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일기 90일의 기적 - 한 문장 일기 쓰기가 불러온 부모와 아이의 생생한 성장기록
리커푸 지음 / 글담출판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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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엄마란 아이를 아이답게 키우는 엄마라는 걸 말이죠. (…) 사실 아이의 행동에는 해서는 안 되는 것도, 비정상적인 것도 없습니다. 이는 어른인 우리가 만들어 낸 기준입니다. p61

아이가 괜히 울고 짜증을 낼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주의를 다른 데로 돌리거나 모르는 척 무시를 하는 것입니다. 가장 나쁜 방법은 혼내고 벌주는 것이죠. p186

사랑이란 놓아주고, 성장할 여지를 만들어 주며, 필요할 때 길을 알려 주는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앞으로도 이것들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p224

아이의 장점이나 재능을 발견하는 가장 효과적이고 확실한 방법은 '아이를 세심하게 관찰하는 것' 입니다. p234

아빠가 아이를 사랑하는 최고의 방법은 바로 엄마를 사랑하고 돕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p252

혼자 고만고만한 아이 셋을 키운다는 게 쉽지 않다. 물론 엄마니까 해내지만 가끔 버거울 때가 있고 그럴 때는 아이들에게 화나 짜증을 내게 된다. 육아일기도 첫째 어릴 때는 거의 매일 썼었는데 둘째가 태어나고 셋째가 태어나곤.... 언제 썼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다른 엄마들은 뒤집기를 언제 했는지, 언제 처음 앉았는지 등등 다 기억하는데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엄마다. 기록조차 하지 않았으니 알 수가 없다. 육아일기는 하루를 되돌아보며 반성하기 딱 좋은 방법이다. 일단 육아일기를 쓰기 위해선 의식적으로 아이를 자세히 세심하게 관찰을 하게 된다. 그렇게 해야 일기 쓸 거리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내가 아이에게 어떻게 대처했는지 다시 생각해볼 수 있다. 아이의 상처받은 표정을 그 당시엔 캐치 못하더라도 후에 생각이 난다. 다음엔 이렇게 안 해야지...라고 다짐을 하게 된다. 90일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아이를 세심하게 관찰하고 육아일기를 쓴 후 의사이자 심리 상담가인 작가 리커푸가 육아 코칭을 해주었다. 육아 코칭도 받고 스스로가 일기를 쓰는 동안 자신이 아이에게 어떤 부모였는지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갖고 변화를 주었다. 아이의 난폭성이 자신의 말투 때문임을 깨달은 부모, 자신이 무서워 늘 아이가 징징거렸음을 깨달은 부모, 서로 다른 육아관이 아이에게 주는 혼란을 확인한 부모, 억지로 하는 공부의 허무함을 인지한 부모, 아무리 좋은 환경을 제공해도 때가 되지 않으면 성장하지 않음을 배운 부모, 이해할 수 없었던 아이 행동의 이유를 알게 된 부모, 육아의 즐거움을 비로소 느끼게 된 부모... 흔히 고민하는 것들 '아이가 왜 이럴까?' 역시 답은 부모에게 있었다. 아이에게 원인을 찾으려 하지말고 나에게서 원인을 찾아보자. 그러면 답이 나온다. 일기를 쓰고 육아코칭을 받은 부모들이 부러웠다. 내가 좋다고 셋이나 낳아놓고 혼자 할일이 너무 많다고 아이들에게 화풀이를 하지는 않았나 반성했다. 할머니집에만 잠시 다녀와도 아이의 욕구를 잘 알아채고 인정해주면 집에서의 문제 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그렇게 해주지 못했다. 내 아이가 버거운가? 육아 일상을 기록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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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박하는 여자들
대니엘 래저린 지음, 김지현 옮김 / 미디어창비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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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적 불륜과 육체적 불륜 사이에서, 긴 시간에 걸쳐 서로 남남이 되어가는 배신과 순간의 부주의에 휩쓸리는 배신 사이에서, 내게 이혼보다 나은 선택지가 있었나? p67

이제 미결정의 상태는 자식들의 몫이 되었다. 그녀는 아이들이 최대한 빨리 자기들의 미래를 결정짓기를, 그녀의 손에 맡겨져 있는 아이들의 삶이 어서 본래의 주인들을 찾아가기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 그런 환상조차 품지 않는다. 그녀가 누릴 수 있었을 다른 선택지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아니까. p324


