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자는 사이토 미유 14세 중학생 소녀다. 미유는 이지메(괴롭힘)를 당하면서 괴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우두머리는 레이코, 구의회의 의원인 아빠를 두고 있는 교만한 딸이다. 극악한 일도 잔혹한 일도 웃는 얼굴로 해대는 레이코의 행동을 보고도 누구도 거스리지 않는다.

 

 교실에 들어가서 자리에 앉아 책상 속을 보니 항상 있어야 할 교과서나 노트가 없어지고 텅텅 비어있다. 그것도 레이코 패거리들이 잘라버려서 너덜너덜해진 교과서였는데 이번엔 아예 빼앗기고 만 것이다.

 

 괴롭힘을 하도 당해서인지 이제는 그렇게 전처럼 마음에 두고 걱정하지 않으며 마음이 너덜너덜해지지는 않는다. 그것은 천국의 계단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죽을 결심을 한 것이다. 학교에는 옥상으로 이어지는 유명한 100개의 계단이 있는데 미유는 그곳을 천국의 계단이라고 부른다. 미유가 괴롭힘을 당하고 있어도 아무도 나서지 않고 보고만 있을 뿐이다. 이런 세상이 미쳤다고 생각한다. 내 편은 하나도 없다. 모두 약하고 나도 약하다, 고 생각한다.

 

 마리카는 중1때 같은 반이었고 중2때 같은 반이 되어서 서로 뛸 듯이 기뻐했었다. 매일 같이 있었고 서로 붙어서 웃곤 했는데 마리카는 이제 레이코가 하라는대로 한다. 사람을 간단히 잊어버리고 지워 없애는 친구들이 무섭다. 이제 마리카는 친구도 아니다. 미유는 마음 속으로 마리카에게 안녕을 고한다. 레이코, 마리카, 에이코, 아미 친구 이름을 부르면서 죽어버려, 몇 번이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천국에 가기로 했으니까. 눈을 뜰 수 없을 만큼 더러운 세계와 그 얘들의 얼굴을 보지 않아도 되는 천국에 가기로 했으니까.

 

 오늘부터 시작해서 100계단이다. 하루 5개 계단씩 환산하면 천국까지 20. 거기까지 다 올라가면 나는 이 세계에서 해방된다. 미유는 이런 생각을 하며 천국으로 가는 계단으로 향한다. 친구들의 괴롭힘에 얼마나 괴로웠으면. 병약한 엄마는 자기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데 걱정 끼치지 않으려고 학교에서 일어난 일을 알리지 않고 입을 꼭 다물고 있다.

 

 레이코 무리들이 있는 교실에 들어가는 것이 공포스럽다. 아주 작은 기대를 하며 교실에 들어가지만 실망하게 된다. 의자에 압정이 놓여있지 않은지 바퀴벌레가 들어있지 않은지 살펴야 한다. 하지만 이제 상처받지 않는다. 마음속 지주가 있으니까. 그렇게 매일매일 레이코 무리에게 짓궂은 짓을 당해도 친구들은 무시했으며 선생님도 신경도 쓰지 않았다. 수개월 동안 충격과 절망의 눈물을 흘리는 연속이었다.

 

 아무리 마음속에 천국의 계단이 있다고 해도 억울한 생각이 든다. 도대체 왜 나란 말인가. 2년 전만 해도 운동신경이 있는 미유는 친구들이 서로 놀자고 하는 인기 있는 아이였다.

하지만 괴롭히는 친구들에게 쫓겨 도망가다가 화장실로 숨고 무서움에 떨기도 한다. 에이코 등은 레이코가 뭐가 그리 좋아서 따르는지 이해할 수 없다. 화장실에 쭈그리고 앉아있던 미유는 잡혀서 친구들에게 대걸레로 머리를 맞는다. 격한 통증을 느끼면서도 더 이상 괴롭지 않다. 통증 때문에 몽롱해진 사이 다른 친구들의 대화를 듣게 된다. 시시한 말을 나누면서 웃고 싸우면서 서로 웃던 즐거웠던 날들, 단짝이었던 마리카와 늘 함께였던 때를 생각한다. 그렇게 놀 수 있었던 것도 여름방학 때 끝나고 말았다. 연락을 몇 번이나 해 보았지만 연락이 되지 않았다. 그때부터 레이코들과 어울렸던 것이다. 결국 연락을 끊은 이유를 듣지 못하고 이지메가 시작되었던 것이다.

