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는 오브제 - 사물의 이면에는 저마다의 사연과 궁리가 있다
이재경 지음 / 갈매나무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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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이처럼 김춘수의 시 꽃이 시사하는 바와 같이 무의미하던 소재에 의미를 부여하는 순간 그것은 특별한 무언가가 된다.

저자는 단순한 소품에 주목하며 번역가라는 직업적 특징을 발휘해 해당 명칭으로 명명된 유래와 깃든 사연들을 통하여 이를 설레는 오브제로 재탄생시킨다.

하여 본문에 제시된 오브제들은 나에게도 한낱 의미 없는 물건에서 성질이 변모해 설렘을 가져다주는 특별한 장치가 되었고 기존에 가지고 있던 인식을 바꾸어 주었다.

머리말에서부터 이번 도서는 아무 데나 펼쳐놓고 읽기 시작해도 무방한 책으로 쉬운 독서를 주창하며 도서에 다가가기 더욱 쉽게 접근하는 저자는 정치, 예술, 환경, 젠더 이슈까지 넘나들며 다방면으로 박학다식한 면모로 독자를 지식의 함양을 통해 즐겁게 했다.

삶의 지혜를 배우며 곳곳에 앤티크 한 향수가 스며 특유의 분위기에 녹아들기도, 문학작품을 재고하며 과거 느꼈던 친숙한 경험의 익숙함에 공감을 주기도 했다.

여기에 새로운 정보까지 무궁무진하게 제공하기에 지적 갈증마저 채울 수 있는 쾌감까지 느낄 수 있었다.

특히 관용구의 유래가 워낙 신박해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적당한 위트가 곳곳에 숨겨져 소소한 유머까지 더해졌기에 지루할 틈 없이 지적 욕구에 흥미요소까지 놓치지 않았다.

오직 번역가이기에 번역가만이 느끼는 감정들과 직접 체험한 경험들을 나열한 덕분에 독서를 통하여 오브제의 고유의 분위기를 함께 나눈듯하여 독서의 가장 큰 장점인 간접 체험을 다시금 체감하며 만끽해 본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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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나는 알렉산더 테크닉
김수연 지음 / 판미동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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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십여 년을 살아가며 나의 몸에 대하여 방치하다시피 했던 나는 최근 운동을 시작하며 내 몸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매일 컴퓨터 앞에서 잘못된 자세로 업무를 하고, 스마트폰을 끼고 사는 터라 잠을 잘못 잔듯한 목은 디스크 진단을 받았고, 오래 걸을수록 아프던 다리는 오른쪽 고관절이 문제라고 했다.
(사실 이때는 고관절이라는 용어조차도 모르던 시기였다.)

그러나 알렉산더 테크닉은 원인에서부터 출발하여 방해요소를 제가하고 치유를 진행하여 내 몸을 알고 예방할 수 있게끔 도와주는 기술이었다.

특히 스스로 일상에서 행할 수 있게끔 친절한 설명이 함께했고 책에서 와닿지 못한 부분들은 qr코드를 통해 동영상으로 상세한 설명으로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이번 알렉산더 테크닉을 만난 후 나의 몸에 대하여 인식하지 못했던 부분까지 총망라하여 알게 되었으며 해부학적으로 접근하여 상세히 알려주기에 신기하고 흥미로워 영상을 보며 함께 따라 하며 나의 몸을 지속적으로 느끼게 되었다.

눕는 것이 마냥 편하지 않은 이들도 있음에 여러 케이스를 통하여 다양한 자세를 알려주고 직립보행의 문제나 효율성을 제시하며 자세들을 설명해 주어 더욱 나의 몸과 가까워지는 기분이 들었다.

