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잔해를 줍다
제스민 워드 지음, 황근하 옮김 / 은행나무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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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잔해를 줍다>

이 소설은 2005년 여름, 미국 뉴올리언스를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를 직접 겪었던 작가의 가족 이야기를 모티브로 했다고 한다. 열다섯살 소녀의 눈에서 마음으로 흘러가듯 그려지는 소설의 대부분은 가족 안에 있었고, 큰오빠 랜들의 친구인 매니를 사랑하는 소녀 에쉬는 매니와 자신의 관계를 그리스 로마 신화의 이야기에 대입해 상상하며 홀로 외로운 사랑을 해나간다. 다른 여자를 사랑하면서 가난한 흑인 소녀 에쉬에게 성욕을 풀어내는 남자 매니.. 그의 아기를 임신한 에쉬...가난에서 벗어나고자 무릎이 아파도 농구에 전염하는 큰오빠 랜들,  투견 핏불 테리어인 차이나에게만 정성을 다하는 작은오빠 스키타, 아기를 낳다가 돌아가신 엄마, 엄마를 모르고 자라나는 주니어, 언제나 술에 취해있는 아빠...그리고 이들의 가족을 곁에서 지켜보며 도움을 주는 랜들의 친구들  빅 헨리,마키즈...

 

잘 사는 나라든, 못 사는 나라든 가난 때문에 힘겨워하는 이웃은 어디에나 있다. <바람의 잔해를 줍다>에서 에쉬 가족은 늘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린 배를 안고 ,엄마가 돌아가신 뒤 먹을 수 있는 음식은 달걀과 통조림 뿐이다. 허물어져가는 집과 마당 어딘가에 닭들이 낳은 달걀을 찾아내는 일은 늘 엄마를 생각하게 만들고 엄마의 부재는 가족 모두를 지탱해주는 하나의 열쇠고리 같은 역할이기도 하다. 무엇을 하든 엄마의 존재를 기억해내고, 무엇을 먹든 엄마의 기억을 떠올리며 생활하는 사춘기 아이들과 아빠는 곧 다가온다고 예보되었던 허리케인을 대비하기 위해 집안을 판자로 막아내려하지만 무엇하나 제대로된 물건이 없어 어설프기만 하다. 돈이 넉넉치 못해 가장 싼 통조림을 비축해야하는 상황에 핏불 테리어 차이나에게 먹일 먹이만은 가장 좋은 것으로 준비하는 스키타. 그 소년의 마음을 짐작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의 진가는 진짜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드러나게 된다.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 생명은 그 무엇이라도 다 소중하다는 굳은 마음. 그 마음으로 인해 임신한 동생에게 말없이 손을 내밀고 그렇게도 아끼는 차이나를 허리케인에게 내어주고 또다시 차이나와 강아지들을 찾으러 뛰어든 소년의 마음이 손에 잡힐듯 다가와  애닯기만하다...

 

-"뭐든 산 것들은 다 살아야 해. 차이나랑 강아지들도 살아야 하고."- 320p-

 

<바람의 잔해를 줍다>는 그리스 로마 신화 속으로 걸어들어간 에쉬의 마음으로 사랑하는 매니와의 관계가  주된 이야기로 구성되었지만 아버지와 가까워질 수 없었기에 차이나에게 애정을 쏱는 스키타와 아버지의 관계가 교묘히 겹쳐지며 이야기가 진행되기도 한다. 엄마의 기억과 현실이 마치 트라이앵글처럼 삼각 구도를 이루며 에쉬 가족을 안으로 밀어넣듯 진행되기도 하고 강력한 허리케인 카트리나에서 살아남기 위한 한 가족의 사투를 그린 소설이기도 하다. 마당 한 가운데서 출발한 에쉬 가족이 꼬물꼬물.. 느리고 느리게 저쪽 끝까지 다다르는 모습으로 다가왔던 이 소설을 진행할때는 자잘한 물결 같이 다가왔지만  모두 읽고 나니 잔잔한 감동이 함께 했던 소설이기도 하다.

 

- "너 엄마랑 닮았어. 그거 알아? "

"아니."

