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따지고 보면 내 여자 친구가 주는 이런 마해 .
마음의 평온함도 기쁨이라기보다는 차라리 고뇌의 진정에 불과했다. 이런 평온함이 너무도 생생한 고뇌 탓에 지금까지 내게닫혀 있던 그 수많은 기쁨을 음미하게 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러나 이 기쁨을 알베르틴 덕분이라고 여기기는 어려웠고, 게다가 나는 그녀를 아름답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며, 또 그녀와함께 있으면 권태를 느끼기까지 했고, 그녀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분명한 느낌을 받았으며, 반대로 알베르틴이 내 옆에 없을 때면 오히려 기쁨을 맛보았다.  - P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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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의미를 물어서는 안 된다. 나에게 발견되어 실현되길기다리고 있는 ‘내 삶의 의미를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 삶이나에게 하는 질문에 대답을 해야 한다. 우리 존재를 스스로 책임질 때, 삶이 나에게 던지는 질문에 답할 수 있다.

심리학자 올포트는 나의 책 『인간의 의미 추구 Man‘s Search for Meaning )의 서문을 써주었는데, 로고테라피를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로고테라피는 이 시대에 가장 의미 있는 심리 운동이다."
토렐로는 심리치료의 역사에서 가장 효과적인 시스템‘이라고 로고테라피를 설명했고요.

오전에는 견디기 힘든 모멸감의 시간을 보내고, 오후에는 아름다운 재즈 공연을 보며 생각했습니다. 추함과 아름다움, 비인간성과 인간성이 공존하는 곳! 나는 수용소에서 인간 존재가지닌 양면성을 보았고, 그것은 인간 존재의 전형적인 모습이었습니다.
- P110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나는 연대책임에 반대합니다. 악을 악으로 갚으면 불행의 역사는 끝나지 않습니다. 상대가 나치주의자라도 개인 대 개인으로서는 얼마든지 그를 변호하고 숨겨줄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유대인들이 나의 주7 1 - P131

늙는다는 건 존재의 덧없음을 느끼게 합니다. 하지만 이 덧없음이야말로 내 삶을 책임지게 하는 자극제이기도 합니다. 인간존재의 본질적인 특징이라 할 수 있는 책임감! 우리는 내 삶에대한 책임감을 가져야 합니다. 로고테라피 치료의 원칙은 인간개개인이 자신의 삶에 이 책임감을 부여하는 것입니다. 이 원칙은 어느 날 꿈속에서 로고테라피 이론에 대해 고심하다가 번뜩떠오른 것이었죠. 그래서 자다 일어나서 기록을 남겼습니다.


‘인생을 두 번째로 살고 있는 것처럼 살아라. 그리고 지금 당신이 막 하려고 하는 행동이 첫 번째 인생에서 이미 실수했던 바로 그 행동이라고 생각하라.  - P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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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터 프랭클 - 어느 책에도 쓴 적 없는 삶에 대한 마지막 대답
빅터 프랭클 지음, 박상미 옮김 / 특별한서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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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 전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읽고 많은 위안을 받았고, 몇 해 전에도 한 번 더 읽을 기회가 있었다. 맨 처음과 같이 먹먹한 감동이 잔잔하게 스며들었다. 특별할 것도 없는 일상에서 기분이 가라앉거나 하면 그의 수용소 이야기를 떠올리며 힘을 얻곤 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빅터 프랭클의 자서전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책을 만났다. 어린 시절부터 90년 생애를 다루고 있는데, 아흔 번째 생일을 기념하여 자신의 생애를 정리한 자서전이라 한다. 그는 이 책을 완성하고 2년 후에 세상을 떠났다. 부제 어느 책에도 쓴 적 없는 삶에 대한 마지막 대답이라고 한 것처럼 더욱 내밀한 빅터 프랭클을 만날 수 있다. 수용소에서 부모님과 형을 잃고 어떻게 견딜 수 있었을까. 알고 보니, 인자하고 책임감 강한 부모님과 정서적으로 친밀했던 가정 분위기에서 그 따뜻한 사랑으로 모든 고통을 이겨낼 수 있었다고 생각되었다.

