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완벽한 실종
줄리안 맥클린 지음, 한지희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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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사랑했던 남편이 어느 날 갑자기 실종되었다.

모두가 그를 죽었다 생각하지만 아내만은 그가 살아있다고 믿으며 계속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에게 돌아온 건 생각지도 못한 형사의 방문이었고 그들은 사라진 남편을 살인 용의자로 지목한다.

어느 날 갑자기 가족 중 누군가가 실종되고 그 실종된 사람에게는 엄청난 비밀이 있었음이 드러난다는 설정은 자주 접해왔던 부분이다.

특히 배우자의 실종과 그 사람이 숨겼던 비밀은 스릴러 소설의 단골 소재였던 만큼 소설의 도입부를 보자마자 앞으로의 전개를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작가는 여느 스릴러 소설 속의 사라진 실종자와 달리 남편 딘에게 연민의 마음을 가진 듯 보인다.

실제로 딘 이 처한 상황을 보면 안타까움을 느낄 부분이 많다.

너무나도 불우한 환경에서 제대로 보호받지 못한 채 세상에 나와 홀로 고군분투해서 간신히 안정된 직장을 구하지만 그것조차 위태롭기 그지없다.

단 한 번의 실수라도 지금의 자리를 잃는 건 한순간임을 잠시도 잊지 않고 살아야 하는 삶이란 얼마나 고달프고 힘들까

물론 이런 게 그의 실수를 덮어 줄 순 없지만 아닌 걸 알면서도 그 순간을 피하지 못한 채 한 선택은 결국 그의 발목을 잡는 결과를 가져온다.

게다가 그의 실수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너무나 사랑스러운 여자가 그의 앞에 나타난다.

부잣집 딸이면서도 속물적이지 않고 아무것도 없는 그에게서 새로운 가능성을 볼 줄 아는 그녀의 이름은 올리비아

딘과 올리비아가 사랑에 빠지는 건 한순간이었다.

그녀와 가정을 이뤄 행복함이 절정에 오른 순간 안타깝게도 그는 실종되고 만다.

세상에 어떤 흔적도 남기지 않은 채...

아마도 이런 점이 올리비아가 쉽게 딘을 잊을 수도 포기할 수도 없는 부분이었겠지만 딘 이 실종된 후 홀로 남은 올리비아가 느꼈던 마음의 상처와 상실감은 엄청나지 않았을까 싶다.

그 부분 즉 올리비아가 느낀 상처와 아픔 여기에다 뒤늦게 밝혀진 남편의 행적으로 인한 충격까지...

미스터리 로맨스답게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는 이토록 완벽한 실종은 주인공들이 각자가 처한 상황이 안타까움을 느끼게 했다.

미스터리보다 로맨스에 더 중점을 둬서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에겐 다소 아쉬울 수도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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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빡이는 소녀들
스테이시 윌링햄 지음, 허진 옮김 / 세계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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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서 소녀들이 연쇄적으로 실종되었고 그 범인은 우리 아빠였다.

소녀에게 자상하고 다정했던 아빠가 마을의 소녀들을 살해한 연쇄살인마였다는 사실은 이 가족을 붕괴시켰다.

아빠가 검거되고 감옥에 갇힌 지 20년...

또다시 어린 소녀들이 납치당한다.

소개 글만 봐도 너무 흥미로워서 단숨에 읽은 책이었다.

짧은 소개 글을 봤을 땐 두 가지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

첫 번째는 누군가가 연쇄살인마였던 아빠를 흉내 내서 어린 소녀들을 납치하는 거라고 생각했고 그렇다면 가장 유력한 용의자는 그녀 주위의 사람일 거라 짐작했었다.

그리고 또 다른 가능성은 아빠가 진범이 아닐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증거가 나오고 아빠 역시 사형집행을 피하기 위해 본인의 죄를 자백하면서 그 가능성은 사라져버렸다.

사실 클로이는 그 사건이 있고 20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었다.

피해자 소녀 중 일부는 자신의 친구이거나 잘 아는 사이였고 자신이 그 소녀들을 범죄자인 아빠 곁으로 끌어들인 거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자신과 함께 있는 모습을 노출해서 아빠의 주목을 끌었던 거라고...

