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유튜버 이상우의 주식투자 끝장내기
이상우 지음 / (주)이상미디랩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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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유튜버 이상우의 주식투자 끝장내기‘는 저자가 18년간 쌓아온 주식 투자의 비기(秘技)를 한 권에 모은 책이다. 유튜버에 가면 이상우 저자의 경우 구독자가 60만명에 근접해 있음을 알 수 있다. 저자는 주식 투자는 관련 지식과 정보가 모두 수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투자자의 감정과 심리 등 재무적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은 부분들이 투자 성과의 대부분을 좌우한다고 말한다.

 

주식 투자에서 핵심적인 것은 감정 또는 마인드이다. 본문에 의하면 매도세는 매수세보다 급하고 감정적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가진 것을 잃어버리는 상황이 오면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로 인해 정상적 의사 결정을 내리기 어려워진다.(221 페이지) 심리를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함을 다시 일깨우는 말이다.

 

물론 그렇다고 기술적 분석이 필요 없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저자는 분산 투자가 모든 상황에 적절한 투자 방법은 아니라고 말한다.’‘주식 시장은 심리싸움이다’라는 파트가 눈에 띈다. 저자의 별명은 개선 선생이다. 개미들의 선생님이라는 말이다.

 

주식에서 지양해야 할 부분들을 나열한 부분은 사실 심리학 교과서를 방불하게 한다. 책을 읽으며 유튜브를 시청하는데 그렇게 되면 이해가 참 쉽고 친근감을 들게 한다. 저자의 책은 그래프 로 도배가 되어 있다. 매 페이지에 그래프가 눈에 띈다. 저자는 역발상을 하라고 말한다. 이는 주식에만 유효한 지침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길을 따르지 말고 거꾸로 생각하라는 것이다. 가령 공포를 기회로 활용하는 것이 그것이다.

 

글쓰기에서 좋은 글감을 얻어야 좋은 글을 쓸 수 있듯 주식 투자에서는 좋은 종목을 선정해야 좋은 투자를 할 수 있다. 저자의 책에는 다양한 변수와 그에 대한 마땅한 대응법이 나열되어 있다. 투자의 고수들이 소개되고 있다는 점도 놓칠 수 없는 부분이다. 조지 소로스, 워런 버핏 등이다.

 

분석 기법의 하나이겠지만 저자는 기업의 기초 체력을 점검할 것을 당부한다. 주식은 나 혼자만의 일방적 게임이 아니기 때문에 상대를 또는 기업을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거래량은 최고의 예언가라는 말이 있다. 거래량은 미래를 볼 수 있는 지표라는 의미다.(169 페이지) 용어 설명 가운데 고가놀이란 말이 나온다. 상승하던 주가가 잠시 높은 가격대에서 횡보하는 모습을 이르는 말이다.(173 페이지)

 

이런 내용들에 친숙해지면 재미 있고 유익하게 주식 투자 할 수 있을 것 같다. 개선 선생의 꿀팁이라는 코너를 보자. 세 발걸음과 한 번의 비틀거린 법칙이란 것이 있다. 월가의 주식시장 속설 중 하나로 미연준(미국 연방준비제도)이 세 번의 연속적인 금리인상을 하게 되면 주식시장이 약세를 보인다는 말이다. 이는 사람들의 심리와도 관계 있는 것으로 주식시장에서 3이라는 숫자가 강력한 의미를 가지는 것과 같다.

 

주가의 경우 한 두 번의 음직임은 투자자들이 민감하게 받아들이지 않지만 같은 방향으로 세 번 움직이면 확실한 신호로 받아들인다.(233 페이지) 책에는 사례 분석이 상당히 많이 나온다. 다이아몬드형 사례, 사각형 패턴 사례, L 자형 사례, N자형 사례, 대칭삼각형 사례, 상승삼각형 사례 등등...책에는 격언 또는 금언 같은 말들이 허다하게 제시되어 있다. 하나둘씩 익히면 절대 유용할 것이다.

 

‘계획 세우기’란 챕터를 보자. 주식 역시 얼마나 살 것인지, 얼마나 보유할 것인지, 사기 전에 고려해야 할 사항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충분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 원칙은 구체적이고 치밀할수록 도움이 된다. 손절매를 잘하는 사람이 주식투자 9단이라는 말이 있다.(336 페이지) 명심할 말이다. 감정에 따라 손절하거나 추가 매수하는 것이 아니라 미리 세웠던 계획을 지키는 차원에서 하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말일 수 있는 것이 전략 없는 곳에 승리 없다는 말이다.(380 페이지) 투자 전략을 세우면 오답노트 효과와 위험관리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투자와 위험은 불가분의 관계다.