 


 이 글을 읽으면서 무척 따뜻하고 유머와 재치가 넘치는 성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경어체로 쓴 이야기가 마치 바로 앞에서 강의를 듣는 것처럼 편안했다. 겸손함, 충만한 사랑, 자신의 재능에 대한 자부심, 개인적인 고통을 승화한 인간으로서의 인류애를 느낄 수 있었다. 부모님 이야기부터 시작하여 자신의 어린 시절, 이성, 감성, 학창시절, 로고테라피가 나오게 된 계기 등 아들러, 프로이트 등 내로라하는 철학자들과의 만남이나 아내 이야기까지 모두 흥미롭게 다가와서 금세 술술 읽혔다. 수용소에서 쓴 원고는 수용소에서 나온 뒤 9일 만에 초고가 완성되었고 전 세계 각국에서 초청되는 강연 스타로 만들었으며, 많은 사람들이 그의 책에 감명을 받아 제2의 인생을 살기도 했다.

 


어떤 일이든 이겨내자. 오물에 빠져도 즐거워하자.”(28)

 


 테레지엔슈타트 수용소의 화장실 벽에 써 있던 문장이라고 한다. 어떻게든 살아서 나가야겠다는 염원으로 저 문장을 읽고 읽으며 버텼을 것이다. 프랭클은 자신이 회복탄력성이 강한 사람이라고 했다.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우리가 긍정적으로 살아야 하는 이유를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긍정적으로 살아야 합니다. 그래야만 인생을 즐길 수 있습니다. 미래를 기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과거를 의미 있게 기억하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잃어버린 노트를 찾기 위해 애쓰는 나의 소설 속 주인공처럼 감사한 날, 행운의 날을 기념일로 지정하고 기억하며 축하해야 합니다.(P28)

 


 요즘처럼 앞날이 불투명한 시기에 우리에게 필요한 정신이 아닐까. 끝이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와의 전쟁 속에서 우리의 삶은 많은 변화를 겪는 중에, 이런저런 걱정으로 많은 시간을 허비할 때가 많다. 그러기보다는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최선을 다하고 즐기는 것. 그것이 쌓여서 의미 있고 기억하고 싶은 과거를 만드는 비결일 것이다. 감사한 날, 행운의 날 등 기념일을 만들어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즐기는 습관은 유대인에게 배워야 할 좋은 풍속이라 생각한다.

 


삶의 의미를 물어서는 안 된다. 나에게 발견되어 실현되길 기다리고 있는 내 삶의 의미를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 삶이 나에게 하는 질문에 대답을 해야 한다. 우리 존재를 스스로 책임질 때, 삶이 나에게 던지는 답할 수 있다.”(P59)

 


 인간은 세상에 던져진 존재라고 한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 왜 살아야 하느냐고 묻기보다는 주어진 삶을 감사하고 기쁨으로 살아갈 때 삶의 보람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으니까 행복한 것이다, 라는 말과 닮지 않았을까. 기꺼이 삶 속으로 나아가려고 할 때 삶은 우리에게 나아갈 길을 제시해 주지 않을까. 우리 안에는 무한한 잠재능력이 꽃을 피우기를 기다리고 있다 한다.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의 인생에 책임을 지겠다는 확고한 태도로 살아간다면 그 과정에서 조금씩 성장해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빅터 프랭클은 비텔스, 질버만과 함께 의료심리학회를 창립하고 부회장직을 맡았는데, 1926년 학회의 연구 모임에서 로고테라피에 대한 논문을 발표한 것이 공식적으로 알린 첫 시작이라고 한다. ’삶의 의미를 찾는 세 가지 가치를 구상한 것은 1929년이었는데, 그것은 창조가치, 체험가치, 태도가치다. , 육아, 교육, 예술 활동 등에서 창조가치를 찾고, 어떤 일을 경험하거나 어떤 사람을 만나는 체험을 함으로써, 피할 수 없는 시련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하기로 결정함으로써 삶의 의미를 찾는다는 내용이다. 로고테라피 심리치료에는 역설의도기법도 들어있는데 불안이나 두려움을 느낄 때 오히려 반대로 생각하여 행동장애를 완화하는 방법이다. 우리가 일이나 일상에서도 훈련하면서 적용한다면 한층 자신감 있게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끝내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를 한 가지만 말하라고 한다면, 잃어버린 원고를 다시 쓰고야 말겠다는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답하겠습니다.(P126)