 

 4일째 되던 날 천국의 계단을 오르고 있는데 누군가 말을 건다. 올려다보니 예쁜 여자아이다. 학교에서 아주 유명한 미인 4인조 중의 하나다. 미유도 알고 있는 아이지마 마리아였다. 말을 하는 것만으로도 괴롭힘을 당했던 미유는 아이지마가 묻는 말에 대답하다가도 속으로 놀란다. 아이지마와 자유롭게 말을 할 수 있는 이런 상황이 어색할 정도로. 그리고 너무 예쁜 아이지마가 웃는 얼굴로 상냥하게 말을 걸어주는 것을 보며 이세상 사람인가,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게 아닐까 싶을 만큼 좋다. 그리고 한 줄기 눈물까지... 그리고 이렇게 따뜻한 상냥함을 가진 사람이 이 학교에 있다는 것에 놀란다. 하지만 아무것도 변하는 것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5일째에도 천국의 계단에 가서 아이지마를 만난다. 미유는 왠지 치밀어오르는 감정을 느끼며 울고 싶어지고 자신을 아이지마가 보아주었으면 싶다. 꼭 사랑을 하는 느낌이라고 생각한다. 미유는 아이지마에게 친구들과 싸움도 하는지 묻는다. 아이지마는 싸우긴 하지만 심한 싸움은 하지 않는다고 한다. 서로 어떻게 말하면 상처받는지 화를 내는지 알기 때문에 서로 배려한다는. 미유는 자신이 놓인 세계와 아이지마가 놓인 세계는 정말 다르다고 생각한다.

 

아이지마는 묻는다.

사이좋은 친구 있니?”

미유는 이 말에 울컥한다. 모든 친구들에게 이지메를 당하고 있는 마당에...

아이지마가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어디까지나 보통’(평범함)의 말이다. 그런 보통의 말이 나에겐 없다. ‘보통이란 굉장한 거구나. 미유는 생각한다.

 

 “없어졌어..” 이런 대답도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지만 아이지마이기에 대답을 한다. 서로 이야기를 하다가 아이지마는 아이지마 상 이라고 부르지 말고 마리아 라고 부르란다. 미유는 놀란다.(일본인은 대개 성씨를 부르는데 이름을 부르는 경우는 엄청 친한 사이에서만 가능하다.)

다음 날 옥상에서 미유와 마리아는 이야기를 나누다가 물에 젖은 미유에게 손수건을 건네며 감기 걸리니까 닦으라고 한다. 미유는 타인을 배려하는 마리아가 병약한 엄마와 꼭 닮았다고 생각한다. 미유는 마리아의 옛날 이야기도 듣는다. 초등학교 3학년때 늘 아파서 병원에 누워 살았는데 유이, 아유, 나나세 친구들이 병원에 찾아와서 밖으로 나가 하나비(불꽃)를 보여주었다고. 이게 지금까지 기억에 남는 생일 선물이란다. 그 하나비를 준비하기 위해 용돈을 얼마나 오랫동안 모았을까 생각하니 눈물이 넘쳤다고.

 

 마리아의 돈독했던 우정 이야기를 들은 다음 미유는 부러워한다. 어렸을 때부터 쭉 친구란 정말 좋은 거구나 하면서. 그러면서 왜 자신이 레이코들에게 괴롭힘을 당해야 하는지 알 수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 마음이 답답해진다.

 

미유는 바뀌고 싶다. 그러면서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애가 탄다.

미유는 마리아와 얘기하며 평화롭고 행복한 느낌이 들던 시간을 떠올리며 마리아를 생각하다가 마음을 접는다. 마리아에게 말할 순 없다고. 마음을 접는다. 그러다 마리아와 사이가 좋아질까봐. 다시 천국의 계단을 생각한다. 남은 것은 69개의 계단.

 

 7일째 되던 날 계단에 오르자마자, 먼저 와 있던 마리아가 미유를 부른다. 처음 만나고 이후부터 마이라을 만나는 것이 즐거움이었다. 마치 사랑하는 것과 닮은 느낌이다. 하지만 마음 한 구석에 죄의식이 느껴진다. 아직까지 미유는 이지메를 당하고 있다는 말을 한마디도 안 했기 때문이다. 마리아는 체리가 달려있는 키홀더를 미유에게 건넨다. 미유에게 어울릴 것 같아서 샀다는 말을 듣고 너무 기뻐한다.

