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치콕과 사이코
스티븐 레벨로 지음, 이영아 옮김 / 북폴리오 / 2012년 11월
절판


<히치콕과 사이코>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 영화를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교과서 같은 책이라 불리우는 <히치콕과 사이코>가 북폴리오에서 출간되었다. 알프레드 히치콕...'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름인데' 라고 중얼거리며 책을 읽다말고 곰곰히 생각해봤다. 지금은 시들해졌지만 우리 아이가 한때는 영화 감독의 꿈을 안고 중요한 시험을 앞둔 시점에서도 아이와 함께 영화를 볼 정도로 존중했었는데 지금은 영화에서 살짝 비켜난 꿈을 꾸고 있는 중이다. 그 때 ,아이에게서 히치콕을 들어봤던가? 아니면 넘쳐나는 정보의 세상에 살고있다는 이유 하나로 들려왔던 이름일까? 영화를 본적이 있었는지도 모르겠고,,, 어떤 이유건 간에 알프레드 히치콕이라는 이름과 <사이코>를 알고는 있었다.


책 한권으로 시작된 히치콕 알아가기는 <히치콕과 사이코>를 완독 후 더 알아보고 싶어서 여기저기 정보를 찾아 헤메었고 꽤 많은 양의 히치콕 과 사이코 관련 글을 찾아 읽어봤다. 내가 읽었던 책 내용과 때때로 비교도 해보고, 새로이 알게된 내용도 있었기에 책 한권에서 비롯된 알프레드 히치콕과 영화 <사이코>를 더 자세히 알게된 계기가 되어주었다. 올해는 히치콕 탄생 113주년을 맞았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사이코의 주 무대가 되었던 촬영장(사진출처:두산백과)



서스팬스의 거장이라 불리우는 알프레드 히치콕은 영화 <사이코>의 모티브로 1957년 11월 말. 위스콘신주의 궁핍하고 척박한 농촌에서 에드긴 이라는 사람의 끔찍한 범행이 신문 한 귀퉁이에 실렸고 , 위스콘신주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살고 있던 로버트 블록은 신문기사를 읽음과 동시에 자신과 인간의 내면에 숨겨진 추악한 면모를 발견하게 되면서 희대의 살인마가 저지른 범행이 발각된 지 2년여를 앞둔 1959년 여름에 <사이코>가 완성되었다, 이러저러한 경로를 통해 로버트 블록의 소설은 히치콕 감독에게 전달되었고, 영화로 만들어지기 일보 직전까지 왔지만 ,많은 사람들이 영화로 적합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히치콕 감독은 로버트의 소설에서 무엇을 보았음인지 영화를 만들기로 결심했지만 패러마운트는 제작비 지원을 할 수 없다는 통보를 한다. 괜찮은 걸작을 예감했기에 호화로운 캐스팅을 염두해 두었던 <사이코>는 결국 히치콕의 사비로 저렴하게 만들어졌으며 , 영화 관련자들 모두 아니라고 외쳤던 작품이 최고의 흥행을 연일 기록하게 되었다.


히치콕 감독의 많은 작품들 가운데 <이창> 1954,<현기증>1958,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1959, <사이코>1960 ,<새>1963 는 이후의 영화에 그림자를 드리웠으며, <사이코>의 샤워 장면은 이후의 서스팬스 영화의 공포에 효시 역할을 했다고 한다. 그 후 반세기를 지나, 2013년에는 <사이코>를 리메이크한 영화 <알프레드 히치콕과 메이킹 오브 사이코>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양들의 침묵>에서 한니발 렉터로 열연했던 배우 앤소니 홉킨스가 히치콕 감독 역, 헬렌 미렌이 히치콕의 아내로 , 스칼렛 요한슨은 마리온, 제임스 다시 는 노먼 베이츠 역할을 맡았다.

