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금융위기와 코로나19 초기의 상황을 살펴보면, 두 시기모두 위험에 대한 사전 경고는 있었다. 물론 금융위기는 IT 버블 당시와 마찬가지로 투자자들의 과도한 욕심에서 발생한 인위적 버블에서 출발했고, 지금의 코로나19 사태는 아직까지 명확한 원인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시장 참여자들이 만들어낸 인위적 요인에서 생겨난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분명히 다르다. 하지만 두 위기 모두 위험에대한 경고는 있었고, 투자자들은 그 위험에 대한 측정이 불가능해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이 유사하다.
- P21

그런 점에서 필자는 이런 큰 위기를 예측해서 대응한다기보다 이런 위기 뒤에 오는기회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즉 위기에 대응하는 각국 중앙정부들의 부양책, 그리고 이에 반응하는 금융시장과 실물경기 등여러 가지 후속조치에 따른 연쇄반응 속에서 투자 기회가 있었다는사실을 인지하기를 바란다.
- P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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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것이 바다 위 하늘을 지배하는 왕자인 천체들이 멜랑콜리한 휴식을 즐기고 있을 때 달이 그들의흥을 돋우기 위함이리라, 노르망디에 사는 사람은 이모든 것을 볼 수 있다. 낮에 바닷가를 거닐 때면 인간의영혼의 울림에 박자를 맞추는 듯 울동하는 바다의 소리를 들을 수도 있다. 이런 소리는 물질로부터 완전히 자 - P66

유롭고, 묘사하려는 의도가 없다는 점에서 인간 세계에서는 음악에 해당한다. 바다의 소리는 야심차며 동시에쇠약해진 의지의 단조로운 노래를 닮았다.  - P67

니콜은 이탈리아의 고풍스러움과 북유럽 여인들의신비함을 지녔다. 그녀는 북유럽 여인들의 금발, 호수에 비치는 투명한 하늘처럼 맑은 눈, 그리고 고귀한 자태를 지녔다. 하지만 동시에 진지한 나른함이 온몸에서 풍겨져 나왔는데, 남부 여인들의 시선을 가득 채우고 있는 토스카나의 뜨거운 태양을 받은 듯한 그녀는긴 팔을 늘어뜨리고, 입술 한쪽 끝에 미묘한 움직임을일으키고, 발걸음에 고유한 리듬감을 부여했다.  - P71

그녀는 고결함을 추구하며 학자연하기에는 너무나 진실하다. 그녀에게는 미덕만을 생각하고 말하게 하는 천성적인 현명함이 있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 그녀의 매력은 신성함의 향기가 덧입혀져 한층 더 은은함을 풍겼다. 좋아하는 대상을 존경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니콜의 풍요롭고 그윽한 아름다움에서, 그녀의 너그러운 자비심과 온 존재에서 발산하는 거대한 심성의 매력과 충만함을 느끼는 것은 귀한 경험이다.
- P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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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말하는 동안 그녀의 눈빛은 생기를 띠었다. 송장 같던 낯빛도 사라졌고 예전의 온화함이 감돌았다. 그녀는 아름다움을 되찾았다. 아, 그녀는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나는 그녀를 두 팔로 안고 싶었다. 그녀를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었다………. 우리는 오래 같이 머물렀다.
저녁이 되어 날이 쌀쌀해지자 하인은 그녀를 집 안으로옮겼다. 이제 그녀와 헤어져야만 했다. 나는 눈물로 목이 메었다.  - P52

향기가 새어 나왔을 것이라 추측되는 방의 작게 열린문틈으로 내부가 얼핏 보였는데, 그것만으로도 그 방에서 머무는 사람의 뛰어난 취향을 알 수 있었다. 이토록몰개성한 호텔에서 이 투숙객은 어떻게 그와 같은 순수한 예배당을 만들고, 섬세한 규방을 꾸미고, 향기로 가득한 상아탑을 빚을 수 있었을까?  - P58

나는 향수가 바닥에 몇 방울 남아 있는 병을 발견하고 얼른 그것을 집어 들었다. 미지의 여행자들이 알지못한 채 그것은 아직까지 내 방을 가득 채우고 있다.
나의 평범한 삶에서 그때까지 무미건조함만으로 가득했던 세계가 갑자기 진귀한 향을 내뿜은 순간이 있었다. 그것은 다가올 사랑이 예고하는 혼란스러운 신호였다. 사랑은 장미와 샴페인을 한 아름 안은 채 고혹한 향기를 내뿜으며 매혹적인 모습으로 성큼 다가왔다. 사랑은 거대한 입김을 내뿜는 생각에도 스며들어 그것을 약화시키기는커녕 한층 풍요롭게 만들었다.  - P60

어느새 사랑은 떠나버렸고 그 자리에 남겨진 깨진 병에서 향기는 한층 순수하게 뿜어져나왔다. 그리고 그때의 희미한 방울 하나가 지금까지도내 삶을 감싸고 있다.
- P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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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슬픔을 감춘 채 그녀를진정시키기 위해 농담조로 말하려 애썼다. "내게 준 것이 없다고요? 내가 당신에게 요구하지 않을수록 당신은내게 더 많이 주었어요. 우리의 우정에 감성이 작지 않은 자리를 차지하는 만큼 당신이 내게 준 것은 실제로더 많습니다. 성모 마리아처럼 초자연적이며, 보모처럼온화한 당신을 저는 사모했고, 당신은 저를 얼러주었지요. 당신을 향한 육체적 쾌락에 대한 기대로부터 자유로웠기에 저는 더욱더 당신을 사모했습니다.  - P39

