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는 만남과 시간으로 태어난다 - 매일이 행복해지는 도시 만들기 아우름 39
최민아 지음 / 샘터사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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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는 편리함과는 거리가 멀지만, 많은 사람이 따뜻함과 편안함을 느끼고 아름다운 도시라고 입을 모아 칭찬합니다. (p25)

사람들에게 편안하고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던 모더니즘 도시의 시대가 지나고, 다시 포스트모더니즘이나 뉴어비니즘이 좋은 반응을 얻는 것은 편안하게 느끼고 서로 자주 만날 수 있는 도시가 많은 사람에게 호응을 얻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런 도시공간이 내세우는 것은 무엇보다 '휴먼 스케일'입니다. 휴먼 스케일이란 인간이 모든 공간의 척도가 되는 것입니다. (p138)

혼자 사는 생활이 점점 늘언라수록 만남과 나눔은 더욱 중요한 가치를 지닙니다. (p155)

살던 공간이 낯설어지면 사람들은 그곳에 더 이상 미련을 두지 않고 떠나기 쉽습니다. 사라지지 않는 공간과 이야깃거리가 많은 도시가 반드시 아름답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그런 도시는 사람들이 애착을 갖고 오랫동안 머물고 싶게 하는 힘을 지닙니다. (p165)

바르셀로나가 가장 앞서나가는 스마트 도시가 된 이유는 분명합니다. 무조건 편리함을 추구하는 게 아니라 사람과 도시에 어떤 기술이 필요할지 고민하고, 그에 맞는 기술을 선별적으로 판단해서 적용했기 때문이지요.(p201)

도시 재생은 우스갯소리로 '내불남로'와 같습니다. 내가 살면 불편하지만 남이 살면 로맨틱한 공간, 그것이 바로 도시 재생입니다. (p209)


예전에는 전부다 주택에 살았다. 문방구가 있고, 슈퍼가 있고, 세탁소가 있고, 지나가다 '누구야 놀자~'하면 집에서 뛰쳐나와 다 함께 놀 수 있는 그런 정다운 골목들이 있었다. 아이를 키우고 있는 요즘, 가끔 카페 글을 보다 보면 씁쓸한 기분을 떨칠 수가 없다. 임대아파트, 주택, 빌라에 산다고 놀림당하는 아이의 글을 보고 있자면 황당하기 이를 데가 없다. 외국인들은 닭장같이 생긴 똑같은 아파트의 한 부분에 살고 싶어 아웅다웅하는 모습을 보면 어리둥절해한다. 이건 집이 아니라고까지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편리함 때문에 너도 나도 아파트에 살려고 하다 보니 부동산 투기 목적으로 구입하는 사람들도 많다. 예전엔 깨끗하고 편리한 곳이 인기였는데 요즘은 특이하다. 공장이었던 건물 뼈대를 그대로 내버려 두고 만든 카페, 옛 한옥마을, 옛길같이 어쩌면 불편하고 조금 지저분한 느낌이 드는 공간인 옛것으로 다시 회귀하고 있다. 그 말은 사람은 무조건 편하기만 하다고 그곳에 오래 머물고 싶은 존재는 아니라는 말이다. 파리는 낭만의 도시라고 너도 나도 가고 싶어하는 도시다. 오랜 기간 파리에서 유학생활했던 작가의 말로는 겉보기엔 낭만적이지만 오래된 건물을 보수조차 잘 하지 못하게 해서 사는 사람은 불편하기 짝이 없다는 것이다. 오래전에 지었으니 주차장은 당연히 없고 엘리베이터도 없다. 그런 불편함을 감수하고 사람들은 낭만의 도시 파리에 살고 있다. 우리는 파리에 가면 감탄하기 바쁘면서 자신들은 옛 공간에 살기를 원하지 않는다. 세종시를 만들 때 사람과 차, 모두 편리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 똑똑한 분들이 머리 싸매어 만들었다고 한다. 주차장도 120% 수용가능하게 널찍하게 만들고 사람들 걸어 다니는 인도도 넓게 만들고. 주차장에 대고 걸어가기 싫어 불법주차가 만연해있다. 참 안타깝다. 사실 편리함과 편안함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건 불가능하다고 한다. 세종시는 불법주차 차량 단속하면 깨끗해질 텐데. 도시는 참 깨끗하고 좋은데 불법주차 차량 때문에 눈살이 찌푸려지는 건 사실이다. 마치 주차장에 주차하는 내가 바보 되는 느낌이랄까...

도시에 대해, 집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책이었다. 그러나 주택에 사는 시댁에 갈 때마다 벌레, 추위, 더위에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짐을 들고 올라갈 때 힘들고, 주차공간이 없어서 몇 바퀴 도는 건 예사에, 차 테러까지.... 정말 너무 불편했다. 만약 자가 주택이 있다면 내가 편리하고 편안하게 머물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하여 잘 살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돈을 많이 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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