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이한 현상은 현 정부가 집권하면서부터 주변 사람들의 대화 주제가 정치나 경제로 옮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음악, 영화, 체육 등 다양한 분야의 소재가 일상의 대화 주제로 떠오르고, 그런 일상이 과거에서 현재 그리고 앞으로의 미래로 끊이지 않고 연결될 것이라는 믿음이 대한민국의 국민 누구에게나 있었다. 그러나 현 정부의 집권 초기부터 국민들의 대화는 주로 대통령의 무능과 경제 위기, 북한과의 전쟁 가능성 등 무겁고 암울한 주제로 국한되었다.


직장에서나 여가 시간에 내가 만나는 사람들은 대개 나보다 나이가 어린, 꽤나 젊은 나이의 사람들이고, 증명할 수는 없지만 그들 중 상당수는 지난 대선에서 현재의 대통령에게 표를 준 사람들로 알고 있다. 그럼에도 그들은 현 대통령에 대하여 '역대 가장 무능한 대통령'이라는 평과 함께 '지금 대통령으로 5년을 간다는 것은 자해 행위'라며 공공연히 '탄핵'을 주장하곤 한다. 그러다 보니 만나는 사람들 중 7, 80%는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 뚜렷하다. 이따금 70대 이상의 노인을 만나면 그들 중 상당수가 현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을 뿐 다른 연령대의 국민 대다수가 정부 여당과 대통령에 대해 강한 반감을 표하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을 꼽자면 다양하겠지만 대표적인 것은 지속되고 있는 무역 적자와 그로 인한 고환율, 고물가에 대한 아무런 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북한과의 강한 적대 정책으로 인하여 대내외적인 불안감을 조성하고 한반도에서의 전쟁 가능성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국가의 존망을 흔드는 이와 같은 불안 요인을 뒤로한 채 대통령은 그저 전 정권 탓이나 하고, 정적을 제거하는 데만 열을 올리고 있을 뿐 국가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국민들의 불안 심리를 잠재워 생활 여건을 개선하려는 의지는 눈곱만큼도 찾아보기 어렵다고 많은 사람들이 입을 모은다. 그러다 보니 내년 초에 IMF 경제 위기가 재발할 것이라는 둥 대통령 임기 내에 북한과의 전쟁 가능성이 50%가 넘는다는 둥 그 어느 때보다 불안 심리가 높은 게 현실이다. 게다가 오르는 대출이자와 물가에 비해 임금은 오르지 않고 있으니...


'역대 최악의 대통령'이라고는 하지만 젊은 사람들이 겪어 본 대통령이 몇 명 되지 않으니 기껏해야 박근혜나 이명박보다도 못하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일지도 모른다. 그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인 즉, "무식하면 밑에 사람 말이라도 잘 듣던가 고집만 세니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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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29 17: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1-02 07: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짬을 내 꽃동네에 다녀왔다. 출입구를 지나면 꽃동네의 주요 건물이 보이고 가파른 언덕 하나를 넘으면 나타나는 한적한 산책로와 넓은 잔디밭이 보인다. 나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긴 꽃동네 뒤편의 산책로를 따라 한동안 거닐었다.


완연한 가을! 실개천이 만든 작은 물웅덩이에는 가을 햇살을 받고 한가로이 헤엄치는 작은 물고기들이 보인다. 철학이란 인간이 만든 가장 '철(딱서니) 없는 학문'이라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어느 것 하나 가을답지 않은 게 없는 이 계절에 '과연 산다는 게 뭘까?'와 같은 의미 없는 질문조차 하지 않았다.



주말을 지난 평일 한낮의 꽃동네는 한적하다 못해 적막했다. 이따금 마주치는 몇몇 사람들과 가벼운 목례를 주고받았을 뿐 촘촘하게 내려앉은 가을 풍경에 방해가 될까 입 밖으로 소리 내어 인사조차 건네지 못했다.

사는 게 이처럼 고요하고 평화로울 수만 있다면 사람들에게 종교가 뭔 필요며 싫다는 누군가에게 봉사활동을 종용할 이유도, 그게 어렵다면 후원을 부탁할 이유도 굳이 없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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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어김없이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걸린 야생멧돼지의 폐사체가 우리나라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현재까지 이 병을 예방하기 위한 효과적인 백신이 없어 확산 방지를 위해서는 '차단 방역'이 유일한 해결책이고 보니 폐사체를 발견하여 살균하고 소독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야생멧돼지의 개체수가 증가하고 가을 행락객의 이동이 늘면서 이 또한 만만한 일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따지고 보면 이러한 바이러스의 창궐도 인간의 욕심과 이로 인한 자연 파괴에서 비롯된 것이니 작용이 있으면 반작용 또한 존재하는 자연의 법칙을 새삼 깨닫게 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버콘 S' 소독제의 살균 효과가 탁월하다고 하니 축산 농가의 걱정도 조금은 덜어질 듯하다.


야생멧돼지로 인한 아프리카돼지열병의 확산은 이렇듯 '차단 방역'과 소독 및 살균으로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다지만 인간멧돼지로 인한 피해는 야생멧돼지에 비해 피해 범위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넓을 뿐만 아니라 백신은커녕 소독제나 살균제도 개발된 게 없으니 국민들의 시름이 깊다. 게다가 입만 벌리면 구라를 치는(소위 입벌구) 통에 가뜩이나 심사가 뒤틀린 국민들의 속을 뒤집어 놓기 일쑤이다. 어디 그뿐인가. 본인의 무능을 온 국민이 다 알고 있는데 본인만 모르는 체 당당하기만 하니 속이 터질 수밖에. 타인에게 피해만 주지 않는다면 무능이나 무식이 죄가 될 수는 없겠지만 멧돼지의 습성이 어디 그런가. 한 자리에 진득하니 앉아 '나 죽었소' 하고 조용히 지내는 법이 없으니 삼천리 방방곡곡을 헤집고 들쑤셔서 국민이 감당해야 할 피해는 나날이 늘어나고만 있는 실정이고 보니 나라 밖으로 몰아내야 한다는 주장이 비등하다.


