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육아휴직을 결정했다 - 입사 동기 부부 기자의 평등육아 에세이
임아영.황경상 지음 / 북하우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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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입사동기 부부 기자가 들려주는 육아 에세이가 있다. 남편이 육아휴직을 결정하면서 벌어지는 육아와의 전쟁, 왠지 모를 공감가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라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고, 올해는 부모가 같은 자녀에 대해 동시에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는 등 사회전반적으로 육아휴직에 대해 관대해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아빠들이 육아휴직이라는 결심에 이르기까지 수도 없는 난관, 가령 책에도 나와있지만 오랫동안 회사를 비우는 게 회사에 대한 충성심 부족이라는 사회적인 시선이 가장 클테다. 또한 실천하는 과정에서도 고난의 연속이라 할 수 있겠다. 부모 세대를 보고 배우며 형성된 유교적인 가치관과 주변의 시선, 거기에 아이를 케어하기 위해 애써야 하는 육체적 및 심적인 에로사항이 둘러싸여 있기 때문이다. 남녀평등의 선진국이라 불리는 북유럽 핀란드의 남성의 육아휴직률은 무려 80% 라고 하는 기사를 본적이 있는데, 정말 남의 나라 이야기인 듯 하다.


책에서는 남편과 아내가 번갈아 가며 육아에 대한 고충과 생각 등을 솔직담백하게 적어 내려가고 있다. 육아휴직을 하면서 그동안 몰랐던 부분들이 보이고, 또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달라지는 자신을 발견하기도 한다. 6개월이라는 시간동안 남편은 대단한 일이 아닌 당연한 일을 하며, 아내에겐 육아동지로써 또 아이들에게는 멋진 부모로써 다가서고 있었다. 물론 그런 가운데 티격태격하는 모습, 까칠해보이는 아내와 묵묵히 받아주는 남편의 이야기라 우리네 모습과 아주 동떨어져 보이지 않아 보였다. 다들 이런 식으로 살아가니까. 왠지 아이를 키우는 직장인 부부가 책을 읽는다면 꽤나 공감하지 않을까.

 

읽으면서 사실 부모님이 생각났다. 시대가 바뀌었다 하더라도 부모가 자식을 키우면서 겪는 일들은 비슷할테니까 말이다. 사실 그냥 무럭무럭 잘 자란 줄 알았지만, 성인이 되니 자식을 위해 보이지 않게 눈물 흘리라겨 애지중지 키워주신 부모님의 모습이 그려졌다. 책 추천글 처럼 나의 부모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해준 책이 아니었나 싶다.

'어떤 부모가 되고 싶은가' 라는 페이지(p.160)에 아이의 속도를 지켜보며 아이를 믿어주는 부모가 될 것인가라고 다짐하는 글이 나온다. 왠지 이 부부의 아이들은 부모의 사랑과 믿음 속에서 올바르게, 평등하게 잘 자라지 않을 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육아로 힘들어하는 부부들이 읽어보며 공감하고 지혜를 함께 나눠볼 수 있길 바래본다. 좋은 어른이 되어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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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지 않지만 괜찮아
뜬금 지음 / 레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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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텍스트 가득한 책이 아닌 카툰 형식의 책을 접할 수가 있었다. 민트 톤의 책 표지부터 책 속에 들어있던 스티커 까지 아기자기함을 느낄 수가 있었다. 대중교통 타면서 책 읽기에 참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찰나에 가벼운 마음을 가지고 읽을 수가 있었던 것 같다.

 

느리지만 단단하게 , 소소한 기쁨을 찾으며 오늘 하루도 행복을 탐구한다는 '뜬금' 작가의 머리말이 와닿았다. 책은 '1장. 아무튼, 오늘 하루도 무사히', '2장. 여전히 탐구 중인 행복'. 2개 챕터로 나눠져있다. 꾸미지 않은 소소한 우리 주변의 일상을 담아내고 있기에 어렵지 않게 공감하며 읽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 공감되었던 내용은 '행복의 탐구' (p.56), '여전히 탐구 중인 행복' (p.147) 이였다. 새로운 물건을 산 며칠은 정말 기분이 이루 말할 수 없이 좋다. 마음먹고 산 노트북이며, 오디오, 테블릿 PC, 카메라 등등. 필요에 의해 샀다고 자기 위안을 해보지만서도, 언제부턴가 무관심해지고 딱히 쓸 일이 많지도 않다. 택배박스를 뜯고 오밀조밀 작동해본 것을 마지막으로 어디에 두었는지도 기억이 잘 나지 않는 맥시멈라이프.