특히 첫 번째 피해자인 리나는 누구보다 빛나고 자신에게 언니처럼 많은 걸 가르쳐 주던 사이였기에 깊은 책임을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지금 현재 연이어 두 명의 소녀가 실종된 사건에 무관심할 수 없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두 번째 실종자는 그녀의 심리상담소가 마지막 장소였기 때문에 경찰이 그 부분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그런 그녀에게 뉴욕 타임스의 기자마저 찾아와 아빠의 사건에 관한 취재를 요청하면서 쫓기는 듯한 기분을 느끼는 클로이는 결국 약에 의존하게 되면서 모든 것이 더욱 복잡해진다.

그 사건 이후로 모든 게 망가져버린 클로이와 남은 가족들은 어떻게 보면 그들도 피해자에 가깝지만 여느 범죄자의 가족들과 마찬가지로 가해자와 같은 취급을 받는다.

집에다 돌을 던지고 낙서를 하고 모두에게서 날카로운 시선을 받는 건 물론이고 제대로 된 생활을 하는 것이 힘들 정도의 괴롭힘을 당하지만 어디에도 그 피해를 호소할 수 없다.

그런 일련의 과정을 클로이가 지금 현재 벌어지고 있는 소녀들의 실종사건을 보면서 과거 당시 회상을 통해 들려주는 데 그때 어린 소녀로서 느끼거나 겪었던 일들을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자신이 우연히 발견한 물건들 중에 피해자 것을 알아보고 그걸 경찰에게 말할 때 느꼈던 감정... 자신의 증언이 자신으로부터 아빠를 뺏어 갈 뿐 아니라 아빠의 범죄사실을 입증하는 거라는 걸 알면서도 말할 수밖에 없는 소녀의 괴로움과 죄책감을 묘사하는 신이 특히 인상적으로 와닿았던 장면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중간 이후부터 어느 정도 범인의 정체를 파악했다고 생각할 즈음 작가는 생각지도 못한 카드를 내밀어 뒤통수를 친다.

그때부터 스피디한 전개로 이야기에 긴장감을 더한 후 마지막에 폭탄을 던져버린다.

엄청난 긴장감을 준 건 아니지만 스토리 자체로도 충분히 매력적이라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

그리고 모든 진실이 밝혀졌을 때... 그제야 어딘가 어긋난 듯했던 부분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는 걸 알 수 있었다.

스토리도 매력적이고 이야기도 짜임새 있어서 가독성도 좋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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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선을 걷는 남자 스토리콜렉터 110
데이비드 발다치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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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 데커가 이번엔 좀 더 스케일을 키워서 돌아왔다.

일가족 몰살이라는 큰 비극을 겪었는데 여기에 더해 아무리 시간이 지나고 세월이 흘러도 절대로 잊을 수 없는 과잉기억 증후군마저 가지고 있다는 설정은 데커라는 캐릭터에게 보통 사람이 가질 수 없는 비범한 재능을 주고 여기에 핸디캡을 더한 것과 같다.

마치 슈퍼히어로를 좀 더 인간답게 보이게 하기 위한 핸디캡이랄지...

어쨌든 인간적인 면이 다소 부족했던 데커는 시리즈를 더하면서 조금씩 변해가고 있다.

노스다코타 주의 작은 도시 런던에서 한 여성이 얼굴 가죽이 벗겨진 채 누군가에 의해 부검당한 상태에서 발견된다.

분명 잔혹한 사건임엔 분명하지만 그럼에도 연쇄살인도 아닌 이 사건이 FBI 소속 데커에게 떨어지고 영문도 모른 채 재미슨과 함께 그곳으로 가게 된다.

석유 사업의 활황으로 온갖 인종의 사람들이 모여드는 그곳 런던은 분명히 약물과 폭력이 난무하지만 그럼에도 이번 사건은 분명 이질적이었고 무엇보다 FBI가 왜 이 사건을 주목하는 지 분명치 않다.