 

투자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곳에는 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387 페이지) 개선 선생이라는 별칭대로 저자의 책은 초보를 위한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그렇다고 전문가급의 사람들에게 무용한 것은 아니다. 그들에게도 꽤 유용함을 알 수 있다.

 

특별 부록이 있는 마지막 부분까지 책은 정성스럽게 짜여 있다. 급등주 찾기 훈련 차트 50선이라는 제목의 글이다. 이상투자그룹이란 이름의 유튜브 채널이 어느 정도까지 구독자수가 늘어나는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다. 올 컬러에 촘촘한 그래프, 분석, 명연 등이 망라된 책은 읽기 상쾌한 소스가 아닐 수 없다. 저자의 책이 바로 그렇다. 추천한다.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책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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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이(鳥居; とりい)란 말을 처음 듣고 도라이? 도리아 등의 말을 생각했다. 일본 신사(神寺) 입구의 기둥문이다. 김수근 건축가가 설계한 부여박물관(현 국립문화재연구소)을 보고 김중업 건축가가 일본풍이라고 비판했다. 김중업 건축가가 지적한 부분은 두 가지이다. 모서리 장식부가 X자형으로 교차되는 지붕 양끝의 목재인 지기(千木; ちぎ)를 닮았고 입구의 문이 도리이를 닮았다고 한 것이다.

 

도리이는 새가 앉은 모습의 솟대를 연상하게 한다. 물론 솟대는 가로 형태의 나무가 있지는 않다. 연천 호로고루에서 솟대를 본 기억이 난다. 우리의 홍살문이 도리이에게 영향을 주었다는 설도 있다. 3년전에는 프랑스대사관을 찾았고 재작년에는 안양의 김중업 박물관을 찾았고 지난 해는 올림픽공원에서 평화의 문을 보았고 광희문 앞에서 아리움 사옥을 보았다. 그리고 안국동에 갈 때마다 김중업 건축가의 대형 사진을 본다.

 

안국동 외의 공간들은 모두 해설을 하거나 듣거나 글을 쓰기 위해 찾은 곳들이다. 올림픽공원이나 광희문은 찾을 기회가 거의 없지만 안국동은 자주 가기에 그때마다 별 생각 없이 건물이나 건축가의 사진을 보게 된다. 서울이 익숙해지는 만큼 건축물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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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을 잘 쓰기 위해 필요한 것들 가운데 첫 번째 것으로 '책을 읽어라' 를 꼽은 저자가 있다. 리처드 마리우스와 멜빈 페이지다. '역사 글쓰기, 어떻게 할 것인가'란 책에서 지적된 사항이다. 저 팁을 접하고 나는 좋은 서평을 쓰려면 배경 지식이 많이 필요하니 다독하라는 말이겠거니 생각했다. 그런데 정답은 해당 책을 읽으라는 뜻이다.

 

읽지 않은 책을 서평하는 것이 가능한가, 생각하겠지만 그런 경우가 꽤 있나 보다. 사실 나도 한창 책을 많이 읽던 10년전 책 없이 서평을 써서 입상까지 한 적이 있다. 인터넷에 오른 책 소개와 신문 기사 두 편 정도, 그리고 다른 사람의 서평 두 편 정도를 읽고 어떤 내용의 책인지를 파악한 뒤 경험을 바탕으로 상상력을 가미해 썼다.

 

요즘은 책이 있어도 서평 쓰기가 힘들다. 내 생각도 덧붙이지만 취사선택해 요점이 되는 부분을 요약해 쓰는데도 힘이 든다. 좋은 서평이란 무엇일까? 나름대로 기준을 두었었지만 요즘에는 읽을 만하지만 선택받지 못하는 책들을 골라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다면 다행이라 생각한다.