 


 수용소에서 원고를 빼앗기고 절망했을 때, 그는 낡은 옷 주머니에서 히브리어 기도문이 적인 종이를 발견하고 원고를 다시 쓰기 시작한다. 40번째 생일에는 수용소의 친구가 몽당연필과 나치 친위대의 문서 용지 두 장을 받고 심장이 마구 뛰었다고 한다. 굶주림과 혹독한 추위 속에서 꽁꽁 언 발로 행진을 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밝고 따뜻하고 웅장한 대학 강단에서 강의하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었을까. 꼭 살아남아 자신의 체험을 알려야겠다는 사명감과 희망이었을 것이다. 우리는 어떤 사명감으로 살아가고 있는가. 꼭 해내고야 말겠다는 어떤 일이 있다면 하루하루 더 충만한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다.

 


 그 어떤 고통보다 자신의 혈육을 잃는 고통이 가장 힘들 것이다. 부모님, , 아내 4명의 가족을 잃고 어떻게 다시 빈으로 돌아올 수 있었을까. 당신의 가족을 보호해 주지 못했는데 왜 빈으로 돌아왔느냐는 무수한 질문에 시달렸다고 한다. 가족을 모두 수용소에서 잃었지만 누가 자신에게 무엇을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빈에 목숨이 위태로운 사촌 여동생이 있었고, 나치 친위대였지만 수용소에서 몰래 도움을 준 사람도 있었다. 그 이유만으로도 빈으로 돌아올 충분한 이유가 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한다. 악을 악으로 갚으면 불행의 역사는 끝나지 않는다며 연대책임에 반대한다는 주장을 펼치는 부분에서는 개인적인 고통을 초월한 진정한 인류애를 지닌 사람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인생을 두 번째로 살고 있는 것처럼 살아라. 그리고 지금 당신이 막 하려고 하는 행동이 첫 번째 인생에서 이미 실수했던 바로 그 행동이라고 생각하라.(P158)

 


 세 살에 의사가 되기로 마음먹었고, 갑자기 죽음의 공포가 밀려오고 죽음에 대한 질문은 평생 따라다녔다고 한다. 마침내 죽음이 삶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든다?‘는 답을 얻은 그였다.


메멘토 모리라는 말이 자주 회자되고 있다. 죽음을 떠올리며 살아갈 때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고 했다. 영원히 계속되는 삶이 아닌데, 우리는 가끔 그것을 잊고 살고 있지 않은가. 그래서 이 문장을 다시 접하니 정신이 번쩍 들었다. 덤으로 살아가는 인생이라고, 감사함으로 하루하루 살아간다면 우리는 오늘을 더욱 충실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빅터 프랭클의 어린 시절부터 90여 년의 생애를 다룬 이 자서전을 읽으면서 더욱 내밀한 그의 생애를 알게 되어서 유익한 시간이었다. 유명한 심리학자 프로이트, 아들러와의 만남과 갈등 이야기와 그들 서로의 철학의 차이점을 서술하고 있으며 로고테라피가 탄생한 과정을 자세히 알 수 있다. 또 하이데거, 야스퍼스 등 귀에 익은 철학자들과 사진 자료가 들어있어서 빅터 프랭클의 인생 이야기를 더욱 생생하게 읽을 수 있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지금도 세계 도처에서 크고 작은 전쟁이 여전하다. 그리고 우리는 3년째 코로나바이러스와 전쟁 중이다. 자신의 상황에 따라 크고 작은 고통을 안고 살아가리라 생각한다. 우리가 그냥 편히 앉아서 읽는 수용소의 삶을 얼마나 짐작할 수 있을까. 자기 손가락의 상처가 제일 큰 법이라고 한다. 하지만 빅터 프랭클이 전해주는 이야기를 만난다면 자신의 고통이 아주 작아질 것이다. 그리고 많은 위안과 힘을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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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1-10 19: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 리뷰가 다 좋은거 같아요. 역시 삶은 긍정적인게 좋겠죠? 과거를 의미있게 기억하는 것도 그렇고~
수용소 이야기는 흥미로우면서도 너무 슬픈거 같아요 ㅜㅜ

