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사소한, 지독히 아득한
임영태 지음 / 마음서재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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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소설을 읽었다. 제목에 끌리고 작가에게 끌리는 그런 책으로.
재미로 소설을 고르던 때가 더 쉽고 즐거웠던거 같은데
점차 나 스스로 읽기란 휴식을 또다른 배움으로 여기고 있지 않은가 싶다.
이번 책은 그나마 작가에게서 느껴지는 나만 느꼈을지 모를 어떤 푸근함이
책제목과 다를 뭔가도 기대하며 가볍게 책을 선택하게 했던거 같다.
사실 제목과 크게 다르지 않다, 소설 속엔 책제목에 들어있는
지극히, 사소한, 지독히, 아득한, 이 4가지 단어를
모두 느끼게 해주는 주변과 스스로의 모습이 들어있었다.
좀 우스운 얘기가 될런진 모르겠지만, 책 초반부를 읽어나가면서는
이런 생각도 했었다, 이 책을 읽는 사람이 편의점 알바를 희망했었다거나
관련된 뭔가라도 하고 있다면 정말 공감하면 읽겠구나란 느낌.
작가들은 집필을 위해 사전 조사나 경험을 해본다 하는데
만약 직접 경험없이 간접경험만으로 편의점 알바의 일상을
이정도까지 풀어낼 수 있다면 대단한거 같다.
편의점에서 야간타임 알바를 하는 주인공의 삶을 스토리로 이어간다.
눈감자마자 잠드는 부인과는 다르게 잠들기 전에 갖은 생각을
어느새 취미로 가져버린 주인공에게 제시간을 이탈한 잠자리 시간은
작은 고통이고 또다른 도전이었을 것이다. 삶이 주어준.
편의점 알바를 하고, 슈퍼를 할까 알아보러 다니며 사람들을 만나도 보고,
계약한지 얼마 안 된 전세집에서 나가야 되는 상황으로 인해
집주인 사람과 딜아닌 딜도 해야하는 주인공.
음악생활을 한 청년기의 사람좋은 선배의 부고나
삶의 불만을 가져다준 아버지의 모습과 도움을 청해보는 동생의 모습 등등
특별하지 않으듯 하면서도 매우 특별한 그것들이 이 책을
독자가 쉽게 보지 못하게 만들어줄 특별함이라 여겨본다.
몇몇의 얘기들은 직접적으로 몇몇은 간접적으로나마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일처럼 여기진 않을까도 싶다.
동생에게 부탁을 해야했던 형으로써의 회상이 책에 잠깐 등장한다.
아버지와 자신이 야간 철거 알바식으로 노가다를 뛴 경험.
시간대가 밤이라 힘들었고, 일하며 맡게되는 먼지와
일자체의 고됨이 당일의 일을 끝마칠 쯤엔 피곤으로 쌓였던 한때.
아버지는 같이 돌아오는 차안에서 주인공에게 이렇게 말했던거 같다.
우리가 좀더 고생하면 니 동생 공납금은 만들수 있을거 같다고.
동생에게 부탁하러 간 형의 입장과 동생을 위해 알바를 뛰던 형의 기억을
비슷한 연속선상에서 읽게 만듦으로써 독자에겐 알아서
형이 이렇게 항변하듯 지금의 상황을 얘기하고 싶다는 걸
작가는 느끼게 하고 싶었던거 같다며 읽었던 대목이다.
그 대목의 나의 언급은 시시콜콜하게 동생과 주인공의
이런 사연으로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
좀더 우아한 갈등배경을 보여줌으로써 주인공의 정당성이라면 정당성일수도 있겠고
반대로 아무도 알아주지 않을 자신의 머리속의 회상으로만
현재의 비참함을 더 독자에게 알아두란 작가의 담백한 배치같기도 했다.
책은 이런 식이다.
어떤 극적 반전이나 극적 사건이 아닌
애매하지만 현실인, 현실이지만 과거를 보여주기도 하는
다양한 연결고리 같은 인과관계같은 부조리함 같은 것들을
계속 보여주고 또 보여준다.
재밌다고 표현하고 싶지만 삶의 무게를 다루는 작품들은
무겁던 가볍던 재밌다는 표현은 실례인거 같아 못하겠다.