 

 미유는 먼 곳을 바라보는 마리아를 찬찬히 바라보며 상념에 잠긴다. 자기와 함께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아름다운 모습의 마리아가 만지면 부서질 것 같이 느껴진다. 바라보는 것조차 용서받을 수 없을 것 같은 아가씨였다. 그런데 눈앞에 있는 것이다. 왜 돌연 내 앞에 나타난 것일까, 미유는 궁금하고 너무 좋아서 복잡한 마음이다.

 

그래서 어떻게 된 걸까? 하는 미유의 말을 듣고 마리아는 대답한다.

 

1때부터 마음에 드는 장소였다고. 수업을 빼먹을 때나 낮잠을 잘 때 딱 이라고.

 

그 말을 듣고 미유는 몇 억분의 1이라는 확률로 만난 기적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미유는 괴롭힘을 당하면서도 엄마에게는 걱정을 끼칠까봐 얘기를 안하고 혼자 참으면서도 학교를 그만두지는 않았다. 학교를 가지 않게되면 지는 거라고 마지막 남은 자존심으로 버텼기 때문이다. 열심히 할 수 있는 게 그것 밖에 없었다.

 

하지만 마리아에게 그런 이야기를 할 수가 없다.

하지만 서로 가족 이야기를 하게 된다. 미유는 엄마를 사랑하지만 자신이 없어지면 엄마가 힘들게 일을 하지 않아도 되고 병원에 입원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며 죽는 것이 나을 거라고 생각한다. 오늘로 싫은 일은 남아돌 정도로 많다. 죽을 거야. 이 마음은 흔들리지 않을 거야. 앞으로 남은 계단은 60단이다.

 

 한편 미유는 사람들은 왜 자신보다 못해 보이는 사람을 찾아서 괴롭히는 것일까, 생각하다가 문득 초등학교 때 누구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면서 자신도 그랬던 적이 있었다는 걸 떠올린다. 물론 레이코들 만큼 심하게 굴지는 않았지만.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세상에 좋은 사람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부터 시작하여 자기에게 잘 해주는 사람에게는 자신도 잘 해주게 되고 자신에게 상냥하면 자신도 남에게 상냥하게 해 줄 거라는. 하지만 이미 자신은 괴롭힘을 당하는 핸디캡을 뒤집어썼다고 하면서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체념한다. 그러면서도 사랑받고 싶다, 상냥하게 대해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변함없다.

 

………

 

어느 날 우연히 4인조 중 한명인 요시무라 나나세를 만났는데 미유를 알아보고 아는 척을 한다. 마리아의 친구 아니야? 하고. 미유는 심장이 고동치기 시작한다. . . 라고?

 

 곧바로 마리아를 만나러 간 미유는 이야기를 하다가 자신은 천국에 갈 거라고 계단을 올라가면 옥상이 있는데 팬스를 넘어 죽을 거라는 이야기를 하자 마리아는 놀라며 슬픈 표정을 짓는다. 그러다 정신을 차린 미유는 마리아에게 미안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마리아에게 사과했지만 미유는 그에 대한 대답은 듣지 못했다. 마리아가 좋다. 이야기하는 것도 좋지만 계단을 오르는 것을 그만 둘 수 없고 죽지 않으면 안 될 이유가 있다.

다음 날 계단에 오르니 마리아가 있다. 말을 않고 그냥 지나갈까, 앞으로는 절대 관계없는 사람이 될까, 고민을 하면서 마음이 아파진다.

 

 다음날도 계단에서 마리아를 만났지만 별 이야기도 하지 않고 가버리자 미유는 이제 걱정되기 시작한다. 미유를 피하는 것 같기도 하고. 마리아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기다려도 오지 않는 마리아를 생각한다. 모르는 사이에 자신의 아픔을 지워 없애는 천사였음을 알게 된다.

 

 천국의 계단으로 가기로 결심한지 12일째 되는 날엔 레이코들에게 또 괴롭힘을 당한다. 그 얘들을 피해서 1학년생이 이용하는 3층에 있는 화장실에 갔는데 거기서 그들을 마주친 것이다. 교복을 아래옷만 남기고 다 빼앗겼는데, 마저 다 벗든지 화장실 바닥을 핥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으름장을 놓는다. 여기서 마음속으로 마리아에게 도움을 청하며 부르짖었지만 마리아는 없다.