<히치콕과 사이코>는 히치콕 감독이 <사이코>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아주 세세하게 담고 있는 스티븐 레벨로의 논픽션이이며,히치콕의 손에서 <사이코>라는 영화가 만들어지기 까지의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책을 읽다보면 영화 한편이 만들어지기 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들어갔으며 조율하는 과정, 에피소드가 현장감 있게 그려지는데 영화를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지침서가 될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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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것만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 장자(莊子)를 만나는 기쁨
김태관 지음 / 홍익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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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를 만나는 기쁨: 보이는 것만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장자의 이름은 주이고, 송나라 몽읍 출신이다. 일찍이 몽의 칠원이라는 곳에서 관리 노릇을 했는데, 박학하여 모든 서적에 막히는 것이 없었다고 한다. 양나라 혜왕과 제나라 선왕과 같은 시대에 살았다고 하니 맹자와도 동시대 인물임을 알 수 있다. -8p-

 

고대 중국의 사상가로 잘 알려진 공자의 가르침을 담고 있는 <논어>는 여러 권 읽어봤는데 장자에 관한 책은 많이 접하지 못했다. 오래전에 고전에 관심이 생겨서 찾아 읽었던 <논어>를 비롯해<장자, 도를 말하다>는 장자에 관한 책 중, 첫 번째 이자 마지막으로 읽어본 책인데 인도의 철학자 오쇼 라즈니쉬가 장자의 우화 열 한편을 골라 강의한 내용을 완역한 책으로 예하출판사에서 출간되었으며 1부 와 2부로 나뉘어졌다. 세월이 많이 흘러 1권은 사라졌고 2권만 오랜세월 나와 함께한 책으로 애장서를 모아둔 책장 한 켠에 잠자고있던 책을 꺼내와 , 2012년 홍익출판사에서 출간된 <보이는 것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와 더불어 교차하며 읽어봤다.

 

 

 

두 권의 내용은 비슷하다. 예하에서 출간된 책은 장자의 우언 중, 열 한편이 실려있고 ,장자의 우언과  다양한 에피소드를 곁들여 친근하게 강의했던 내용을 담고 있는 반면, 홍익에서 출간된 <보이는 것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는 장자의 가르침을 조금 더 많이 , 깊이 있게 파고들었다는 점이 다르다면 다른 점이다. 예하의 책이 장자의 말씀을 독자에게 전할 때, 유대교의 율법학자인 랍비의 일화 와  일상의 다양한 에피소드를 인용해 라즈니쉬의 강연으로 채워졌다면, 홍익의 책은 고전과 역사, 사실과 우화, 고대와 현대를 넘나들며 적절한 이야기를 곁들여 장자를 읽어갈 수 있게끔 깊이를 더 주었다는 점이 약간 다르다. 

 

 

장자를 알려면 우선 중국 전국시대를 살았다던 노자를 알아야 할듯하다. 장자는 노자의 학문에 그 뿌리를 두고 있으며 사마천의 <사기>에 의하면 노자는 초나라 고현 사람으로 성은 이(李) 이름은 이(耳) 이며 자는 담(聃)이다. 

 

-<노자도덕경>이라고 불리우는 <노자>는 제자백가가 상당히 발전한 무렵부터 한대까지의 도가 사상의 소산이다. <노자>의 중심 사상은 인의 등 도덕이나 지혜에 의하여 인위적으로 인민을 지배하려고 하는 유가에 대하여 도덕.지혜를 버리고 지배의욕을 버리고 무위자연에 의하여 지배하려고 하는 정치사상과 동일하게 무위무욕으로 남에게 겸양하는 것에 의하여 성공.보신하려고 하는 처세술이다. 이들에 대한 근거로서,현상의 배후에 불가지의 실재인 도(道)로 부터 나오고 도에 의해 생성.사멸의 운동을 한다고 하는 객관적 관념론을 전개하였다. - 네이버 백과에서 발췌-

 

 

인생은 길이가 아니라 의미로 재는 것이라고 장자는 말한다.의미로 재면 하루가 평생을 좌우할 수도 있고, 평생이 하루만도 못할 수도 있다고. 또한 삶은 불확실한 것이라고 말한다. 확실한 것은 요구하지 말라고,죽음만이 확실할 수 있을 뿐 살아 있다는 것은 곧 불확실하다는 뜻이라고. 당연하다 생각하여 지나칠 수 있지만 '하루를 천 일 처럼 살 것인가 천 일을 하루 처럼 흘려버릴 것인가 ' 우리의 척도가 우리의 인생을 결정한다는데 공감이 간다.

