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 지나친 열정과 생각으로 사서 고생하는 당신을 위한 번아웃 방지 가이드
진민영 지음 / 문학테라피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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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친 열정과 생각으로 사서 고생하는 당신을 위한 번아웃 방지 가이드> 내일을 위해 오늘을 희생한다는 말이 내게 딱 맞는 말인 것 같다. 어떤 부분에서냐면 이렇게 열심히 아끼고 살다보면 부자는 못 되더라도 내 집 하나 있고 가끔 여행가고 싶을 때 가고 사고 싶은 거 있으면 살 수 있겠지라고 생각해본다. 내 감정을 최대한 배제하고 아이들의 감정에 귀 기울이고 맞춰주다보면 아이들이 엄마 생각해서 나중에 커서도 엄마를 잊지 않겠지라고 생각해본다. 이런 아끼려는 열정과 아이들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마음이 가끔 번아웃 걸릴 때가 있다. 그럴 때는 나도 모르게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란 말이 나온다. YOLO인생은 내겐 미혼일때나 가능한 인생이다 싶다. 실제로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소비하고 행동하면 우리 아이들은 길을 잃어버릴 테니깐 말이다. 오늘 나의 행복을 위해 미래의 내 아이들의 삶을 불행하게 만들 수는 없으니까.

요즘 나의 고민은 아껴서, 벌어서, 아이들이 하고 싶은 걸 시켜주고 싶기 때문에 무슨 일을 해야할까다. 소심한 성격 탓에 남 밑에서 시키는 대로 일하고 월급 또박또박 받는 것이 마음이 편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반항아적인 기질이 있어서 내 사업을 일구어내고 싶기도 하다. 장단점이 확실하단 걸 알기 때문에 어떤 선택을 내리기가 어렵다. 또한 내가 뭘 잘하는지도 잘 모르겠고.

전업주부가 되고 나서보니 내가 일부로 인연을 만들지 않는 이상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아이를 매개로 한 만남은 공허할 뿐이다. 알 것 다 알고 잴 거 다 재는 어른들끼리의 만남은 즐겁지가 않다. 때론 힘이 들어간다. 그래서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고 아낀다. 인간관계가 쉽지 않다. 자신의 패는 전혀 보이지 않으면서 나의 패만 자꾸 까려고 하는 사람들 때문에 오히려 무서워지기까지 한다.

내가 책을 좋아하니 책을 좋아하는 사람과 소통하고 싶어했다. 하지만 관심사가 같다고 해서 나와 맞는 사람인 건 아니다. 너무 편협한 시각으로 바라본 건 아니었을까. 견고한 나의 틀 안에 다른 사람 누일 자리를 내준다는 것이 쉽지가 않다. 나는 언제부터 이렇게 마음이 꽝 닫긴 사람이 되었던가. 나이가 들고 세상을 알아가고 사람을 알아갈수록 나의 문은 더욱 견고해지는 것 같다. 걸쇠를 풀고 문을 열 날이 오기는 할까?

아끼는 것도 좋고 아이의 정서를 위해 아이의 감정을 우선순위하는 것도 좋다. 다만 내가 번아웃 되기 전까지. 어쨌든 내 인생이다. 내가 지치면 끝나는 거다. 언젠가 꽃 피는 날이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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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
닐 셔스터먼.재러드 셔스터먼 지음, 이민희 옮김 / 창비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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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수 사태에는 레디아 영상이 없다.

폭풍 해일도 없고, 폭풍이 휩쓸고 지나간 잔해도 없다. 단수는 암처럼 조용히 덮쳤을 뿐이다. 확연히 드러나는 증세가 없으니 뉴스에서도 하찮게 취급하는 것이다. p35

아마도 계엄령일지 모른다. 아마도 재난 관리청이 급수차를 몰고 올 것이다. 아마도 내일이면 모든 게 나아질 것이다. 당최 확실한 게 하나도 없는 이 사태에 신물이 났다. p80