 

 레이코는 왜 미유를 괴롭히게 되었을까. 구의원인 아빠는 매일 일에 찌들어 살고 엄마는 애인을 만들어서 즐기느라 집에 없다. 어느 날 미유가 엄마랑 걸어가는 모습을 본 레이코는 자신은 돈은 많은데 사랑이 넘치는 가정이 없었다. 그걸 미유에게서 보았다. 짐을 자기가 들겠다고 엄마와 주거니받거니 다정한 대화를 보고 분해서 견딜 수 없었다. 그래서 괴롭히기로 작정을 한 것이었다. 가장 친한 친구 마리카도 빼앗아가고.

 

희망이 없어진 미유는 이제 천국으로 가는 계단이 몇 개 남지 않았다. 누군가 와서 도와줄 수 있을까.

 

 그렇다면 미유를 향한 이지메는 어떻게, 왜 시작되었을까. 이야기 속에는 이지메의 당자자인 레이코, 마리카, 등의 고백이 나온다. 가난하고 엄마와 단둘이 살지만 공부를 잘 하고 운동도 잘하고 예쁘고 성격 좋고 남자친구도 있는 인기 있는 미유를 향한 질투에서 시작된 것이었다. 마리카는 맨날 2등을 하면서 1등을 놓친 것에 대해 아빠한테 혼나고 집에 들어가기 싫어서 엉망이 되고 나쁜 아이로 변해간다. 어느 날 학교에서 청소하는 아주머니가 바퀴벌레를 처리하는 것을 보고 미유를 떠올리고 미유의 책상 주변에 바퀴벌레를 뿌려놓는다. 그 다음날부터 미유를 향한 괴롭힘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정말로 이지메가 시작될 줄은 몰랐다. 미유가 싫었지만 그래도 친구였고 친한 친구였다. 그런 괴롭힘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자기 때문에 시작되었다는 걸 뒤늦게 후회한다.

 

 마리아를 한동안 못 만나고 이제 천국으로 가는 계단 단 1개만 남게 되었다. 미유는 어느새 이렇게 많이 올라와버렸다며 주위를 둘러보고 있는데 발소리가 들린다. 마리아다. 마리아는 미유에게 죽을 거냐고 묻는다. 미유는 살아갈 의미가 없다며 그럴 거라고. 그러자 마리아는

 

 

 

 

 

살아가는 의미라는 건 그렇게 엄청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말을 시작한다.

케이크를 먹고 있을 때라든가, 좋아하는 책을 만났을 때, 그런 사소한 것으로도 괜찮다고. 작더라도 행복은 근처에 널려있다고. 자신에게 달려있고 자주 발견할 수 있다고.

 

 미유가 죽는다면 내가 슬프다,고 마리아가 말하자 미유는 눈물이 흘러넘치기 시작한다. 친구 중 누군가 이렇게 따뜻한 말을 해주는 이 없었다. 죽고 싶다는 것은 살고 싶었다는 다른 의미이기도 했다는 것을 미유는 깨닫는다.

 

 

 

 

 

 그리고 자기가 당하고 있는 아픔을 누군가 지켜보고 있었음을 알게 된다. 친구를 괴롭히는 것을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가볍게 행동한 배경에는 부모들을 비롯한 어른들의 문제가 많이 보였다. 돈과 일과 성적만을 우선시하는 풍조에서 그대로 방치된 아이들의 외로움을 생각하지 않았다. 구의원의 딸인 레이코에게 꼼짝도 못하는 담임 선생은 자신의 자리를 지키려고만 했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자신의 욕구를 분풀이하듯이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진 미유를 질투하며 괴롭혔던 것이다. 다행인 것은 천사같은 마리아를 만나서 미유와 친구가 되고 미유를 괴롭혔던 레이코들과 화해를 하는 해피엔딩의 이야기다. 교육 현장, 가정환경에서 미래인 주인공인 아이들을 어떻게 돌보아야 하는지 생각게 하는 이야기였다.

