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이 어디로 갔을까? 단비어린이 그림책
이상권 지음, 신소담 그림 / 단비어린이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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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똥, 방귀라는 말만 들어도 깔깔 웃는다. 어른들은 이런 단어 사용에 조심스럽지만,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표현한다. 표지의 똥을 보며 어른과 아이들은 다른 생각을 하지 않을까. 아이들은 책 표지에 코를 대고 킁킁 냄새를 맡는다. 손가락으로 만져보기도 한다. 어른들은 외면하고 눈살을 찌푸리지 않을까. 아이들처럼 곤충들도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며 미소를 짓는다. 똥을 보면 웃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단후는 키다리 상수리나무 밑에서 눈물이 나올 정도로 힘을 쓰고 똥을 눈다. 지나가던 유치원 아이들과 선생님은 똥 냄새가 난다며 코를 막고 지나간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누나들과 형들도 마찬가지다. 모두 똥을 피해 달아나는 모습이 단후는 재미있다.


"그렇다고 저렇게 도망갈 필요는 없잖아?

똥이 쫓아가는 것도 아닌데. 참 재밌다. 그치?" - 본문 중에서


그 뒤로도 많은 사람들이 나타나 똥을 피한다. 하지만, 맛있는 똥이라며 좋아하는 똥파리가 나타난다. 똥파리뿐만 아니라 많은 곤충은 사람들과 달리 좋아하는 모습이다. 똥을 좋아하는 곤충들에게 어떤 일들이 펼쳐지고 단후는 이걸 알고 있을까. 앞으로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모든 것은 존재 이유가 있다고 한다. 우리가 하찮고 의미 없다고 하며 지나치는 것 중에 소중한 것이 있는데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똥도 그렇지 않을까. 냄새나고 더러운 것이라 우리는 지나치고 외면한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의미로 다가가고 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단후는 상수리나무 아래에서 똥을 눈다. 냄새난다고 두 피했던 똥이 사라졌다. 그 똥은 어디로 간 것일까. 단후의 똥을 누가 숨긴 것일까. 단후만 모르는 비밀. 이 책을 읽은 우리들만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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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분고분하지 마! 단비어린이 문학
공수경 지음, 유재엽 그림 / 단비어린이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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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분고분은 '말이나 행동이 공손하고 부드러운 모양이다.'라는 사전적 의미가 있다. 단어 자체가 부정적 의미는 아니다. 서로에게 이런 말과 행동을 한다면 상처를 주는 일이 없다. 하지만 이 단어는 평등적이기보다는 상하적 의미로 사용할 때가 많다. 손아랫사람에게, 부모가 아이에게 이런 표현을 자주 하지 않을까. 부모와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고분고분 말 잘 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역으로 우리들은 아이들의 말과 행동을 고분고분 받아들이고 있을까.




누군가 날 고분고분 말 잘 듣는 로봇으로 만들려고

하는 것이 싫듯, 내가 누군가를 내 마음대로

조하려고도 하지 않았으면 해요.

서로 자기 뜻만 앞세우며 싸우지도 말고요.

- 작가의 말 중에서


아빠는 아침에 출근할 때마다 달봄이를 학교 앞에 내려 준다. 달봄이는 혼자 킥보드를 타고 가고 싶다. 아빠는 위험해서 안 된다고 말한다. 달봄이는 아빠가 자기 말을 안 들어줘 이제 아빠 말은 안 들을 거라고 말한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많이 하는 말 중 하나는 '안 돼!'일 것이다. 부모는 위험하고 해로운 일이니 안 된다고 말하지만, 아이들은 늘 안 된다고 말하는 어른들을 받아들이기 힘들지 않을까. 어른들은 바쁘다는 이유로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아니,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는 것이 맞을 것이다. 아이들의 눈에는 어른들은 하고 싶은 대로 다 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렇게 어른들은 마음대로 하면서 아이들에게 하지 말라고 말하는 어른들이 싫지 않을까.


달봄이는 키즈 카페에서 생일 파티를 했다. 친구들과 키즈 카페에 있는 피에로에게 선물을 받았다. 피에로가 준 선물은 '고분고분'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도장이다. 달봄이는 큰 상자에 무엇이 들어있을지 기대하고 있었는데 작은 도장이라 실망한다. 생일이라 더 놀고 싶었는데 아빠는 파티 때 놀았으니 숙제해야 한다고 말한다. 더 놀고 싶다고 말하는 달봄이에게 언제쯤 고분고분 말을 들을 거냐고 한다. 달봄이는 옆에 있던 고분고분 도장을 아빠 손등에 찍었다. 신기하다. 달봄이의 눈에는 선명하게 보이는데 아빠 눈에는 '고분고분' 이라는 주황색 글자가 보이지 않는다. 도장을 찍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만약, 고분고분 도장이 있다면 누구에게 찍고 싶을까. 모든 사람이 고분고분하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말이나 행동이 공손하다는 의미가 무조건 상대방 의견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있고 나와 다른 의견을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들이 생긴다. <고분고분 하지 마!>는 무조건 하지 말라는 의미는 아니다. 내 생각과 의견을 정확하게 표현하고 'NO'라는 상황에서도 당당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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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불량 추억 단비어린이 문학
장세련 지음, 시은경 그림 / 단비어린이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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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엄마, 아빠의 어린 시절이 궁금한 적이 있지 않을까. 서로 다른 부분이 많을 때는 그런 생각이 더 하지 않을까. 이 책에서 만나는 재우도 그렇다. 모범생인 아빠는 부모님의 말씀도 잘 따르고 말썽을 부리지 않고 공부를 잘해서 공무원이 됐다고 한다.