 

질그룻을 걸고 활쏘기 내기를 한다면, 질그릇은 흔한 물건이기 때문에 잘 맞힐 수 있다. 하지만 허리띠 고리를 걸고 내기를 하면, 귀한 것이기 때문에 맞히지 못할까 봐 마음이 켕긴다. 더구나 황금을 내기에 걸면, 눈이 침침해지고 손이 덜덜 떨린다. 활쏘기 기술은 똑같지만, 내기에 걸린 물건에 마음이 쏠렸기 때문이다. 밖의 물건에 마음이 기울면, 그 사람의 속은 졸렬해지게 마련이다 .

- <장자> 달생편-  <보이는 것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130p -

 

이천 오백년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장자의 삶을 ,생각을 엿본다. 소설 처럼 재미있고 빠르게 읽을수는 없지만 욕심과 욕망, 권력, 높은자리, 허세와 굶주림,상승과 하락, 모든 것을 알아버린 현대인들에게 장자의 가르침 한줄 한줄은 의미하는 바가 남다를수도 있으리라. 세상의 모든 희노애락에 달관한것 처럼 보이는 장자의 가르침은 굳이 어렵게 도(道)를 깨닫거나 따르기를 바라는 것은 아닐것이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인생에서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 것이며 고뇌는 어디에서 기인한 것인지를 짧막한 우언으로 남겨 후세까지 전해지고 있으니 우리는 고전을 통해 배우고 익힐 뿐이다.

 

끝으로 장자의 우언을 기록한 <장자>는 원래 52편이며 곽상이라는 사람이 정리한 33편만 전해지고 있으며 내편7편,외편15편,잡편 11편으로 구성되었다고 한다. 그 중 <보이는 것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는 존재론으로서의 도, 실천으로서의 무위,가치관으로서의 지락으로 크게 3부로 나뉘어져있으며 각 부에 알맞은 장자의 우언을 좀 더 쉽게 독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우화,이야기,역사,사실 등 수많은 이야기거리가 장자의 말씀을 뒷받침하기에 편안하게 읽어볼 수 있겠다.

 

-쓸모없음의 쓸모: 전체를 못 보기에 편견이 생기고, 미세한 것을 모르기에 오해가 생기는 법이다. 쓸모가 없다는 생각은 전체를 다 보지 못하는 인간의 단편적인 시각에 불과하다. 나무는 한철의 푸르름만으로 빛깔을 논할 수 없다. 한 그루의 나무에는 봄날의 생동도 있고, 가을의 조락도 있으며,겨울의 침잠도 있다. 무엇이 쓸모없다고 말하는 것은 아직 쓸모를 알지 못한다는 말과도 같다. 그것은 쓸모를 헤아리는 안목을 갖추지 못했다는 자백이기도 하다.- 18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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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것도 아닌 인생이
마광수 지음 / 책읽는귀족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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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것도 아닌 인생이>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 즐거운 사라> 로 잘 알려진 마광수 교수는 예전 부터 사회적 이슈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책을 한 권도 읽어본적 없다. <즐거운 사라>는 도대체 어떤 내용이기에 간행물윤리위원회의 제재를 받아 금서 목록에 까지 올라왔으며 , 어떻게 외설스럽기에 검찰에 의해 구치소에 수감까지 될 수 있었을까 뒤늦은 호기심이 생겨버렸다. 그러나 호기심은 극히 미약한 정도로 그쳤고 이제와서 다른 작품을 애써 찾아 읽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는다는 것이 <별것도 아닌 인생이>를 읽은 후 생긴 문제라면 문제라고 할 수 있다. 2012년 11월에 출간된 그의 새로운 작품이라 생각되었던 이 책 <별것도 아닌 인생이>는 같은 제목으로 1999년 11월 부터 2000년 9월까지 문화일보에 연재된 내용을 해냄 출판사에서 2005년에 <로라> 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는데 <별것도 아닌 인생이>라는 원래 제목으로 재출간 했다고 한다.