멧돼지는 본디 불을 무서워하는 동물이다. 그런 까닭인지 견디다 견디다 임계치에 이른 국민들이 결국 촛불을 든다고 한다. 그렇다고 꽁꽁 숨어 있는 멧돼지를 붙잡아서 일본이나 미국으로 보낼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국민들의 무서움을, 촛불의 무서움을 알게 되지 않을까. 한 번으로 안 된다면 두 번, 세 번, 아니 열 번 스무 번이라도 계속하면 될 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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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의 숙명은 순간순간 어떤 선택을 강요받는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선택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을 마주해야 하며 좋든 싫든 자신의 선택에 대한 피드백의 무게를 감당해야만 한다. 그러므로 대부분의 정치인에게 있어 자신을 향한 숱한 욕설과 비난은 일상의 풍경처럼 익숙할지도 모른다. 그래서일까 정치인의 평균수명은 종교인 다음으로 높다. MB나 전광훈 목사를 보더라도 '욕먹으면 오래 산다.'는 속설이 틀린 말은 아닌 듯하다.


정치인들의 선택 중 본인이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일정 기간 정치활동을 하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얻게 되는 것이 있다. '권위'와 '존경'이 그것이다. 둘 다 비슷해 보이지만 전혀 다른 성격의 결과물이다. 이를테면 '권위'는 일정한 직책(고위직이겠지만)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물리적인 힘(권력)을 행사함으로써 타인을 공포와 불안에 몰아넣거나 강력한 반감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반면 '존경'은 직책에 부여된 권한이나 권력과는 무관하게 인간 대 인간으로서 가까워지고 본받고 싶은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박정희나 아베의 사례에서 보더라도 정치인은 권위로 인한 반감의 축적이 결정적인 사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치인 스스로가 '권위'를 선택할 수는 있지만 '존경'은 선택할 수 없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다. 권력에 집착하면 할수록 '권위'는 자연스레 획득되지만 '존경'은 직책에서 주어지는 합법적인 권력으로부터 무한히 멀어지거나 그 힘에 대한 유혹을 과감히 떨쳐낼 때 획득되기 때문이다.


최근 자신의 권력을 무기로 정적을 제거하고 정신이상자에 가까운 자들을 특별한 직책에 앉힘으로써 국민들로 하여금 반감과 불안을 동시에 느끼도록 하는 굥의 행태는 '권위'에 탐닉하는 정치인의 전형이라고 하겠다. 문 전 대통령이 총살감이라는 막말을 서슴없이 내뱉는 자가 경사노위 위원장에 임명되지 않나 자위대 창립 기념일 행사에 참여한 정치인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에 임명함으로써 일본을 본받으라는 메시지를 공공연하게 표방하는 것 등은 많은 사람들의 가슴속에 그에 대한 반감을 차곡차곡 쌓는 일이 될 것이다. 위대한 정치인은 그가 속한 조직의 구성원으로부터 무한한 신뢰와 존경을 받는 인물이지 지속적인 권위를 누리는 자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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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어둡다. 아침부터 시작된 비는 빗줄기가 굵어졌다 가늘어졌다를 반복하며 끊이지 않고 내린다. 도로에 늘어선 차량들은 물방울을 튀기며 마치 미끄러지듯 나아간다. 칙칙한 도시의 풍경 속에 LED 광고판만 도드라져 보인다. 특별할 것도 없고, 달라진 것도 없는데 휴일의 풍경 치고는 꽤나 어울린다 싶게 느껴지는 건 순전히 날씨 탓이다. '가을비 한 번에 내복 한 벌'이라더니 환기를 위해 열어 놓은 베란다 창문의 좁은 틈새로 부는 소소리바람이 꽤나 매섭다. 오늘은 제576돌 한글날, 소프트파워 강국으로서의 대한민국 위상에 대해 생각해 본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우리나라는 문화와 예술을 선도하는 소프트파워 강국으로 인정받으며 해외에 거주하는 우리 교민들의 자부심을 한껏 높여주었었다. 그러나 한 명의 지도자를 잘 못 뽑는 바람에 우리나라는 세계 언론의 조롱거리로 전락하고 말았다. 언론을 탄압하고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나의 여동생도 뉴욕에 거주하고 있지만 미국을 비롯한 다른 여러 나라에서 이구동성으로 들려오는 소리는 한국인이라는 게 이렇게 쪽 팔렸던 적은 일찍이 없었다는 하소연이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이 사그라들지도 않았는데 고등학생이 그린 웹툰 한 점에 대해 문체부까지 나서서 만화진흥원에 대해 경고를 하네 어쩌네 하는 마당이니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창피하기 그지없다. 이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이제는 표절이란다. 문체부 사람들이 김 여사의 논문을 읽어보지 못한 까닭에 표절이란 이런 것이다라는 사실을 모르는 듯하다. 오죽하면 원작자로 꼽히는 영국의 만평가 스티브 브라이트가 "해당 고등학생 작품이 절대 표절이 아니고, 오히려 상당한 실력을 갖춘 뛰어난 학생"이라고 극찬했다지 않는가.


한 나라의 문화가 발전하려면 '지원하되 개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현 정부는 온갖 구설로 문화예술인이 올려놓은 국격을 깎아내리는 것으로도 모자라 그들을 억압하고 자신들의 구미에 맞게 길들이려 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이런 한심한 작태를 5년 동안 보아야 한다면 그것은 그야말로 비극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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