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아, 나를 꺼내 줘 - 제15회 사계절문학상 대상 수상작 사계절 1318 문고 110
김진나 지음 / 사계절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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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읽었던 김진나작가님의 「도둑의 탄생」이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았습니다. 물론 자세한 줄거리는 생각이 나지는 않지만 저도 방안에 무언가를 재빨리 가지고 오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읽은 제15회 사계절문학상 대상 수상작이기도 한 「소년아, 나를 꺼내 줘」를 읽으며 저 역시 청소년이었을 시절에 사랑을 직접 주고 받아보지는 못했지만서도 저도 모르게 이성에 대해 설레였던 순간이 떠올랐습니다.
모르겠어요, 상대방은 그냥 인사치레였거나 제가 눈에 보였기 때문에 그저 별 다른 뜻 없이 해 본 말이었을 지도 모르겠지만 그 당시 상대방이 제게 했던 말과 행동들이 아무 것도 아닌 제가 엄청난 파동을 일으켰는 지, 저도 이게 어떤 의미인지 모르고 나 혼자만 설레이고 괜히 신경쓰이고 했는 지 모르겠어요.
저도 상상 속에서 상대방과 나란히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있는 걸 무한히 그려만 보고 있었던 것 같아요.
정작 상대방에게 제대로 말을 걸어 보지는 못했어요.
아니, 사실 말은 못했지만 상대방 가까이 다가간 적은 몇번 있었습니다만 그게 저만의 착각이었다는 것을 머지 않아 느꼈던 것 같아요.
어린 시절 알게 된 ‘이얼‘을 우연히 엄마와 같이 갔던 곳에서 엄마와 친구의 아들로 만나 차 마시고 저녁을 먹고 3시간정도 있었다가 헤어지기 전에 얼이 내 전화번호를 묻고 저장하고 기약이 없는 연락하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헤어졌을 뿐인 데 별다른 이야기를 하거나 특별한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가슴이 설레이고 좋아하는 감정을 느끼게 되고 오지 않는 아니 오지 않을 연락을 기다리게 되고 연락이 오랫동안 오지 않자 이얼을 원망하고 또 그러다가 피치 못할 사정이 있겠지라고 마음 다잡고 기다리고......
이렇게 얼에 대한 마음으로 가득찬 열 여덟 ‘시지‘의 이야기를 읽고 저 역시 이렇게까지 연락을 하지 않고 답을 주지 않는 이얼에 대한 원망과 먼저 이얼에게 전하지 않거나 못하는 시지가 답답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너무 아름다웠던 것 같아요.
정작 제가 열 여덟이었을 때에는 아무런 생각없이 지나쳐버린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그로부터 10년이 지나니까 다 마냥 생각없이 지나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책을 읽으며 들었던 것 같아요.
나 자신이 스스로 만든 상상 속에서 기약없이 살아갈지도 모르는 아니, 살아갈 나를 꺼내 줘서 고맙습니다. 저도 끝에서 부터 시작하고 싶어요.

호 : 1. 이 소설은 한 소년에 대한 한 소녀의 첫 사랑이자 짝 사랑을 담고 있지만 마냥 그렇지도 않은 한 뼘 성장하고 있는 모습을 담은 이야기입니다. 읽으면서 저도 모르게 제 모습을 제대로 바라보게 된 것 같습니다.

불호 : 1. 제가 책이 출간되자마자 바로 구매하는 편인지는 몰라도 구매하고 다시 책에 대한 상세정보를 알라딘에서 보게 되면 구매할 당시에는 없던 이벤트나 사은품같은 것을 증정(물론 조건부로)하는 것을 보면서 항상 타이밍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깨닿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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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비 - 2017년 제13회 세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정미경 지음 / 나무옆의자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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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제 13회 세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인 정미경작가님(올해 작고하신 정미경작가님과 동명이인입니다.)의 「큰비」는 뭐라 형용하기 어려운 소설이었던 것 같아요.
무당이 등장했던 소설을 잘 읽어보지 않았고 등장하더라도 전체적이지 않았는 데 무속신앙을 배경으로 한 소설을 처음 읽어본 것 같습니다.
원향이 만신인 하랑의 혼을 깃들며 영험한 능력을 지니게 되며 미륵님이 세상에 다시 오실 날, 즉 ‘큰비‘가 내려 온갖 더럽고 흉측한 악을 다 쓸어버리는 날을 학수고대하며 정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역시 미륵님이 선택하신 여환또한 머지않아 다가올 양반이 상놈되고 상놈이 양반되는 새로운 세상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데 사실, 이러한 역사소설을 즐겨보지 않아서 그런지 읽기는 어렵지 않았었는데 막상 읽고 난 후의 감상을 표현하기가 쉽지 않네요.
그리고 너무 허망했던 것 같기도 하고 조금은 이해하기 어려웠던 것 같기도 했습니다.

