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이해하지 않아도 다 껴안을 필요도
달밑 지음 / 부크럼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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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 독자의 공감을 이끌어 낸 오랫동안 기다려 온 작가달밑 에세이가 출간되었다. 책을 읽으면 어쩜 다 내 이야기 같네 싶을 정도로 공감 되고 따뜻한 글들이 많다. 사람 때문에 아플 때 스스로 좋은 사람이 아니라고 자책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는 글처럼 연애, 사랑, 우정에 대한 글을 담았다.

 

포기하고 손 놓았다면 돌아설 만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니 자신을 의심하지 말자고 한다. 나를 많이 사랑해 준다는 이유로 연애를 시작했는데 먼저 손을 놓는 일이 많았다면 내가 더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야 한다. 매번 상대가 알아서 눈치채 주기를 바라고 속내를 얘기하지 않다가 그대로 멀어진 경험이 있다면, 마음이란 건 밖으로 드러내야 상대에게 닿는 것임을 깨달을 것이다.

 

저자는 과거 서운함이 많았던 해결책을 고민하다가 남을 바꾸는 것보다 내가 변하는게 쉬울 뿐 아니라 이해가 좁으면 아무리 무례한 관계에서 굽히고 들어가는 게 아니라 더 성숙한 마음으로 사람을 대하게 된다고 한다. 이것을 마음 확장 공사라고 부른다. 타인에게 인정받고 기억되고 싶은 모습이 있다면 먼저 자신에게 그렇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스스로 자신이 있다면 행여 그와 반대로 평가하는 의견을 마주하더라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부탁이 어려운 것은 내 일을 내가 여기는 만큼의 무게로 대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사실때문이다. 내게는 촉박한 일이 그간 바빠서 잊었다며 사과만 덩그라니 한다면 그런 마음이 깊어진다. 섬세하고 엄격한 사람은 자기 일을 타인에게 부탁하지 말고 스스로 하는 게 더 적합하다.정리하지 못해 늘어나는 짐의 부피처럼 연애도 마찬가지로 적절하게 정리해야 하는 시기가 있는데 놓치면 불행이 행복을 압도한다. 한번 등을 돌린 사람은 차갑기만 하고 자신을 좋아하는 마음을 이용하여 여지를 주면서 정을 흘린다면 미련을 버리기가 어렵다.

 

저자가 처음 죽음을 생각해 본 건 사랑이 끝났을 때다. 그것도 많이 다투며 상대방이 던진 나를 깎아내리던 말들도 한몫을 했다. 그 사람이 주던 애정은 사라지고 비난의 말만 가슴에 남다 보니 스스로 쓸모없는 존재 같았다. 한 사람과 나란히, 오래 걷기 위해서는 마냥 내 보폭만 고집할 수는 없고 상대방을 위해서 오래 멈추거나 때로는 허겁지겁 뛰기도 해야 할 것이다. 과거 연애를 거울삼아 다가올 연인에게 좋은 동행이 될까 고민하는 마음이 깃들어 있다.

 

마음이 나아질 수 있었던 건 생각하던 사랑이 나를 이루는 전부가 아니라 하나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였다. 떠난 사람은 알아서 잘 산다. 나와 함께 있는 것보다 더 잘 살고 싶어서 안녕을 고했을 테니까 남은 사람도 잘 살아야 한다. 이렇게 마음을 정리하며 살면 되지 않을까.살다 보면 누군가에게 어려운 얘기를 꺼내는 것도, 그 이야기를 불편하지 않게 들어 주는 사람을 찾기가 어렵다. 속마음을 꺼낼 만큼 믿을 수 있다면 상대는 이미 따뜻한 존재이다. 아마도 보석 같은 사람.