매우 짧은 소설부터 일반적인 단편소설까지, 반박하는 여자들을 담은 소설집이다. <반박하는 여자들>에 등장하는 여자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사랑을 하고, 남자들의 잣대에 목소리를 내며, 이혼을 하고, 섹스를 한다. 여자들이 다수자인 남성들의 잣대에 맞추기 위해 스스로를 억압하고 서로를 감시하며 살아가고 있다. 반박하는 여자는 매력적이지 않은 여자다. 남자 형제에 맞추어가는 가족 속에서 여성인 우리는 투명인간 존재일 뿐이다. 그런 가족은 정상 가족이 아니다. 그 가족에 의문을 제기하고 맞서야 가족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다. 소설은 무심하고 조금은 소름 돋게 쓰여 있다. 마치 남의 일이라는 듯이, 하지만 우리의 일이란 것을 안다. <반박하는 여자들>이란 자기 자신을 찾고 싶은 여자들을 말한다. 여성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다수자의 권력에 반박하는 행위로 비친다. 거창하지 않다. 다만 자신의 자리에서 자신의 할 말을 할 뿐이다. 자신이 하고 싶은 사랑을 할 뿐이다. 자신이 섹스하고 싶은 사람과 섹스할 뿐이다. 누군가가 정의한 '-녀'가 아니라 우리는 '나'가 되어야 한다. 아직 그런 세상이 되지 않았기에 소설은 조금 아프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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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절 잘해도 좋은 사람입니다 - 나의 자존감을 지켜주는 심리적 경계선 그리는 법
양지아링 지음, 하진이 옮김 / 갈매나무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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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말 속에는 특수한 논리 하나가 감춰져 있다. 즉 상대방이 처한 상황이 나보다 나쁘면 우리는 너무 행복하거나 즐거운 티를 내서는 안 되며, 희생과 양보의 정신을 발휘해야만 선량하고 관용 있는 사람이라고 불릴 수 있다는 논리다. 그래서 이들은 피해자를 지지하기보다는 약자를 동정하는 데 익숙하다. 심지어 때로는 피해자에게 지나치게 잇속을 따지지 말것을 요구한다.(p25)

주안점은 나쁜 사람이 얼마나 나쁜지를 증명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위험한 처지에서 어떻게 벗어나야 하는지에 있다. 또한 우리는 우리 자신이 어떻게 해서 이처럼 쉽게 상처 받는 사람이 되었는지, 어떻게 해야 몸과 마음의 건강을 되찾을 수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p31)

"경계선은 바로 무엇은 되고, 무엇은 안 되는지를 구분하는 것이다."

당신의 선량함에 원칙이 있고 감성에 한계선이 있어야만 사람들이 진심으로 당신을 존중해준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p42)

"세계에서 가장 관용적인 사람은 경계선이 정확한 사람이다." (p118)

심리적 경계선이 불명확하다는 것은 그저 표면상의 명제일 뿐, 실상 그들의 행동 밑바닥에는 선량한 마음이 깔려 있다. (p154)

우리가 무슨 일을 차일피일 미루는 이유는 나쁜 사람이 되기 싫거나 미움을 받을지도 모른다고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 하지만 당신의 경계선이 합법적이고 합리적이라면 주변 사람들도 점차 당신의 원칙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더불어 당신의 경계선을 침범하거나 당신에게 도전하는 일도 사라질 것이다. 그러고 나면 당신은 진정한 자유와 존중을 얻을 수 있다. (p246)

거절할 때마다 나도 모르게 걸려 넘어지곤 하는 감정들에 대해,

모두에게 맞춰 주는 '예스걸'유형, "넌 절대 엄마를 실망시키지 마라" '부모의 정서적 배우자' 유형, 왜 내가 해주기만 바라고 있는 걸까? '피곤한 스파이더맨'유형, 얼마나 더 희생해야 만족시킬 수 있을까? '구원자 소녀'유형, 가족인데 도와주지 않으면 손가락질하겠지? '인간 ATM기'유형. 모든 유형에 100퍼센트 싱크로율이 맞다곤 말 못 하겠지만 어느 정도는 내게 내재되어있는 모습들이었다. 거절당하는 것에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만큼 거절하는 것도 어렵고 두렵다. 그 밑에 깔린 진짜 감정은 실망할까봐, 내가 싫어한다고 오해할까봐, 내가 하지 않으면 무언가 잘못될까봐 등등 원인과 분석을 콕 집어 시원하게 설명해놓았다. 거절하지 않는 사람이 그렇다고 좋은 평판을 받는가? 그렇지도 않다. 다음엔 왜 해주지 않냐고 역정은 물론이거니와 자연스럽게 호구 취급을 당하는 것이다. 성인이 되어 인간관계도 아이를 키울 때랑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을 키울 때 무조건 '오냐오냐'가 아니라 안 되는 건 확실히 알려주고 허용할 수 있는 범위에서 자유롭게 키우라고 말한다. 인간관계에서도 나만의 원칙을 세워 허용할 수 없는 것은 단호히 'NO'라고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매번 'YES'라고 대답하던 사람이 'NO'라고 대답하면 사람들은 잠깐은 소곤거리기도 하고 험담을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진정한 자유와 존중을 얻을 수 있고 그 경계가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범위라면 인정하게 될 것이다. 흔히 '착한 사람'이라는 소리를 듣는 사람은 속으로 거절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도 남편에게 강력 추천한 책이다. 거절을 하지 못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고 괴로운 사람들에게 거절이 거부가 아님을, 거절을 했다고 나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고 자신을 지키는 일임을 알기 위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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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만남과 시간으로 태어난다 - 매일이 행복해지는 도시 만들기 아우름 39
최민아 지음 / 샘터사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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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는 편리함과는 거리가 멀지만, 많은 사람이 따뜻함과 편안함을 느끼고 아름다운 도시라고 입을 모아 칭찬합니다. (p25)

