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가장 잊어서는 안 되는 사실을 잊고 있어.

법은 사람을 행복하게 하려고 존재하는 게 아니야.

그리고 우리 형사들도 사람을 행복하게 하려고 존재하는 게 아니지.

범행을 미연에 방지한다. 범인을 체포한다.

형사의 일은 거기까지야. 내 말이 틀려?

(398쪽)

 

사건이 진행되고, 백신 피해자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알고 난 후 이누카이와 한 팀을 이룬 아스카는 종종 분하고 감정이 섞인 말들을 하기도 한다.

아무래도 가까이에서 피해 여학생들과 부모들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안타까움과 분노를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럴 때마다 이누카이는 자칫 냉정해 보일 수도 있는 말을 한다.

아스카의 그 마음을 어느 정도 이해하면서도 사건에 관해서는 감정을 배제하고 냉정하게 형사로서의 직무를 최대한 수행하려는 마음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서로 적대적이었던 두 사람이었지만, 서로 반대되는 성향이 오히려 좋은 합을 이루어 멋진 콤비 플레이를 보여주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사람이 다시 콤비를 이루어 사건을 해결하는 다음 이야기가 또 있다니 기대된다.

 

+

역자 후기를 보니, 나카야마 시치리 역시 자신의 딸이 자궁경부암 백신 부작용을 겪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번 소설에서는 중립을 지키지 못하고 어느 한쪽으로 치우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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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모인 사람들은 딸을 유괴당한 부모들입니다.

피해자도 가해자도 아니에요.

각자의 삶은 상관없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딸을 유괴당해 불안에 떠는 사람들끼리 모인 거예요.

그것 말고는 없습니다.

 

 

(310쪽)

 

-

유괴된 딸들의 부모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아미의 엄마인 도모에는 아무래도 남편이 산부인과협회장으로 백신 추진파에 속하기 때문에, 다른 부모들과 입장이 달랐다.

다른 부모들에게 사과하는 도모에에게 아야코는 위와 같이 말한다.

 

교묘하고 의외인 면들을 보이며 수사팀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피리 부는 사나이'는 정말 누구일까?

무엇 때문에 아직 어리고, 더구나 아픈 아이들을 유괴하고 그 아이들을 미끼로 돈을 요구하는 걸까?

그것도 아이의 부모가 아닌 제약사와 산부인과협회가 돈을 내놓을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점점 결말을 향해가고 있다.

이누카이는 과연 범인을 잡을 수 있을 것인가?

범인의 의도는 무엇이었을까?

아니 그보다 범인은 누구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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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리 부는 사나이가 정말로 악랄한 이유는 수사를 어렵게 해서가 아니야.

딸을 유괴당한 부모들은 자식이 살았는지 죽었는지조차 몰라 견딜 수 없지.

어차피 무책임한 김에 까놓고 말하면 사체가 발견되면 포기라도 할 수 있지, 생사불명이면 희망 고문만 하는 셈이라 그만큼 죄가 깊어.

피를 말려 죽이는 거야. 정신적으로 타격이 가장 크지.

 

_ 162쪽

 

 

 

부모의 마음이 어떨지 상상조차 할 수가 없다.

이누카이의 말대로 자식의 생사조차 알 수 없어 부모의 시름은 더욱 깊고 힘들다.

 

+

가나에가 유괴된 후,

산부인과협회 회장의 딸인 아미도 유괴된다.

백신을 반대하는 입장과 찬성하는 입장에 있는 관련 여학생들이 유괴된 상황...

범인의 목적은 무엇일까?

 

++

요즘 우리 주변의 화두도 아마 코로나 백신이 아닐까?

백신의 부작용이 발견되고 있지만,

그렇다고 안 맞기도 애매한 상황이라,

나도 무섭지만 예약은 해 두었다.