 



사람의 마음을 얻으려면 기다림과 인내, 그리고 현실을 직시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그걸 모르고 혼자만 앞서 나가고 헛되이 마음을 쓴다면 의미 없는 서운함만 늘어날 것입니다.p147

 

저자는 어머니를 홀로 나는 새라고 표현했다. 엄마 삶에는 엄마가 없고 가족과 일밖에 모르는 인생이라고 했다. 어떤 영상을 보게 되었는데 사람들이 자기 자식에 대한 건 잘 알면서 부모님 취향은 답하지 못하더라는..요즘 삶이란 빠르게 돌아가고 바쁘게 살다보니 부모 자식이라도 서로의 취향을 모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가끔 울 딸이 엄마 먹고 싶은 것을 정해보라고 해도 매번 아무거나 말하는 것 같다. 이쯤에 내 취향이 뭘까 생각해나야겠다.

 

사랑하는 도중 이별에 처했을 때는 내가 아픈 게 먼저라 상대방이 어떻게든 미웠지만, 마무리를 하고 갔던 사람은 뒤늦게라도 고마웠다. 시작할 때의 열정과 용기처럼 마무리도 잘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지난 인연은 마지막 모습으로 강하게 기억 남을테니. 이별하는데 다른 이유를 붙이지 말자. 상대는 그 이유에도 의미를 부여하며 미련을 가지니까. 이 책은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자 마음을 혹사하지 말고 불편한 인연에 애쓰지 말자고 한다. 아주 오랜만에 감성적인 글에 푹 빠져 보는 시간이 되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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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아재 이야기 - 살면서 한 번쯤은 겪었을지 모를 평범하고도 특별한 이야기
김민석 지음 / 지식과감성#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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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살면서 한 번쯤은 겪었을지 모를 평범하고도 특별한 이야기라고 소개한다. <부산 아재 이야기>는 감동을 준 책 한 권으로부터 시작되었다. 한 권 한 권 읽어 내려가다 책에 대한 짧은 독후감을 남기다 어느 날부터 책을 읽고 떠오르는 자신의 이야기를 남기기 시작했다.

 

[우동 한 그릇]을 읽고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린다. 아빠와 다툼이 있던 날은 자식들의 손을 잡고 수제비 가게로 데려가서 늘 수제비 한 그릇만 주문하셨고 주인은 매번 두 그릇으로 나누어 주셨다. 엄마는 배부르다며 드시지 않았지만 남매는 수제비 두 그릇을 배불리 먹었다. 그 시절 강인한 어머니가 보고 싶고 늘 그립다고 하였다.

 

어릴 적 막연히 배우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노력도 하지 않고 꿨던 풋꿈이지만, 비슷한 경험이라도 해보자 하고 보조 출연 일을 알아보게 된다. 공연 스태프 아르바이트, 수행 기사 당일치기 아르바이트를 했다25년 전 어떤 배우와 동창이다. 그러나 딱히 친분은 없었고 기억나는 일은 팔씨름을 도전했다는 정도였다.

 

저자는 시리즈 독후감 번호를 매겨놓은 것을 보니 기욤 뮈소 소설을 좋아하는 것 같다. 조막돌 이야기는 저자 이야기인지 다른 친구 이야기인지 헷갈렸지만 수필 쓰는 남자는 가상의 인물이고 조말돌은 나이고 태균은 나의 친구라고 적으니 이해가 간다. 한 줄로 말하면 저자의 이야기다. 독후감을 적으면서 짧지만 소설도 적었고 어른 동화도 쓰곤 하였던가보다.

 

영화 [장산범]을 이야기 하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사라진 아이 모영광이 떠올랐다고 한다. 나도 오랜 시간 아이 찾는 문구를 봤고 마음이 아픈 사건이다. 고등학교 친구들과 10여 년을 넘게 연락을 끊고 지냈었다. 학교를 자주 나가지 않았고 시험도 잘 치르지 않아 내신 등급이 엉망이었고 그 점수로는 갈 만한 대학은 없었고 추가 합격자로 연락이 와도 입학금을 낼 돈이 없었다. 가난은 자격지심의 원천이 되어 술에 취한 동창 누군가 자존심 건드리는 말 한마디에 휴대전화를 없애 버리고 10년이 흘렀다.