 

 

 

 
 
 
**상품 검색이 안 돼서 포스트로 올린다.
 
 
 

 

天國への階段-いじめ-

佐柳 くるみ 저
スタ-ツ出版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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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本人の知らない日本語 4 (單行本) 日本人の知らない日本語 4
蛇藏&海野?子 지음 / メディアファクトリ- ダヴィンチ編集部 / 2013년 8월
평점 :
품절


  이 시리즈의 마지막 권이다. 여기서는 해외편으로 프랑스, 벨기에 독일, 스위스, 오스트리아, 체코, 스위스편을 다루면서 일본어를 배우고 있는 외국인들의 다양한 에피소드와 그 나라의 문화, 습관 등을 이야기한다.

 

  지금까지 읽었던 앞의 세 권에서 보다 더 많은 낯선 단어가 나와서 놀라웠다. 일일이 찾아가면서 단어도 쓰고 들어보면서 읽느라 시간이 더 많이 걸렸지만 뿌듯하고 보람 있었다. 역시 만화라고 무시하면 안 된다. 평소에 잘 들어보지 못했던 단어를 많이 만날 수 있다. 갖고 있는 일본 만화도 꽤 많은데(큰 아이가 사다 둔 게 많아서) 하나씩 읽어나가야겠다. 정말 시간이 많지 않아서 문제다.ㅎㅎ

 

 

  영국 편의 옥스퍼드 대학을 소개하고 있는 부분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쓴 작가도 이 학교 출신이라는 소개부터 졸업식 때 입는 복장이나 시험을 볼 때 입는 옷까지 이야기한다. 시험 볼 때도 복장이 정해져 있다니! 더구나 꽃도 달고 말이다. 이 책이 쓰인지 한참 되었으니 어떤 변화가 있을지는 모르겠다. 귀족적으로 보이는 고풍스런 건물 등을 보여주고 있다.

 

  원래 처형장이었던 형무소의 모습도 나오고 영국에서는 유령이 인기라서 부동산도 유령이 나온다는 정보를 붙이면 가격이 올라간다고! 정말일까. 옛날 유럽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지하에 묻었다는 것을 소설에서 봤으니 오래된 옛날 건물들에서는 여러 유령 이야기가 나올 법도 하다.

 

 

또 읽다가 웃긴 장면이 있었는데...

영국에서는 코를 출쩍거리면 (はなを?すする) 매너 위반이란다. 그러지 말고 당당히 코를 풀어라고 한다. 신사의 나라여서 그런지 의외로 화끈한 면이 있는 것 같다. 유럽 국가에서는 동양 권 나라와 매너가 다른 점도 신기하다. 다른 문화나 풍습을 배우면서 그들을 이해하게 되고 친구도 되는 거겠지.

 

 

  여기는 거의 끝부분인데 일본어를 배우러 온 외국인 학생들이 일본에 막 왔을 때 에피소드를 들려준다ございます [御座います]’가 붙으면 정중한 표현이라는 것을 배웠던 것이 생각나서 아침 인사가 아니라 점심 때 하는 인사말에 붙인 것이다.

こんにちは [今日] ‘ございます’ (곤니치와 고자이마스~) 진짜 현지인이 들었다면 참 웃겼을 것 같다.

또 어떤 외국인은 일본인 친구 집에 갔다가 친구 엄마에게 설거지를 돕겠다고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는데 설거지 양이 어마어마한 것을 보며 울며겨자먹기로 했던 에피소드도 나온다.

 

이 시리즈 읽기를 마무리 할 수 있어서 마음이 후련하다. 다음엔 어떤 책으로 시작할까. 우선 좀 내용이 많지 않은 것부터 시작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일본어 원서는 정말 활자가 작고 세로 글씨여서 읽기 힘들다. 전보다 시력도 떨어졌는지 책을 오래 읽지 않는데도 금세 침침해져서 걱정이다. 눈 영양제를 먹어야 하나. 아니면 돋보기를 사야 하나.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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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각지에서 온 외국인들이 모인 교실에서 일본어를 가르치는 선생의 하루는 어떨까우선 가르치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참 재미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음식과 전통풍속습관이 각기 다른 사람들이 한 나라의 말을 배우려는 열의로 가득 찬 교실의 분위기가 떠오른다일단은 눈에는 총기가 가득할 것이다또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거나 궁금한 것에 대한 질문으로 여기저기서 총알이 날아오듯 빗발 칠 것이다여기 나기코 선생도 매일매일이 머리가 아픈 일이 많지만 보람이 있는 직업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 책은 한참 전에 읽다가 만 것을 마저 다 읽게 되었다매번 드는 생각은 만화라고 해서 무시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다처음 보는 단어도 나오고 1급 시험에 나오는 단어나 관용어도 나오더라뉴스 기사를 해석하면서 공부했던 단어도 나와서 놀라웠다한 번 읽었지만 틈틈이 또 읽으면 문장의 구성 등을 자연스럽게 익히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3권에서는 경어 매너나 일본어로 쓰는 편지쓰기 방법 등 재미있는 각 나라의 수를 세는 방법이 나오는데 손가락을 꼽으며 수를 세는 것이 나라마다 다 다른 부분이 신기하고 재미있었다여러 에피소드를 만들어내며 공부를 하다가 드디어 졸업을 하게 되는 되는데... 