 

나와 맞지 않는 책 한권을 두고 몇일동안 끙끙거리며 앓듯이 읽기를 마쳤는데 작가 약력을 보니 참 다채로운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 마광수라는 사람을 알지도 못하고 그의 작품을 한 권도 읽어본적 없는 내게, 독특한 제목으로 출간된 이전 작품들이 먼저 들어왔다. 위에서 밝혔듯 외설스럽다는 이유로 수감까지 되었던 <즐거운 사라> 이외에도 <가자,장미여관으로>,<패티시 오르가즘>,< 성애론>,< 빨가벗고 몸 하나로 뭉치자>,< 나는 헤픈 여자가 좋다>,< 모든 사랑에 불륜은 없다>,< 발랄한 라라>,< 돌아온 사라>,< 나는 찢어진 것을 보면 흥분한다>등 약력에서 본 독특한 제목을 살펴봤다. 원초적인 사랑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사람인가 , 인간의 내면에 내재된 본능에 충실한 사람인가 하는 면에서 인간적으로 약간은 그가 궁금하기도 하다. <마광수의 뇌 구조>라는 책도 있다는데 이 책은 한번 읽어보고 싶어진다.

 

이 책은 사실 별 내용이 없다. 별것도 아닌 인생을 별것 처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삶의 근원적인 물음을 제시했다고는 하지만 그 이면을 파악하고 독서를 진행시키기에는 큰 무리가 있지 않나 싶다. 묘한 매력을 지닌 로라와 그녀의 억만장자 남편. 삶의 권태로움에 허우적대며 주변 인물들과 관계를 만들어나가는 로라. 그녀의 주변을 서성이는 여러 명의  인물들. 로라를 비롯한 여러 인물들이 합쳐 우리네 평범한 삶을 대변하기에는 특별했고, 소설 속에서 타인의 삶을 내 안으로 받아들이기에는 뭔가 이질적인 감정이 솟구쳐 서로 상반된 결과로 나타나 독서의 흐름을 방해하는것 같다는 느낌도 들었다. 각설하고 별것도 아닌 인생이 이렇게 힘들수가 없다는 마무리 시가 소설 한 권의 내용 보다 더 선명하게 기억에 남는다.

 

별것도 아닌 인생이 이렇게 힘들수가 없네/ 별것도 아닌 사랑이 이렇게 어려울 수가 없네/ 별것도 아닌 돈이 이렇게 안 벌릴 수가 없네/ 별것도 아닌 섹스가 이렇게 복잡할 수가 없네/ 별것도 아닌 시가 이렇게 수다스러울 수가 없네/ 별것도 아닌 똥이 이렇게 안 나올 수가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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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지 않고 피어나는 마흔은 없다
김병수 지음 / 프롬북스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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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지 않고 피어나는 마흔은 없다>

서른 아홉에서 마흔을 넘기던 그 시간들이 참 힘들었다. 힘들면서도 내 안에 힘듬을 꼭 꼭 감춰둔 채로 평범함을 가장하며 그렇게 견뎌냈다. 그리고 마흔을 넘어 또 한 해를 지날무렵 문득 창 밖으로 흔들리는 나뭇잎과 가녀린 나뭇가지가 아파보여 한참을 바라보는 시간들이 길어졌고, 또 그렇게 창밖을 바라보며, 흔들리는 나를 추스리며 또 한해를 살아왔다. 그리고 이제 내 나이 마흔 둘. 때론 이런저런 생각도 많았고, 또 때로는 아무것에도 흥미를 느낄 수 없어 진공 상태와도 같은 하루를 살아갈 무렵 죽음도 생각했더랬다. 죽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가까운 미래에 죽음이 내 곁에 찾아온다고 하더라도 하나도 무섭지 않을것만 같은 그런 느낌. 그 느낌은 진행형이면서 치열하게 살아왔던 지난날을 바라보던  내게는 너무나도 생경했다. 생경스럽다 못해 내 생각이라는 자각 조차 하지 못할 정도였으니 그 공허함을 무엇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나만 그런걸까. 나만 이런 생각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 걸까.