"닮았어. 엄마처럼 크지는 않지만 ,얼굴이 똑같아. 입술하고 눈이. 크면서 더 비슷해질 거야."

나는 무슨 말을 해아 할지 몰라서 살짝 인상을 쓰고는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엄마는 늘 여기 있잖아. 맞지? 나는 엄마가 너무 그리워서 목구멍으로 또 짠 물을 삼켜야 했다. 상처 위로 레몬즙이 흘러들어 가는 그림이 그려졌다. 지금 내 가슴이 쓰라려서였을까. - 33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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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라디오 동의보감 - 3분 만에 들려주는 오늘의 한방치료 MBC 라디오 동의보감 1
조기호 지음 / 부광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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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라디오 동의보감:3분만에 들려주는 오늘의 한방치료>

매일 5분 정도 한의학 건강 정보를 전해주는  라디오 동의보감이라하면 많은 사람들이 알고있으니만큼  열혈 애청자가 있으며 그리 어렵지 않은 한방상식을 전해주는 프로그램으로 유명한데 방송으로 들을 때는 '그렇구나~' 라며 감탄을 하더라도 막상 시간이 지나면 무슨 내용이었는지 가물가물 생각이 흩어져 많은 사람들이 아쉬워했다는데 이제는 그 보석 같은 내용들이 책으로 출간되었으니 집에 한 권씩 비치해두고 도움을 받을 수 있겠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몸이 예전 같지 않음을 느낄 때 가장 빠른 효과를 볼 수 있는 병원을 즐겨 찾았지만 최근에 읽었던 한의학에 관한 서적들로 인해 한방의학에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되었다.  불과 몇 일전에 읽었던 <일도쾌차>는 멀게만 느껴졌던 한의학을 조금 더 가깝게 느껴지게 만들었다면 <MBC 라디오 동의보감>은 한의학 자체를 다시 보게 만들었다.

 

사실 40대를 지나면서 우리 부부는 몸이 예전과 같지 않음을 수시로 느낀다. 건강 관리에 소홀했던 탓이 제일 컸을테지만 가까운 산을 오를 때, 조금 무겁다 싶은 짐을 옮길 때, 자고 일어나서 아침을 맞을 때, 흐리고 비오는 날을 예견하듯 다리가 아프다고 할 때,,, 등등등 살면서 느껴지는 증상들이 모두 노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이제라도 건강을 챙겨야한다고 질러대는 몸의 아우성 같다고 느낄때가 많다. 아프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지금까지는 아픈 부위만을 치료하는 양의학에 의존했는데 최근들어 치유는 조금 느리지만 병의 근원을 캐내어 치료하는 한의학에 관심이 많이 간다. 하지만 무조건 한의학을 맹신하고 의지하기 보다 병의 상태에 따라 양의학과 한의학을 적절히 섞어가며 치료하는 방법이 훨씬 더 좋을것 같다.

 

 

 

<MBC 라디오 동의보감>에는 100가지 한의학이 담겨져 있다. 치료가 어려운 암에서 부터 파킨슨 병,알츠하이머,급성 심근경색, 뇌졸중, 고혈압에 대한 무거운 병의 내용도 있었고 , 잘 알려진 화병,감기,수전증,수족냉증,변비,결핵,안구건조증,요로결석,간 기능 개선,허리통증,귀울림,틱장애,스트레스,대상포진... 등등등  100가지 병의 원인과 치료 방법도 있었다. 몸의 면역력이 저하되었을 때 자주 나타나는 흔한 질병 가운데 감기가 있다. 감기는 약 먹으면 7일, 안 먹으면 일주일이라는 말도 심심찮게 듣곤 하는데 감기는 치료 방법을 둘러싸고 논란이 끊이지 않는 질병가운데 하나이다.치료 방법이 없다거나 항생제를 많이 쓴다는 약물남용까지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데 이제 곧 겨울이 다가올텐데 감기 바이러스가 내 몸에 들어왔다면 임상 결과가 검증되었고 우리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한방 치료를 해보는 것도 좋을듯하다. 