그러나, 소설을 추천하고 읽게 만드는 단어로
제일 쉬운 한단어는 결국 재미란 단어일거 같다.
난 이 책이 재밌었다.
그리고 이 책을 재밌게 읽을만큼 어리지만은 않게되서
이 책을 재밌게 읽었을거 같기도 하다.
대학생 독자라면 편의점의 이야기들을
나이가 많은 독자라면 주인공 부부의 삶 전체를
몰입해 읽어나갈지 모른겠단 추측도 해본다.
작가의 소설들 중 3부작 구성의 완성이 이 책이기도 하단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앞선 책들도 읽어보고 싶으나
처음에 해당하는 첫장품의 배경인 비디오대여점을 떠올리니
쉽게 결심이 설거 같지 않기도 하다. 왜냐하면
간혹 길을 지나다 DVD들에 밀려 산더미같이 쎃여있던 비디오들의
낡고 먼지쌓인 모습들이 주던 허망함이, 비디오에 대한
좋은 추억들마저 이젠 정말 묻어둘 시대를 살고있진 않은가 해서다.
가로읽기 시대에 세로읽기를 경험해보려는 듯한 느낌이랄까.
말이 샜다.
이 책은 그런 시대를 타기에는 영리한 편리함으로 무장했다.
먹고 사는 문제와 흔히 볼수 있는 영원한 뫼비우스 띠 같은
삶의 모습들로 책을 감싸놨으니까.
그래서 잘 읽히는 한글 소설의 맛을 더할나위없이 보여준다.
해석하지 않고 눈으로 바로 입력해 들어오는 한글의 맛을.
페이지 넘기는 부담이 없어서 더욱 좋았고 글읽는다는게 더 즐거울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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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 전자공시로 끝장내기 - 공시 속에 기업의 본심이 숨어 있다!
윤킴 지음 / 아이앤유(inu)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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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한동안 주식이 꽤 열풍처럼 많은 이들의 관심사였다.
그 겨울 초입부터 여름 초입까지 였던거 같다.
지금은 국제적인 상황이 한국을 끼고 벌어지고 있어
그 열풍이 어느새 주춤하고 방향을 잃고 있다.
이때 주식에 대한 관심을 주식 자체에서
주식에 대해 부족했던 부분을 채우고자 이 책을 선택했다.
무상증자나 전환사채 등에 대해 좀더 자세히 알고싶었는데
개념을 다룬 책들은 대중의 재테크로 최고 관심을 받는
주식이란 분야인 만큼 책도 넘쳐나지만
좀더 상세히 모아서 다룬 책도 별로 없거니와
있더라도 꽤 오래전에 나온 책들이 많아서 선뜻 손이 가지 않았다.
그러다 알게 된 책이고 시기도 주춤한 주식시장과 잘 맞아 떨어졌다.
뭔가 공부할 수 있는 시기가 됐다.
전자공시는 한마디로 주식용 포탈사이트다.
한 종목에 대해 이것저것 대외적인 상황들에 대한 공식적 검색.
주식하는 사람들을 위해 이용하라고 나온 건 아니지만
주식하는 사람들에겐 아까 말한대로 포탈처럼 이용할만 하다.
사실, HTS가 깔려 있다면 굳이 전자공시를 찾아봐야 할 일도 많진않다.
중요한 건, 실시간으로 뜨고, 종목마다 지난 기사를
HTS 자체내에서도 볼수 있으니까.
이 책이 다루는 바를 좀더 알고 싶었던 1인으로써
책이 다루는 내용들의 가치를 다르게,
하물며 책을 쓴 저자와도 다르게 설명하고 싶은 바가 있다.
주식은 시장을 읽는게 필요하지만
반대로 읽어도 사실 개인에겐 필요없을 수도 있다.
기관이 주도하는 주나 코스피 상위 종목들은
흔한 주식상식이 많이 맞을 순 있다.
헌데, 1000여개 종목 중에 극히 일부분이 상식을 타고 움직이고
나머지는 이런 책의 지식을 발판삼아
종목마다 패턴을 읽을 수 있는 기력이 쌓아야 한다는 느낌이다.
근데 이 말도 틀린다. 왜냐면 결국엔 패턴도 살짝씩 바뀌고
그 살짝이 안바뀌어도 대응하기 어려운데
살짝 바뀌기까지 하면 거기에서의 변화는 또 더 많아질테니까.