쇄골에 손을 대고 숨을 쉬는 것만으로도 상상도 못한 폐의 크기를 실감하며 움직임을 느끼고 안정감을 얻게 되는 신기한 처방에 사는 동안 함께 했지만 거의 알지 못하던 나의 몸을 상세히 알게 되고 특히나 스스로 자각하고 허용하게끔 하는 새로운 개념들이 오묘함과 신비로움으로 다가와 흥미까지 느끼며 생각과 환경, 멘탈까지 인식을 바꿔주어 몸을 사용하며 불편함을 왕왕 느끼던 시기적절한 찰나에 정말 꼭 필요한 도서라 감사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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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가능성 - 나에게로 돌아오는 그림 독서 여정
조민진 지음 / 아트북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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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살면 살아갈수록 패턴과 루틴에 의지하게 되고 익숙함에 안정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이를 포기하고 한순간에 루틴을 바꾸고 일탈을 시도하기란 점점 어려운 도전이라 다가오고 넘지 못할 큰 산으로 느껴진다.

그러나 ‘내일의 가능성’의 저자는 자신이 원하고 갈망하는, 더 나은 삶을 영위하기 위해 17년간 몸담았던 기자 생활을 청산하고 본격적인 글쟁이의 길로 전향하게 되는 과감한 결정을 한다.

특히 이번 도서는 기자가 아닌 작가로서 내딛는 첫 발자국이라는 더욱 의미 있는 각별한 저서였는데, 예술에 조예가 깊은 저자가 보고 겪고 느낀 것들에 대하여 책과 미술작품을 이어 서술한 책이었다.

하여 프롤로그에서부터 저자는 직접 고른 책이 그림처럼 떠오르고 그림이 책과 같이 읽히길 바란다고 전해 소통을 통하여 더 큰 공감을 이끌어 내길 바라는 소망을 드러내기에 진심이 느껴졌다.

이는 기자가 아닌 작가의 진솔한 태도이기에 더욱 진정성 있게 다가왔고, 본문을 읽는 동안 책을 마주한 자세나 쉼 없이 무언가를 행해야 하는 압박감을 느끼는 감정들, 공감 가는 대목들이 눈에 띄어 더욱 저자와 소통을 하며 독서를 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다양한 작품들을 삶으로 가져와 회고를 통해 내일을 그리는 일련의 과정들 예를 들어 몽테뉴의 수상록으로 스스로를 알아가는 과정의 어려움을 제시하거나 ‘티파니에서의 아침을’과 삶을 동일선상에 놓고 본인만의 티파니를 지정하며 살아가는 것도 저자의 제2의 삶과도 이어지는듯했다.

특히 주제에 따라 나뉜 작품과 도서들은 엄격한 기준으로 신중한 선택의 결과로 다양한 주제와 소재들로 하여금 여러 각도에서 삶과 인생을 언급하는 부분들이 매우 인상적이었고 자기 자신이 걸어온 삶의 길을 돌아보고 어린 시절 읽었던 도서들을 성인이 되어 탐독하며 느낀 바를 서술하고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지향하는 바를 책을 통해 탐구하는 행위 역시 깊이가 농밀하게 변모하여 성장해나가는 저자가 아름다웠고 실패가 두려워 완벽만을 추구하며 불안해하던 나 또한 과거의 나의 행동과 과오를 곱씹게 되는 기회였다.

문학작품과 미술작품에 다가서며 작가의 생애와 배경을 알고 문학적, 미술적 다양한 상식을 더하는 기회였고 방대한 스펙트럼의 작품들을 탐독하며 소화하여 나의 내일까지도 내다보며 준비할 수 있게 생각할 시간을 가지게 된 의미 있고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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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크 머리를 한 여자
스티븐 그레이엄 존스 지음, 이지민 옮김 / 혜움이음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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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제목으로 호기심을 이끄는 이번 작품은 십 년 전 엘크 사냥을 함께 한 네 명의 친구들에게 차례로 비극이 찾아오며 펼쳐진다.

그들은 과거에 저지른 잘못을 덮을 수도, 되돌릴 수도 없고 지속적으로 트라우마에 시달리기만 하기에 용서받지 못할 과오에 대하여 독자에게도 재고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한다.

특히 엘크 머리를 한 여자는 혜움이음의 지난 작품인 여명으로 빚은 집에서 드러났던 특징과는 달리 인디언 차별이나 고전적 요소가 도드라지게 돋보이기보다는 드러나는 차별이 줄어들었음에도 차별이 무의식중에 만연하며 팽배한 분위기를 드러내 오히려 인디언이 겪는 차별들을 더욱 강조시켰다.