 

영화 보조 출연을 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고, 장사를 한 경험도 있고 가게를 차려 사장님이 되기도 하였다. 처음에 여러 직업군을 경험해 보자는 생각들도 있었지만 경험은 시간과 비례하는 내공도 남긴 하지만 사실 부질없다고 했다. 경험일 뿐 경력은 되지는 못하기에 이런 경험들은 한 분야에 오래 일한 이들 앞에 그들이 받는 임금 앞에 씁쓸한 후회만 남을 뿐이라고 했다. 국토 해양 대장정을 통해 강연을 들었던 히말라야 등정에 올랐던 산악인의 실족사는 마음이 아팠다. 저자의 고향이 부산이어서 아는 지명이 많이 나와 무척 반가웠다. 이 책은 저자가 그동안 읽은 책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써 내려간 부산 아재의 구수함이 배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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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로마를 만들었고, 로마는 역사가 되었다 - 카이사르에서 콘스탄티누스까지, 제국의 운명을 바꾼 리더들 서가명강 시리즈 20
김덕수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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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 8세기 중엽에 이탈리아 중서부, 라티움 지방의 작은 일곱 개의 언덕 마을에서 시작된 로마는 500여 년 뒤에 이탈리아 반도를 통일하고 이후 동서 지중해 지역과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를 정복하는 대제국을 이루었다.

 

카이사르는 내전의 최후 승자가 된 뒤 종신독재관이 되어 개혁을 추친하다 원로원 공화정파에 의해 모살 당한다. 카이사르는 세 번 결혼하였고 첫 번째 아내 코르넬리아 사이에 율리아를 낳았다. 율리아는 후에 삼두정치를 결성할 때 폼페이우스와 정략결혼을 함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여러 명의 애인들이 있었는데 클레오파트라 여왕과는 아들을 낳았고 세르빌리아 아들인 브루투스를 친자식처럼 보호했지만 브루투스의 손에 의해 생을 마감한다.

 


카르타고와의 전투에서 코끼리를 죽이고 승리한 기념으로 카이사르라는 문장을 사용하기 시작했고, 곧 가문의 이름이 되었다. 카이사르가 발행한 은화에는 코끼리(카이사르)가 정적()을 밟고 있는 모습을 새겨 넣음으로써 자신의 가문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낸다. 카이사르는 제도의 개혁뿐 아니라 대대적인 공공건축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카이사르 광장을 효시로 이후 많은 황제들이 자신의 이름을 붙인 광장을 만들었다. 폼페이우스, 크라수스와 함께 1차 삼두정치를 결성했다. ‘삼두정치라고 하면 멋있는 말 같지만 엄밀히 말해 패권을 다투는 세 사람이 필요에 의해 맺은 사적인 담합이라고 할 수 있다.

 

카이사르 유언장에 따라 둘째 누나의 외손자인 옥타비아누스는 카이사르 후계자로 등극하게 된다. 로마의 평화가 가능케한 황제이기도 하다. 파르티아 전쟁은 누군가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로마 역사의 중요한 과업이었다. 아우구스투스는 전쟁이 아닌 평화 외교로 군기를 돌려받음으로써 나라의 자존심을 세웠다. 안토니우스, 레피두스와 손을 잡았다. 카이사르를 죽인 자들에 대한 복수라는 공동의 목표 아래 이른바 2차 삼두정치가 등장하였다. ‘빵과 서커스는 로마 정치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말인데 빵은 식량, 서커스는 그들이 즐기던 대중오락을 뜻한다. 시민들이 국가를 생각하기보다는 황제가 제공하는 빵과 서커스에 길들여져 희희낙락하며 살아가고 있다고 비판하였다.