가뭄이 심해지더니 한 도시에 단수사태가 일어났다. 마트에 액체란 액체는 모두 동이 나고 사람들은 이성을 챙기고 행동했지만 그것도 사흘동안만 유효하다. 사흘이 지난 이후 워터좀비가 탄생하고 폭동이 일어나고 나라에선 계엄령을 선포한다. 서로 죽이거나 폭동이 일어나서 죽거나 말라죽거나 사람들은 계속해서 죽어나간다. 아예 한 도시만을 나라에서 떼어내서 버린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나라에서 물을 공급하겠다곤 하지만 턱없이 부족한 양이다. 물 500ml 한 통이 차 한 대와 물물거래가 되는 상황. 얼리샤와 개릿의 부모는 물을 얻으러 갔다가 행방불명. 얼리샤는 목마른 동네 사람들에게 물을 나누어줄 정도로 감성적이고 이성적인 사람에다 사람을 믿을 정도로 순진했다. 얼리샤에게 돌아온 건 비난, 그리고 얼리샤의 실수로 인해 켈빈의 형이 죽게 되고 부모님은 어떻게 되었을지 모르겠다... 도망치든 벙커로 향하는 과정에서 만난 수수께끼 아이 헨리와 시한폭탄같은 재키. 가장 나이 많은 아이가 19살인 이 학생 집단들이 워터좀비들을 피하고, 군인들의 눈을 피하고, 산불을 피해 벙커에 무사히 도착했지만 그곳엔 아무것도 먹을 것이 없었다. 성인보다 약한 아이들. 이미 아이들은 한계에 다다르고 있었다. 읽는 내내 영화로 나오면 좋겠다 했는데 역시나 패러마운트 픽처스 영화화 확정이라고 한다. 읽는 내내 갈증을 느꼈고 원하면 얼마든지 물을 마실 수 있는 정수기가 있는데도 선뜻 함부로 마시지 못했다. 마지막은 스포가 될 것 같아 함구하려 한다. 우리는 쉽게 얻을 수 있는 것들을 얼마나 낭비하는가. 자연을 아낄 줄 모르고 편리하게 살고 싶다는 이유로 훼손한다. 내 후손이 어떤 세상을 살아가게 될지 전혀 신경도 쓰지 않으면서 분리수거도 하지 않고 쓰레기를 아무 데나 막 버린다. 이제 굶어죽는 사람은 많지 않다. 아마 재난상황으로 인해 사람들이 목숨을 많이 잃지 않을까 생각한다. 진즉 지구는 이상신호를 보내왔다. 하지만 아직 우리는... 자연 앞에 거만하다. 자연을 소중히 대하고 물을 아껴 써야 워터좀비가 되지 않을테다. 순식간에 빨려들어가는 소설이다. 아이들이 죽을까봐 손에 땀을 쥐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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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왔습니다 : 시즌 1
이홍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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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 인스타 @2redgirl

이홍녀가 이혼녀에서 따온 이름이었다니.책을 덮고 나서 알았다. 이혼이 요즘 세상에 흠이 아니라고 말하지만 확실히 이혼녀에겐 아직 흠이 되는 세상이다. 이혼남은 한번 갔다와서 검증된 남자라 더 인기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어이가 없었다. 하지만 이혼녀는 무슨 하자가 있길래? 왜? 아이는? 아이를 위해 참고 살 수는 없었나? 등등 여성을 탓하는 시선들이 많다. 이혼했다는 이유로 쉽고 가볍게 보고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혼녀에게 성희롱 발언을 서슴없이 하는 개저씨들에게 '내가 이혼했으니까'라는 이유로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속으로만 삭히고 살아가는 홍녀.. 그러다 새로운 팀장이 들어왔다. 아이도 있는데 이혼했다고 구설수에 올랐지만 당당한 그녀 모습에 이홍녀도 달라진다. 할말은 하고 살자! 누굴 죽인 것도 아니고 누굴 강간한 것도 아닌데 왜 기죽어있어야하나?! 동생 이차녀가 결혼할 때 흠이 될까 봐 결혼 안 했다고 숨기는 친정엄마보니깐 아직 멀었다 싶다. 이혼이 흠이 되는 세상.. 전남편은 벌써 결혼해서 만삭사진을 찍었는데 말이다. 그만 만나자고 말하니 '누가 보면 내가 이혼한 줄 알겠네'라고 말하는 쓰레기 남자.아 이거 만화인데도 감정이입 제대로라 분노조절장치 고장이 나는 것 같다... 현실 제대로다. 마음 안 맞으면 이혼해야지, 참고 살 필요 없다. 여자든 남자든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다. 서로가 변화할 의지가 없다면 한 쪽이 희생해서 지속되는 관계는 재앙이다. 자신을 갉아먹으며 소진하면서 지켜야 하는 관계라면 깨는 것이 맞다. 시즌2도 기대된다. 제발 사이다 홍녀가 되길. 무례한 사람들에게 화끈하게 일침을 쏴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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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켈러의 인생 질문 - 예수를 만나야만 알 수 있는 진리!
팀 켈러 지음, 윤종석 옮김 / 두란노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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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당신이 예수님을 믿어 보려고 고심 중이라면 그분이 이미 당신을 돕고 계신다는 징후일 수 있다. 예수님의 도움 없이 우리는 그분을 참으로 원할 수조차 없다. 예수님이 부재하신다는 느낌이 오히려 그분이 이미 당신의 삶 속에 임재하여 역사하신다는 징후일 수 있다. 마리아처럼 그분이 지금 당신 곁에 계신데 보지 못할 수도 있다. p127