 

친구에게 아무렇지도 않은듯 넌지시 말을 꺼내봤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궁금하기도 했고, 이런 생각으로 하루에 또 하루를 보태며 살아가는 내가 너무 이상한 상태인지 궁금했지만 그 친구도 비슷한 느낌으로 하루를 , 삶을 살아내고 있었다는 것을 확인했을 뿐 해답은 찾지 못했다. 공허라고 하기에는 뭔가 부족한것 같고, 삶의 권태라고 하기에는 넘쳐나고, 이도 저도 아닌 상태가 나를 힘겹게 만든다. 무엇을 해도 즐겁지 않고, 무엇을 새로이 시작하고 싶지도 않은 상태. 이것을 무엇이라 명명할 수 있을까... 저자가 풀어놓은 한 권의 책 속에서 답을 얻길 바랬지만 시원한 답은 얻지 못한듯하다. 그저 흔들리는 마흔의 다리를 건너고 있는 다른 사람들을 지켜봤을 뿐..

 

그래도 흔들리는 마흔을 살아내고 있는 내게 위로가 되는 글이 많아 감사했다. 내 공허를 채워줄 만큼은 아니지만 곳곳에 흩어져 달래듯 안아주는 글귀들이 나를 감싸는 것을 느껴가며 그렇게 한 권의 책을 읽었다. 저자는 흔들리는 마흔을 살아내고 있는 이 땅의 수 많은 중년들에게  '왜 살아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답을 준비하란다.

 

-'권태롭다,허무하다,공허하다'로 표현되기도 하고 '가슴이 뚫린 것 같다,삶이 흑백이 된 것 같다, 뭘 해도 흥이 나지 않는다;로 표현되기도 한다. 때로는 "인생이 고작 이게 다인가? 이렇게 살려고 힘들게 살았나?"며 허탈해하기도 한다. 이것을 실존적 공허라고 한다. 인간은 안락하고 평화로우며 긴장이 하나 없는 상태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무엇인가를 위해 노력하고 분투할 만한 것을 언제나 필요로 하는 존재이다. -45p-

 

똑같지는 않지만 비슷한 경우를 봤다. 목적이 있었던 20,30대에는 치열하게 그 목적을 향해 달려갔고 어느정도 목표를 눈앞에 둔 시점에 공허함을 느끼는 그런 상태. 나도 그런걸까.. 목표를 아직 다 이루지 못했는데 벌써 실존적 공허가 찾아온걸까. 그럴수도 있나... 중년은 지금까지 쫓아온 성공이 무엇을 위한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는 시기란다. 왜 살아야 하는가, 무엇을 위해 헌신해야 하는가에 대한 대답을 준비하는 시기. 내가 느끼는 흔들리는 마흔에 대한 해답은 대답을 준비하지 못했기 때문인가 생각해본다.

 

빈둥지 증후군, 우울증,갱년기로 표현되기도하는 중년. 흔들리는 마흔을 살고 있는 많은 사례들을 지켜보며 답을 얻기를 바랬지만 답 보다, 책갈피 처럼 곳곳에 포진되어 있는 그림과 짧막한 글 몇 줄이 내게 위안이 되어주었으며, 이제까지 살아온 날들보다 앞으로의 삶에 무게 중심을 둬야 하는 마흔의 사춘기를 또한번 겪어가고 있는 중인가보다. 사십대,오십대를 지나고 있는 사람들이 읽어보면 좋을듯하다. 삶의 목표를 찾을 수 있다거나 해답을 찾기보다 그저 흔들리지 않고 피어나는 마흔은 없다는 위안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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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은 그낭 아픕니다.

휑하니 구멍이 난 것처럼 가을 한자락 바람에도

가슴이 시려옵니다.

