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통방통 도깨비들의 별별 이야기 잘잘잘 옛이야기 마당 2
이상교 글, 이형진 그림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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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표지 그림을 보고는 윌리엄 스타이그의  작품인 줄 알았다. 표지에 나오는 도깨비 그림이 꼭 윌리엄 스타이그의 <자바자바 정글>에 나오는 괴물이랑 분위기가 비슷하다. 그림 그린 이를 다시 보니 <끝지> <명애와 다래>의 작가 이형진 님이다. 우리 옛 이야기 속에 나오는 도깨비들의 유쾌함, 바보스러움, 해악 등이 다 스며 있어 자꾸 그림을 들여다보게 된다.

내가 우리 아이들을 키우면서 밤늦게까지 잠을 안 자고 있을 때 써 먹은 방법 중 한 가지가 옛날 이야기 책을 읽어주는 것이었다. 옛날 옛날에 하면서 시작되는 책을 읽어주다 보면 아이들은 금방 엄마 곁으로 와서 귀를 쫑긋 세우곤 했다. 특히 도깨비가 등장하는 옛날 이야기를 유난히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이젠 엄마가 읽어주는 책보다 혼자서 읽는 책이 더 많아진 아들 녀석도 이 책을 보자마자 품에 안고는 몇 번을 반복해서 보았다. 자기가 알고 있는 도깨비 이야기도 있다며 더 좋아했다. 우리 옛 이야기에 등장하는 도깨비는 무섭지도 않고 사람들이랑 어울리기도 잘한다. 그래서인지 우리 아들은 도깨비를 친구처럼 생각하는 것 같다.

이 책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도깨비 이야기 여섯 편이 실려 있다. 요즘 책 한 권 값이 만만치 않은데 여섯 권의 책을 읽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어서 더 좋았다. 단점이라면 한 편만 읽어주고 싶은데 아이들은 책이 끝날 때까지 읽어 달라고 조르면 목이 좀 아플 것 같기는 하다. 그래도 구수한 입말로 되어 있어서 읽어주는 맛도 좋다.

한 편의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질문을 하나씩 던져준 것도 이 책의 좋은 점이다. 책을 읽고 엄마가 "이 책 참 재미있지?"라고 물으면 "예." 라고 대답하는 수준을 넘어서는 대화를 나눌 있어서 독서 지도가 저절로 된다. 나는 아들에게 이 질문들을 가지고 독서록을 써 보라고 했다. <어른 어른 빨간 색실>이라는 이야기 끝에는 다음과 같은 질문이 들어 있다.

"사람들은 왜 도깨비 감투를 얻으면 자신만 잘 살려고 하는 걸까? 탐관 오리들을 혼내주든가,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줄 수도 있을 텐데. 여러분은 도깨비 감투를 얻게 되면 무엇을 하고 싶어?"

옛날 이야기를 좋아하는 모든 아이들에게 권하고 싶다. 이야기를 하루 한 자락씩 들려주다 보면 짧은 여름 밤이 너무 아쉬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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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 2008-08-09 2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좋아라 해요..도깨비 이야기요..도깨비들 너무 순수하고 이쁘잖아요..히힛~!

소나무집 2008-08-12 09:49   좋아요 0 | URL
맞아요. 우리나라 도깨비들은 너무 순해서 사랑을 안 해줄 수가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