 

'역사 글쓰기, 어떻게 할 것인가'의 저자는 질문을 제기하고 답을 구하는 과정에서 생각이 진화한다는 말을 했다. 이 부분이야말로 명심해야 할 부분이다. 책을 읽고 짧게라도 서평을 쓰고 고칠 부분을 고쳐야 생각을 진화시켜나갈 수 있다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된다. '역사 글쓰기, 어떻게 할 것인가'를 좋은 책으로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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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글쓰기, 어떻게 할 것인가 - 사실을 재구성하는 역사 글쓰기의 모든 것
리처드 마리우스 & 멜빈 E. 페이지 지음, 남경태 옮김 / 휴머니스트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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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역사 글쓰기, 어떻게 할 것인가’는 리처드 마리우스와 멜빈 페이지의 공저다. 이 책을 통독하고 서평이라고 썼지만 내가 지금껏 쓴 글들(서평들)은 책의 요약에 많은 비중이 두어진 글이라는 말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니 정확하게 말하면 서평이라고 할 수 없다. 물론 내가 책의 주요 부분을 거의 빼놓지 않고 글에 담은 것은 공부를 위해서였다.

 

나를 위한 글을 쓴 것이다. 지금까지의 글보다 제대로 된 서평은 쓰는데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어떻든 이 책 이후에는 가능한 한 저자들이 제시한 서평 작성 팁과 체크리스트들을 염두에 둔 글을 쓰고 싶다. 그러려면 중요한 내용을 블로그에 저장해두어야 한다.

 

저자들에 의하면 역사 글쓰기란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핵심 논거나 주장을 체계화하는 과정이다.(23 페이지) ‘역사 글쓰기, 어떻게 할 것인가’는 역사와 글쓰기는 불가분의 관계를 갖는다는 전제하에 쓴 책이다. 역사는 직접 글로 써야 이해하기 쉽고 외우기 좋은 이야기가 된다. 내가 늘 하는 이야기가 있다. 글을 꼬리에 꼬리를 무는 식으로 일관되고 체계적으로 써야 기억하기 좋다는 말이다.

 

제임스 그레헌(James Grehan) 교수가 말했듯 역사를 다루는 기술이란 사실과 해석을 조합해 과거에 관한 이야기를 꾸미는 솜씨를 말한다. 역사가는 자신이 글로 쓰는 사건의 일차 자료만이 아니라 다른 역사가들이 그 사건에 관해 쓴 글과도 항상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27 페이지) 저자들은 나눈다고 말했지만 나누어야 한다고 하는 편이 더 자연스러울 것이다.

 

두 저자는 역사 글쓰기의 다섯 가지 기본 원칙을 제시한다. 1) 주제를 명확히 제한하라. 2) 논지를 분명하게 진술하라. 3) 엄정하게 공인된 증거에 따라 단계적으로 글을 전개하라. 4) 공정한 태도를 유지하라. 5) 마음속에 독자를 정확하게 상정하고 글을 써라.

 

역사가는 매우 구체적인 연구를 통해 더 폭넓은 문제를 탐구한다. 중요한 점은 역사 논문의 클라이맥스는 대개 마지막 정보 조각이 제자리에 맞춰질 때라는 사실이다. 그때 저자의 주장이 증명되고 지식이 인정된다.(34 페이지) 좋은 글은 일차 자료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을 늘 명심해야 한다.(38, 39 페이지) 역사가는 목격담이라고 해도 항상 회의적인 자세로 이야기를 검토해야 한다.

 

자신의 논점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얻었다는 확신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그 증거에 대한 독자의 확신이다.(40 페이지) 바람직한 글은 뭔가 새로운 것을 익히거나 낡은 지식도 새로이 조망할 수 있다는 것을 독자에게 보여주는 글이다.(42 페이지) 거의 다뤄지지 않은 새로운 주제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다른 사람들이 미처 보지 못한 인과관계나 연관성을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독창적인 견해를 제시하라고 해서 자신의 감정을 글에 마음대로 실어도 좋다는 뜻은 아니다.(43 페이지) 필요한 것은 자신의 논지와 다른 견해도 제시하면서 자신의 논지를 강화하는 것이다. 최선의 방법은 자신을 독자라고 상상하며 자신이 무엇을 읽고 알기를 원하는지 고찰한 다음 그에 맞춰 글을 쓰는 것이다. 중요한 원칙은 독자에게 말하고자 하는 내용과 독자가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되는 내용을 구분하는 것이다.(47 페이지)

 

저자들은 표절 사례로 알렉스 헤일리(Alex Haley; 1921 - 1992) 이야기를 한다. 헤일리는 ‘뿌리’의 저자로 알려졌던 분이지만 증거의 대부분을 조작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그의 비문에는 “현대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의식을 형성한 언론인이자 소설가”라고만 되어 있을 뿐 역사를 썼다고는 기록되지 않았다.