 

중국인의 손가락 수 세기.

인도인의 손가락 수 세기.

중국인의 수 세기도 특이한 부분이 있지만 인도인의 수 세기는 정말 어려워 보인다. 손가락 마디를 이용해서 수를 세다니! 한 손으로 16까지 셀수 있단다.

 

편지쓰기를 알려주는 부분이다. 

친한 사이에는 편하고 자유롭게 써도 되지만 윗사람에게 쓸 때는 일정한 형식을 지켜야 한다고. 근계, 배계 등을 비롯해 경구로 맺고 특히 시작은 계절인사가 들어가는 이런 형식의 편지문을 독해를 공부하면서 처음 접했을 때는 무슨 이렇게 어려운 한자가 다 있나 했었는데 여기서 다시 보게 되어 반가웠다.

 

단어 중에는 같은 말이 겹치는 단어가 나온다. 예를 들어 '사람들'을 뜻하는 '히토비토ひとびと[]'를 이렇게 표기하는데 같은 단어의 중복을 대체하여 표기하는 ''는 한자가 아니라 기호이며, 'おどりじ[()字(오도리 지)'라는 명칭을 갖고 있었다.

'ケ(케)'는  '月(1개월)'이나  'いっこ[個](한 개)' 등의 단어에 쓰이는데 원래는 중국에서 유래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언어도 시대에 따라 편의성에 따라 변화하는 것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만화가 계속되는 가운데 사이사이 두 쪽에 걸친 장문의 에세이가 나온다.

이 부분을 핵심을 요약하면 이런 내용이다. 한자의 '음독'이 많은 이유를 말하고 있는데 중국의 경우를 곁들여 설명하고 있다. 중국어는 대개 한 글자에 한 가지의 읽는 방법이 있는데, 일본어의 한자는 한 글자에도 여러 가지로 읽히기 때문에 어려워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자의 수가 많은 중국의 경우와 한자는 적지만 '요미가타よみかた[?]' 많은 경우나 결국 마찬가지가 아닌가 하는 설명으로 맺고 있다.

 

거의 끝부분에 이르렀다. 

결국 언어 공부를 하는 것은 취업에도 필요하겠지만 삶의 지평을 넓히는 일이 아닐까. 그렇게 공부한 것은 결과로 말해 줄 것이고. 

여기서도 일본어능력시험 1급 합격이 절실한 한국인 여학생이 나왔다. 1급에 합격하지 못하면 한국에 돌아와서 결혼이나 하라고 했다는... 동명의 일드에서는 한국인은 나오지 않았는데 이 만화에서는 나온다. 

 

 그녀는 중국인 さん에게 어떻게 합격했느냐고 다급하게 묻는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휴식시간도 공부했다는 さん. '(아마고이)あまごい[ごい]'라는 단어를 처음 알았다. 인디언이 기우제를 지내며 비가 올 때까지 계속한다는. 그것과 똑같이 합격할 때까지 공부하면 된다는 것. 

이렇게 단순하고 소박한 규칙적인 행위가 결국은 합격이라는 선물을 주는 것이구나...  

 


 

 

​3권은 상품 검색이 안 돼서 이렇게 붙여넣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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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本人の知らない日本語 2 (單行本) 日本人の知らない日本語 2
メディアファクトリ-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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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2권을 읽었다. 11화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들의 대표적인 신앙인 신사의 문화를 배우는 것이나 반탁음이 생기게 된 배경 이야기가 들어 있어서 흥미로웠다. 물론 참배는 의무사항이 아닌 선택의 문제다. 여러 번의 일본 여행을 하면서 거의 매번 신사 구경을 했었다. 나 역시 참배를 한 적은 없지만 그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바라는 바 염원을 담아 접은 종이가 빼곡하게 줄에 걸린 모습은 신기한 풍경으로 기억되었다. 마음속으로 기원하는 것은 흔적 없이 사라지지만 기록 남기기를 좋아하는 그들의 모습을 대변해주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또 행운을 바라는 마음은 어느 나라 사람이나 똑같다는 것도.