모나리자 2022-01-11 07:21   좋아요 1 | URL
네, 빅터 프랭클의 수용소 체험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과 먹먹한 슬픔을 안겨주었지요. 그런 상황에서도 견뎌냈다는 건 인간 정신의 승리하고 할 수 있지요.
너무 슬프고 ...그게 인간의 양면 아닌가 싶어요..
오늘도 활기찬 하루 보내세요. 새파랑님.^^
 

 물속에 잠겨 있는 무의식의 영역을 의식의 영역으로 끌어 올려야 내가 하는 행동에 대해서 스스로 통제를 할 수가 있다고 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하고 싶은 일 100개를 써보는 과정은 무의식 속 욕망을 수면위로 꺼내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쓰는 과정이 쉽지 않지만 해내게 된다면 내가 바라는 것에 대해 깊이 있는 고민을 할 수 있다.
- P43

어딘지도 모르는 막연한 목적지를 향해 애쓰기보다는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목표를 두고 하나씩 수행하는게 중요하다. 버킷들을 하나씩 실행하는 것이야말로 당장 할 수 있는 목표를 수행하는 일이다. 도장 깨듯 하나씩 시도하는 것들이 새로운 경험을 하는 계기가 되고내가 원하는 삶으로 나를 인도한다. 책 속의 다크호스형 인간들이 그랬듯이 따라오는 충족감은 당연한 귀결이 된다.
- P51

 ‘싱크로니시티(Synchronicity)‘라는 단어를 화두로꺼낸다. 우리의 삶은 싱크로니시티, 즉 ‘신기한 우연‘으로 가득 차 있는데, 우연한 사건이 인생을 바꾸기도 하지만 의도적으로 끌어당기고 잘 활용하면 원하는 것을이루는 힘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바로 이때 중요한 것이 바로 원하는 삶을 규정하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내소원을 명확히 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 P67

버킷리스트가 주는 가장 큰 매력은 계획을 세우는과정 속에서 진짜 ‘나‘를 알아가는 것에 있다. 무의식의영역까지 깊게 잠영한 다음 내가 어떤 욕망을 갖고 있는지 물 위로 끌어 올리는 작업은 버킷 100개를 쓰는핵심 이유다.  - P112

"우선은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에 생각을 집중한다.
그것을 어떻게 할지는 고려하지 않는다. 그건 나중 문제다. 나중에 한다. 지금은 단지 무엇만을 적는다. RAS에 검색어를 넣자. RAS에게 일거리를 주자. (중략) 그러면 RAS가 그것을 어떻게 이룰지 답을 찾을 것이고,
그러면 길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 P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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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진정한 예술 소양이 끝을 보지 못한 것과 마찬가지로, 샤를리스 씨는 공작보다 더 어머니를 사랑했고 아내를 사랑했으며, 그래서 그들이 죽은 지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도 사람들이그 얘기만 꺼내면 눈물을, 그러나 가식적인 눈물을 흘렸다. 마치 지나치게 뚱뚱한 사람의 이마가 아무것도 아닌 일에도 땀투성이가 되는 것처럼 말이다. 그 둘의 차이라면, 사람들은 땀을 흘리는 사람에게는 "더운 모양이군요!"라고 말하지만, 남이 흘리는 눈물은 보지 못한 척한다는 것이다.  - P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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