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 해 봐요 - 판사 김동현 에세이
김동현 지음 / 콘택트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뭐든 해 봐요'라는 제목만이라도 동기부여를 갖게 하고 용기를 얻는다. 언제부터인가 무엇을 시작하는 일이 두려워졌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라고 했다. 프롤로그에 만나는 글부터 공감을 갖게 한다. 고민이 많아 늘 좋은 기회를 놓치는 일이 많다. 이제부터는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내게 주어진 기회를 놓치는 어리석은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고민이 너무 길면 타이밍을 놓친다. 기회는 우리를 기다리지 않는다.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다면 지레 겁먹고 피할 것이 아니라 뭐든 해 봐야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장애인'이라는 말을 들으면 사람들은 무엇을 떠올릴까. 부정적인 감정을 갖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나와는 거리가 먼 것이라 아니라 우리에게도 다가올 수 있는 일이다. 일주일에 한 번 장애인분들을 만나고 있어 나에게는 낯선 사람들이 아니다. 특별한 사람들도 아니다.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의 일원으로 생각하며 오랜 시간을 함께 지내고 있다. 그래서일까, 장애를 가졌다고 해서 나와 다르다는 생각이 크게 다가오지 않는다. 다만 여러 가지 불편함이 있는 현실과 마주하고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무겁다.

 

김동현 판사는 간단한 시술을 하다가 실명하게 된다. 로스쿨에서 과학기술 전문 변호사가 되기 위해 공부하던 삶에 큰 시련이 다가온다. 이런 상황에 많은 사람은 분노하지 않을까. 위험을 감수한 큰 수술이 아니라 간단한 시술이었기에 이런 일이 일어나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가 꿈꾸던 변호사의 길을 갈 수 있을까.

 

처음부터 담담하게 받아들이지 못했지만,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응원에 힘을 얻어 자신이 원하는 꿈을 향해 걸어간다. 생각보다 힘든 일이다. 앞이 보이는 상황에서도 어려운 공부인데 보이지 않으니 모든 것이 낯설고 새로 배워야 하는 것들이 많다. 누군가의 아픔을 보며 행복을 느끼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가진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알게 된다. 지금 내 앞에 놓인 상황들을 보며 푸념을 할 수 없게 된다.

 

중도 장애인이 된다는 것은 더 힘든 일일 것이다. 오랜 시간 동안 익숙했던 것들이 낯설어지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일이 두렵지 않을까. 같은 시련이 다가와도 김동현 판사처럼 마주하며 자기 삶을 만들어가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대단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우리는 늘 크고 작은 시련과 마주한다, 어떨 때는 감당하기 어려워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어진다. 이제는 쉽게 '포기'라는 단어를 떠올리지는 않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상추로 쌓은 탑 단비어린이 그림책
김이삭 지음, 신소담 그림 / 단비어린이 / 202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상추로 탑을 쌓으면 어떻게 될까요. 표지의 할머니와 아이의 모습은 다정해 보입니다. 아이는 물을 주고 있는 할머니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표지를 넘기면 작은 그림이 보입니다. 아이들과 할머니는 누군가를 배웅하고 있습니다. 여행용 가방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보니 잠시 동안 떨어져 있는 것은 아닌듯 합니다. 이들은 누구이며 어떤 일로 헤어지게 되는 것일까요.



동시와 그림으로 만나는 <상추로 쌓은 탑>은 그림이 주는 정겨움이 있습니다. 글자 없는 그림들을 볼 때면 따뜻함까지 느껴집니다. 누군가 모종에 물을 주고 있는 모습은  다정스러움이 담겨 있다는 것이 전해집니다. 다음 장을 넘기니 모종을 들고 가는 할머니 뒤로 아이들이 보입니다. 아이들과 할머니는 텃밭에 정성스럽게 상추를 심습니다. 작은 잎들이 어느새 먹음직스럽게 자랐습니다. 할머니가 소쿠리에 한 장 한 장 담은 상추는 탑처럼 높게 쌓여갑니다. 가족들이 먹기에는 정말 많은 양입니다. 

 

탑처럼 높이 쌓인 상추가 담긴 소쿠리를 머리에 이고 할머니는 어디로 가시는 걸까요? 이 장면들이 아이들에게는 낯설지도 모릅니다. 어린 시절의 우리들에게는 정말 익숙한 장면입니다. 방학 때 시골에 가면 할머니는 우리들을 위해 늘 바쁘게 움직이십니다. 가끔은 우리 입맛에 맞지 않은 음식들도 있었지만 맛없다는 이야기를 하지 못해 억지로 먹었던 기억이 남아있습니다.

 

돌아오는 할머니의 손이 가볍습니다. 소쿠리가 가벼운 만큼 마음도 가벼워지지 않았을까요. 가족들의 행복을 위해 할머니는 상추를 놓이 놓이 쌓아갑니다. 가족들도 할머니의 마음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림 속 책상 위에 놓은 편지는 우리들을 울컥하게 만듭니다. 편지를 보니 할머니와 아이들이 배웅했던 인물인지 알게 됩니다. 