 

저자들은 표절 의혹을 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언제나 자기만의 글을 쓰도록 노력하고 다른 사람의 견해를 빌렸을 경우에는 설령 그 내용을 변형시켰거나 자신의 말로 다르게 표현했다 하더라도 솔직히 밝히는 것이다.(52 페이지) 출판물에서는 아무리 변형한 분량이 많다 해도, 또 아무리 많은 저작에서 변형했다 해도 직접인용의 경우에 못지않게 명확하고 정확하게 출처를 밝혀야 한다.(53 페이지)

 

직접 인용보다 변형된 인용이 더 많다. 직접 인용은 글에 반드시 필요한 부분으로만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55 페이지) 저자들은 무엇보다도 질문을 피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질문에 관해 무엇인가를 쓰려는 노력이 필요하고 그 답이 무엇이든 글쓰기를 위한 좋은 출발점이 될 것이다.(64 페이지)

 

질문을 제기하고 답을 구하는 과정에서 생각이 진화한다.(65 페이지) 훌륭한 역사 글쓰기는 다양하면서도 서로 연관된 영향력들이 어떤 사건에 어떻게 작용했는지 고찰하며, 인물과 사건을 넓은 맥락 속에서 살펴본다.(71 페이지) 시류에 영합하는 오류는 금물이다. 많은 역사가들이 동의한다고 해서 무조건 옳다고 보는 편리한 입장을 가지면 안된다는 의미다.

 

위대한 역사 연구는 역사적 합의에 구애되지 않고 증거를 끈질기게 추구하는 사람만이 할 수 있다. 합의된 사항을 공격할 때는 증거가 필요하다.(75 페이지) 다른 증거도 마찬가지지만 통계자료를 이용해 자료 연구에 중요한 추론을 할 때는 질문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81 페이지) 훌륭한 역사가는 모든 정보자료를 맹신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신의 첫 인상을 신뢰하지도 않는다.

 

또한 자신이 읽고 듣고 본 것에 관해 마구잡이식 질문을 제기하지도 않는다. 역사가의 비판적 방법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지시에 따라 질문하고 추론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88 페이지) 역사가의 평판을 가장 크게 해치는 것은 과거의 의미를 객관적으로 통찰하지 못하고 자료를 쉽게 믿어버리는 게으른 자세와 수동적으로 연구하는 자세다.

 

관련 자료를 읽음으로써 질문거리를 취할 수 있다. 단 사전에 어느 정도 아는 주제를 택해야 한다. 좋은 역사가는 읽고, 읽은 것을 질문하고, 다시 읽고, 올바르게 이해하려 노력한다. 처음에 가졌던 질문을 통해 사고하고, 문제의 여러 측면을 검토하고, 주제를 자신이 글로 다룰 수 있는 범위 내로 좁혀 초점을 맞춘다.(98 페이지)

 

저자들은 “우리는 학생들에게 인터넷을 잘 활용하라고 권장하지만 오로지 인터넷만을 정보원으로 이용하는 학생을 보면 실망을 금할 수 없다.”고 말한다.(105 페이지) 초기 탐구를 위해 어떤 자료를 선택하고 글을 쓰는 과정에서 자료를 어떻게 활용할지는 자신이 결정할 몫이다.(108 페이지) 주제를 다듬은 후에는 정보를 표시하는 다양한 도구를 이용해 좋은 역사 논문을 쓰는 데 반드시 필요한 이차 자료와 일차 자료의 잠재적 목록을 작성해야 한다.(109 페이지)

 

신문에는 당연히 일차 자료도 있다. 좋은 역사 논문은 반드시 일차 자료를 명기한다.(117 페이지) 경험이 더 쌓이면 글쓰기란 앞뒤로 왔다 갔다 하는 과정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때로는 조사를 시작할 때 일찌감치 써두었던 부분이 최종적으로 완성된 글에까지 남아 있는 경우도 있다.(127 페이지) 호기심만 고려한다면 조사를 결코 완전히 마칠 수 없다. 어느 시점에서는 호기심을 접어야 한다.(131 페이지)

 

글쓰기도 연습이 필요하다. 글쓰기를 그렇게 바라보면 글쓰기에 관한 잘못된 신화의 위험에 빠지지 않을 수 있다. 그런 신화 가운데 하나는 훌륭한 저자라면 아주 쉽게 논문, 책, 리포트를 쓴다는 믿음이다. 초고를 몇 차례나 써야 한다면 좋은 저자가 아니라는 신화도 있다.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글로 쓰기가 쉽지 않다면 두 번, 세 번 초고를 쓴다 해도 나아지지 않는다는 신화도 있다.