 

-대전대학교 한방병원 호흡기면역내과 박양춘 교수팀은 2008년 겨울 부터 2009년 봄 까지 5개월간 발병한 지 48시간 이내의 감기 환자 480명을 치료한 임상 결과가 전동의학에서 유명한 [민족약학지]라는 국제 학술지에 실렸습니다. 연구 방법을 보면 소청룡탕과 연교패독산이라는 두 가지 한방약과 가짜약을 7일간 또는 증상이 없어질 때까지 복용하게 하여 그 효능을 비교한 겁니다. 소청룡탕은 코 증상 중심에, 연교패독산은 인후통 중심에 각각 사용하는 약입니다. 결과를 보면 두 약물 모두 감기 증상 개선 및 증상 소실기간 단축 효과가 있었으며, 둘 중에서 소청룡탕이 더 우수한 효력을 나타냈습니다. - 200p-

- 나이가 들면서 누구든지 겪는 증상으로 소변 문제가 있습니다. 마음대로 소변을 못 보기도 하고, 참지도 못하는 불편함을 경험합니다. (중략) 나이 들면서 자연스럽게 고장 나는 또 하나가 척추와 관절 입니다. 허리 펴기가 쉽지 않고,계단 오르기가 힘들어집니다. 나이에 동반하여 어쩔 수 없이 겪는 고통입니다. 그래서 예전부터 노화라면 소변 조절과 척추관절 문제를 생각하게 되었고 , 이 두 마리 토끼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되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육미지황환이라는 약입니다. - 132p-

 

 

여드름을 비롯해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좋으며 간단하게 만들어 마실 수 있는 산사자흑설탕차를 만드는 방법은 산사자 5그램,흑설탕 5그램,물300cc를 법랑 주전자에 넣고 끓인 뒤 한번 끓어오르면약한 불로 하여 10분간 더 끓인 다음 식혀서 차로 마신다. 산사자흑설탕차는 콜레스테롤을 낮추기도 하며 고지혈증,협심증 등 심장병이나 생활습관병의 예방에도 좋다고 한다. 큰 병 이외에도 스트레스,눈꺼풀 떨림,감염증 예방, 공황장애,만성두통,항문소양증,손목터널증후군,결핵,현기증,술병,우울증,관절염, 하지불안증우군,여성 탈모를 비롯해 알아두면 아주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단방약 까지 보물 같은 내용이 가득 담겨져 있으니 멀게만 느껴졌던 한의학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게 만들어주는 계기가 될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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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를 위한 논어 - 공자, 여자 인생에 답하다
유키 아코 지음, 서수지 옮김 / 아이콘북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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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를 위한 논어>

2천 년에 걸쳐 내려온 삶의 방식,사물을 보는 견해,사고방식,인간관계에 관한 <논어>는 공자의 가르침을 담아놓은 책이다. 논어를 읽어본적 없는줄 알았는데 <여자를 위한 논어>를 읽다보니 어디선가 많이 보았던 글이 눈에 자주 띄어 3천여 권이 넘는 우리집 책장을 모조리 살펴보았다. 내 인생의 책이라 감히 말할 수 있는 <명심보감>은 지금으로 부터 20년 전에 구입해 지금까지도 간간히 살펴보는 책이기에 가장 아끼는 책만을 모아둔 내 책장 한켠에 고요하게 자리잡고 있었고, 자기계발서만 모아놓은 책장 구석 한켠에 <논어>가 먼지를 뒤집어 쓴 채 떡~ 하니 자리하고 있었기에 몇 년 전에 읽긴 읽었는데 왜 자주 꺼내어보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을 했더랬다. 너무나도 쉽게 풀이된 <여자를 위한 논어>와 조금 어렵게 풀어놓은 <논어>를 한번씩 번갈아 바라보며 읽어보았다.