 

힘들어도 눈앞에 놓인 상황들을 마주하며 이겨낼 수 있는 것은 가족의 사랑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사랑한다'라는 표현이 없지만 할머니의 가족이 서로 사랑하다는 것이 느껴지는 이야기입니다. <상추로 쌓은 탑>을 보면서 어른들은 자신의 어머니, 할머니를 생각하게 되지 않을까요. 묵묵히 자녀들을 위해 힘들게 일하시는 우리의 부모님이 생각나는 이야기입니다. 아이들에게도 할머니의 따뜻한 사랑이 전해지는 소중한 시간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파파테카 돌개바람 55
안나 니콜스카야 지음, 김혜란 그림, 김선영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2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린 시절 가족과의 추억 중 가장 많이 떠오르는 사람은 엄마이다. 가족여행을 함께 갔음에도 아빠에 대한 기억은 많지 않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엄마보다 거리감이 느껴지는 존재이다. 혼난 적도 없고 싫은 소리를 한 번도 듣지 않았음에도 즐거웠던 추억 속에서의 아빠는 크게 남아있지 않다. 그렇지만 책 속 첫 문장 같은 생각을 해본 적은 없다. 어떤 이유로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지 궁금해진다.  

 

아빠가 사라졌으면 좋겠다. 가능하면 소리 소문도 없이 


비챠는 아빠와 둘이 살고 있다. 슴새와 관코박쥐에 관심이 많은 엄마는 관코박쥐 연구를 위해 갈라파고스 제도로 떠났다. 식물학자인 아빠와 보내는 시간은 따분하다. 비차는 아빠를 답답하고, 지루하고, 귀찮고, 인생에서 뒤처진 사람이라고 말한다. 학교에 데리러 올 때 다른 부모들처럼 자동차가 아니라 자전거를 타고 오는 것이 창피하다. 아빠가 사라지길 바라는 비챠의 바람은 이루어질까. 비챠의 바람이 이루어지기를 응원하지는 못한다. 가족이지만 서로 맞지 않아 힘든 상황을 무조건 이해하라고 말하기도 어렵다. 

 

원하면 이루어지는 것일까. 비챠는 평범하지 않은 모습의 사람을 우연히 만난다.  '고마워해라벤자민' 선생이라는 이름만큼 외모다 특별하다. 눈은 뒤집혀 있고 눈 동자는 양옆으로 쏠려 있으며 귀는 말의 귀를 닮았다. 조금은 무섭게 느껴진다. 그를 따라 간 곳은 '파파테카'였다. 제목을 보며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지 궁금했는데 그 궁금증이 해결된다. 이곳은 정말 특별한 곳이다. 석관에는 정말 많은 아빠들이 있다. 비챠는 이곳에서 자신의 원하는 아빠를 만날 수 있을까. 새아빠를 만나면 지금의 아빠와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부모님이 사라지기를 바라는 마음은 아니더라도 '진짜 내 부모님이 어딘가에 계시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잠깐이라도 해보았다면 비챠의 마음을 이해하게 된다. 첫 문장 본다면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라는 시선으로 비챠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된다. 하지만, 이야기를 보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생각할 수 있는 일이라 이해하고 비챠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골라 먹는 아이스크림처럼 내 주변의 사람을 원하는 모습으로 선택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오히려 그것이 삶을 지루하게 만들지 않을까. 석관에 있는 수많은 아빠들이 있지만 내 곁에 있어야 할 아빠는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닐까. 아빠를 선택할 수 있다는 재미있는 상상 속에서 가족의 의미를 생각하게 만들어 주는 이야기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용서받지 못한 밤
미치오 슈스케 지음, 김은모 옮김 / 놀 / 202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많은 사람들이 '내 딸이 아내를 죽였다.'라는 문장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을까. 나 또한 이 문장이 책을 만나게 한 가장 큰 이유다. 다른 사람도 아닌 아내를 죽였다고 하는데 무슨 일이 있는 것일까 하는 의문을 갖게 한다. 이 가족에게는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5월은 가정의 달이다, 공교롭게도 오늘이 어버이날이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을 보내면서 사람들은 자신의 자녀나 부모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끼게 되었을 것이다, 가족이지만 서로에게 못 했던 말들을 주고받으며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지 않았을까. 가정의 달에 만난 이 책은 의미가 남다르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만난 사람들에게는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감정들이 있다. 늘 사랑만 주고받는 관계는 아니다. 아주 가까운 사이지만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받기도 한다.

 

<용서받지 못한 밤>은 사건 실마리를 풀어가며 우리가 몰랐던 사건의 진실을 무엇일까라는 의문을 가지며 끝까지 보게 된다. 긴박한 느낌의 사건은 아니지만 궁금하게 만드는 사건들을 만난다. 스포가 될 수 있어 사견의 개요나 결말을 말할 수 없지만 '내 딸이 아내를 죽였다'라는 사건은 우리를 끌어들인 요소이고 그보다 큰 사건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여러 사건들을 보면서 가족의 의미를 생각하게 된다. 끝까지 내 편이 되어줄 수 있는 사람들이다. 이 책을 보면서 어디까지 가능한 것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힘들거나 속상한 일이 있으면 당연히 서로에게 위로를 해주는 관계이다. 하지만 범죄와 관련이 있는 일이 벌어진다면 그것을 품어주어야 하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어쩌면 그 일과 마주하면 지금의 생각과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유키히토가 자신의 딸을 위해 아내가 죽은 일을 끝까지 비밀로 했듯이 유키히토의 아버지도 같은 마음이 아니었을까.

