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제목으로 호기심을 이끄는 이번 작품은 십 년 전 엘크 사냥을 함께 한 네 명의 친구들에게 차례로 비극이 찾아오며 펼쳐진다.그들은 과거에 저지른 잘못을 덮을 수도, 되돌릴 수도 없고 지속적으로 트라우마에 시달리기만 하기에 용서받지 못할 과오에 대하여 독자에게도 재고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한다.특히 엘크 머리를 한 여자는 혜움이음의 지난 작품인 여명으로 빚은 집에서 드러났던 특징과는 달리 인디언 차별이나 고전적 요소가 도드라지게 돋보이기보다는 드러나는 차별이 줄어들었음에도 차별이 무의식중에 만연하며 팽배한 분위기를 드러내 오히려 인디언이 겪는 차별들을 더욱 강조시켰다.본문은 착각일 것이라고 믿었던 에피소드는 사실이었고 사실 역시 거짓일 수 있다는 혼란에 중반부를 지나갈수록 진실과 혼돈 속 경계에 판단력을 흐리게 만들어 독자의 사고마저 뒤죽박죽 엉켜 머릿속을 어지럽게 만든다.치밀한 플롯으로 교묘하게 짜여진 구성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이 어디로 튈지 모를 전개로 흘러가 긴박함을 배가시켰고, 부모의 헌신적인 사랑과 이 헌신 속 이기심에 대해서도 곱씹어 볼 수 있는 작품이었다.여기에 원주민 특유의 의식이나 자연, 인물 묘사까지 뛰어나 작품 속 배경들이 눈앞에 선연히 펼쳐지며 성격과 온도까지 전해지니 블랙피트어를 전혀 구사하지 못한다는 저자의 후기가 놀라울 따름이었고 작품 속 특유의 인디언 문화를 너무나 잘 녹여내어 감탄스러웠다.이번 작품은 호러 소설답게 전반적으로 끊임없이 유혈이 낭자하는 내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저자의 글 솜씨로 피의 잔인함보다는 인간의 잔인함과 냉혹함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던 작품이라 무척이나 신선하구 새로웠다.원주민 이야기의 새로운 면모를 느껴 다시금 매력에 빠지는 계기가 된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