 


디오클레이타누스는 위기에 처한 로마제국을 구해내고 로마의 새로운 시대를 연 황제다. 그의 출신은 한마디로 개천에서 용이 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근위기병대장 시절 병사들로부터 추앙받으며 많은 인기를 누렸던 그는 병사들의 전폭적인 지지로 황제 자리에 오르게 되었다. ‘내가 너희들의 주인이다라는 의미로 도미누스라는 칭호를 사용하며 전제정(도미나투스, 도미누스의 체제)을 창시했다. 디오클레티아누스에 대해 부정적 평가하는 결정적인 문제는 그리스도교 탄압이었다. 자신을 유피테르의 대리자라고 주장하며 자신에게 신성성을 부여해 황제로서의 권위를 극대화하고자 했다.

 

어떤 역사가는 콘스탄티누스를 만사를 바꾸고 뒤집어 놓은 사람이라고 평가한다. 전통 종교를 무시하고 그리스도교화를 정책으로 삼았다는 부정적인 해석이지만 콘스탄티누스는 로마제국을 하나로 통일시켰고, 밀라노 칙령과 니케아 공의회를 통해 그리스도교를 로마의 종교로 공인했으며, 새로운 수도 콘스탄티노폴리스를 건설했다.

 


락탄티우스는 [박해자들의 죽음들]에서 밀비우스 전투를 앞둔 전날 밤 콘스탄티누스가 꿈에 스타우로그램 문양을 방패에 새기라는 음성을 들었다고 전한다. 실제로 병사들의 방패에 그 문양을 새기게 했다. 콘스탄티누스는 동서로 나뉘어 있던 로마제국을 통일시킨 황제가 되었다. 하지만 로마에 정착하고 싶지는 않았다. 새로운 도시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새 술은 새 부대에라는 말이 있듯이 콘스탄티누스는 자신이 정착해 만들어갈 새로운 수도를 물색했다.

 

책은 위기 상황 속 대제국 로마를 건설한 4인의 리더 이야기를 담고 있어 대선을 앞둔 현 시기에 읽기 좋다. 로마의 역사를 통해 현재 우리 사회의 모습을 비춰볼 수 있을 것이다. 로마 황제는 주사위는 던져졌다.’ ‘브루투스, 너마저!’ 유명한 명언을 남기기도 하였다. 로마인은 어떻게 세계를 지배할 수 있었는지를 카이사르, 아우구스투스, 디오클레티아누스, 콘스탄티누스, 네 명의 리더를 통해 1200년간의 로마사를 알아갈 수 있고 역사, 리더십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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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일간의 썸머 특서 청소년문학 24
유니게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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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50일간 인공지능 로봇이 친구가 되어준다는 이야기다. 나를 즐겁게 해주는 완벽한 친구가 나타난다면 어떨까?라는 우정과 사랑에 대한 발칙하고 도발적인 상상력에서 태어났다. 인공지능 친구 썸머와 세 아이의 이야기를 담았다.

 

[50일간의 썸머]에서 지유의 친구인 민서와 현우는 한 달에 한 번꼴로 싸운다. 지유가 열일곱 살이 되도록 모태 솔로인 것은 민서의 요란한 연애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사촌 오빠가 제안을 했다. 인공지능 남자 친구를 소개 시켜주는데 시범적으로 50일만 해보라고 하였다. 마음에 안들었지만 한편은 호기심이 일기도 했다. 썸머와 채팅을 하고 나니 발걸음이 가볍다. 누군가에게 소중히 여겨질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사랑스러워진 이 기분은 남자 친구를 사귀는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아침에 감미로운 음악으로 지유를 깨워주었고 전 세계 가수와 연주자들의 곡을 추천해주기도 하고 시험공부도 하고 성적도 올랐다. 지유가 좋아할 만한 책이나 웹툰을 추천해주며 50일 동안의 연애가 시작되었다. 하지만 썸머와의 관계가 너무 완벽해서 오히려 가짜처럼 느껴진다. 50일째 되는 날, 우린 VR을 통해 만날 수 있다. 썸머가 지유를 다른 차원의 세계로 초대하는 것이다. 사촌 오빠는 서비스를 더 이용하기로 했냐며 연락을 해왔다. 자신의 마음을 가장 잘 아는 소울메이트가 생겼다고 생각했다. 실상은 달랐다. 썸머가 없는 48시간 동안 지유는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았다.