 

 

 <여자를 위한 논어>는 제목 그대로 공자의 가르침을 여성의 관점에서 바라본 것을 풀이해 놓은 책이다. 저자 유키 아코씨는 이 세상의 절반인 여성들에게 논어를 읽히고 싶다는 꿈을 안고 중국으로 건너갔으며 읽기 쉽고 간결하게 논어를 여성의 관점에서 재해석해 책을 출간했다. 그러나  명심보감을 비롯해 장자,노자,공자의 지혜로운 말씀을 담아놓은 책들을 읽었던 독자로서 이 책을 바라보니 지나치게 여성을 대입시켜 놓은듯하여  조금 억지스러운 면이 없지 않아 있었기에 초반에는 위화감이 들기도 했더랬다. 그러나 여성의 관점에서 공자의 말씀을 다시 생각하니 '아~ 그럴수도 있겠구나.. 그렇구나.' 하고 이해했다. 그러나 저자가 서문에 밝힌 여성에게 읽히고 싶다는 열망과 '여자를 위한'을 제외하면 남녀노소 누가 읽더라도 뼈가 되고 살이 되는 삶의 지혜이기에 좋은 책임에는 틀림 없다.

 

 *악알이위직자 - 다른 사람의 허물을 이용하는 사람을 멀리해야 한다. -양화편- 짐짓 걱정스러운 얼굴로 다른 사람의 불행이나 불운을 거론하는 사람이 있다. 남의 비밀이나 사생활을 이러쿵저러쿵 일부러 들추어내어 말하며 남을 걱정해 주는 선량한 사람이나 정의의 사도라고 애써 자신을 위로하고 싶은 걸까? 누구에게나 다른 사람에게 숨기고 싶은 부분이 있기 마련이다. 다른 사람의 아픔을 이해할 줄 아는 여성이 되어야 한다. *38p*

 

악알이위직자... 굳이 여성이 아니더라도 살아가면서 깊이 이해하고 명심해야 할 중요한 일이기에 누구에게나 도움이 된다. 이렇듯 여성의 관점에서 논어를 재해석했지만 여성 뿐만 아니라 누가 읽더라도 마음에 새겨두고 싶은 내용이 한가득이니 읽어가며 자신을 뒤돌아보고 뉘우치며 더 나은 나를 위해 애써보면 좋을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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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상처를 허락하는 것이다 - 공지영 앤솔로지
공지영 지음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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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상처를 허락하는 것이다>

좋아하는 작가 중 한 사람인 공지영. 그녀가 지난 25년 동안 작가의 길을 걸어오면서 써내려갔던 많은 작품들 속에서 스스로 뽑은 치유와 위무의 언어들로 구성된 앤솔로지...  깨알 같은 글이 담겨져 있지 않았는데도  한 페이지.. 또 한페이지를 넘길때마다 짧게는 몇 초, 길게는 한시간 이상을 머뭇거리며 진행했다.. 어디선가 읽었던 글도 보이고 새로운 글도 많았기에 ' 아~ 이 책은 읽어보지 못했는데 괜찮네~. 조만간 읽어봐야지~' 하는 생각과 메모를 끄적여봤다. <공지영의 수도원 기행> 과 <상처 없는 영혼>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머뭇거리며 생각을 했고 전체를 모두 읽어봤으면 좋았을거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 가을이 넘어가기 전에 두 권의 책을 담아본다.

 

몇 일동안 느리게 느리게 읽어가며 유난히 내 눈에 많이 띄는 단어가 상처다. 사람들은 모두 마음 속에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때론 있는듯 없는듯 그렇게 가라앉아 애써 꺼내어 놓거나 특별한 일이 있어야만 솟구치는 생채기들... 너무 아파 생각조차 하기 싫었던 그 생채기들을 직시하면서도 보듬어 안을 수 있는 책이기도 했다. 

 

-살아 있는 모든 곳은 상처를 받고, 생명이 가득 찰수록 상처는 깊고 선명하다. 새싹과 낙엽에 손톱자국을 내본다면 누가 더 상처를 받을까. 아기의 볼을 꼬집어보고 노인의 볼을 꼬집어보면 누구의 볼에 상처가 더 깊이 남을까? 생명이라는 것은 언제나 더 나은 것을 위해 몸을 바꾸어야 하는 본질을 가졌기에 자신을 굳혀버리지 않고 불완전하게 놓아둔다. 이 틈으로 상처는 파고든다. 상처받고 있다는 사실이 긔만큼 살아 있다는 징표이기도 하다는 생각을 하면, 상처는 내가 무엇에 집착하고 있는지를 정면으로 보여준다. 상처를 버리기 위해 집착도 버리고 나면 상처가 줄어드는 만큼 그 자리에 들어서는 자유를 맛보기 시작하게 된다. 그것은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내리는 신의 특별한 축복이 아닐까도 싶다. -18p-

