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대하여 우리가 더 잘 알아야 할 교양>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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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대하여 우리가 더 잘 알아야 할 교양 : 공정무역, 왜 필요할까? ㅣ 내인생의책 세더잘 시리즈 1
아드리안 쿠퍼 지음, 전국사회교사모임 옮김, 박창순 감수 / 내인생의책 / 2010년 7월
평점 :
‘배려’라는 낱말은 쉽게 사용하면서도 정작 그 말에 다가서지 못한 삶을 살고 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버스나 지하철에 마련된 노약자석에 앉지 않는 것으로, 아픈 친구를 대신해 가방을 들고 집으로 돌아오는 걸로 배려를 실천하면서 산다고 뿌듯하게 느꼈던 우리들에게 공정무역의 거대한 구조 안에서 좀 더 폭 넓은 의미의 배려가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조목조목 짚어준 책이다.
내가 신중하게 선택한 물건 하나가 충분히 많은 이들을 배려하는 일이 되고 배려하는 것을 넘어서 그들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은 물론, 중간상인이나 거대 기업의 배만 불리던 구조를 무너뜨려 1차 생산자들을 보호할 수 있게 해주니 그야말로 1석 다익(多益) 시스템인 셈이다.
지난번에 읽었던 《생명을 살리는 윤리적 소비》가 초등학생들을 위한 공정무역 안내서였다면 이 책은 어려운 낱말들을 거르는 수고를 하지 않아 딱딱한 느낌이 들긴 하지만 중학생 이상 어른들까지 모든 계층을 망라하여 읽어볼 만하다. 신문을 읽을 때 정치나 경제, 사회 기사를 좀 더 이해하기 쉽게 만들어주는 팁들(세계무역기구, 제3세계 농민들이 마약 작물을 재배하는 이유, 세계무역기구의 무역 원칙, 다자간 투자협정, 만약에 무기를 사지 않는다면 , 한눈에 보는 무역의 역사 등)이 아주 풍부해서 공정무역에 대해 궁금한 사람들뿐만 아니라 상식이 필요한 이들에게도 유용할 듯하다.
‘아이들에게 고기를 잡아주는 것보다 낚시하는 법을 가르쳐라’ 라는 말은 한시적인 도움보다는 혼자서도 자립할 수 있는 기회를 주라는 이야기인데 이런 원칙은 절망적인 빈곤 속에서 살아가는 수백만 명의 지구촌 사람들에게도 해당된다. 빈곤 때문에 나타나는 불안정한 삶과 기회 박탈 등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게 해줄 수 있는 낚싯대가 바로 공정무역인 셈이다.
비록 공정무역 제품을 구매하는 것으로 하룻밤 사이에 가난한 나라의 수준을 부자 나라의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이런 인식은 세계 기업들, 정부들 그리고 국제통화기금이나 세계무역기구 같은 국제기구들이 불공정한 무역의 문제에 대해 더욱 신경을 쓰도록 압력을 넣는다는 것을 뜻하지요.(109쪽)
조금 귀찮고 번거로운 일이 되겠지만 한 걸음이 백 걸음을 걷는 시작이다. 우리가 시작한 공정무역 제품 구매가 좀 더 많은 이들에게 행복을 가져다준다는 것을 생각하면서 119쪽에 명시된 대로 한국의 공정무역 관련 단체를 찾아 인터넷에 등록부터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