호 : 1. 소설 속에서 많이 접해보지 않았던 무속신앙과 무녀들의 이야기를 다룬 정미경작가님의 「큰비」를 흥미롭게 읽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후반부 하랑을 불러내기 위한 굿을 하는 대목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불호 : 1. 역사소설의 장르의 특성상 쉽게 와닿지는 않은 제 개인적인 느낌도 있지만 여환과 혼인을 맺으면서 희재와 정을 통하여 태기를 가진 채로 진행하려는 원향이 쉬이 이해하기 어렵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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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림 - 어두침침하고 우울하게 내리는 긴 장맛비
백민석 지음 / 예담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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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어두침침한 하늘에 비가 내리고 있는 것을 안에서 밖을 쳐다보고 또 차가 비가 내려 모인 웅덩이를 지나쳐가는 소리를 들으며 백민석작가님의 4번째 소설집 「수림 : 어두침침하고 우울하게 내리는 긴 장맛비」를 읽었습니다.
이 소설집에 실림 단편 9편이 작가의 말처럼 일종에 서로 연결되어 있는 데, (수림)과 (비와 사무라이)는 봉사활동을 하며 만났던 아내와 이혼한 변태성향이 짙은 남자와 오빠 동생하는 우울증있는 유부녀가 (검은 눈), (죽은 아이는 멀리 간다), (나른 보이의 모험)은 자살한 형의 동생이자 소설가인 남자가 대학교에서 시를 가르치는 강사이자 시인과 사귀었으나 헤어지고 소설가와 헤어진 여시인은 대학 강의실에서 여자의 수업을 듣던 나른한 목소리를 가졌으나 여자경험이 많은 학생과 겉잡을 수 없이 사랑을 하고 그런 사랑을 하던 나른한 학생은 시인에게 차이지만 개의치않고 새로운 여자와 육체적관계를 지속하며 (나른 보이의 모험)의 후반부의 소년이 쓴 소설의 첫 문장이자 바로 뒤에 실린 (공포가 그 해안가 마을에 거대한 닻을 내리웠다) 의 내일 모레 쉰을 바라보는 여자가 펜션에 민박을 받으면서 생계를 유지하다 여자의 마을에 기이한 현상이 잇따라 생기면서 불안을 겪고 후반에 자신이 청담동에 살 적에 집에 흐드러지게 피었던 개나리가 생각났으며 바로 뒤에 실린 (개나리 산울타리), (링고), (비그늘 아래로)는 가든콘테스트에 출품할 자신의 집에 피어 있는 개나리와 하늘의 색깔을 구분하기 어려워 상담받는 부인과 부인을 상담하는 정신과의사가 아직 학교에 다니는 링고라고 불리는 여자애와 원조교제를 하고 링고라고 지은 혜원은 정신과의사와 원조교제를 하다 장 과장이라고 불리는 중년남자와 원조교제를 하였으며 다른 남자들과 달리 자신에게 강조하지 않아 재일교포인 친구 시즈코와 함께 나갔다 돌변한 장 과장에게 욕을 퍼붓고 미성년자말고도 또 다른 애인을 만나 성욕을 풀던 자식도 있는 유부남이 회사에 알려져 그만두게 되고 길을 가던 도중 차에 치여 병원신세를 지게 되면서 깊은 수렁에 빠지는 이야기라 소설을 읽은 후의 제 마음도 습해지고 깊은 무언가에 빠져 있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 소설집 속에 나오는 남성들이 과거 후배를 성폭행하고 여학교앞에서 변태행위를 하고 성기를 꺼내거나 여자들에게 변태적, 가학적인 성행위를 하거나 미성년자와 원조교제를 하는 등 성범죄를 저지르는 모습을 보며 불쾌감을 느끼셨던 분도 있었고 저 또한 일부 불편하기는 했지만 범죄와 합법이 한 끝차이(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 특히 남성들의 행위는 명백한 범죄입니다.)이며 그 경계에서 아슬아슬하게 서 있는 모습들을 소설 속에서 보면서 저 역시도 성적인 것을 떠나서 한끝차이로 불법과 합법이 나뉘어지는 현실 속에서 헤메이는 것 같아 씁쓸해집니다.

호 : 1. 변태적이며 가학적인 행위로 상대방에 피해를 주거나 불법을 저지르는 인물들이 등장하는 백민석 작가님의 4번째 소설집 「수림 : 어두침침하고 우울하게 내리는 긴 장맛비」를 읽으며 제 마음도 법의 경계선에 습한 공기와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맞으며 위태롭게 서 있는 것 같았습니다.

