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름, 그 섬에서
다이애나 마컴 지음, 김보람 옮김 / 흐름출판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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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나는 스스로 섬이 되는 대신, 섬을 찾아가겠다는 꿈을 꾸기 시작했다. (p38)

'오늘 할 수 있는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마라.' 그런데 그건 아조레스 방식이 아니거든요. 아조레스 방식은 이렇죠. '오늘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내일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굳이 오늘 해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p50)

"누구나 바라는 걸 바라겠죠. 자기들 이야기를 알아줄 사람을 바랄 거예요. 아, 그리고 그 이야기라는 게 당신 이야기의 일부가 될지도 모르죠." (p53)

"열 번째 섬은 마음속에 지니고 다니는 것이라오. 모든 게 떨어져 나간 뒤에도 남아 있는 것이죠. 두 세상을 오가며 산 우리 같은 사람들은 열 번째 섬을 조금 더 잘 이해한다오. 어디에 살든 우리는 우리 섬을 떠난 적이 단 한 번도 없소."(p63)

우리는 운 좋게 행운이 찾아왔다고 느끼지만, 한참 지난 뒤 그 정도의 운은 언제나 우리 곁에 있었다는 걸 깨닫게 된다. (p116)

"모험을 할 때는 만나야 할 사람을 만나게 되고, 들어야 할 이야기를 듣게 된다는 걸 믿으세요. 정말로 중요한 것들에 대해선 계획을 세울 수 없어요."(p125)

"무를 위하여" 그가 말했다. "지금이 바로 어떤 일이라도 일어날 수 있는 때지요."(p196)

"결혼 생활의 비결이 뭐죠?"

"비결 중 하나는 우리가 서로 사이 좋은 부부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낸다는 거예요."(p306)

"섬을 아름답고 완전하게 만드는 것은 건너편에 있는 섬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삶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우리는 늘 순간을 살아야 한다고 말하지만, 지금 이 순간을 아름답고 완전하게 만드는 건 우리가 다음에 무엇을 할지 상상하는 일이다.(p308-309)


가난한 부모 아래 자라 직장이 불안정한 다이애나는 아조레스섬 출신의 어느 농장주를 만나게 된다. 도시 사람과는 다른 천하태평과 무한 긍정을 보이는 남자. 해마다 섬으로 갔다가 캘리포니아로 돌아올 때 서글퍼지고 늘 자신의 고향 열 번째 섬, 그곳이 그립다고 하는 남자. 다이애나는 그 섬에 가고 싶어졌다.

사람들은 지치고 힘이 들 때 위로가 필요할 때 바다에 가서 끝이 보이지 않는 지평선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위로를 받곤 한다. 지도에서 사라졌다 나타났다 하는 그 섬, 미지의 섬, 신비의 섬, 그 섬이 고향인 사람들은 먹고살기 위해 도시에 나왔다가도 늘 그리워하는 그곳, 그곳은 어떤 곳이길래 사람들의 마음속 열 번째 섬이 되었을까?

이 섬사람들은 일반 도시 사람들과 달랐다. 우리는 늘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대로 시행되기를 바라면서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쉬지 않고 달린다. 성공을 위해 다른 사람들과 경쟁하고 비교하고 한가한 시간이 생기면 불안해한다. 이것과 반대되는 곳이 바로 아조레스섬이다. 물론 도시에서 태어나 도시 삶이 몸에 딱 맞는 사람은 지루하고, 일처리 늦고, 재미없다고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혼란의 시기를 겪는 다이애나는 마치 많은 젊은이들을 보는 것 같았다. 나 또한 이곳만 벗어나면 다 해결될 것 같고 행복해질 것 같고 나만 외롭게 사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었다. 그런 나를 한없이 보듬어주고 위로해줄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자신에게 아무것도 없다고, 돈도 없고, 사랑도 없고, 직장도 없다고, 어떻게 해야 할지 도무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다이애나에게 주방장은 말한다. 무를 위하여. 지금이 어떤 일이라도 일어날 수 있는 때라고. 이 말 한마디가 내게 위로가 되었다. 아무것도 없다고 느껴질 때, 모든 걸 실패했다고 느껴질 때, 바로 그때. 어떤 일이라도 일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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