사람들에게 편안하고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던 모더니즘 도시의 시대가 지나고, 다시 포스트모더니즘이나 뉴어비니즘이 좋은 반응을 얻는 것은 편안하게 느끼고 서로 자주 만날 수 있는 도시가 많은 사람에게 호응을 얻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런 도시공간이 내세우는 것은 무엇보다 '휴먼 스케일'입니다. 휴먼 스케일이란 인간이 모든 공간의 척도가 되는 것입니다. (p138)

혼자 사는 생활이 점점 늘언라수록 만남과 나눔은 더욱 중요한 가치를 지닙니다. (p155)

살던 공간이 낯설어지면 사람들은 그곳에 더 이상 미련을 두지 않고 떠나기 쉽습니다. 사라지지 않는 공간과 이야깃거리가 많은 도시가 반드시 아름답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그런 도시는 사람들이 애착을 갖고 오랫동안 머물고 싶게 하는 힘을 지닙니다. (p165)

바르셀로나가 가장 앞서나가는 스마트 도시가 된 이유는 분명합니다. 무조건 편리함을 추구하는 게 아니라 사람과 도시에 어떤 기술이 필요할지 고민하고, 그에 맞는 기술을 선별적으로 판단해서 적용했기 때문이지요.(p201)

도시 재생은 우스갯소리로 '내불남로'와 같습니다. 내가 살면 불편하지만 남이 살면 로맨틱한 공간, 그것이 바로 도시 재생입니다. (p209)


예전에는 전부다 주택에 살았다. 문방구가 있고, 슈퍼가 있고, 세탁소가 있고, 지나가다 '누구야 놀자~'하면 집에서 뛰쳐나와 다 함께 놀 수 있는 그런 정다운 골목들이 있었다. 아이를 키우고 있는 요즘, 가끔 카페 글을 보다 보면 씁쓸한 기분을 떨칠 수가 없다. 임대아파트, 주택, 빌라에 산다고 놀림당하는 아이의 글을 보고 있자면 황당하기 이를 데가 없다. 외국인들은 닭장같이 생긴 똑같은 아파트의 한 부분에 살고 싶어 아웅다웅하는 모습을 보면 어리둥절해한다. 이건 집이 아니라고까지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편리함 때문에 너도 나도 아파트에 살려고 하다 보니 부동산 투기 목적으로 구입하는 사람들도 많다. 예전엔 깨끗하고 편리한 곳이 인기였는데 요즘은 특이하다. 공장이었던 건물 뼈대를 그대로 내버려 두고 만든 카페, 옛 한옥마을, 옛길같이 어쩌면 불편하고 조금 지저분한 느낌이 드는 공간인 옛것으로 다시 회귀하고 있다. 그 말은 사람은 무조건 편하기만 하다고 그곳에 오래 머물고 싶은 존재는 아니라는 말이다. 파리는 낭만의 도시라고 너도 나도 가고 싶어하는 도시다. 오랜 기간 파리에서 유학생활했던 작가의 말로는 겉보기엔 낭만적이지만 오래된 건물을 보수조차 잘 하지 못하게 해서 사는 사람은 불편하기 짝이 없다는 것이다. 오래전에 지었으니 주차장은 당연히 없고 엘리베이터도 없다. 그런 불편함을 감수하고 사람들은 낭만의 도시 파리에 살고 있다. 우리는 파리에 가면 감탄하기 바쁘면서 자신들은 옛 공간에 살기를 원하지 않는다. 세종시를 만들 때 사람과 차, 모두 편리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 똑똑한 분들이 머리 싸매어 만들었다고 한다. 주차장도 120% 수용가능하게 널찍하게 만들고 사람들 걸어 다니는 인도도 넓게 만들고. 주차장에 대고 걸어가기 싫어 불법주차가 만연해있다. 참 안타깝다. 사실 편리함과 편안함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건 불가능하다고 한다. 세종시는 불법주차 차량 단속하면 깨끗해질 텐데. 도시는 참 깨끗하고 좋은데 불법주차 차량 때문에 눈살이 찌푸려지는 건 사실이다. 마치 주차장에 주차하는 내가 바보 되는 느낌이랄까...