결국 패턴을 알아도 몰라도 마찬가지.
그러나 모르고 알고가 쉽게 갈리는 부분이
이 책이 다루는 전자공시 내용이 굉장히 크다.
전환사채를 예로 들면,
전환사채 공시가 뜨면 이게 호재인지 아닌지부터,
이 뉴스로 인해 내일 어떻게 해당종목에 영향을 받을것인지와
앞으로 언제까지 그 영향을 받을지 대략의 예측이란게
전환사채란 개념의 정리정도도 없다면
예측은 정말 문외한의 찍기가 되버린다고 봐야할 것 같다.
무상증자도 마찬가지다.
예로 주식이 많아졌는데 당연히 그 자체로 보면 악재같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무상증자는 호재다.
하지만, 몇일만에 그 호재는 악재로 바뀐다.
아님 장중 몇시간만에 흐름이 바뀔 수도 있다.
그러나 정작 해당 주식을 소유한 개인이
무상증자와 유상증자의 틀린 2개의 글자로 헛갈리고
호재가 될지 아닐지 당황하게 된다면
피턴은 고사하고 여러모로 힘들거 같다.
이런 간단한 개념위에 패턴이라도 알아가려면
이런 자주보게 되는 떡밤용 같은 공시들의 개념을 알아야 하는거 같다.
이 책이 나한테 매력적으로 보었던 이유는 하나 더 있다.
저자를 잘 모르지만 책을 다양하게 많이 읽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에서 인용한 첫장의 문장은 참 좋았다.
저자가 더 자세한 내용은 자신의 사이트에 들어와 보라 했는데
막상 방문해보니 너무 내용이 없어 그점이 많이 아쉬웠다.
주식투자에 포기하지 않는다면, 주식에 관한 상식이라도 쌓고 싶다면
전자 공시에 관한 이 책이 매우 필요할 거 같다.
전자공시에 뜨는 필요한 주요 개념들을 근래에 본 책들 중 가장 잘 정리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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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마음도 괜찮아질까요? - 나의 첫 번째 심리상담
강현식(누다심) 지음, 서늘한여름밤 그림 / 와이즈베리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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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과 정신과는 다르다.
일반적으로 생각하기엔 정신과에 심리학이
포함되어 운용되고 있다고 생각할 거 같다.
하지만, 심리학과 관련해선 많은 심리센터들이 운용되고 있다.
따라서, 정신과 의사들과 심리학센터들 사이엔
병원과 약국처럼 알게 모르게
약은 약사에게 진료는 의사에게 같은 모토를 내세운거처럼,
심리상담은 심리센터에 약물치료는 정신과에라고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이 책을 쓴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됐는데
나름 유명한 인터넷 활동을 해온 듯 싶다, 이 책이 첫책이 아닌 듯.
책에 관한 소개를 대략 읽고 내게 필요한 책 같았다.
학문적으로 주로 접근해봤던 심리학에 대해
좀더 실생활적으로 설명해 주는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다.
심리센터는 어떤 사람들이 가야하는지,
가면 비용은 얼마나 예상을 해야하는지,
방문자로써 보통 어떤 요구를 하게 되고
심리센터 측에선 어떤건 해줄 수 없는지 등의 구체적 나열들.
해외여행을 떠날 때 먼저 챙겨보게 되는
한권의 가이드북 같은 느낌이랄까.
책을 보면서 참 잘썼다고 느꼈던 부분과
아쉬운 부분을 하나씩 먼저 떠올려보면,
치료비용을 언급한 부분이 참 마음에 들었다.
세상사 알고 싶은 많은 부분에 정작
비용부분은 생략된 정보들을 많이 접하는데,
뭣보다 중요하고 알고 싶은것 중 하나는 대개 비용이다.
그런 부분을 책은 상당히 자세히 알려주려는게 좋았고
심리치료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의
필수적인 준비물을 책에서 논할 때 돈도 등장하는 걸 보고
이 책은 뭔가 좀 다르고 솔직하네란 생각을 했다.
그런데 동시에 아쉬웠던 부분이 이 부분이기도 하다.
해당 작가는 심리센터를 운영중인 듯 싶다.