 

소설 속 어느 산부인과 의사의 말처럼,

백신이란 것이 만병통치약이 아니라서 일부 부작용이 있을 수는 있지만,

목숨을 위협받거나 장애를 일으킬 정도의 심한 부작용이라면,

접종을 중단하거나 아니면 어떤 대책이라도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출판사에서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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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여행 떠날 때가 되지 않으셨어요?

 

애거서 크리스티는 여행을 사랑했다고 한다.

여행을 많이 다녔고, 그 여행의 경험을 토대로 쓴 소설도 꽤 있다.

또 재미있는 점은, 애거서가 영국 여성 중에 최초의 서퍼였다는 사실이었다.

 

애거서가 살던 그 시대에는, 지배계급이 자식들을 해외로 보내 공부시키는 이른바 '그랜드 투어'가 성행했다고 한다.

애거서의 <패딩턴 발 5시 40분>, <끝없는 밤> 등의 작품에서 그랜드 투어의 흔적이 나타난다.

 


반정복은 제국주의 시대를 살면서도 자신들의 결백을 지켜내고 싶었던 유럽의 부르주아 주체들이 활용한 재현 전략이다.

 

식물학자, 박물학자, 광물학자 나아가 고고학자들은 객관적이고 사심 없이 학문을 추구하는 사람들로 여겨진다.

하지만 실제로 그들은 유럽의 팽창과 제국주의적 헤게모니의 열광적인 지지자이자 제국 기획의 충실한 보조자였다.

 

242쪽

 

저자는 영국인들의 제국주의적 성향 역시 애거서의 소설에 많이 나타나 있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애거서의 소설에서 드러난 '반정복'적 모습도 이야기한다.

 

그렇기에 어린 시절 그저 재미있게 읽었던 애거서의 소설들이 이제는 낭만적이 아니라 조금씩 거부감이 들고 불편한 감정이 생긴다고 한다.

 

+

애거서 크리스티의 소설을 읽은지 오래되어서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이번 <애거서 크리스티 읽기>를 읽으면서 그녀의 소설들이 새롭게 다가왔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다시 한번 그녀의 소설들을 다시 읽어보고 싶다.

분명히 예전과는 다른 감상을 가질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단순히 지나쳐 버린 소설 속 인물들의 대화나 사회 모습들도 관심있게 다가올 것이고, 지나친 편견에는 눈살도 찌푸리겠지만 그만큼 여러가지 생각하는 바도 생길 것이다.

 

추리소설의 여왕 '애거서 크리스티'와 그녀의 작품들에 대해 흥미있고 즐거운 수다를 떤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물론 나는 대부분 듣고만 있는 쪽이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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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지긋지긋한 영국인 근성 때문이겠지요.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 속 인종, 민족, 젠더 등에 대한 처벌과 편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유명한 소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는 원래 제목이 '열 명의 흑인 꼬마들(Ten Little Niggers)'였다고 한다.

'nigger'와 인디언이라는 단어가 문제가 되어 제목이 달라졌고, 내용에서도 많은 부분이 고쳐졌다고 한다.

애거서의 다른 소설에서도 등장 인물들의 입을 통해 동양, 아프리카 등 비유럽 지역뿐 아니라 영국을 제외한 다른 유럽 국가들에 대해 편견이 가득 섞인 말들이 나온다고 한다.

그러면서 애거서는 영국인은 어떠하다, 어떠하다며 민족적 우월성을 표현했으면서도, 비꼬기도 했다고.

 

흥미로운 일은, 영국박물관의 소장품과 땅, 건축, 인테리어 비용 등이 복권 기금에서 나왔다는 사실이었다.

단히 종이 한 장 차이인 내기와 도박이건만, 내기를 좋아하는 영국인 근성을 캐치하여 합법적 형태인 복권 발행으로 재정적 필요를 충당하곤 했다고 한다.

 

++

흥미로운 내용들이 많다.

그 전엔 소설을 그냥 소설로만 읽었다면, 앞으로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을 대할 땐 좀 더 다른 즐거움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등장인물들의 한마디 한마디에도 더 고개를 끄덕일 수 있을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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