 

 가르치는 일을 직업으로 하는 선생이라면 절대적인 존재라는 생각이 들던 시절이 있었다. 외국인으로서 일본어를 배우러 온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모여 있는 교실은 조용할 날이 없다. 하긴 호기심과 깊은 관심은 효과적인 공부의 지름길이거늘... 이 내용의 드라마를 본 적도 있어서 그 장면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교재 안의 내용만 질문하는 것이 아니어서 나기코 선생은 긴장을 늦출 수 없다.

 

1화의 첫 장면에서 중국인 학생이 질문을 한다.

こんにちは[今 日]의 단어 끝의 글자가 가 맞는지 가 맞는 것인지 궁금해 한다. 정말이지 습관적으로 쓰는 인사말이어서 나의 경우에는 의문을 가져본 적이 없는데... 참 기발한 질문이다.

 

 

여기서 나기코 선생은 이렇게 대답을 한다. ‘오늘은 좋은 날이군요.’의 후반을 생략한 것이라서 こんにちは(곤니치와)’가 맞다고. 이 문장에서 인사말이 나왔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신사의 기둥문인 とりい[鳥居]’かみさま[神?](카미사마)의 새(とり[])가 멈추는 장소라는 뜻에서 유래했단다

 

 

 16세기 포르투갈의 선교사들에 의해 반탁점이 생기고 비슷한 글자를 가지고도 확연히 구분하여 활용하는 등 일본어의 변화과정을 알 수 있는 점도 알게 되었다. 한 나라의 언어도 많은 사람들의 힘이 모여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신호등이 파랑이냐 녹색이냐의 문제는 우리의 경우만이 아닌 것 같다, ‘わかものことば[若者言葉]’라 하여 젊은이들 사이에서 통용되는 말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언어가 변화되어가는 과정은 어느 사회나 마찬가지인 것 같다. 일드를 맨 처음 보게 될 무렵 같은 제목의 드라마를 재밌게 본 적이 있는데 다시 꺼내보고 싶어진다. 다시 보면 들리는 말이 많아져서 무척 반가울 텐데... 일드를 못 본지도 오래여서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한가한 시간이 정말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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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本人の知らない日本語 1 (單行本,ソフトカバ-) 日本人の知らない日本語 1
蛇藏&海野?子 / メディアファクトリ- / 2009년 2월
평점 :
품절


 같은 제목의 일드를 재미있게 본 적이 있다. 이 만화가 원작인 모양이다. 외국인 대상으로 하는 일본어 학원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일본어교실에 새로 부임한 나기코 선생을 바라보는 호기심에 찬 눈초리의 학생들, 여기저기서 마구 쏟아지는 질문에 황당해하는 선생의 표정이 떠올랐다. 기회가 있다면 한 번 더 보고 싶다. 그땐 내가 오랫동안 잊고 있던 일본어 공부를 다시 시작하고 보았던 터라 들리지 않았던 말이 참 많았는데....

 

 학원에서 공부하는 외국인은 중국인, 미국인, 러시아인, 이탈리아인 등 국적도 다양하다. 다양한 국적인 만큼 이야기 속에서 그 나라의 사회, 문화도 알 수 있어서 재미있게 읽었다. 이들은 모두 저마다 꿈을 위해서 타국에 와서 그 나라의 언어를 배운다. 언어를 배우는 목적은 거의 비슷하지 않을까. 아르바이트를 수월하게 할 수 있기 위해서 등 중국인 킨레이는 모델이 되기 위해서 배운다고.(아직 1권에는 드러나지 않지만)

 

 공부하면서 느끼는 거지만 언어의 세계는 정말 무궁무진한 것 같다.

문학, 의학, 과학, 미술 등 많은 분야에서 쓰이는 용어가 다르기 때문에 열거하자면 끝이 없을 것 같다. 여기서는 아무래도 외국인들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상황에 있으므로 식당에서 사용하는 그릇이나 도구 등의 이름을 몰라서 선생님에게 질문이 빗발친다. 선생이라면 뭐든지 알거라는 기대 속에 말이다.