 

저자마다 글쓰기의 방식은 다르지만 빠르고 쉽게 글을 쓰는 저자는 없다. 모든 글쓰기는 - 제대로 쓰려면 - 어려운 일이다. 독자는 글을 쉽게 읽지만 그 글을 저자가 쓰는 데는 상당한 어려움이 따른다. 최종 원고에는 여러분 자신의 명확한 견해가 표현되어애 한다.(139 페이지) 글을 쓰고, 메모하고, 다시 읽고, 수정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생각이 더욱 명료해지고 견해가 강화된다. 이 과정을 거친 글은 확고한 견해를 가진 사람이라도 쉽게 내칠 수 없다.(139, 140 페이지)

 

글쓰기 과정이 부족하면 노련한 저자는 마치 모든 조사를 마치고 나서 글을 쓰는 것처럼 생각하기 쉽다. 실은 그 반대다. 경험이 풍부한 저자는 아무리 처음부터 주제에 해박하다 하더라도 글쓰기가 새로운 문제와 질문에 직면하는 과정이라는 것을 잘 안다. 그래서 새로운 실마리를 부여하고 그것을 추구하기 위해 정보를 찾고 그 결과 처음에 가졌던 견해와 다른 결론을 이끌어낸다.

 

노련한 저자는 앞뒤로 오가면서 글을 쓰지만 처음 글의 일부분을 글이 완성될 때까지 유지한다.(140 페이지) 어떤 형식을 택하든 핵심은 탐구를 시작할 때부터 메모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146 페이지) 한 역사가는 중시하는데 다른 역사가는 무시하는 요소에도 주의를 집중하라. 역사가와 자료에 관한 자신의 견해를 기록하라. 자신의 견해와 자료에서 얻은 견해가 반드시 달라야 한다.(147 페이지)

 

메모에서 직접 인용을 너무 많이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초고를 작성할 때는 시간을 충분히 확보해두어야 한다. 어떤 저자든 마지막 순간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좋은 글을 얻는 법이다. 끊임없이 훈련하라, 글쓰기를 시작하기가 어렵다면 짧은 시간, 이를테면 10~15분을 정해놓고 글을 쓰는 연습을 해보라.(157 페이지)

 

인용 부호 없이 직접인용 부분을 복사해 사용할 경우에는 표절이 된다.(158 페이지) 저자는 오랜 시간에 걸쳐 글을 수정하며, 때로는 초고를 훼손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158, 159 페이지) 저자들은 컴퓨터 화면에서 원래의 구상이 사라지고 새 구절로 대체되면 원래의 발상도 사라지기 쉬우니 전자형식의 초고를 몇 가지 판본으로 저장해두어야 한다고 말한다.(159 페이지)

 

다른 사람의 글쓰기를 도우면 그 과정에서 자신의 초고를 읽고 교정하는 능력도 향상된다.(165 페이지) 저자들은 상호 교정 체크리스트를 제시한다.

 

1. 글이 주제와 밀접하며 필수사항을 빠짐없이 다루고 있는가? 2. 글의 취지와 주장이 명확한가? 3. 증거가 효과적으로 사용되었고 출처를 분명히 밝혔는가? 4. 논조가 일관성 있고 공정한가? 5. 저자의 견해가 공정하면서도 선명하게 제시되었는가? 6. 불필요한 반복이 없고 깔끔한가? 7. 진부한 어구나 군더더기 없이 적절한 단어들을 썼는가? 8. 독자가 논지를 파악하기 쉽도록 명확하게 구성했는가? 9. 결론이 도입부와 어울리는가? 10. 이 글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인가? 등이다.(166 페이지)

 

역사가들이 자신의 논지를 입증하기 위해 흔히 사용하는 글쓰기의 양식은 이야기, 서술, 해설, 설득이다.(170 페이지) 이야기가 없다면 역사는 죽은 학문이다. 이야기의 서술에서 중요한 것은 어떤 내용을 포함시키고 어떤 내용을 배제할지, 어떤 것을 믿고 어떤 것을 버릴지 판단하는 감각이다. 이야기는 증거 속의 모순을 감안해야 한다.