 

돌아보면 소중한 것들을 곁에 두었기에

아프다는 말조차 할 수 없습니다.

 

마흔,

그것은 먹먹한 한숨입니다.

눈물이 뒤섞인 가슴을 들킬까 봐 무서워

감추고 있는 시린 한숨입니다.

 

하지만 흔들리지 않고 피어나는 마흔은 없습니다.

고뇌의 소리를 내지 않고 살아가는

마흔은 없습니다.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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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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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영처럼 대한민국을 바꾼 경제거인 시리즈 1
박시온 지음 / FKI미디어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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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영 처럼>

 FKI미디어에서 대한민국을 바꾼 경제거인 시리즈로 기획된 첫 번째 <정주영 처럼>은 빈곤과 굶주림의 나라에서 선진 산업국 대열에 서도록 하는 데 주역을 담당했던 현대그룹 고 정주영 회장의 일대기라 할 수 있다. 아주 오래전에 정주영 회장의 자서전을 읽어가며 '아~ 이런 분이 있었기에 우리가 지금 이렇게 살고 있는거구나~' 하며 가슴 뜨거운 열정을 느꼈었는데 많은 시간이 지난 후 지금 읽어보아도 그때의 그 느낌이 고스란히 살아난다. 세월이 흘러 그 책은 지금 곁에 없고 내용만 어렴풋이 기억나는데 <정주영 처럼>을 읽다보니 새록새록 옛 추억과 함께 내용의 전반이 생각나 반갑다.

 

요즘 청소년들은 고 정주영 회장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현대 자동차를 비롯해 우리 삶 곳곳에서 보이는 현대라는 회사는 잘 알지만 그 현대를 만들고, 더 나아가 우리나라 산업을 일으킨 장본인이 그분이라는 것을, 그분의 업적을, 그분이 살아왔던 치열했던 삶의 단편들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궁금증이 일어난다. 아직 우리 아이들이 이 책을 읽어보지 못했는데 하교후 돌아오면 질문을 먼저 던져봐야겠다. 그분의 일생을 눈으로 더듬어가다 보면 분명 아이들의 가슴에 작은 불씨 하나 정도는 일으킬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어 괜히 혼자서 흐뭇한 미소를 지어본다.

 

-해방 전후 우리나라가 고난과 질곡의 역사를 떨쳐내고 지난 반세기 동안 세계가 기적이라고 부르는 눈부신 경제 발전을 이룬 과정을 돌이켜볼 때 이 시기에 우리 민족에게 정주영이라는 인물이 있었다는 것은 커다란 행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추천의 글 에서 발췌- 

 

<정주영 처럼>은 고 정주영 회장이 현대그룹이라는 회사를 설립하고 맨땅에 헤딩하듯 온갖 역경을 이겨내며 경제 발전을 이루어낸 기적과 같은 일화들이 즐비하게 나열되어 있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내 어린시절에는 오백원 짜리 지폐가 있었다. 거북선이 그려진 500원 짜리 지폐. 그 오백원의 가치는 지금의 500원 동전과는 다르지만 선박 수주를 할 수 있을만큼은 아니었기에 500원으로 시작된 조선소 건립과 선박 사업은 보는 이로 하여금 짜릿한 전율을 느끼게 만들었다. 조선소 이외에도 포니 자동차, 금강산 개발, 해외 건설 사업, 88올림픽 유치 등 한 사람의 일생에 이토록 많은 일들이 일어날 수 있는지 , 또 그것을 어떻게 성공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었는지 이 책을  읽어보면 느낄 수 있다. 흔한 자기계발서들 처럼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저것은 아니다~라고 손잡아주는 것이 아니라 정주영 회장의  삶이 손에 잡힐듯 역동적으로 그려져 지루할 틈 없이 읽어내려 갈 수 있었다. 초등학생 부터 청소년 까지 두루두루 읽어볼만하고 부모와 함께 읽는다면 금상첨화.  

 

-내게 중요한 것은 가능성이 높은 일을 해서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원하는 일에 도전해서 이루는 것입니다.- 5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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