 

이전에는 그런 생각을 해본적이 없는듯하다. 그저 아팠으니까. 그저 내 잘못이 아니었기에 화가 났으니까. 그러나 상처는 내가 무엇에 집착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는데 오래도록 내 마음을 들여다보았다. 그랬구나.. 기분 좋은 일도 아니었는데 왜 그것에 집착하고 놓아주지 못하면서 나 혼자 괴롭고 힘들어했을까... 그런 생각으로 오래도록 이 글을 곱씹었다...

 

 

상처라는 것. 그것은 사랑 때문에 생겨난 상처일수도 있고, 인간관계에서 생겨난 상처일수도 있고, 친밀한 가족 관계 속에서 생겨난 상처일수도 있으며 자기가 자기에게 낸 생채기일수도 있다. 어떤 모양새를 하고 생겨난 상처이든 사람은 누구나 상처를 받고 아파하지만 어떤 경로를 통하든 치유를 경험하기도 한다. 상처라는 검은 덩어리 속에 갇혀 자기에게 내었던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 그것은 누구도 아닌 혼자 힘으로 이겨내야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것이 삶일테니까..

 

 

<사랑은 상처를 허락하는 것이다> 공지영 앤솔로지를 읽어가며 가끔 이전에 읽었던 책 속의 글귀들이 보일때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그때의 느낌과 지난 일들이 마법처럼 되살아나기도 했다.  마음에 담아둔 글귀가 선집에도 보였기에 반가웠고 어떤 마음으로 그 글귀들을 노트에 옮겨적었는지도 생각났는데 이것은 묘한 경험이기도 했다. 공지영 작가를 좋아하지만 그녀의 작품을 모두 읽어본것은 아니기에  꼭 읽어보고 싶은 책들을 꼽아본다. 이 책을 자신에게 주고 싶었다는 공지영 작가..그리고 세상의 모든 자신을 자신이게 해주고 자기의 책을 자기 책으로 오래 지속되게 해준 독자들에게 주고 싶다는 그녀... 25년 동안 써내려갔던 작품들 속에서 치유와 위무의 언어들을 뽑아서 만들어낸 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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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도쾌차 - 마음까지 치유하는 한의원 이야기
김중규 지음 / 와이겔리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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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도쾌차>

환자의 마음까지 치유하는 한의원 이야기. 환자가 행복할 때 자신도 행복하다는 김중규 한의사의 진료 일기를 훔쳐봤다. 때론  너무 재미있어서 혼자 웃어도 봤고, 때론 너무나 인간적이어서, 감동적이어서 살며시 눈시울도 붉혀봤다. 우리가 사는 삶 깊은 곳에 자리한 한의원. 그러나 한의학에 대해 잘 못 알려진 상식들도 분명 존재한다. 예를들면 보약을 먹으면 살이 찐다던가, 우황청심원에 얽힌 내용, 녹용을 많이 섭취하면 아이가 바보가 된다던가 하는.. 어릴적에 한번쯤 들어보았던 그런 잘못된 상식을 바로잡아 주었다. 

 

-몸의 병을 대할 때 마음의 치유를 추구하고, 우리 몸이 본래 지닌 자연치유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이 땅의 한의사중 한 명. 한의학의 뛰어난 가치를 일반에 널리 알리고 , 잘못 알려진 한의학 상식을 바로잡기 위한 지난 20년의 고군분투를 <매일신문>에 에피소드가 있는 한의원으로 연재해 잔잔한 반향을 일으켰으며 보다 많은 독자들에게 한의학의 현주소를 알리고자 책을 냈다. 경북 영덕에서 태어나 대구한의대를 졸업한 뒤 대구에서 한의사회 학술위원,포항대학교 물리치료과 외래교수를 역임. 현재 포항시 의료급여심의위원과 포항시 한의사회 이사로 활동. 포항 한국한의원 원쟁으로 재직중. - (표지에서 발췌)