6학년인 재우는 재미있는 게 없어 집을 떠나 혼자 맘대로 지내고 싶은 마음에 '가출'이라는 낙서를 했다. 엄마는 그 낙서를 그대로 지나치지 않았다. 엄마는 재우의 이야기를 듣거나 마음을 헤아리지 않고 화를 낸다. 엄마와 재우의 입장은 다르다. 엄마는 부족함이 없는데 불만 가진다고 말하고 재우는 '과유불급'이라고 한다. 재우는 엄마가 일기장을 봤다는 것에 화가 난다. 일기장에는 누구나 다른 사람에게 말하고 싶지 않은 비밀을 적는다. 그 비밀을 누군가 보게 된다면 재우의 마음처럼 불편할 것이다.


재우는 엄마, 아빠와 여름가를 간다. 상상했던 것과는 달리 산속에 있는 허름한 집이다. 그곳에서 만난 할아버지는 누구일까. 펜에서 편하게 지낼 줄 알았는데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을 만나 지내야 하는 것이 여러모로 불편하다. 아빠에게 '가출 꼬마'라고 말하는 할아버지는 누구일까.


"지구에 살고 있지만 우린 모두 별인 셈이지. 서로 적당한 간격을 지키면서 각자의 빛으로 살다가 언젠가 별이 되어 저 하늘로 돌아가야 하는." - p.124


공부 잘하고 늘 모범적인 모습을 보이는 아빠는 재우와 많이 다르다. 아빠의 어린 시절을 알게 된 재우는 이제 '가출' 이라는 단어를 지울 수 있을까. 내가 부모님의 어린 시절이 궁금했던 것처럼 이제는 아이들이 나의 어린 시절을 궁금해한다. 가끔은 말하고 싶지 않은 어린 시절이 있다. 그런 시간을 보냈으니 이제는 우리가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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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다섯, 벼리의 별 단비청소년 문학
백나영 지음 / 단비청소년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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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평등한 세상은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평등하지 않은 세상에 태어난 사람의 삶은 정해진 것일까. 노비로 태어난 벼리는 꿈을 꿀 기회조차 가지지 못한다. 1880년대 중반을 배경으로 한 <열다섯, 벼리의 꿈>에서는 노비지만 꿈을 찾아 떠나는 벼리를 만날 수 있다.




귀향 위기에 처한 김 대감을 대신해 태형을 받은 벼리의 아버지는 세상을 떠난다. 김 대감은 아버지 죽음의 책임을 회피한다. 노비의 죽음이 당연하다 생각하는 현실에는 벼리는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야 할까. 아버지의 죽음으로 면천이 되었지만, 벼리는 어머니와 헤어지는 것이 슬프다. 이제 어디로 가야 하는 것일까.


동수 오빠가 이야기 해준 여학당에 가며 벼리는 꿀 수 없었던 꿈을 꾸게 된다. 여학당에서 만난 스크랜튼은 도깨비처럼 느껴진다. 조선시대에 외국인을 본다면 많은 사람이 벼리처럼 생각하지 않을까. 외모와 옷차림이 달라 처음 만난 스크랜튼이 친근함보다 두려운 마음이 크지 않았을까. 스크랜튼이 하는 말의 의미도 알지 못하지만, 갈 곳이 없으니 어떻게 해서든 살아가야 한다. 벼리는 스크랜튼에게 영어를 배우면서 이전에 가지지 못한 감정들을 느낀다.


벼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누구에게나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태어날 때부터 노비였던 벼리는 평생을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주인을 위해 살아갈 수밖에 없는 삶이었다. 여학당에 가서 영어를 배우며 벼리는 다른 사람들처럼 꿈을 가지고 더 넓은 세상을 살아갈 기회를 얻게 한다. <열다섯, 벼리의 별>에서는 꿈을 찾아 떠나는 벼리를 만날 수 있다. 주어진 환경이 걸림돌이 되었지만, 그것을 뛰어넘어 새로운 세상을 향해 씩씩하게 나아간다. 벼리를 보며 우리도 포기보다는 희망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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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서 온 마무티 아저씨 단비어린이 그림책
임서경 지음, 송수정 그림 / 단비어린이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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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편견이나 선입견이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편견이나 선입견으로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일은 없을까. <인도에서 온 마무티 아저씨>를 보며 우리 안에 숨어 있는 편견에 대해 생각해 본다.




인도에서 온 마무티 아저씨는 한국말을 잘하고 택시 운전을 하고 있다. 택시를 탔는데 마무티 아저씨를 만난다면 조금은 놀라지 않을까. 외국인이 택시 운전한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여러 가지 의문이 들 것이다. 한국말은 잘할까? 길은 잘 알고 있을까? 외국인이 운전은 할 수 있는 걸까?


마무티 아저씨 택시를 타는 사람들도 우리와 비슷한 생각을 고 있다. 가는 장소가 어딘지 알고 있는지, 한국말은 할 줄 아는지 걱정한다. 간혹 곤란한 일을 마주할 때도 있다. 마무티 아저씨가 베푸는 호의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고 택시를 타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누구나 평등하다고 말하지만. 실생활에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우리 주변에는 다양한 문화가 있다. 다문화 속에서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이제는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하고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가끔 차별하거나 편견으로 상처를 주는 일들도 일어난다. 다르다는 것은 틀린 것이 아니라고 말하지만, 다르다는 이유로 편견을 가지는 일이 많다. 아직도 많은 사람이 편견을 가지고 눈에 보이지 않는 선을 그으며 살고 있다.


인도에서 온 마무티 아저씨를 만나면 우리의 편견으로 얼마나 많은 어리석음을 보이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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