 

모순을 해소할 수 있으면 해소하고 없으면 솔직히 받아들여야 한다. 훌륭한 이야기는 일종의 긴장으로 시작한다. 이야기에는 클라이맥스가 필요하다. 이야기에서 클라이맥스가 될 만한 요소를 찾을 수 없다면 이야기를 재구성해야 한다.(171 페이지) 역사 대중서를 보면 대개 생생한 서술로 되어 있다.(174, 175 페이지) 역사를 서술할 때 사건을 꾸며내서는 안 된다.(176 페이지)

 

해설이란 철학 사상, 사건의 원인, 결정의 의미, 참여자의 동기, 조직의 활동, 정당의 이념 등을 설명하고 분석하는 것을 의미한다. 좋은 역사 논문은 이야기와 해설의 균형이 잘 잡힌 글이다. 역사 논문은 문헌이나 사건을 분류하고 분석해 독자에게 그 의미를 말해준다는 점에서 기본적으로 해설이다. 저자가 단순히 무엇이 일어났는지 이야기할 때에도 설명이 반드시 필요한 경우가 있다.

 

역사가를 비롯한 학자들은 설득의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입장을 선명하게 드러낸다.(180, 181 페이지) 언제나 주장을 압축적으로 개진하고 되도록 글의 앞부분에 배치하라. 그 다음에는 자신의 주장을 입증하기 위한 주요 논점과 증거를 서술한다. 독자를 확실히 설득하려는 의도가 있다면 사례를 증거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인 진술을 한 뒤 그것을 뒷받침하는 인용이나 구체적인 전거를 들면 여러분의 주장을 믿을 만한 이유를 독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181 페이지) 경험이 부족한 저자는 자신이 아는 것을 전부 글에 집어넣으려 애쓰는데 이것은 재료를 많이 넣을수록 맛있어진다는 착각과 같다.(183 페이지) 좋은 글은 간단명료한 글이다.

 

읽기 편한 글을 쓰기 위한 지침들이 있다. 1. 문단의 일관성을 유지하라. 2. 복잡한 문장을 쓰지 마라. 3. 수동형을 피하라. 4. 과거는 과거 시제로 써라. 5. 첫 문단과 끝 문단을 연결하라 등이다. 읽기에 편한 글을 쓰는 저자는 종속절을 서너 문장에 한두 번씩 사용하는 것이 보통이다. 글쓰기에 능한 역사가는 수동형을 꼭 필요한 경우에만 사용한다. 수동형은 문장의 중요성이 명백히 주어의 행위에 있는 경우에 사용하라.(188 페이지)

 

수식어를 통제하는 것, 대명사가 앞에 나온 명사를 제대로 가리키는지 확인하는 것, 명사의 복수형과 소유격을 정확히 표시하는 것, 일상어와 구어체를 구분하는 것, 목적격 대명사를 철저히 사용하는 것, 열거에서 등위 형태를 유지하는 것, 쉼표와 세미콜론을 적절히 사용하는 것, 인용문을 정확하게 제시하는 것 등도 유의해야 한다.

 

표현과 관련한 체크리스트가 있다. 1. 나의 이야기에 무엇을 포함시키고 무엇을 삭제해야 하는가? 2. 나의 서술이 굳건한 증거에 기반하고 있는가? 3. 서술이 감각적 경험을 일깨워주는가? 4. 나의 추론은 신빙성이 있고 명백하게 설명되었는가? 5. 주장이 설득력 있게 제시되었는가? 6. 문장이 일관성 있고 문장이 알기 쉬운가? 7. 능동형과 과거 시제로 썼는가? 8. 결론이 도입부와 어울리는가? 9. 단어들을 적절히 사용했는가? 10. 맞춤법과 구두점이 통상적인 관례에 따라 쓰였는가? 11. 인용문이 명확하고 적절하게 구분되었는가? 등이다.