평소처럼 무덤덤해지는 건 정말 시간 문제였던 것 같다. 물질만으로 행복할 수 없다는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누군가가 '잘하고 있어.', '오늘 하루도 무사히 보내' 이렇게 어깨를 다독이는 기분이랄까. 책을 읽으며 괜시리 힘을 얻을 수가 있었다.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요즘, 좋은 책으로써 위로를 받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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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F코드 이야기 - 우울에 불안, 약간의 강박과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하늬 지음 / 심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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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하고자 하는 일이 잘 안되거나, 누군가와 다투거나, 심지어 날씨가 짖꿏을 때도 흔하디 흔하게 우울해라는 말을 달고 산다. 하지만 정작 그 우울의 깊이가 다른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살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 책은 우울증에 걸린 한 30대 기자가 풀어놓는 우울증에 대한 경험담이다. F코드(사실, 책읽기 전에 악기 코드 중의 하나로 생각한) 은 정신·행동 장애를 나타내는 질병분류기호이며, F32(우울에피소드), F33(재발성 우울장애) 등으로 분류된다고 한다. 감기로 인해 기침을 하거나 혹은 골절이 되어서 깁스를 하면 모두가 인지할 수 있지만, 우울증은 책에서 작가의 아버지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시듯 원인과 증상이 다양해 겉모습만 보고 판단할 수 있는 병이 아닐 듯 싶다. 또한 F코드로 인해 취업이나 결혼에 불이익이 있으리라 생각하고 쉬쉬하며 숨기다 보니 더 큰 마음의 병이 되지 않을 까 생각이 들었다.

    

얼마 전 읽은 ‘어쩌다 정신과 의사’의 김지용 작가가 이 책의 추천서를 써준 이유를 페이지를 넘기며 느끼게 되었다. 도서 ‘어쩌다 정신과 의사’ 가 상담자의 입장에서 기술된 책이라면, 이 책은 내담자로써의 본인 입장에서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었다. 우울증 환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라든지, 자신이 몇 년 간 여러 병원을 다니며 치료받아온 과정 그리고 Tip 이라 불리는 병원이나 약, 치료 등에 관한 정보까지. 온전히 환자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있었다.

 

인상깊었던 내용은 ‘왜 사는 걸까?’ 라는 질문보다 ‘내 인생에 어떤 의미를 부여할까’ 혹은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 가’를 고민한다는 내용이었다. 부정적인 생각이 아닌, 각자 인생에 의미를 부여하고 살아갔으면 하는 바램이 느껴져서 뭉클해졌다. 작가는 그렇게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두려움 없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할 것임이 자명해보였다.

 

아직도 우리 사회는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불이익을 받을 까 두려워 자신의 우울증을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는 사람들과 살아가고 있다. 김지용 작가가 정신과의 문턱이 더 낮아지길 바란다는 바램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작가의 이야기를 통해 남의 이야기로 치부하던 우울증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우울증에 대해 갖고 있는 사회적 편견과 오해에서 벗어나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는 사회가 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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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여행자의 케케묵은 일기장 - 310일, 5대륙, 19개국 세계여행을 기록하다
김다연 지음 / 하모니북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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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보편화되었지만, 해외여행이 막연하게 느껴지던 때가 있었다. 한창 유행했던 싸*월드 사진첩 속 나라별 폴더에 찍힌 이국적인 정취는 나와는 동떨어지게 느껴졌고, 왠지 부유한 사람들만이 즐기는 향유라고 생각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나는 그 흔하디 흔한 여권조차 없었으니 말이다. 지금은 여행을 즐기는 한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다.

 

여기 310일이라는 기간동안 무려 5대륙, 19개국, 76개 도시를 떠돌며 여행한 작가의 본인은 정작 케케묵었다고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은 솔직담백한 일기장이 있다. 여행 중 하루도 거르지 않고 손으로 필히 적은 일기들이 생동감있게 다가왔다. 사실 여행 관련 서적은 많지만 일기형식으로 본인의 느낌과 감정을 고스란히 적은 글은 아주 오랜만에 접해볼 수 있었다.

