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떻게 괴물이 되어가는가 - 신자유주의적 인격의 탄생
파울 페르하에허 지음, 장혜경 옮김 / 반비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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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참 흉흉해졌다. 예전에도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오늘날 우리 주변에서 들리는 소리의 대부분이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상상도 하기 힘든 일들이 적지 않다. 끔찍한 살인사건 늘어났기 때문에 이렇게 말하는 것이 아니다. 살인사건을 넘어선 인격 모독적인 사건들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타인에 대한 존중을 잃어버린 사람들을 우리 주변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이는 몇몇 사이코패스만의 문제가 아니다. 일반인들도 별반 다르지 않다. 사소한 일에도 분노한다. 분노가 넘치는 이 시대를 분노 사회라고 말하기도 한다. 운전을 할 때 보면 이런 현상을 수시로 본다. 자그마한 일에도 분노해서 보복 운전을 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런 사람들이 사이코패스 혹은 소시오패스라고 말할 정도로 별난 사람들일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이렇게 사회 전체적으로 사람들이 공격적으로 변해가는 이유가 무엇일까? 저자는 이런 현상의 원인을 신자유주의 시스템이 우리의 정체성 형성 과정, 인성 발달 과정을 뒤집어놓은 결과라고 말한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사회를 벗어나서는 살 수 없다. 때문에 각 개인의 정체성은 사회 혹은 주변이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그렇다면 우리 주변의 환경이 어떤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오늘날 우리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사회에서는 바로 신자유주의라는 이름하에 끝없는 경쟁이 이루어진다. 이런 경쟁은 사람이 살아가는 모든 시간에 끝없이 이어진다. 학교를 다닐 때도, 직장을 다닐 때도.

 

이런 경쟁에서 밀려난 이들은 루저라는 낙인이 찍힌 채 사회의 어느 곳에서도 자리를 잡지 못한다. 그런 이들의 심정이 어떨까. 당연히 불안하고, 우울하고, 때로는 그런 감정들이 분노로 표출된다. 자신을 버린 사회에 대해, 사람에 대해.

 

자극적인 문구의 제목에 끌려 읽게 된 책이었지만 사회적 영향을 받는 인간의 심리와 정체성의 문제를 조금은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또한 이렇게 허물어져가는 듯한 사회에 무엇이 필요한지를 깊이 고민하기도 하였다. 정답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지만 저자의 말처럼 결국 모든 해결책은 우리 자신에게 있음은 분명하다. 정체되어 있지 않고 행동으로 나서는 우리의 손길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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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문답 - 내 삶을 성장시키는 물음과 대답
세바시 엮음 / 세바시북스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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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만큼 성장한다는 말처럼 성장은 시간이 흐른다고 그냥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다. 육체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영양소가 담긴 음식을 섭취해야 하면서 적정한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그렇다면 정신적 혹은 심적 성장을 통해 삶을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대한민국 대표 강연 콘텐츠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일명 세바시)’의 제작팀은 다양한 강연자들이 전하는 삶의 이야기들을 15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압축해 담기에는 너무나 아깝다고 생각하던 중에 시청자의 자기 성장에 관한 질문에 다양한 강연자들이 그들만의 답을 이야기해주는 성장문답이라는 프로그램을 제작하게 되었다. 이 책은 바로 그들이 영상으로 만들었던 다양한 질문에 대한 강연자들의 답을 글로 엮은 것이다.

 

다양한 질문들을 주제별로 7장으로 분류한 후 각 질문에 대한 강연자들의 답변을 달았다. 어떤 질문은 내가 살면서 충분히 고민했던 질문들이고, 어떤 질문은 한 번도 생각해보지도 못했던 질문들이었다. 그렇지만 모든 질문에는 그 나름의 이유가 분명히 있다.

 

답변도 역시 마찬가지다. 100%로 공감이 가는 답변이 있는 반면 진짜 그럴까, 내가 살아본 세상은 다르던데라는 생각이 드는 답변들도 있었다. 그렇지만 그 또한 이유가 있는 답변임은 분명하다.

 

누군가 내게 이 책을 읽고 성장한 느낌이 들었냐고 물어보면 아마 그렇지 않다고 대답할 것이다. 책 한 권 읽었다고 바로 성장했다고 말할 수 있다면 정말 좋겠지만 결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다만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사람들의 삶이 참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하고 싶다. 그렇기에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언젠가 이 책에서 읽은 강연자들의 답변이 나를 성장시키는 특효약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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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
기욤 뮈소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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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여러 가지 생각이 드는 책이다. 처음에는 단순히 사랑이야기로만 생각했지만 읽으면서도, 또 책을 다 읽고 나서도 단순히 아서와 리자의 사랑이야기로만 치부하기에는 그 속에 담긴 내용이 너무 깊다. 마치 인생의 어떤 면을 들려주는 이름 모를 현자의 이야기처럼.

 

아버지에게서 24방위 바람의 등대에 얽힌 비밀을 들은 아서는 호기심을 이기지 못해 결국 금단의 방에 들어서면서 시간 여행을 시작한다. 이 시간 여행은 아서의 할아버지인 설리반이 이미 경험한 것. 그렇기에 설리반은 아서에게 그의 경험을 들려주면서 조심하라고 말하지만 사람 사는 일이 어디 생각대로만 되는가. 결국 아서는 리자와의 사랑에 빠져들고 만다.

