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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는 기분은 언제나 약간의 흥분과 기대가 뒤섞이게 마련이지요.  그런 까닭에 저는 새해에는 주로 에세이를 읽곤 합니다.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는 데에는 에세이만 한 게 없다는 생각에서이지요.  그러나 연초에 출간되는 책은 얼마나 많은지요.  책을 고르는 일부터가 여간 어렵지 않습니다.  자칫하다간 책욕심만 키우고 맙니다.  올해도 다르지 않군요.

 

 

 

대한민국의 현대문학사에서 최인호 작가만큼 영욕의 세월을 살았던 분도 드물지 싶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재학 시절에 등단하면서부터 시작된 작품 활동은 2013년 암으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참으로 지난한 세월이었겠지요.  무수히 많은 작품이 영화화되고 인기와 명성을 한 몸에 받았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세인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기도 했습니다.  그가 떠나기 전 나는 <최인호의 인연>을 읽었습니다.  한 작가의 유고집을 읽는다는 것은 가슴 아픈 일입니다.  더구나 새해에 말이지요.  그러나 우리 곁을 떠난 노작가의 삶을 더듬는 것은 살아있는 자의 또 다른 의무가 아닐까요?

 

 

 

 

 

 

소설가의 산문집을 읽는 것은 나의 또 다른 즐거움입니다.  신경숙 작가의 <아름다운 그늘>을 읽었을 때도 그랬고, 공지영 작가의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를 읽을 때도 그랬습니다.  소설가의 산문집은 작가의 민낯과 같습니다.  나는 지금도 소설가의 산문집은 그냥 지나치지 못합니다.  왜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딱히 여행기를 즐겨 읽는 것은 아니지만 이따금 눈에 띄는 여행기가 있습니다.  여행지에서나 있을 법한, 자신의 속내를 가감없이 드러내는 그런 책은 쉽사리 눈을 떼지 못하겠습니다.  치장에 익숙한 수많은 사람들과의 만남에 지친 까닭이겠지요.  사람과 사람의 만남에 목마른 까닭이기도 합니다.

 

 

 

 

 

 

 

 

햇살이 쏟아지는 오후에 까무룩 잠이 들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될 수만 있다면 그렇게 자는 듯 죽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사는 게 뭔지 하는 유행가 가사의 한 소절쯤으로 삶의 가치가 낮아질 대로 낮아진 요즘 진정으로 나를 알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삶이 무엇인지 정답은 없다고 할지라도 그 비밀의 문을 살짝이라도 엿볼 수만 있다면 내게 남은 날들을 힘차게 살 수 있을 듯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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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4-01-06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 설레는 일은 많다. 하성란 에세이도 궁금합니다. 소설가의 에세이는 내공이 느껴져요~~~

꼼쥐 2014-01-08 13:20   좋아요 0 | URL
그렇죠? 그런데 소설가는 소설에 집중하고 독자들로 하여금 애타게 만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하루키처럼 너무 많은 에세이집을 출간하면 무덤덤해지거든요. 신경숙 작가처럼 너무 적어서도 곤란하지만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