질문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는 늘 질문한다.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서, 행복하기 위해서 등 각기 이유는 다양하다. 기독교는 예수가 그 모든 것의 '답'이라고 말한다. 이것이 타 종교와 기독교의 차이점이고 곧 복음이라 말한다. 2012년 영국 옥스퍼드 타운 홀에서 회의론자가 대부분인 학생들 앞에서 5일 밤에 걸쳐 강연을 했다.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한 질문에 그 답은 요한복음에 나오는 예수님과 각 사람의 만남에 있다고 보았다. 기독교에 대해 숙시 후 예수님의 답으로 말미암아 그들의 삶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보는 게 좋다는 것이 옥스퍼드 강연의 전제였고 그 강연이 1-5장의 기초가 되었다. 6-10장의 기초는 작가가 몇 년간 뉴욕시의 하버드클럽이라는 정기 조찬 모임에서 기업과 정부와 문화계의 지도자들을 상대로 했던 강연을 엮은 것이라고 한다. 따라서 질문의 수준이 높았으며 그로 인해 좋은 책이 탄생했다.

우리는 돈을 숭배하고 명예를 숭배하고 혹은 다른 것을 숭배한다. 숭배 갈증은 채워도 채워도 채워지지 않으며 결국 숭배하는 것이 우리를 산 채로 삼켜버릴 수 있다. 많이 가지고, 높은 곳에 올라가도 행복해하지 않고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사람들을 보면 알 수 있다. 예수님은 삶의 중심을 예수님에 두지 않고 영적 갈등을 자신에게서 채우려 하지 않는다면 무엇을 숭배하든 결국 너를 버릴 것이라 말한다. 꿈이 이루어질거라고 믿기 때문에 갈증을 망각한다. 소외된 여성 우물가 여인에게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신 예수님.

우리는 무엇을 얻어내거나 기여해서 태어난 게 아니다. 생명은 값없는 선물이다. 새로 태어남도 마찬가지다. 구원은 은혜다. 어떤 도덕적 노력으로도 구원을 얻어내거나 구원받을 공로를 쌓을 수 없다. 당신은 거듭나야 한다. p65

아무리 겉으로 좋은 일을 하는 척 선한 사람인 척 신앙인인 척 해도 예수님은 다 알 수 있다 교만하고 자기만족에 취해 사는 사람들에게 예수님은 지적하신다.

당신이 평생 찾던 사랑이 여기 있다. 이 사랑만이 당신을 실망시키지 않는 과거에도, 현재도, 미래에도 변함없는 사랑이다. (…) 어둠 속에서 당신을 위해 죽으신 예수님을 보라. 그 사랑에 마음이 녹아 당신도 그분을 닮아 가라. p221

삶의 회의가 들고 삶의 의미를 찾고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다. 진정한 기쁨과 영적으로 충만한 삶을 살아가고 싶은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 두 번째 독서에선 더 큰 감동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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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의 반려동물
구혜선 지음 / 꼼지락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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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세 마리와 개 세 마리와 함께 하는 일상을 담은 에세이다. 보통 동물을 보고 '너는 나의 반려동물'이라고 하지만 '나는 너의 반려동물'이라고 제목을 지었다. 구혜선이 반려동물을 바라보는 시선이 동등하게 느껴진다. 서로가 서로를 반려동물로 생각하고 아끼고 사랑했으면 좋겠다. 아기 때는 힘들게 하지만 그 시기를 지나면 묵묵히 나만 바라봐 주는 반려동물들. 인간의 마음은 변하고 배신도 하고 실망도 안겨주지만 늘 행복과 기쁨을 안겨주는 반려동물들이다. 반려동물과 말 못 하는 아기들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것과 손이 많이 가는 것, 하지만 말도 못 하게 사랑스럽다는 점이 비슷하다. 어른은 자신이 다 자란 성인인 양 착각하고 반려동물을 아이들을 가르치려 든다. 폭력과 억압, 윽박지르는 것이 훈육으로 착각하고 학대한다. 안타까운 건 그래도 반려동물은 주인을 사랑한다는 것... 구혜선이 개인적인 일로 마음이 많이 힘들텐데 여섯 마리의 반려동물이 주는 말 없는 위로와 따뜻한 눈빛으로 힘을 냈으면 좋겠다. 여러 가지 재주가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동물을 사랑하고 아끼고 시간과 찰나의 소중함을 아는 사람. 여섯 마리의 반려동물과 행복한 삶을 이어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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