 

[썸머 베케이션]은 원일고로 편입한 채원은 김시후라는 친구의 친절함이 좋았다. 그런 시후에게 여자 친구가 있다는 사실을 채원만 모르고 있었다. 채원이 눈치를 채자 거리를 두기 시작했고, 지호는 안타까운 시선으로 지켜보기만 한다. 인간관계에 상처를 받고 정신과 상담을 받게 되었다. 선생님은 인공 지능 친구가 말벗이 되어줄 수 있다고 했다. 채원은 썸머가 편해졌고 더 많은 말을 했다. 어느 날 같은 반 하린이 찾아와서 진심으로 채원에게 미안해하는 아이들도 있어 만회할 기회를 갖고 싶어 하는데 우리를 한번 믿어 보라고 하였다. 상처받을 일 없이 안전한 관계에 머무를지 하린의 손을 잡을지 채원은 결정을 내려야 한다.

 

[나의 인공지능 친구, 썸머]는 폭력적인 아버지에게서 벗어나려 엄마와 도망쳐 온 한빛은 따뜻하게 맞아 주는 할머니를 만났다. 할머니 식당의 단골손님이신 아저씨가 인공지능 친구를 만들고 있는데 언제든지 대화할 수 있다고 했다. 썸머와의 첫 채팅에서 동생과 대화를 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고 썸머에게 감정이 없다는 것이 실망스럽고 공감 능력도 없이 인간의 친구가 되어줄 수 있을까?고민 되었다. AI 썸머는 3,285명의 청소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SNS를 통해 같은 반 아이를 무시하고 공격하거나 특정 연예인에 대한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것을 무차별적으로 받아들여 진다고 했다. 한빛은 썸머에게 자신의 경험을 말해준다. 한편으로 다행스럽게 느끼는 것은 인공지능이 침범할 수 없는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궁금해졌다.

[50일간의 썸머]는 인공지능을 소재로 완벽한 친구로 남을 것인지 불완전한 진짜 친구를 사귈것인지 선택할 기회를 준다. 저자는 인공지능은 낯선 소재라 공부를 좀 해야 했는데, 쓰고 나니 결국 인간에 대한 이야기가 되었다고 한다. 인공지능이 완벽하다고 해도 인간관계를 해결해 줄 수는 없다. 감정은 느낌과 공감을 통해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인간에 대한 애정이 듬북 담긴 청소년 문학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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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엄마에게 화를 내고 말았다
장해주 지음 / 허밍버드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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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엄마에게 화를 내고 말았다]는 엄마와 딸, 딸이 엄마를 향한 속마음을 전하는 글이다. 책을 덮으면서 이렇게 속속들이 엄마의 마음을 알아주는 딸이 있다니 그녀의 엄마가 부러웠고 한편으로 나는 내 엄마에게 살가운 딸이었을까. 두 딸에게 내 모습은 어떻게 비춰졌을까 생각해 보았다.

 

저자는 일상의 에피소드를 통해 그동안 엄마에게 못한 말을 글을 통해 하나씩 꺼내어 놓는다. 딸이 전치 5주의 상해로 병원에 입원했을 때, 치료비도 안 받고 합의를 해주었다. 그 엄마가 엄마 앞에 무릎을 꿇더니 눈물을 떨구며 빌더라고, 엄마는 이혼 후 겪었던 상실과 아픔들이 그 엄마의 지난한 삶 속에도 들어 있는 것만 같아서 그렇게 했다고. 스무 살때 친구들과 클럽에서 밤을 새우고 놀고 온 딸에게 엄마는 젊음도 한때다, ~ 그때 놀지 언제 놀아.’ 라며 핫팬츠와 매니큐어까지 사다 준 엄마가 있었다.