저자의 경우 개인들의 사정들에 따라
가격에 차등을 두기도 하고 정말 저렴한 가격으로
내방한 고객들 일부에게 도움을 주기도 한다고 했다.
따뜻하고 고마운 얘기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좀더 해당 사이트를 찾아보니 내가 느끼기엔 변수가 많았다.
물론 정확하지 않은 내용이니
반드시 필요한 사람들에겐 좀더 확인과 문의가 필요하다.
저자의 운영방식을 보면
개인 상담의 비용을 많이 경감해 줄수 있는
집단상담이란 컨셉도 있고,
다소 초보상담사들에게  상담을 받을 시엔
그들의 커리어를 늘릴 수도 있고
가격면에서 부담을 생각하는 내방한 사람들에겐
상부상조 식으로 저렴한 가격에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식도 있는 거 같다.
아마도 저자가 말한 저렴한 방식도 있음이
위와 같은 방식들을 말한게 아닌가 싶다.
매우 좋은 방법이고 아이디어로써 마음에 든다.
하지만, 그냥 잘 모르는 개인으로써 드는 생각 중 하나는
뭔가 아쉬움이 남을 수 있다였다.
심리를 다룸에 있어서 리드하고 노련함을 보여주는 상담사의 역활은
어떤 부분보다도 중요할 거 같다.
타고난 감성과 능력으로 베테랑 못지않게
또는 그보다 더 잘하는 새내기 상담사도 있을수 있다.
하지만, 뭔가 하나를 포기하고 하나를 대신 얻는 느낌이 든다.
그게 아쉬움이다.
누군가는 다소 저렴한 가격에 더 노련함을 포기 안할지도 모르니.
그런 면에서 비용면에서의 저렴함이
아쉬운 점이 될 수도 있다고 추측을 해 본다.
물론 다시 말하지만 이는 정확한 내용은 아닌 어디까지나 내 느낌일 뿐.
다시 책으로 돌아가보쟈면
매우 상세한 심리센터를 이용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
굉장히 유용한 개설서임은 분명한거 같다.
장점 하나를 더 기억해보자면
상담자체가 만능이 될수 없음을 얘기해주는 그 자체에 신뢰가 갔다.
심리학이란게 제대로 읽어 볼 욕심을 갖기 시작하면
생각보다 심리학만큼 일상에서 유용한 책이 없는듯 싶다.
그런데 그 방향을 잡고 뭔가 필요한 걸 알아가는게
모든 사람에게 쉽지 않은 분야 또한 심리학인거 같다.
대학에서 학문처럼 배워나간다면 학문자체로써
학교 커리큐럼대로 익혀나가는 그 과정만 힘들 뿐,
결국 어느 정도 먼저 그 길을 가본 사람들이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을 이끌고 나가고 도와줄 것이다.
하지만, 일반일들이 심리학에 관심을 스스로 해결하려 한다면
정말 어려울거 같다. 설령 대학 커리큐럼을 그대로 따라한다 해도.
새로운 벽돌들을 끊임없이 쌓아야 하는 집을 짓는 느낌이랄까.
누군가에겐 각자 원하는 본인의 니드는 빨라야하고 즉흥적일수 있는데
자신이 해결해 보려는 어떤 커리큐럼은 매우 계단식의 진도일수 있을테니까.
여담으로 자주가는 지하철역 근처의
적지않은 정신과 병원의 숫자를 보고 놀란적이 있다.
그 근처를 다닌지 꽤 오래 됐는데
그렇게 많은 정신병원이 나름 번화가인 그 근처에 그리 많았는지 몰랐다.
좀 과장해서 말한다면 동네의 치과정도는 그 수가 되는 듯 싶었다.
물론 정신과와 심리센터는 다르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그 정도로 병원들이 밀집해 있다는 건
자신의 정신을 치료받거나 케어받고 싶은 사람이 많으니
그 좁은 반경에 3~4개나 되는 정신과가 있다고 생각해본다.
심리학 얘기를 하다보니 예전 심리학을 배워보고 싶다던
대학시절 소개팅에서 만난 이름도 기억안나는 누군가가 떠오른다.
그 기억이 지금도 나는걸 보면 당시에도 꽤 인상적인 얘기였었나 보다.