 
책 앞에는 310일간의 세계일주 루트와 준비물, 여행경비 마련을 위해 했던 일들, 안전하게 다니기 위한 본인만의 TIP 등을 직접 그린 그림과 필체로 아기자기하게 채워놨다. 일기장 속 28개의 이야기는 여행의 다양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멕시코 어느 공원에서 옷가지를 팔기도 하고, 우루과이 한 호스텔에서 피아노 연주로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호주 골드코스트 해변에서 서핑을 배우고 등등. 돈으로 살 수 없는 경험들로 페이지를 채워간다. 물론 안좋은 일도 있고, 힘들었던 적도 있었겠지만 헛된 경험은 없다라는 걸 몸소 보여주고 있었다.
 

인상적으로 읽었던 부분은 작가가 팔찌를 어디엔가 잃어버린 내용이 있던 '상실에 대하여' 이다. 나 역시도 자주있는 일은 아니지만, 물건을 잃어버리면 미련에 아등바등 매달려 아무 일도 못했던 경험이 있다. 작가처럼 주변인들에게 성토하며 마치 마음의 위안을 받으려고 애썼다. 작가 지인의 말처럼 겉으로 보기에만 같은 모양인거지, 결국 이 세상의 모든 것은 하나 뿐이다라는 구절을 보고 나 역시도 놓아주지 못한 마음을 내려놔야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뭐 쉽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책 내용 곳곳에 유려한 문장 솜씨가 돋보였다. 생각의 깊이가 묻어난다고 해야할까. 아마 작가의 이 경험들은 본인이 살아갈 인생에 큰 자양분이 되리라 생각이 든다. 여행이 그립고, 사람이 그립다면 이 흥미로운 일기장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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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미 - 누군가를 만날 줄 몰랐던 여름, 베를린
이동미 지음 / 모비딕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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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하면 생각나는 것. 자동차, 맥주, 전차군단, 영화 헤드윅, 구텐탁, 통일, 베를린 장벽..등등. 고등학교 제2 외국어로 독일어를 선택했던 나에게 아주 낯선 나라는 아니지만, 그저 유럽의 한 나라로 알고 있던 그 나라의 수도. 베를린. 작가가 말하는 베를린는 어떻게 비춰질까 싶었다.

 

책 겉부터 독특했다. 책 제목부터 작가 본인의 이름이었고, 책 제목쪽은 영화포스터같이, 안의 내용들은 잡지같이 느껴졌다. 직접 찍은 사진들이 책 곳곳에 담겨져 있었다. 책 소개처럼 '한 사람과 깊이 교감하며 새로 알게 된 것과 느낀 것들, 즐거운 한때를 기록한 이야기' 라고 할 수 있겠다.

 

2008년, 지금으로부터 12년전 작가는 '다시 베를린' 이라는 책으로 도시여행자로써 베를린의 매력을 보여준 이력이 있다. 이 책은 연장선이라고 할 수 있겠으나, 베를린에 대한 정보보다는 본인의 연애담을 솔직담백하게 보여주고 있다.

 

틴더라는 것을 통해 한 사람을 알게 되고, 그와 사랑에 빠지면서 다양한 경험을 책을 통해 들려주고 있다. 마치 K본부의 '이웃집 찰스' 를 책으로 읽는 기분이랄까. 읽으면서 너무 자유분방함에 놀라기도 했다. 결혼이라는 제도를 벗어나(물론, 작가는 가능성을 열어뒀다만.) 오롯이 본인의 일과 사랑을 중시하며 살아가는 한 여성의 모습을 보고 혹자는 부러워하지 않을 까 싶기도 했다. 나는 남자라서 아주 완벽히 공감이 갔던 것은 아니지만. 이건 받아들이는 사람의 차이라고 해두자.

 

자기감정을 솔직히 표현하고, 또 시간과 공간을 넘어 서로에게 사랑과 신뢰를 쌓아가고 있는 이 커플을 응원하며, 코로나로 인해 여행이 그리운 요즘, 사진들과 책 뒤편의 각주에 대한 정보는 요긴한 듯 하다. 언젠가 꼭 가볼 수 있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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