 

역사 글쓰기는 글 자료에 관한 글쓰기나 다름없다. 자료를 요약하거나 변형시켰을 경우에도 독자가 알 수 있도록 하라. 그러지 않으면 표절 혐의를 받게 된다. 2~3쪽 이상의 일반 역사 논문에서는 직접인용보다 다른 사람의 견해를 차용하거나 정보를 변형시키는 경우가 더 많다.(209 페이지)

 

‘역사 글쓰기, 어떻게 할 것인가’는 부록 A가 눈에 띈다. 학생 연구 논문의 실례를 제시하고 평가를 제시한 것이다. 시간을 내어 논문을 읽어보고 평가도 유의해서 보도록 하면 좋을 것이다. 저자들은 독자를 신뢰하라고 말한다. 독자가 글을 읽는 이유는 저자가 얼마나 흥분하고 독선적인지 알기 위해서가 아니라 미국사의 근본적 이념이 어떻게 미국을 넓은 세계사의 범주 안에 안착시켰는지 알기 위해서 글을 읽는 것이다.(252 페이지)

 

이어 저자들은 논문을 평가하는 체크리스트를 제시한다. 가령 글의 도입부가 저자의 주장, 글 전체를 통제하는 주요 견해를 알리고 있는가? 등이다. 부록 B는 평론 쓰기다. 평론은 복잡하고 까다로운 글이다. 평론가들은 책(혹은 다른 형태의 글)의 내용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저자의 논리와 구성, 증거와 결론, 때로는 서술 방식까지도 평가한다.(255 페이지)

 

평론은 역사 글쓰기의 특별한 형태다. 저자들은 좋은 서평을 쓰기 위한 지침을 제시한다. 1. 책을 읽어라. 2. 저자를 쓸데없이 거창하게 소개하지 마라. 3. 저자의 주요한 주장이나 논지가 책을 쓴 동기임을 명심하라. 4. 저자가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제시한 증거를 간략하게 요약하라. 5. 서평에 인용문을 한두 개 사용하면 글의 맛을 돋울 수 있다. 6. 문체에 관해서는 길게 언급하지 마라. 7. 책에 관해 부정적인 말을 억지로 하지 마라. 8. 저자의 주장을 검토하라, 9. 자신의 경험 - 독서, 회상, 생각, 반성 - 을 서평에 이용하라 등이다.

 

책에는 학생이 쓴 서평의 사례도 제시한다. 저자들은 책의 내용을 요약할 때 서평이라기보다 리포트처럼 요약하면 안 된다고 말한다. 이런 습관을 가지면 좋은 서평을 쓰기 어렵다.(258 페이지) 책의 흥미로운 요소들을 일일이 전달하려 하지 말라. 독자의 몫을 남겨두어야 한다.

 

서평 쓰기 체크리스트는 이렇다. 1. 나의 서평이 내가 그 책을 읽었다는 것을 증명해주는가? 2. 주요 주장이나 논지를 제대로 확인했는가? 3. 증거와 논증에 관한 나의 설명이 핵심 주장을 명확히 하고 있는가? 4. 저자의 글쓰기 양식을 정확히 파악했는가? 5. 책에 대한 나의 판단이 적절하고 올바른가? 6. 저자의 의도를 제대로 검토했는가? 7. 서평에 나의 개인적인 경험을 포함시킬 수 있었는가?(268 페이지) 등이다.

 

부록 C는 과제 글쓰기이다. 과제 글쓰기 체크리스트는 이렇다. 1. 주제의 초점을 선명하게 맞추었는가? 2. 논지를 명확히 진술했는가? 3. 자료와 증거를 확실히 밝혔는가? 4. 나만의 독창적인 생각을 덧붙였는가? 5. 나 자신을 명확히 표현했는가?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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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일회(一期一會)’는 모든 순간은 생애 단 한 번의 시간(기회)이며, 모든 만남도 생애 단 한 번의 만남(인연)이라는 뜻이다. 기(期)는 동기(同期)라는 말에 쓰이는 그 기라는 글자다. 일기회(一器會)란 말이 있다. 아회(雅會)라는 말도 있다. 전자는 여럿이서 자신들의 음식을 가지고 가 만나는 모임을 의미하고 후자는 (글을 짓기 위한 모임이기보다) 아름다운 모임이다. 귀한 사람들이기에 일기회(一器會)로 모인다면 명실상부한 아회(雅會)가 되지 않을까 싶다. 늘 귀한 음식 대접을 받아 미안한 마음에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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