심리학을 실용적으로 알고 이용해보고 싶다면
이 책은 매우 좋은 선택이라 할만하다, 몰입도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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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너 정말 이러기냐! - 영어의 벽에 도전한 12인의 일본인
후루야 유코 지음 / 글로벌콘텐츠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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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국적의 유명 인사들이
자신이 가진 영어와 관련된 경험담과
영어학습에 대한 조언이 될 수 있을만한
에피소드들을 엮어놓은 책이다.
예전에 영어를 정말 열심히 했다기보단 참 즐겁게 좋아하던 때가 있었다.
실력이 그 좋아하는 마음만큼 많이 늘었다면
더 금상첨화였겠지만 그렇진 않았던거 같다.
그때 그 노력이나 쌓였던 유무형의 것들이
세월이 지난 지금 영어공부를 특별히 하고 있지 않음에도
뭔가 조금씩 영어에 대한 자연스러움 같은게
이상하게 늘어나는 느낌이 들때가 있는데
나 스스로는 예전의 노력같은 것들의 발현이라 보고 있다,
한번 배운 자전거 타기를 안 잊는것처럼.
이 책을 읽으면서 영어에 대한 예전 기억들과
나도 다시 한번 어떤 언어가 됐던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봤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일본 사람들이 영어와 겪어온 인생얘기들 속엔
아주 특이한 것은 없으나 돌아보면 누구에게나 적용할 만한 것들로
완벽하게 차있는 느낌이 들었다, 영어와 함께한 희노애락이랄까.
특히, 애는 많다, 반면 노는 적지만.
가장 좋았던 에피소드가 하나 있다.
여성학자가 자기의 연구 성과를 발표하는 장소에서
제대로 질문에 답변을 할 수 없어 트라우마 같은게 생겼던 경험.
그 경험을 극복하고자 다시 학원을 다녔고,
몇년 후, 또다른 발표시엔 더 잘 할 수 있었다는 얘기.
이 대충의 골격만을 읽는다면 다 아는 뻔한 얘기같다고 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좀더 자세히 그녀의 얘기를 들여다 보면
매우 공감되고 빠져들게 하는 짧지만 진지한 상황들과 대처가 있다.
말하기를 빼긴했으나 워낙 영어엔 가까웠을거로 보이는 학자로써의 그녀.
그런데, 자신의 성과를 발표하기 위해 처음 가졌던 자리에서
그녀는 얼어버린다, 왜냐면 질문자의 간단한 답변에도
자기가 원하는 만큼 그리고 자기가 원하는 기대치를 낮게 잡았더라도
충분히 후회스러울 만큼의 얼음 상태로 그녀는 그 자리를 끝낸다.
그것이 충격이라면 충격이었는데 그 일을 계기로
비슷한 자리가 앞으로 또 생길 것에 대한 두려움이 매우 커진다.
그래서 스피킹을 위해 학원을 찾는 그녀, 선생이 학생이 되는 순간이다.
그 자리에서 그녀는 아이러니한 경험을 한다.
자신보다 말하기를 잘하는 여러 사람을 만났는데
그들에게는 알맹이가 없었다.
무슨 말이냐면, 자신들을 어느수준 이상으로 잘 표현할 수는 있는데
상대방이 들었을 때 그들의 말하는 내용은 학자수준의 그것들은 아니었다는 거.
그에 비해, 자신은 말하고 싶은 것들은 너무 많고
내면에 쌓여있는 말의 소재가 될 알맹이들은 많은데
그 지식들을 남들에게 표현해 낼 영어스피킹이 그들에 비해 너무 부족함을 느꼈다.
나에겐 있는데 저들에겐 없고,
저들에겐 있는데 나에겐 있는 거.
그녀에게 그간 영어에 대한 느껴보지 못했던 경험이었을 것이다.
그후 그녀가 일취월장하게 영어가 늘었냐하면 그또한 아니었던듯 싶다.
다시 도전하게 된 발표장에선 다행스럽게 처음의 그 두려움을 회복할 순 있었다.
하지만, 저번처럼 안일하게 준비하지 않았기에 가능했다고 보는게 더 맞다.
영어와 관련된 이 사람의 얘기를 들으면서
영어말하기에 굉장한 꿈이라면 꿈을 안고 살던 그때가 주마등처럼 스쳤다.