그런 학생에게 대항하기 위해 공부해야 한다는 나기코 선생.

 

언어란 시대에 따라 변화되어 간다는 것을 상기시키는 부분이 나온다.

많은 한자를 기초로 마음대로 히라가나를 만들어내기도 했던 모양이다.

 

<日本人?ないひらがなたち>(일본인도 읽지 못하는 히라가나들)

 

 

 

오른쪽 페이지의 윗 부분에 눈에 익은 화투 한장이 나온다.

그 가운데 써 있는 あのよろし(아노요로시)」

()’가 아닌 ()’ 음으로 읽어야 한다고 설명해주는 장면이다.

 

<해석>-오른쪽 페이지의 맨 아래 부분임.

이것은 ()’가 아니라 지금은 없어진 오래된 히라가나

()’라고 읽습니다.

だから

これは

あかよろし(그러니까, 이것은 아카요로시)

あきらかによろしいという意味です(‘분명히 좋다는 의미입니다.) 

 

 한자를 사용하는 나라는 중국, 일본, 베트남을 비롯하여 우리의 경우도 한자 문화권이다.

예전에는 한글과 한자를 병용했던 때도 있었는데 지금은 거의 한글 일색이어서

의식적으로 공부하지 않으면 한자 실력이 자꾸 떨어지기 마련이다.

일본어에도 한자를 읽는 방법이 여러 가지여서 헷갈릴 때가 많다.

외국인이 일본어를 배우면서 한자와 마주하게 되면서 어려움은 누구나 비슷한 모양이다.

음독과 훈독이 있어서 단어에 따라 읽는 방법이 달라진다.

아주 옛날에는 일본에 문자가 없었는데 기록을 어떻게 했느냐면 통째로 외웠단다!

하지만 인간의 암기력은 한계가 있는 법. 그래서 언어의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고 언어가 탄생하게 된 배경이 되었겠지.

 

<標準語 なんて標準じゃない(표준어라니 표준은 아니다)>

일본어에 표준어라는 것은 없다고 한다

 

흔히 말하는 문장 끝에 ですます를 붙이는데,

이 말투는 에도시대 게이샤들의 말투가 널리 퍼지고 그 말이 표준인 것처럼 되었다고 한다.

 

재미있는 부분도 나온다. 언어를 예쁘게 포장한다고나 할까.

 

방귀[?]’라고 하는데 좀 품위가 없다는 생각에 ならす[らす](소리를 내다, 울리다)’ 단어에 를 붙여 おなら(오나라)’라는 예쁜(?) 말로 만들어낸다

이런 사소한 것을 보아도 꾸미기 좋아하는 일본인의 심리가 보인다.

영어든 어떤 언어든 아는 것처럼 여겨지지만 의외로 모르는 경우가 많다. 특히 우리가 매일 사용하거나 눈에 띄는 물건인 경우가 많아서 방대한 양의 단어를 언제 다 알 수 있을까 고민에 빠지기도 한다. 그래도 계속 하다보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거리는 좁혀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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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1-01-29 12: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나라가 방귀군요! 배우 오나라님 생각나요. 헉^^;그래도 역시 예쁜이름.

모나리자 2021-01-29 13: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네, 저도 그때 읽고 처음 알았어요.ㅎ
그 배우도 예쁘군요. 맛점 하셨죠~미미님~^^

제가 북플의 매력에 푹 빠져서.ㅎ 특히 독서 통계, 다양하게 알려주는.. 그래서 기존 글 옮기느라 바쁘네요. 이제 남은 것 올리면 오늘 다 마무리돼요.ㅎㅎ 좋아요, 눌러 주시느라 정말 수고 많으셔요.^^
감사해요~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미미 2021-01-29 13:38   좋아요 1 | URL
완전공감이예요! PC ‘알라딘 서재‘로 보시면 또 다른 매력이 있답니다.(벌써 알고계실지도)알찬하루 되세요!🤭👍

모나리자 2021-01-29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정말 감탄했어요.ㅎ 댓글 달렸다고 메일이 왔더라구요.
네이버도 알림으로 오는 것과 또 다른 차이가 느껴져서 함박 웃음을 지었네요.
감사해요~미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