본문은 착각일 것이라고 믿었던 에피소드는 사실이었고 사실 역시 거짓일 수 있다는 혼란에 중반부를 지나갈수록 진실과 혼돈 속 경계에 판단력을 흐리게 만들어 독자의 사고마저 뒤죽박죽 엉켜 머릿속을 어지럽게 만든다.

치밀한 플롯으로 교묘하게 짜여진 구성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이 어디로 튈지 모를 전개로 흘러가 긴박함을 배가시켰고, 부모의 헌신적인 사랑과 이 헌신 속 이기심에 대해서도 곱씹어 볼 수 있는 작품이었다.

여기에 원주민 특유의 의식이나 자연, 인물 묘사까지 뛰어나 작품 속 배경들이 눈앞에 선연히 펼쳐지며 성격과 온도까지 전해지니 블랙피트어를 전혀 구사하지 못한다는 저자의 후기가 놀라울 따름이었고 작품 속 특유의 인디언 문화를 너무나 잘 녹여내어 감탄스러웠다.

이번 작품은 호러 소설답게 전반적으로 끊임없이 유혈이 낭자하는 내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저자의 글 솜씨로 피의 잔인함보다는 인간의 잔인함과 냉혹함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던 작품이라 무척이나 신선하구 새로웠다.

원주민 이야기의 새로운 면모를 느껴 다시금 매력에 빠지는 계기가 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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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고기를 위한 변론 - 지속가능한 지구생태계와 윤리적 육식에 관하여
니콜렛 한 니먼 지음, 이재경 옮김 / 갈매나무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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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애니메이션인 뽀빠이는 시금치를 먹으면 힘이 나는 주인공의 이야기였다.

이는 어린이들의 영양상태를 위해 편식을 미연에 방지하며 철분과 비타민 등을 고루 섭취하게 하기 위해 고안된 묘책으로 제작된 작품으로 보인다.

그러나 뽀빠이가 힘을 내기 위해 먹던 시금치는 한 연구원의 잘못된 수치 기록으로 시금치가 철분의 보고라 오인하여 생겨난 웃지 못할 에피소드로 잘 알려져 있다.

이처럼 이번 도서는 뽀빠이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흔히 환경과 지구에 대해 관심을 가진 독자라면 지구온난화의 원인으로 매탄가스가 지목되며 그 가운데 가장 큰 범위를 차지하는 요인이 소의 가스 배출이라는 익히 알고 있을 사실 역시 잘못 알려진 사례라고 지적한다.

과거 잘못된 정보로 채식주의자의 길을 선택했던 저자는 30년간의 기나긴 식습관을 청산한 후 소고기를 접했다고 언급한다.

이를 토대로 우리가 갖고 있던 잘못된 정보를 적확한 데이터로 논란에 대한 종지부를 찍고, 잘못된 인식으로 색안경을 끼고 있는 독자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한다.

잘못된 데이터의 수치들로 하여금 우리가 얼마나 호도되었는지를 비판하며 문제는 소가 아니라 방법이라고 주창한다.

또한 논제에 예상되는 반박까지 명확한 데이터를 통해 의심의 씨앗을 애초에 날려버린다.

방목의 다양한 장점과 토양에 대한 이야기, 여러 영양소 등등 박학다식한 방대한 정보의 홍수에 저자가 소와 지구에 대하여 얼마나 신경 쓰고 있는가를 여실히 보여주었고, 이러한 정보들을 토대로 소비자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를 제시해 주어 너무나 유용한 정보들이었다.

나의 편견과 가짜 뉴스로 인한 잘못된 지식을 타파할 수 있는 기회라 감사했고, 잘못된 정보에 대한 무조건적인 수용보다는 비판적 시각으로 혜안을 길러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앞으로 윤리적 이슈나 환경적 기우 역시 소거시켜주어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본문의 곳곳에서 결코 채식주의자를 무시하지 않고 존중하며 소에 대한 애정과 환경 또한 깊이 생각하는 저자의 진심이 느껴져, 나의 윤리적 갈등도 마음 편히 내려놓을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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