도시에 대해, 집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책이었다. 그러나 주택에 사는 시댁에 갈 때마다 벌레, 추위, 더위에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짐을 들고 올라갈 때 힘들고, 주차공간이 없어서 몇 바퀴 도는 건 예사에, 차 테러까지.... 정말 너무 불편했다. 만약 자가 주택이 있다면 내가 편리하고 편안하게 머물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하여 잘 살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돈을 많이 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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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름, 그 섬에서
다이애나 마컴 지음, 김보람 옮김 / 흐름출판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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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나는 스스로 섬이 되는 대신, 섬을 찾아가겠다는 꿈을 꾸기 시작했다. (p38)

'오늘 할 수 있는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마라.' 그런데 그건 아조레스 방식이 아니거든요. 아조레스 방식은 이렇죠. '오늘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내일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굳이 오늘 해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p50)

"누구나 바라는 걸 바라겠죠. 자기들 이야기를 알아줄 사람을 바랄 거예요. 아, 그리고 그 이야기라는 게 당신 이야기의 일부가 될지도 모르죠." (p53)

"열 번째 섬은 마음속에 지니고 다니는 것이라오. 모든 게 떨어져 나간 뒤에도 남아 있는 것이죠. 두 세상을 오가며 산 우리 같은 사람들은 열 번째 섬을 조금 더 잘 이해한다오. 어디에 살든 우리는 우리 섬을 떠난 적이 단 한 번도 없소."(p63)

우리는 운 좋게 행운이 찾아왔다고 느끼지만, 한참 지난 뒤 그 정도의 운은 언제나 우리 곁에 있었다는 걸 깨닫게 된다. (p116)

"모험을 할 때는 만나야 할 사람을 만나게 되고, 들어야 할 이야기를 듣게 된다는 걸 믿으세요. 정말로 중요한 것들에 대해선 계획을 세울 수 없어요."(p125)

"무를 위하여" 그가 말했다. "지금이 바로 어떤 일이라도 일어날 수 있는 때지요."(p196)

"결혼 생활의 비결이 뭐죠?"

"비결 중 하나는 우리가 서로 사이 좋은 부부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낸다는 거예요."(p306)

"섬을 아름답고 완전하게 만드는 것은 건너편에 있는 섬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삶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우리는 늘 순간을 살아야 한다고 말하지만, 지금 이 순간을 아름답고 완전하게 만드는 건 우리가 다음에 무엇을 할지 상상하는 일이다.(p308-309)


가난한 부모 아래 자라 직장이 불안정한 다이애나는 아조레스섬 출신의 어느 농장주를 만나게 된다. 도시 사람과는 다른 천하태평과 무한 긍정을 보이는 남자. 해마다 섬으로 갔다가 캘리포니아로 돌아올 때 서글퍼지고 늘 자신의 고향 열 번째 섬, 그곳이 그립다고 하는 남자. 다이애나는 그 섬에 가고 싶어졌다.

사람들은 지치고 힘이 들 때 위로가 필요할 때 바다에 가서 끝이 보이지 않는 지평선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위로를 받곤 한다. 지도에서 사라졌다 나타났다 하는 그 섬, 미지의 섬, 신비의 섬, 그 섬이 고향인 사람들은 먹고살기 위해 도시에 나왔다가도 늘 그리워하는 그곳, 그곳은 어떤 곳이길래 사람들의 마음속 열 번째 섬이 되었을까?

이 섬사람들은 일반 도시 사람들과 달랐다. 우리는 늘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대로 시행되기를 바라면서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쉬지 않고 달린다. 성공을 위해 다른 사람들과 경쟁하고 비교하고 한가한 시간이 생기면 불안해한다. 이것과 반대되는 곳이 바로 아조레스섬이다. 물론 도시에서 태어나 도시 삶이 몸에 딱 맞는 사람은 지루하고, 일처리 늦고, 재미없다고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혼란의 시기를 겪는 다이애나는 마치 많은 젊은이들을 보는 것 같았다. 나 또한 이곳만 벗어나면 다 해결될 것 같고 행복해질 것 같고 나만 외롭게 사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었다. 그런 나를 한없이 보듬어주고 위로해줄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자신에게 아무것도 없다고, 돈도 없고, 사랑도 없고, 직장도 없다고, 어떻게 해야 할지 도무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다이애나에게 주방장은 말한다. 무를 위하여. 지금이 어떤 일이라도 일어날 수 있는 때라고. 이 말 한마디가 내게 위로가 되었다. 아무것도 없다고 느껴질 때, 모든 걸 실패했다고 느껴질 때, 바로 그때. 어떤 일이라도 일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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