 

24방위라는 말에서 암시하듯이 아서는 24년이라는 시간 동안 매년 24시간만 사용할 수 있다(마지막에 가까워지면서부터는 24시간 이하로 줄어들지만). 이 부분이 참 묘하다. 1년 중 하루만 살아가는 삶. 이를 다른 식으로 바라본다면 1년 중 기억에 남는 시간이 24시간이라는 의미도 될 수 있다. 그렇다면 나머지 시간들은 기억도 안 나는 혹은 별다른 의식 없이 보내는 시간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올해 내 삶을 돌아보니 그렇게 기억에 남는 일이 많지 않다. 그저 다른 날과 똑같이 보낸 날들이 많다보니 내 속에 각인된 시간은 아서처럼 24시간이 채 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마지막 장면이 바로 그런 부분을 들려준다. 숨겨진 비밀. 짜릿하다.

 

1년에 하루만 만날 수밖에 없었던 연인 아서와 리자의 얘기도 흥미롭지만 내게 이 책은 시간에 대한 이야기를 더 많이 남겨주었다. 나는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은 어느 정도인지, 돌아보아야만 했다. 24방위 바람의 등대에 얽힌 시간의 여행에 빠져들지 않으려면, 지금 이 순간, 바로 지금 이 순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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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락혁신
이석준.이혁 지음 / 어문학사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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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사람이 만났다. 한 명은 경영전략 컨설턴트, 다른 한 명은 록밴드 싱어이다. 서로 다른 능력으로 서로 다른 삶을 살아가는 두 사람이 만나 쾌락에 대한 서로의 생각을 들려준다. 물론 쾌락이라고 육체적인 쾌락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이들이 말하는 쾌락은 아이데이션, 표현, 창의성, 소통, 공감, 진정성 등의 독립 변수를 잘 조작해서 이루어지는 또 다른 차원의 이야기이다.

 

이들은 철학, 인지과학, 인공지능, 비즈니스, 예술, 문화 등 다방면에 걸친 주제에 대해 이야기한다. 어떤 이야기들에는 고개가 갸웃거렸지만 어떤 이야기에는 나도 모르게 손뼉을 치며 맞장구를 치기도 했다. 둘 만의 이야기에 어느새 나도 빠져들었던 것이다.

 

이들의 이야기에 특히 더 깊이 빠져들게 된 이유는 내가 하는 일이 이 둘이 하는 일을 섞어놓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현재 내가 하는 일은 엔터테인먼트 관련 경영 컨설팅이다. 예전에는 공연이나 음반 제작 일을 직접 했지만 지금은 직접 하는 대신 좋은 공연, 음반 등에 투자 유치, 마케팅, 전략 기획 등을 일을 한다.

 

이들이 말하는 얘기 중에는 현실에서 내가 직접 느끼는 일이 적지 않았다. 컨설팅 업계나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뿌리를 깊이 내린 학벌의 문제라든가 알맹이는 없는 전략 기획의 허상에 대한 이야기 등 비판적인 이야기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많이 공감했던 부분 중에 하나는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이들이 느끼는 행복이다.

 

이 둘과 마찬가지로 나도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을 한다. 문제는 좋아하는 일을 하지만 현실적으로 부딪치는 난제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경제적인 문제도 그 중의 하나다. 그렇지만 분명한 것 하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때 내가 쏟는 열정과 진정성을 결국 다른 사람들도 이해하고 격려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저자가 말하는 쾌락의 독립변수 진정성과 소통과 공감이 이루어지고 다시 창의적 산물로 이어져 결국 사회적 쾌락이 완성되는 과정이다.

 

쉬운 책은 아니다. 하지만 한 번은 읽어야 할 책이다. 이 시대의 우리 주변의 이야기들을 담아 서로 다른 이들이 생각을 나누며 우리의 생각을 더욱 깊이 있게 만들어주는 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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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10 16: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2-10 16: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오래된 골동품 상점
찰스 디킨스 지음, 김미란 옮김 / B612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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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여러 다양한 사람들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곳이다. 천사와 같은 이가 있는가 하면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은 사람도 있고, 지혜로운 사람이 있는가 하면 무언가에 미쳐 어리석은 행동을 반복하는 사람도 있다. 세상은 이러저러한 사람들이 얽히고설킨 채 살아가는 곳이다.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이 책에도 다양한 군상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넬을 사랑하는 넬의 할아버지. 자식을 사랑하는, 손녀를 사랑하는 할아버지의 마음을 어찌 탓할 수 있으랴. 그가 한 행동이 기나긴 시련의 시초라고 할지라도. 물론 조금은 더 현명해야 했다. 조금은 더 꼼꼼히 따져야 했다. 조금은 더 욕심을 버려야했다. 그 모든 행동이 손녀를 향한 할아버지의 사랑이라고 할지라도.

 

악덕업자의 대표적인 인물이라고 할 만한 퀼프. 부인과 종업원을 학대하고, 넬의 할아버지에게 돈을 빌려준 후 강제로 골동품을 뺏은 퀼프. 넬을 두 번째 부인으로 앉히려는 그의 생각과 행동을 보면 어이가 없어 무슨 말도 할 수가 없을 정도다.

 

그렇지만 세상에 악인만 있는 것은 아니다. 넬의 주변에서 그녀를 즐겁게 해주고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키트처럼 사람을 사랑하는 선한 이들이 있다. 살아가기에 너무 힘들고 어려운 세상이지만 그래도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는 것은 키트와 같은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 선한 이의 대표. 어떤 이는 너무 바보 같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선한 영혼의 넬과 같은 이가 없다면 이 세상은 어떻게 변할까. 모두가 모두를 미워하고 배척하는 세상에서는 그 누구도 인간다운 삶을 이어가지 못할 것이다.

 

<해리포터 이야기>에 비견될만한 소설이라는 문구가 결코 과장이 아니다. 넬의 모습이 우리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기에 그 이야기 속에 그렇게 깊이 빠져들 수밖에 없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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