그녀의 말이 내게 가져올 고통을, 그것을말하는 방식으로 조금이라도 덜어주기 위해서 그녀는자신의 임박한 죽음에 대해 말할 때부터 띤 온유함을유지하며 이어갔다. "그것은 ‘살아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매우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그런 절망의 순간들 중 하나에 놓여 있었을 때 나 자신이 쏘았던 거예요."
- P44

나는 다가가 그녀를 안아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쪽으로 몸을 향한 순간 저항할 수 없는 힘이 내 목을 짓눌렀고 눈물이 터져 나와 나는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그녀는 내 눈물을 닦아주었고 조금 웃었으며 예전처럼온갖 부드러운 말로 나를 위로했다. 그녀의 눈에서 자신, 그리고 나를 향한 거대한 연민이 뜨거운 눈물이 되어 흘러내렸다. 우리는 함께 울었다. 슬프면서 무한한조화의 일치. 우리의 합체된 연민은 이제 우리 자신보다 거대한 대상을 향했고, 우리는 그것을 위해 마음껏자유롭게 눈물을 흘릴 수 있었다.  - P44

나는 가여운 눈물로
흥건히 젖은 그녀의 두 손을 닦아주었다. 하지만 금방다시 새로운 눈물로 젖어들었고 그녀는 한기를 느꼈다.
그녀의 손은 분수대에 떨어지는 창백한 나뭇잎처럼 차가워졌다. 우리는 그 순간만큼 그렇게 아파했던 적이,
또 좋았던 적이 없다.
-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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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오기 전에 - 프루스트 단편선
마르셀 프루스트 지음, 유예진 옮김 / 현암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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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아침, 마들렌은 튈르리 정원의 물가 옆 야외테라스에 앉아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괴로움이 드넓은지평선 위를 더욱 자유롭게 떠돌아다니고, 확장되고,
휴식을 취하고, 꽃을 따러 가고, 접시꽃과 분수와 기둥들과 함께 놀고, 오르세 구역을 떠나는 기병대 소속 군인들의 뒤를 쫓고, 센강의 물결을 따라가고, 창백한 하늘을 제비들과 함께 날아오르도록 내버려두었다.  - P25

개는 그녀를 알아보고 다가왔다. 닷새 전부터 그를 보고 싶었던, 억눌렀던 마음이 단숨에그녀를 사로잡았다. 이 동물을 안으며 그녀는 울음을터뜨렸다. 온 힘을 다해 길게 입맞춤한 후 그녀는 가슴에 있던 제비꽃 다발을 빼서 개의 목줄에 꽂은 후 가도록 놔주었다.
- P26

그날 저녁 따라 그는 특히 더 멋졌고 매력적이었으며 며 여태까지 그녀에게 보이지 않았던 특별한 다정함까다지 갖췄다. 두 사람은 진지한 대화를 나눴고, 그녀는 처음으로 그에게 높은 수준의 지성미가 있음을 발견했다.
사교계에서 그가 인기가 없는 이유는 그가 추구하는 진리가 재기발랄한 사람들의 한정된 시각적 지평선보다위에 머물고, 고귀한 영혼들의 진리는 지상에서는 우스꽝스러운 오류로 치부되기 때문이었다.  - P30

그와 순전히 우정에 바탕을 둔 친밀감을 나눌 수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이 갑자기 생겼다. 그렇게 되면매일 그와 만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녀는 기대에 부풀어 자신의 계획을 그에게 알렸다. 하지만 그는 다른 일정으로 정말 바쁘고, 보름에 하루 이상을 비우기가 어렵다고 반복할 뿐이었다. 그녀가 그를 사랑한다는 사실을 그가 알기만 원했다면 그녀는 이미 그가 충분히 알수 있도록 말했다. 그토록 수줍음 많은 그일지라도 그녀에게 조금이라도 마음이 있었다면 아주 적게나마 호의적인 말을 했을 것이다.  - P31

그녀는 계속해서 바쁜 일정이나 밀린 일들에 대해 말하는 르프레를 막으려 했다가 하늘 아래 펼쳐진 드넓은 지평선보다도 더 먼 곳에 있는 듯한 상대의 가슴 깊은 곳으로 갑자기 시선을 옮겼고, 이내 자신이 하는 말이 헛됨을 깨달았다. 그녀는 순간 입을 다물었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
"네, 당신이 매우 바쁘다는 사실을 잘 알겠어요."
- P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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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4-22 10: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역시 모나리자님도 프루스트 ㅋ 이 책 너무 좋더라구요. 저 리뷰써야 하는데 ^^

모나리자 2022-04-24 00: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천천히 읽고 있어요. 젊은 날의 감수성이 너무 자연스럽게 담겨 있는 것 같아요. <추억>도 좋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