 

사랑하는 사람이 더 이상 상처받지 않기 위해 모든 고통을 자신이 끌어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유키히토 부자는 딸을 위해 오랜 시간 혼자서 비밀을 안고 살아간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일을 비밀로 안고 살아간다는 것의 무게감을 가늠하지 못하지만 그들은 하루하루가 고통이었을지도 모른다. 진실을 숨겨야만 했던 그들을 쉽게 비난하지 못한 것이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

 

진실을 보기 위해서는 훈련이 필요하다든가, 심한 고통이 수반된다든가, 진실을 남에게 알려주기 위해서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든가. 

우리는 누군가에게 벌을 줄 수 있는 힘이 없다. 그래서 가끔은 세상이 불공평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지도 모른다. 유키히토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게 되면서 유키히토 가족에게 불행의 씨앗이 자라게 된 것이다. 누군가로 인해 한 가족이 불행을 안고 살아가게 된 것이다. 불행을 안긴 사람들에게 누가 벌을 줄 수 있을까. 권선징악이라는 말이 존재하지만 그 말이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다가가는 것은 아니라는 사건들과 마주하게 된다. 그들이 선택한 일을 응원할 수는 없지만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진실을 숨기고 싶었던 마음은 이해가 된다. 사건을 해결해 가는 과정보다는 가족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이야기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빠르게 보는 수학의 역사 - 수를 세는 동굴인에서 컴퓨터까지 빠르게 보는 역사
클라이브 기퍼드 지음, 마이클 영 그림, 장석봉 옮김 / 한솔수북 / 202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학창 시절 유일하게 좋아하고 공부를 했던 과목이 수학이다. 지금의 학습법과 달라 국사, 영어는 외워야 하는 꾸준함이 있어야 했다.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꾸준함도 없어서 다른 과목들은 흥미가 없었다. 수학은 나에게 있어 다른 과목과 달리 외우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는 흥미로운 과정을 알게 해주었다. 다른 사람들이 클래식을 들으며 책을 읽는 태교를 할 때 난 정석을 풀었다. 성적이라는 무게를 벗어버리고 만나는 수학은 더 흥미롭게 다가왔다. 지금은 수학 학습서들이 다양했지만 그 당시에는 정석을 많이 풀었다. 그래서일까. 가끔 복잡한 일들이 있을 때는 수학 관련 도서들을 보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좋다. 



이번에 만나게 된 <빠르게 보는 수학의 역사>도 지루함이 생기거나 복잡한 생각들이 있을 때 이야기 하나씩 보면 좋을 것 같다. 수학적 지식들이 담겨 있지만 학습적으로 다가가기 보다 흥미로운 스토리 중심으로 하나씩 만날 수 있어 수수께끼를 풀 듯 재미있게 만날 수 있다.

 

제목부터가 관심을 갖게 한다. 개코원숭이 다리뼈, 마음을 비우고 0을 생각해 봐!, 어떤 일이 일어날 가능성 등의 제목을 보면서 어떤 수학이 숨어있을지 궁금해진다.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도 중요하다. 확연히 드러나는 제목도 좋지만 이런 제목들을 보면 아이들이 여러 가지 상상을 할 수 있다. 지금은 다양한 방법으로 기록을 한다. 예전에는 어떻게 기록을 했을까. 수학과 개코원숭이 다리뼈가 무슨 연관이 있을까 의문을 가졌는데 여러 개의 눈금이 그려진 것이 발견된 것으로 보아 달력이나 계산기로 사용되었을 거라고 추정한다고 전하고 있다. 뼈나 막대에 수를 기록했던 것이다.

 

우리는 10진수를 사용하고 있어 큰 수도 어렵지 않고 쓸 수 있다. 예전에는 수를 어떻게 나타냈을까. 고대 이집트에서는 상형문자를 이용해 수를 나타냈다고 한다. 10은 뒤꿈치 뼈로 100은 돌돌 말린 밧줄로 나타냈다. 그 외의 숫자도 연꽃, 손가락, 개구리로 나타냈다고 하니 재미있기도 하지만 숫자를 나타날 때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빠르게 보는 수학의 역사>의 담겨있는 이야기들이 흥미롭다. 어려운 수학이 아니라 재미있는 수학이다. 이야기 속 삽화들은 이해를 돕는 것에서 나아가 유머들이 담겨있어 다음 페이지의 내용들을 궁금하게 만든다. 공식을 외우고 시험을 준비하며 만나는 수학은 누구에게나 부담감으로 다가간다. 이 책은 그런 부담감이 없다. 아이들이 책을 보며 수학이 이렇게 재미있는 거였냐고 말하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