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박하는 여자들
대니엘 래저린 지음, 김지현 옮김 / 창비 / 2019년 9월
평점 :
절판



정서적 불륜과 육체적 불륜 사이에서, 긴 시간에 걸쳐 서로 남남이 되어가는 배신과 순간의 부주의에 휩쓸리는 배신 사이에서, 내게 이혼보다 나은 선택지가 있었나? p67

이제 미결정의 상태는 자식들의 몫이 되었다. 그녀는 아이들이 최대한 빨리 자기들의 미래를 결정짓기를, 그녀의 손에 맡겨져 있는 아이들의 삶이 어서 본래의 주인들을 찾아가기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 그런 환상조차 품지 않는다. 그녀가 누릴 수 있었을 다른 선택지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아니까. p324


매우 짧은 소설부터 일반적인 단편소설까지, 반박하는 여자들을 담은 소설집이다. <반박하는 여자들>에 등장하는 여자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사랑을 하고, 남자들의 잣대에 목소리를 내며, 이혼을 하고, 섹스를 한다. 여자들이 다수자인 남성들의 잣대에 맞추기 위해 스스로를 억압하고 서로를 감시하며 살아가고 있다. 반박하는 여자는 매력적이지 않은 여자다. 남자 형제에 맞추어가는 가족 속에서 여성인 우리는 투명인간 존재일 뿐이다. 그런 가족은 정상 가족이 아니다. 그 가족에 의문을 제기하고 맞서야 가족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다. 소설은 무심하고 조금은 소름 돋게 쓰여 있다. 마치 남의 일이라는 듯이, 하지만 우리의 일이란 것을 안다. <반박하는 여자들>이란 자기 자신을 찾고 싶은 여자들을 말한다. 여성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다수자의 권력에 반박하는 행위로 비친다. 거창하지 않다. 다만 자신의 자리에서 자신의 할 말을 할 뿐이다. 자신이 하고 싶은 사랑을 할 뿐이다. 자신이 섹스하고 싶은 사람과 섹스할 뿐이다. 누군가가 정의한 '-녀'가 아니라 우리는 '나'가 되어야 한다. 아직 그런 세상이 되지 않았기에 소설은 조금 아프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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