그럼에도 맡은 임무를 위해 사건을 수사하던 중 학교 교사로 알려진 피해자가 밤의 여자였으며 브라더스라는 종교 공동체에서 기거했다는 게 밝혀지면서 점점 더 피해자에 대해 궁금증이 늘어가지만 좀처럼 그녀의 정체를 밝혀낼 수 없다.

이런 와중에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온다.

심지어 이번엔 피해자를 처음 발견한 목격자의 집에서 그녀와 같은 종교 공동체 소속이었던 여자의 시신이 발견되고 목격자는 행방불명된다.

게다가 시신을 부검했던 지역의 장의사는 의도적으로 부검에서 밝혀진 사실을 은밀하게 숨겼던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까지 발생한다.

마치 누군가가 두 사람의 수사를 의도적이고 조직적으로 방해하는 듯한 모양새지만 과연 누구의 짓인지는 알 수 없는 상태

온갖 수사방해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그녀의 행적을 쫓던 두 사람은 이내 또 다른 벽에 부딪친다.

그것은 이곳 런던이라는 곳의 특성상 국가기밀에 해당하는 군사시설과 종교 공동체가 수사에 비협조적인 데다 작은 도시 런던을 움켜지고 있는 두 집안마저 수사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기 때문이다.

하나둘씩 희생자는 늘어나고 있지만 좀처럼 실마리를 찾지 못해 헤매는 데커와 재미슨은 과연 어떻게 이 사건을 해결할 수 있을까

궁금증이 늘어만 가는 가운데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뜻밖의 단서를 잡게 되는 두 사람은 누군가로부터 목숨을 위협받으면서도 수사를 멈추지 않는다.

단서를 쫓다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엄청난 비밀을 알게 되는 과정을 아주 흥미진진하게 그려내고 있는 사선을 걷는 남자는 확실히 이전 작품에 비해 스케일이 커졌고 사건 자체가 주는 무게감도 평범하지 않다.

우리가 한 번쯤 생각해 봤음직한 국가 음모론... 그리고 거기에 얽혀있는 거대 기업들...

여기에다 평범하지 않은 살인사건까지...

범죄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혹 할만한 요소가 모두 갖춰져있다.

500페이지가 훌쩍 넘는 데도 불구하고 지루할 틈 없이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

역시 가독성 좋고 긴박감 넘치며 스릴 만점이었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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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부인
스테이시 홀스 지음, 최효은 옮김 / 그늘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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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가스라이팅이다.

가스라이팅이라는 개념을 제대로 알지 못할 때조차도 연인에 의한 혹은 친구나 가족에 의한 가스라이팅은 빈번하게 이뤄졌지만 사회적 분위기상 혹은 본인 스스로 자신이 가스라이팅을 당하고 있다는 걸 깨닫지 못한 채 그저 자신이 못나서 누군가가 늘 보호하고 보살핌을 받아야 하는 존재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았다.

많은 정보를 얻고 이런저런 사례를 접하고서야 자신이 가스라이팅을 당했구나 하고 깨닫게 된다.

이 책은 그런 가스라이팅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유모 학교를 졸업하고 아이를 보살피는 일을 하는 루비 메이는 고용주의 사정상 갑작스럽게 그만두게 되고 새로운 집으로 가게 된다.

사실 그전 고용주가 미국으로 가게 되면서 루비에게 훨씬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며 같이 갈 것을 청했지만 루비에게는 함께 갈 수 없는 사정이 있었다.

그래서 요크셔로 가 잉글랜드 가족과 함께 하게 되지만 이곳은 여느 가정과 달리 모든 것이 안주인이 아닌 잉글랜드씨에 의해 결정되고 있었다.

심지어 안주인이 나서야 할 문제까지 잉글랜드씨가 해결하고 있을 뿐 만 아니라 아이들을 제대로 봐주는 법도 없이 무기력한 모습만 보이는 그녀를 보면서 루비는 그녀가 궁금해진다.

이토록 많은 걸 가졌고 사랑스러운 아이들과 친절한 남편까지 있는 그녀가 왜 그토록 무기력한 모습을 하고 있는 건지 궁금한 것도 잠시 자신의 월급을 대부분 가족에게 보태고 있는 자신의 처지와 비교되면서 잉글랜드 부인에 대한 질투도 생긴다.