나는 그녀처럼 학자적인 발표자리를 가진 것은 아니지만
영어를 매우 잘하고 싶다는 유창함에 대한 바램에 앞서,
내가 생각하는 바를 내 원래의 식대로 표현하고 전달하는게
완벽하지 못한데서 오는 좌절을 많이 느꼈었기 때문이다.
지식은 대학생인데 말하는 건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정도의
말만 할수 있는데서 오는 자괴감 같은 것.
매우 공감되던 그녀의 영어와 관련된 에피소드는
여타 책속의 다른 사람의 사연들도 좋았지만
어떤 영어책들보다도 중요한 걸 가르쳐 준다고 느꼈다.
알고있는 걸 제대로 전달할 수 없는 영어 구사력에 대한
진지한 접근은 영어를 공부해 나감에 있어
어떤 부분보다 중요시되고 끝까지 완성해나가야 할 부분이라 느껴졌기 때문이다.
다른 이의 에피소드 중엔 이런 것도 있었다.
아무리 영어에 몰두하고 열심히 해도,
어릴 때 영어적 기능이 발달시켜져 있지 않다면
원하는 만큼의 구사력은 불가능하다는 얘기.
많이들 알고 있을 얘기 같기도 하지만 그는 그 얘기를 이렇게 표현했다.
영어말하기를 잘하고 싶고 노력한 만큼 늘기는 한다.
하지만 자신이 보기엔 일본어에서 영어로
바꾸는 그 과정이 짧아지는 것뿐이지
영어자체로 사고하고 영어로 말하는
모국어로써의 일본어같은 말하기는 안되는거 같다는 말.
이또한 지금의 내 수준에선 동감됐던 얘기였다.
예전보다 영어가 그렇게 넘사벽인 존재는 아닌 시절을 살고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영어평준화는 안된 우열이 존재하는게
각자의 영어실력이라 본다.
그런 영어에, 누군가에겐 아련한 추억이 되버린 영어가 됐거나
누구에겐 아직 도전의 대상으로 남았있는 영어 말하기에 대해
정말 알찬 경험담과 조언이 담긴 책이 이 책이라 생각한다.
사실 공부법이 아니라 경험담 중에서도 특별히 귀감이 될만한
이런 경험담들이 영어를 잘 해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진짜 교과서는 아닐까 싶다, 매우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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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위인들 - 내 인생의 실수 노트를 찾아라! 촉복의 아이콘 시리즈 3
이영철 지음 / 가나북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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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성경을 아직 못 읽어봤다.
책으로만 따지자면 최고의 베스트셀러를 아직 못읽어 본 것이다.
물론, 그냥 책이 아니라 기독교를 믿는 이들의 교본이기에
많이 팔렸고 읽혀졌다는 개념의 베스트셀러처럼 얘기해서만은 안되는건 나도 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많이 소유됐다는 것만으로도 읽을가치는 넘친다고 본다.
더 중요한 건 난 아직까지 기독교인이 아니다, 기독교인이.
학교도 미션스쿨을 나왔음에도 말이다.
아침마다 주기도문을 외우던 학창시절을 보내고
호산나를 노래부르고 성경이 과목에 있고 시험도 봤으면서
거기에 이젠 좀더 어른이 되어 성경에 관심이 있음에도
난 아직 기독교인은 아니다. 기독교인이.
요즘 성경에서 뭔가 답을 찾고 싶다는 열망같은게 있었다.
그러나, 현재의 심정으로는 그 답을 찾기위해
성경을 다 읽어보는건 비합리적이라 여겨졌다.
질문을 확실히 하고 줄인 후 모르는 목사님이라도
찾아가서 부탁을 해보는게 더 나은 방법일 듯 싶었다.
그러면서도 성경을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그 마음을
완전히 버리진 않고 있었는데 때마침 이 책을 만나게 된거다.
책엔 성경에 등장하는 중요 인물별로 저자가 소제목들을 붙이고
각 상황과 사연들에 대한 분류를 나누고 자신의 해석을 덧붙였다.
그중 가장 와 닿아서 읽고 싶었던 부분이 있었는데
방관이 부른 비극이란 제목을 붙인 대목이었다.