 

본문을 읽기 전에도 가볍게 보았던  내용이지만 책을 다 읽은 후  저자의 약력을 다시 살펴보았다. 매일신문은 구독하지 않지만 조선일보에도 그와 비슷한 동네의사 진료일기가 연재된다. 진료 중에 있었던 간단한 에피소드로 이루어졌는데 나는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짧막한 그 글들이 너무 좋아 꼭 챙겨보는 일이기도 하다. 그런데 <일도쾌차>도 동네의사 진료일기와 같았다.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것도 그렇고, 가끔씩 포복절도할만한 내용의 진료일기를 훔쳐보는 맛이 기가막힌다. 거기에 더불어 한의학에 대한 내용까지 얻을 수 있으니 읽는 재미와 새로이 알아가는 한의학 상식까지 덤으로 얻었다.

 

한의원을 생각하면 침과 한약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그리고 중풍은 양의학 보다 한의학으로 치료하는게 효과가 있다는 말도 어디선가 들어봤다. 실제로 어머니 병환으로 서울 경희의료원에 입원했을 때,  한방의학과에 가면 중풍 환자들이 많았고 병원 생활의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여러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눠보았기에 어느정도 수긍을 했던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중풍 이외에 가벼운 감기는 어떨까? 한의원에서 감기도 치료한다는 사실을 <일도쾌차>를 통해 처음 알았다. 물리치료를 받거나, 침을 맞거나, 한약을 지으러 가는 한의원이 아닌 우리동네 가정의학과 같은 역할을 한다는 것. 참 신선한 내용이었고 다음에 감기가 찾아오면 일반 병원 말고 한의원에 가서 처방받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저자 김중규 한의사는 최고의 명의까지는 아니더라도 환자에게 소홀한 의사는 되지 말자며 오늘도 책을 본단다. 처방전을 발행할 때도 책을 참고하여 심사숙고를 한다는 그. 20년을 한 길에 매진하다보니 환자가 증세를 말하기도 전에 먼저 보이는 것들이 있는데 그럴수록 그는 자랑하기 보다 익숙함에서 비롯될 수 있는 그릇된 시각을 두려워한다는 사람... 병인을 찾는 탐정의 마음으로 진료에 임하는 사람...한번쯤은 보고 싶고, 진료를 받고 싶은데 이 사람은 가까운 동네 한의원에 가보란다. 한의사와 인간적인 친분을 맺고 , 신뢰하는게 좋은 한의사를 찾는 길이란다. 정말일까 싶은 의구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왜냐, 비싼 보약 짓기를 은근히 종용한다거나 잘못된 오진으로 치료 시기를 놓칠 뻔했기에  어떨 때 병원을 찾고,어떨 때 한의원을 찾아야 할지 아직도 갈피를 잡지 못하겠다...그래서 병이 생긴 부위를 직접 치료하는 병원을 자주 찾았는데 마음은 언제나 그렇지 못했다. 아픈 부위만을 치료할게 아니라 병의 원인을 찾고 근본적인 치료를 해야하며 우리 몸의 자연치유력을 높이는데 더 큰 의미를 두어야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기도 하다.

 

 나이가 들면 나타나는 증상 중 관절염, 오십견에 대한 내용을 자세히 보았고, 불면증과 두통에 대해서도 자세히 봐두었다. 신경 쓰는 일이 있을때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나의 고질적인 편두통을 없앨 수 있었으면 좋겠고, 불면증으로 고통 받는 친인척에게도 알려주어야겠다. 그리고 약국에 가면 흔히 구입할 수 있는 쌍화탕의 진실과 올바른 복용 방법을 알았으며 , 비상 상비약으로 구비해둔 우황청심환에 대해서도 잘 알게되었고 아토피를 비롯해 노인 질환,임신과 식적 등 일상생활에서 알아두면 좋을 내용이 <일도쾌차> 안에  가득하다. 저자인 김중규 한의사가 20년간 써왔던 재미있고 감동적인 진료일기와 간단한 한의학 상식이 골고루 배치되어있으니 곁에 두고 찾아읽어보면 건강한 삶을 위해 좋을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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