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F코드 이야기 - 우울에 불안, 약간의 강박과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하늬 지음 / 심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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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하고자 하는 일이 잘 안되거나, 누군가와 다투거나, 심지어 날씨가 짖꿏을 때도 흔하디 흔하게 우울해라는 말을 달고 산다. 하지만 정작 그 우울의 깊이가 다른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살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 책은 우울증에 걸린 한 30대 기자가 풀어놓는 우울증에 대한 경험담이다. F코드(사실, 책읽기 전에 악기 코드 중의 하나로 생각한) 은 정신·행동 장애를 나타내는 질병분류기호이며, F32(우울에피소드), F33(재발성 우울장애) 등으로 분류된다고 한다. 감기로 인해 기침을 하거나 혹은 골절이 되어서 깁스를 하면 모두가 인지할 수 있지만, 우울증은 책에서 작가의 아버지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시듯 원인과 증상이 다양해 겉모습만 보고 판단할 수 있는 병이 아닐 듯 싶다. 또한 F코드로 인해 취업이나 결혼에 불이익이 있으리라 생각하고 쉬쉬하며 숨기다 보니 더 큰 마음의 병이 되지 않을 까 생각이 들었다.

    

얼마 전 읽은 ‘어쩌다 정신과 의사’의 김지용 작가가 이 책의 추천서를 써준 이유를 페이지를 넘기며 느끼게 되었다. 도서 ‘어쩌다 정신과 의사’ 가 상담자의 입장에서 기술된 책이라면, 이 책은 내담자로써의 본인 입장에서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었다. 우울증 환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라든지, 자신이 몇 년 간 여러 병원을 다니며 치료받아온 과정 그리고 Tip 이라 불리는 병원이나 약, 치료 등에 관한 정보까지. 온전히 환자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있었다.

 

인상깊었던 내용은 ‘왜 사는 걸까?’ 라는 질문보다 ‘내 인생에 어떤 의미를 부여할까’ 혹은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 가’를 고민한다는 내용이었다. 부정적인 생각이 아닌, 각자 인생에 의미를 부여하고 살아갔으면 하는 바램이 느껴져서 뭉클해졌다. 작가는 그렇게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두려움 없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할 것임이 자명해보였다.

 

아직도 우리 사회는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불이익을 받을 까 두려워 자신의 우울증을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는 사람들과 살아가고 있다. 김지용 작가가 정신과의 문턱이 더 낮아지길 바란다는 바램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작가의 이야기를 통해 남의 이야기로 치부하던 우울증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우울증에 대해 갖고 있는 사회적 편견과 오해에서 벗어나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는 사회가 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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