그에 앞서 내친김에 꽤 눈길을 끌었던 다른
소제목들을 내 기준으로 나열해 보겠다.
자의적 숭배, 지혜와 무지의 사이, 거절감으로 인한 불행,
마땅히 물을 것을 묻지 않다 정도다.
소제목들은 이보다 훨씬 많았으나 내 기준으로 관심이
컸었던 부분들만 추려보았다.
이제 내가 가장 와 닿았던 그 소제목 부분에 대해
잠시 언급해보고 느낌을 기억해보고자 한다.
아들을 사랑했던 엘리 제사장은 자식들의 악행을 이웃에게 전해듣고
아비로써 걱정스럽고 수정하고픈 마음으로 아들에게 되물었고
어느 정도의 다짐을 받은 뒤 해당 사항들에 대해 넘어갔다.
그리고 어느정도 시간이 흐른 뒤 그 가족은 몰살되었다.
저자는 이 사례를 들은 이유를 뒤에 느낌과 해석처럼 첨부하였다.
자식들의 잘못을 적극적으로 수정하지 않은 부모는 그 죄가 있으며
그건 하느님의 사람을 미워서 내리는 벌이 아닌
해당 인간 스스로 자초한 일이라는 해석이다.
거기에 인간의 개념인 부모에 대한 저자의 첨언이 있는데
부모는 하느님 대신 자식에게 있어주기 위한 존재라는 것이다.
그런데 그 소임을 다 하지 못했으니 벌을 자초한 것이고
사람에 대한 사랑은 하느님 자신을 그 어떤 인간이
믿고 안믿고의 차이로 누굴 더 미워하지는 않으나
그 선택에 따라 최종 결말은 천당과 지옥으로 나뉠 수 있다는 해석.
옳고 그름으로 나눠 따져볼 얘기가 아니라
저자의 흐름을 따라 읽어보고 독자가 한번 되새김해 볼 얘기라 느낀다.
난 먼저 저자의 흐름을 따라 읽었고 후에 독자로써 생각거리를 얻었다.
하느님 대신 곁에 내려준 부모라는 문제부터 하나의 생각이 시작됐다.
나부터도 내가 누군가의 자식이었지만
내 삶은 더 부모에게 자식이 아닌 더 부모같은 삶을 살았었던거 같다.
그리고 어떤 부모는 자식에게 해가 아닌듯 해를 끼치고 살기도 한다.
물론 부모로써의 정의에 충실한 내리사랑을 실천하는 집안들도 많음도 안다.
그리고 이 주제에서 매우 중요했던
부모로써 자식에게 누구보다도 사랑이 애뜻하고 각별했으나
그 사랑의 방식이 잘못됐음을 말하는 부분도 있었고,
자신의 경험에서 그냥 자식을 귀여워하는 부모로써가 아니라
자식이 잘못했음을 전해받았을 때 벌을 내렸는데
그 행동이 자식에게 자존감의 상처를 주진 않았을까
걱정하며 후회도 했었다는 개인사도 역설적으로 적혀있기도 하다.
모두 부분부분 읽어보다 보면 맞는 말들이고 잘 읽게 된다.
하지만, 가만히 하나하나 생각하고 읽다보면
막히는 부분들도 생각보다 많았다.
아까 말했던 부모의 일반적인 정의와 그렇지 않은 부분들의 대립 같은거랄까.
난 이 책을 재밌게 읽었다.
그 이유로는 읽고 싶었던 성경의 대목들을
다양한 주제로 나눈 소제목별로 시의적절하게 잘 읽을 수 있었다는 점과
저자의 단순하지 않은 목회자로써의 직업적 해석과
삶을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써의 경험담을 잘 매치시킨 노력을
책을 통해 읽을 수 있었다는 점 때문이다.
성경을 읽으면 어떤 길이 보일지 아직도 궁금하고 읽고 싶다는 생각은 놓지 않았다.
다만, 죄를 많이 지었고 지금도 크게 달라지진 않았는데
책상 위에 성경이 펴져 있는 것을 보고
그럼에도 그의 표정은 아직도 고민에 쌓여있는 얼굴임을 보는 경험을 할 때
나에게 성경이란 아직 아이러니한 독서대상인게 마음 저린 부분이 있다.
내 깨달음이 아직 부족한걸 수도 있음도 또한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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