희진 지음 / 교양인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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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절대 읽지 않을 책이다.
내가 '절대'라고 까지 한 이유는 감상문 또는 서평 같은 책을 -그런 장르가 있는 지 모르겠지만-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 내가 읽은 책에 대한 감상을 만날 확률이 가뭄에 콩 나듯이 한 대다 내가 읽지 않은 책에 대해 아무리 쉽게 설명해도 이해하기 어렵고, 그저 글쓴이의 입장에 일방적으로 휘둘리기 십상이다. 또 대부분 이런 유의 책들이 방대한 독서목록을 늘어놓아 독자로 하여금 자괴감이 덤으로 찾아오게 한다. 거기에 이 책의 제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정희진처럼 읽기' 라니. 무슨 자신의 책읽기가 교본 내지는 모범이라도 된다는 말인가? 책은 각자의 감상으로 놔둘 일이지 마치 정도(正道)라도 되는 듯한 뉘앙스가 별로다. 책 앞 프롤로그와 뒤 에필로그를 먼저 읽어보니 '다르게 읽기' 정도면 되겠다 싶다.
예상대로 정희진은 박학다식한 전문지식의 소유자로 어정쩡한 가부장제 논리를 꺼내들었다가는 언제라도 핵펀치를 터뜨릴 여성주의자에다 성소수자의 대변자였다. 이 사회에 똑똑한데 용기까지 있는 사람은 드물다. 활자중독증이라 스스로 밝힐 만큼 그녀의 독한 책읽기에 경의를 표한다. 읽다보면 재기발랄한 입담에 화려한 팩트 공격이 사이다일 때가 많다. 내가 왈가왈부할 공력의 수준은 아니지만, 아쉬운 건 과도한 논리의 널뛰기가 가독성을 방해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여성이 소수자라는 인식때문인지
전방위적인 공격성이 부담스럽다. 나그네의 외투를 벗기는 것은 강한 바람이 아니라 따뜻한 햇빛이었다.
사족. 나도 책읽고 감상을 남기기 위해 노력하고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이 아니라 나를 위해- 인상깊은 부분은 발췌도 하고 -필사까진 아니어도- 마음에 드는 책은 -원서는 아니지만- 반복해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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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톨의 밀알
응구기 와 시옹오 지음, 왕은철 옮김 / 은행나무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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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먼 나라 케냐 이야기임에도 낯설지 않은 까닭은 식민 지배를 당한 가슴아픈 역사를 공유하기 때문이리라. 비장함이 흐를 줄 알았는데 담담하고 서정적이다. 단아하고 조급하지 않은 문장이 아름답다.
키히카의 숭고한 희생이 독립의 한 톨의 밀알이 되었듯 무고의 용기있는 고백 역시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과 화합의 씨앗이 되었다. 비록 배신의 댓가로 인간적 고뇌에 휩싸이게 되지만 그 모습은 성스러워 보이기까지 하다. 카란자에겐 살아남은 자의 부끄러움을, 기코뇨와 마을 사람들에게는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는 계기와 살아갈 힘을 주었다.
무고의 모습에서 내 자신의 모습을 본다. 격변의 시대에 혼자 자유로울 수 있는 영혼은 없다.
뭄비에게 손을 내미는 기코뇨의 마지막 장면이 작가의 인간에 대한 아낌없는 신뢰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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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랑비 속의 외침 - 2판
위화 지음, 최용만 옮김 / 푸른숲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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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이 단순한 팩트를 나타내는 말이라면 추억은 주관의 더께가 덕지덕지 붙은 말이다. 그래서 '나이들면 추억을 먹고산다'는 말은,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하고 각색을 밥먹듯이 하여 저장한 마음의 양식이란 뜻일 거다.
그나마 이 책이 '추억팔이'라고 폄하할 수 없는 이유는 시대의 아픔과 가난을 이겨내는 해학이 있기 때문이다. 아쉬운건 재미가 별로인 얘기를 미주알고주알 늘어놓은 점이다.
제목이 궁금했는데 유추할 수 있는 부분이 두 번 나온다. 하나는 초등학교 담임 선생님의 침 속의 열강이고 비오는 날 화재 속 울부짖는 마지막 장면이 그것이다. 하지만 유장한 역사의 흐름 속 '나 여기 있소' 포효하는 작가의 외침이 아닐까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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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삼관 매혈기
위화 지음, 최용만 옮김 / 푸른숲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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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을 위해 자신을 희생해온 한 아버지의 우화. 5,60년대의 중국이 배경이지만 우리 아버지 세대의 이야기와 닮아있다. 한없이 고단하고 비루한 삶이지만 밝고 해학이 넘쳐난다. 남의 아들을 키우는 자라 대가리 짓을 -중국 남자에게 최대 욕이란다- 마다 않은 허삼관의 우직함, 가족애와 양심에 연민을 지울 수 없다.
간결하고 멋부리지 않은 문장이 인상적이다. 피를 팔고 돼지 간볶음에 데운 황주 두 잔. 왠지 힘이 솟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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