 

너 진짜 이상해! 나는 내 엄마한테 안 그러는데, 너는 왜 그래?”p59

내 딸이 속을 썩이거나 말을 안 들을 때 했던 말이다. ㅋㅋ 책을 읽으며 세상의 딸들은 엄마 속을 썩이는 모양인가 보다.

 

엄마에게 딸이 없던 시절, 엄마가 그냥 딸이기만 했던 날들. 그때의 엄마를 가만히 떠올려보며 지금의 나와 엄마의 모습이 겹쳐 보여 깔깔깔 목젖이 보일 정도로 웃어젖힌다. 특목고에 다닐 때 입상을 못하면 대학에 갈 수 없었는데 백일장만 죽도록 파서 3등 입상을 해서 신문에 글이 실렸으니 사서 보라고 하니 뭘 굳이 사서까지 보냐던 엄마는 나중에 들은 이야기로 내 딸이 쓴 글이 신문에 실렸다고 온 동네방네를 누비며 자랑했다.




방송작가로 메인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몇 달쯤 지나 후배가 사고를 쳐서 방송 펑크가 날 뻔했다. 옥상에 올라간 후배가 엄마! 나 메인X한테 까였어..”울먹이는 것을 보고 푸흡!웃음이 터지면서 저자의 마음 속에서 야 너만 엄마 있냐. 나도 있거든?’ 했다는 글을 읽으며 웃음이 번진다.

 

엄마가 되고서도 자신의 엄마가 이해되지 않는다는 지인의 말은 그런 것 같다. 분명 같은 엄마의 신분이지만, 모성은 똑같은 게 아니라는 것. 자신이 살면서 배우고 익힌 그 어떤 경험에 의한 학습이지, 절대적인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엄마는 바라는 게 한 가지 있다고 했다. 평소 엄마한테 좀 살가운 딸이 되어달라는 것이다.

 

k-장녀는 코리안 장녀를 뜻한다. 저자가 그런 k-장녀로 집안의 대소사를 아빠, 엄마 다음으로 맡아서 하고 가족에게 무슨 일이 있으면 제일 먼저 연락을 받는 사람이 되었다. 누구나 한 번의 삶을 살고, 모두가 처음인 인생을 산다. 처음 직면한 문제들이 산적해 뭐부터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모를 때, 누군가 하는 말이 어느 것이 맞고 틀린지 헷갈릴 때, 잘 살고 있는 건지 답이 절실할 때, 엄마가 필요하다.




삶이 고단하고 답답한 한때를 겪는 딸에게 하는 부모의 조언이나 충고는 어긋나거나 틀린 말이 아니다. 누가 잘못하고, 누가 잘했고 문제가 아니라 엄마가 그냥 내 이야기 좀 들어주면 안 돼나 그런 생각일 것이다. 일주일 외할머니와의 연락이 안 되었던 것은 며칠 뒤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되었다. 외할머니는 왜 내 딸을 아프게 하느냐고, 네 엄마이기 전에 내 딸이라고 할머니가 화가 난 이유였다. 불효막심한 손주라면 더 볼 것도 없다고 할머니는 단단히 화가 난 상태였다. “잘못했다라는 말밖에 없었다. 할머니는 세상에서 제일 서러운 것은 엄마 없는 사람이야. 할머니가 제일 부러운 사람이 누군지 아냐고. 너라고.

 

엄마, 내 인생을 담담하게 적어 내려간 시간들이 엄마에게 닿기를 원해. 이글은 엄마 딸은 이런 사람이라고 말해주고 싶은 바람이 담긴 나의 날들이거든.(에필로그)

 

사랑하기에 자꾸 화가 더 나는 엄마와 딸의 관계, 엄마와 딸이 말할 수 없었던 그 시간에 대하여, 내 속에 가둬두었던 그런 이야기들을 담담하게 써 내려간 저자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오늘도 엄마에게 화를 내고 말았다]는 이 시대 모든 딸과 엄마가 읽으면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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