불호 : 1. 앞서 글을 남기셨던 분처럼 성범죄를 저지르는 인물들을 보며 불쾌감이 들지 않았다고는 말 못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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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보이니
배영익 지음 / 네오픽션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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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를 쓰기 전에 뉴스를 보니 제가 사는 부산에서 사람을 목 졸라 살해하고 시신을 이불로 둘러 노린바구니에 넣어 강에 유기했으나 바구니가 떠오르자 모래주머니를 넣어 다시 유기한 사건의 용의자 중 한 명이 현장검증을 하는 모습을 찍은 사진을 봤었어요. 그런가 하면 막대한 자산을 보유 중인 회계사출신의 화이트칼라인 60대 노인이 라스베이거스에서 총을 쏴 수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다친 사건이 발생하여 충격을 주고 있는 데 오늘 읽은 배영익작가님의 2번째 장편소설인 「내가 보이니」에서는 충동적이지 않고 감정도 없이 필요에 의해 쥐도새도 모르게 사람을 죽여 아무도 쉽게 발견하지 못하는 깊은 바닷 속으로 던져버린 신분을 수시로 바꾸면서 살아가는 괴물을 잡기 위해 과거 괴물로 인해 사랑하는 딸을 잃은 형사반장과 과거 경찰출신이며 프로파일링을 하였으나 지금은 다큐멘터리 제작하는 일을 하는 류PD, 그리고 은행에서 근무하였으나 지금은 학원을 운영하지만 새로 생기는 학원들로 인해 학생들이 이탈하여 지금은 유지하기 조차 어려운 기담이 괴물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펼쳐지는 데 장르의 특성상 흥미롭게 긴장감있게 전개되어 그 자리에서 완독했던 것 같아요.

호 : 1. 소설 속에 나오는 기담의 친구로 등장하는 인물의 이름이 저와 똑같아서 비록 악역이지만서도 잠시나마 제가 주인공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책의 표지도 마음에 듭니다.)

불호 : 1. 과거 경찰출신이었고 프로파일링을 했으나 현재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프로듀서인 류PD의 과거가 조금 더 구체적으로 나왔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은 있어요. 분명 프로파일링을 하다 다큐멘터리 PD가 된 사연이 있을 것 같은 데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아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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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사람들
이승우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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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에 읽었던 「사랑의 생애」에 이어 이승우작가님의 책을 두 번째 접하게 되는 데 제목이 「모르는 사람들」이며 소설집이더군요.
이승우작가님의 소설집은 처음 접하는 것이어서 그런지 걱정도 되고 기대도 되기도 했습니다.
첫번째 실린 (모르는 사람)부터 (복숭아 향기), (윔블던, 김태호), (강의) 이 4편에서는 가장 가까운 가족의 한 구성인 아버지가 흔적도 없이 감쪽 같이 사라져 아프리카에서 선교생활을 하다 세상을 떠나거나(모르는 사람) 아버지의 대한 기억이 없던 아들이 세상을 떠난 아버지의 충격적인 사연을 자신이 태어났다고 알려진 M시에서 알게 되고(복숭아 향기) TH패션의 대표인 아들은 늙은 아버지가 이제까지 이야기하지 않은 청년시절 영국 유학과 그 곳에서 만난 김태호의 이야기를 이제와서 꺼내는 것이 못마땅하게 생각하며(윔블던, 김태호) 빚을 갚기 위해 빚을 내야 하는 등 끝까지 버티려고 했으나 손가락 하나 까딱할 힘이 없어지자 끝내 일어서지 못한 채 빚을 남기고 떠난 아버지를 원망하려 했으나 결국 자신도 길거리에 나앉게 되지 않기 위해 수렁에 빠질 수 밖에 없는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강의)등 가장 가까운 가족이지만 정작 가족이 어떤 생각을 하고 정말로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고 있더군요.
그리고 나머지 4편 또한 말레이시아에서 만났으며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자신과 이름이 비슷한 사람이 실은 전혀 자신의 생각과는 다른 사람임을 알게 되었고(찰스) 또 사람을 너무 쉽게 믿어 몰랐던 그 사람의 실체를 알게 되어 그 사람을 피해 도망쳐 온 친구소유의 집에서 낯선 사람의 인기척을 느껴 두려움을 느끼거나(넘어가지 않습니다) 막연하게 알고는 있지만 잘 몰랐던 신을 우연한 계기에 자신이 말 못할 비밀을 가지게 만든 친구로 인해 그 실체를 알게 되거나(신의 말을 듣다) 아예 들어본 적도 없다고 생각했던 그 이름을 동생이 입밖으로 꺼내게 되고 그 이름과 관련된 과거를 줄줄 늘어놓자 눈빛이 달라지고 손발이 덜덜 떨며 안절부절못하고 네발로 기어가다 끝내 혼곤히 잠에 빠지게 된 60대의 여느 때와 똑같을 뻔 했던 하루(안정한 하루)처럼 역시 타인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거나 잊고 있었던 사람들을 기억에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소환하게 되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어 흥미롭게 읽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작가님이 쓰실 이야기가 궁금해집니다.

호 : 1. 이승우 작가님의 신작 소설집 「모르는 사람들」은 가장 밀접한 가족에서부터 친구, 타인에 이르기까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으나 실은 잘 모르고 있던 부분을 직면하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흥미롭게 읽었던 것 같습니다.

불호 : 1. 표지를 보니 재작년 말,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근황이 궁금한 상우형의 첫 소설집 「프리즘」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요? (그냥 이미지가 비슷해서 그런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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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7-10-02 15: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승우 소설을 안 읽어서 잘 모르지만, 알라딘에 팬들이 많다는 건 알아요.^^
보내주신 책도 잘 받았습니다~♥ 카톡으로 연락을 못드렸네요.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