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내력 호밀밭 소설선 소설의 바다 2
오선영 지음 / 호밀밭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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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작년 이맘때에 김정아작가님의 첫 소설집 「가시」를 읽으며 저만의 방식으로 책을 고르는 기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출판사가 익숙한 곳인 지, 작가님이 이전에 한 번 읽어봤던 작가님인 지 아니면 한 번 들어봤던 작가님인 지, 그 게 아니라면 북플친구나 알라딘에서 좋은 책을 알려주는 것을 보게 되어 선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데 그 것은 제가 책을 구매해서 읽었던 기준이었고 제가 책을 구매하지 않고 선택하게 되는(책을 도서관에서 빌려봤을 때)기준은 딱 한가지입니다. 바로 책의 표지입니다. 요즘은 양장본을 잘 안 만들기 때문에 옛날처럼 겉표지를 보지 못하는 불상사는 잘 없지만서도 표지가 인상적이면 일단 한 번 빌려보는 스타일이라 그 내용이 어떤지 재미가 있는 지 없는 지는 빌려보고 난 후에 읽으려고 책을 펴낸 순간에서야 알 수 있어서 가끔 실패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제가 이렇게 서두를 길게 쓰는 이유는 오늘 읽은 오선영작가님의 첫 소설집 「모두의 내력」도 같은 방식으로 선택해서 읽은 작품이기 때문이지요.
(모두의 내력)이라는 단편이 소설집에 있지만 실려있는 단편 8편을 읽으면 「모두의 내력」이 표제작이 되어야 하는 지 충분히 알 수가 있습니다.
저도 어린 시절에는 공동화장실을 쓰고 보일러도 연탄도 쓰지 못했던 방 한칸에서 부모님과 함께 살았고(해바라기 벽), 중학교에 다닐 때 딱 한번 뿐이었지만 저를 찾는 이상한 사람들(아마도 채권자들이 보낸 업체에서 온 것 같았어요.)이 학교에 찾아왔으며(로드킬), 집을 나와 고시원에 고시원에서 원룸으로 집을 구하고 난생처음 제 스스로 1년짜리 계약서를 찍고 계약기간이 이제 6개월 남짓 남았다는 사실(밤의 행진), (부고들)을 「모두의 내력」을 읽으면서 상기하게 되었습니다.
누구나 쓸 수 있는 내용들이고 요즘 세대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결코 아무나 쉽게 쓸 수 없고 쓰지 못하는 것을 쓰신 오선영작가님에게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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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마지막 대륙
미지 레이먼드 지음, 이선혜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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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단순하게 오스트랄리스호 침몰 사고를 다루는 재난소설인 줄 알았으나 여러 종류의 펭귄들을 지켜보고 연구하는 뎁이 등장하는 생태소설이 되는 가 싶다가다도 뎁이 켈러와 사랑에 빠져 사랑을 속삭이는 모습들을 보면 연애소설이기도 해 소설책 한 권에 여러가지 장르가 뒤섞여있는 미지 레이먼드 작가의 「나의 마지막 대륙」을 읽었는 데 이 소설이 본국인 미국에서 정식출간되기 전부터 현대문학출판사가 이 소설을 출간예정작이라고 표시해둔 것을 2015년 말에 출간된 조다 피코 작가의 「코끼리의 무덤은 없다」책의 뒷 날개(알라딘 미리보기로 봤음.)에서 보게 되어 매우 신기하게 생각했는 데 그 때쯤이면 작가가 글을 쓰고 있거나 완성을 하여 출판사에 넘겨주었고 한창 편집을 하고 있지 않을 까 생각했는 데 2016년에 미국에서 정식출간(다른 동물시리즈 소설은 2016년에 한국에서 모두 출간되었음.) 되었고 그 판권을 현대문학이 정식적으로 사서 번역가에게 번역을 맡기고 번역이 끝나면 편집하고 교정하며 책의 표지디자인을 선정한 후 시기를 봐서 출간되었을 것이고 어떻게 보면 이 소설과 앞서 현대문학에서 출간된 「코끼리의 무덤은 없다」와 침팬지가 등장하는「우리는 누구나 정말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다」, 「오리의 신비로운 언어학 이론」, 「고래도 함께」와 전혀 다른 이야기이며 나머지 책을 안 읽어봤지만 단지 소설 속에서 주로 해당동물이 자주 많이 등장하는 게 아닐까 싶음.
어떻게 보면 이 소설은 아름답고 슬픈 사랑이야기이지만 자연의 소중함, 환경보존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기도 하면서도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검은 등을 가지며 흰털로 둘러쌓인, 바다를 향해 얼음 위를 뒤뚱뒤뚱 걸음을 옮기는 작고 귀여운 펭귄들이 아닐까 싶었음.