게다가 친절하고 쾌활한 잉글랜드씨와의 사이에 묘한 분위기가 생기면서 이런 마음은 더욱 커지는데...

심리 스릴러답게 뚜렷한 무슨 사건 사고가 생기거나 하지 않는다.

그저 이 집안을 둘러싼 묘한 분위기와 그곳에 사는 사람들 사이에서 생기는 긴장감이 차곡차곡 쌓이며 마침내 불씨가 되기까지 과정이 섬세하게 그려져있을 뿐...

겉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가족이지만 그 가족이 숨기고 있는 비밀이 하나둘씩 드러나는 순간 이제까지와 전혀 다른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을 거치면서 루비 또한 이제까지 자신의 선택이라고 믿었던 모든 것에 대해 의심하게 된다.

자신도 모르는 새 은밀하면서도 오랫동안 누군가에 의해 가스라이팅 당했던 두 사람의 이야기를 밀도 있고 섬세하게 다루고 있는 잉글랜드 부인

곳곳에 숨겨둔 폭력의 증거가 조금씩 드러나는 과정을 흥미롭게 그려내고 있다.

기존의 심리 스릴러보다 다소 심심한 듯하지만 섬세한 심리묘사가 돋보였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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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석의 여자 - 뮤리얼 스파크 중단편선
뮤리얼 스파크 지음, 이연지 옮김 / 문예출판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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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책을 제법 읽었다는 나에게 가독성이나 재미 면을 차치하고 더 이상 분위기나 접근법이 새롭거나 신선한 작품은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 책은 생각지도 못한 느낌을 줬다.

표제작인 운전석의 여자를 포함 11편의 작품이 실려있는 이 작품은 솔직하게 말하자면 가독성이 좋은 편은 아니었다.

다른 작품도 그렇지만 특히 운전석의 여자는 처음에는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건지 헷갈렸을 정도...

특히 주인공 로제의 심리는 종잡을 수가 없어 더 헷갈렸다.

원치 않는 휴가를 가게 된 여자는 집 밖을 나서면서부터 이상한 행동을 한다.

남들이 놀라서 쳐다볼 만큼 튀는 색상의 옷을 입고 엉뚱한 데서 갑작스럽게 큰소리로 웃는가 하면 사람들에게 다른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서 거짓말도 서슴지 않는다.

이런 특유의 행동은 스릴러 독자로서의 관점으로 보면 누군가에게 강한 인상을 남겨서 자신의 알리바이를 위한 행동처럼 보인다.

하지만 뚜렷한 범죄의 흔적은 보이지 않고 술을 마시고 남자들과 어울리는 등... 점점 더 위태로운 행동도 서슴지 않는 여자를 보면 당장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아슬아슬한 위기감을 느끼게 한다.

이렇게 보통의 스릴러 작품과 다른 방향으로 전개하는 건 물론이고 위태롭기 그지없는 여자의 행동을 따라가다 보면 그녀가 원하는 게 뭘까 하는 근본적인 질문을 하게 된다.

이에 비해 다른 작품의 난이도는 좀 더 나은 편이었다.

특히 아버지의 딸들은 제목에서부터 여자와 남자 사이에서의 위치를 알려주는 듯하다.

아버지와 딸들이 아닌 아버지의 소유물처럼 느껴지게 하는 제목처럼 당시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하는 작품이라 생각한다.

이외에 비밀을 가지고 있는 여자의 이야기인 선글라스의 여인도 흥미 있었던 작품이었다.

그녀가 간직한 비밀이라는 게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그런 비밀이 아니었다는 것도 그렇고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긴장감이 마지막에 가서는 생각지도 못한 결말을 맺는 것도 그렇고 어느 작품 하나 평범한 작품이 없다.

어려운 단어나 문장이 아님에도 술술 읽히지 않지만 그렇다고 재미가 없었냐고 하면 묘하게 끌어당기는 힘이 있는 작품이었다.

가벼운듯한 문장 속에 담긴 내용은 묵직하고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은 어딘가 시니컬하면서도 냉소적인데 이런 부분이 작품을 매력 있게 하는 요소가 아닐까 싶다.

색다른 매력이 있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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