시간이 된다면 그 전에 출간된 현대문학의 동물시리즈 소설을 다 읽어보고 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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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정신 오늘의 젊은 작가 18
김솔 지음 / 민음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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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젊은작가시리즈 18번째로 매번 자신만의 뚜렷한 면모를 보여주시는 김솔작가님의 4번째 책이자 「너도밤나무 바이러스」에 이은 2번째 장편소설 「보편적 정신」이 출간되었고 저는 응당 읽어보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너도밤나무 바이러스」에서는 책 속을 휘젓고 돌아다니는 인물이 등장했었는 데 「보편적 정신」에는 몸이나 사물, 그 무엇이든 투명하게 변하는 붉은 페인트를 제조하여 전세계에 판매하여 기하급수적인 매출을 올리던 회사의 창업주가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보여주는 것과 동시에 회사라는 조직에 필요하는 구성요소들을 설명하는 부분을 읽으면서 저 역시 비정규직이긴 하지만 회사라는 조직의 조그마한 구성요소 중 하나라는 것을 인식하면서 언제 그만두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 날까지 회사를 위해 뼈를 묻겠다는 각오로 일해야겠다까지는 물론 못하겠지만(오버하는 것이지만) 열심히 일 하며 많이 연구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설이니 망정이지 실제로 몸이 투명해지는 페인트가 있다면 그 것을 악용하는 존재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고 그 것을 많이 갖고 또 되팔아서 이득을 보기 위해 혈안이 되어 온갖 부정행위를 저지르게되면 우리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가 더 멀리나가 지구라는 행성자체가 사라지게 될 것이 분명하니까 이 것이 소설이라는 게 정말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솔작가님만의 뚜렷한 면모가 돋보이는 작품을 또 만나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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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까지 희미하게
정미경 지음 / 창비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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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식 세탁소」에 실렸던 (울게 놔두세요)라는 단편이 있는 데 2013년 출간 당시에 읽어서 이 단편이 어떤 내용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그 때는 알라딘이 아니라 교보문고나 영광도서에서 구매했던 때였고 읽고 나서의 느낌이나 감상등을 적는 리뷰라는 것도 쓰지 않았기 때문에 변명에 불과하지만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울게 놔두세요)라는 단편의 제목은 읽은 지 5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제 머리 속에 깊게 박혀 있는 데, 마지막 소설집인 「새벽까지 희미하게」에 실린 (새벽까지 희미하게)를 포함한 (못), (엄마, 나는 바보에요), (목 놓아 우네), (장마)까지 5편의 단편과 정지아, 정이현작가님 그리고 돌아가시는 날까지 함께 해오셨던 김병종화백의 추모산문까지 읽으며 더 이상 작가님의 새로운 작품을 만나볼 수는 없지만 그 동안 작가님이 쓰고 발표하셨던 작품들을 읽으면서 계속 떠오를 것 같습니다.
저도 정미경작가님이 발표하셨던 작품들 모두 읽지는 않았지만 많은 분들이 읽어 보셨으면 좋을 것 같고 저 역시도 이전 작품들을 읽어보고 읽어보았던 작품들도 다시 읽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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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아주 먼 섬
정미경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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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 형용하기 어려웠던 것 같았습니다.
처음 「아프리카의 별」을 읽다가 중도에 포기했고 「가수는 입을 다무네」를 읽었을 때는 다 읽고 리뷰를 쓰기는 했지만 무어라 표현하기 힘들었던 생각이 들었고 소설집이었던「프랑스식 세탁소」도 역시 곰곰하게 생각해보니 하나로 딱 정리되지 않았던 것 같았어요.
바로 정미경작가님의 작품들을 단순히 많이 접해 보지 않았기 때문 만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 장편소설이 되어버린 「당신의 아주 먼 섬」도 사실은 조금 있다가 읽으려고 했으나 페이지가 짧아서 금방 읽을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에 방심을 했던 것 같습니다. 이 작가님의 작품은 가볍게 쉬이 읽어지지 않는 다는 것을요.
닮고 싶지 않았던 아버지의 면모를 자신도 모르게 닮아버리게 된 태원이나 갑갑했던 존재에게서 멀리 벗어나 유배같은 도피를 하던 이우, 엄마에 대한 기억이 별로 없는 듣지는 못하지만 기척을 알 수 있는 판도를 보며 저 역시 갑갑하고 구속시키며 결코 닮고 싶지 않았던 존재와 내게 아무런 기억조차 주지 않았던 그 존재를 부인하고 싶었고 그들로부터 아주 멀리 도망쳐나온 제 모습을 보며 당신들이 있는 곳으로 부터 아주 먼 섬에 남겨진 것같은 느낌이에요.
˝사람의 뇌는 죽음의 순간 행복의 물질로 가득 채워진다네. 제 죽음을 감지하면 뇌가 베타 엔돌핀이나 세로토닌 같은 쾌락 전달 물질을 엄청나게 내보낸대. 자신에게 주는 마지막 선물 같은 거지. 그 순간만은...... 말할 수 없이 기분이 좋아진다네. 그건, 죽음의 원인과는 상관없이 나타나는 현상이래.˝(185~186쪽)
이 부분을 읽으며 작가님도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득 소설의 마지막 부분을 읽으며 작가님이 마지막으로 담아두고 싶은 풍경은 무엇이었을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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