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은 철학자
로랑 구넬 지음, 김주경 옮김 / 열림원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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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부터 사람들의 눈길을 끌만하다. 어리석은 철학자라니. 어리석다는 말과 철학자라는 말은 서로 반대되는 뉘앙스인데 왜 저자는 철학자를 향해 어리석다는 일갈을 날리게 된 것일까? 혹 사람들이 정작 중요한 것은 찾지 못한 채 스스로의 지혜로움을 뽐내고 있다고 말하는 것일까? 제목부터 무척 궁금한 책이었다.

 

저자 로랑 구넬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된 인물이다. 철학, 심리학, 자기계발에 관한 글을 쓰는 저자는 14년 간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면서 만난 이들에게서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에 대해 들었다고 한다. 그렇기에 행복에 관한 이야기가 이 글에 녹아내려 있다는 느낌을 받은 것은 결코 우연은 아닌 듯하다.

 

아마존 밀림으로 여행을 떠났던 아내의 죽음에 분노를 억누를 수 없었던 철학과 교수 빅터가 스스로 복수하기 위해 아마존에 위치한 부족을 찾아간다. 빅터는 용병인 크라쿠스 등과 함께 자연과 더불어 행복한 삶을 누리고 있는 부족을 찾아가 그들의 정신을 파괴하여 매일 매일의 삶은 불행하다고 느끼게 만듦으로써 아내의 복수를 행하고자 한다.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그들의 삶을 뒤흔들고자 한 빅터의 계획은 그렇게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러다 크라쿠스의 세뇌가 서서히 스며들면서 점점 더 개인주의적인 모습을 띄게 되고 물물교환을 통해 점차 경제적인 차이가 생기면서 원주민들은 서서히 행복한 삶에서 멀어지기 시작한다. 그런 원주민들의 모습을 보면 고민에 빠지기 시작한 빅터는 부족의 샤먼인 엘리안타와의 만나면서 아내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되는데...

 

행복이란 무엇일까? 한 마디로 정의하기 힘들겠지만 이 책을 읽으며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행복은 내가 나 자신일 때 느낄 수 있다고. 누군가와 비교된 내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바라보고 만족을 느낄 때 행복할 수 있다고.

 

한 편의 명언집을 읽는 듯한 구절들이 소설 곳곳에 담겨있다. 삶의 면면을 깊이 생각하게 하는. 저자의 말처럼 우리 안에 깊이 담긴 생각의 원형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게 하는 그런 글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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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리더수업 - 일류 리더들은 고전에서 무엇을 배우는가
나채훈 지음 / 보아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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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는 끊임없이 자신을 갈고 닦아야 한다. 그런 리더가 있어야 가정이, 사회가, 국가가 발전할 수 있다. 그렇다면 리더는 어떻게 자신을 갈고 닦아야 할까?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수많은 리더들이 검증한 방법이 고전 읽기가 가장 유용한 방법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는 고전, 그 중에서도 제왕학이라 불리는 제자백가 시대의 리더학을 들려준다. 저자는 동양 고전에서 말하는 리더의 모습이 그저 책 속에 담긴 이론이 아니라고 말한다. 지금 이 시대를 이끌어가는 리더들에게도 적용되는 현실적인 원리원칙이라고 주장하면서 이런 근본을 연구하여 현실적인 문제에 지혜롭게 대처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가 인용한 이들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공자, 맹자, 노자, 장자, 순자, 한비자, 손자 등이다. 이들이 말하는 리더의 하나하나가 마음에 깊이 와 닿는다. 아니, 돌아보니 이들의 한마디 한마디는 리더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귀중한 지혜이다.

 

이 책에서 특히 좋았던 부분은 좋은 리더가 되는 길이라는 코너였다. 이 코너는 이름 그대로 좋은 리더가 되는 현실적인 팁을 제공한다. 본문에서 말하는 내용과 연계되는 현실적인 내용들을 연계하여 들려주기에 그 내용이 짧지만 강력하게 다가온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리더의 모습은 노자가 들려준 이야기였다. 노자가 말한 두 가지 리더학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추구하는 유연한 미래 지향적인 자세와 무위의 인생을 지향하는 현실적 자세이다. 노자의 리더학을 달리 표현하면 리더에게는 결국 미래 비전을 가지고 현실에서 겸손하고 관용을 베풀며 자율과 유연함과 자연스러운 인간 본성의 덕이 필요하다. 노자는 이를 다시 으로 표현한다.

 

이런 리더는 어느 한 순간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부단한 노력으로 자신을 갈고 닦아야 한다. 옛 선인들의 지혜를 끝없이 깨우쳐야 한다. 그런 지혜를 현실에 가장 적합하게 적용해야 한다. 그렇게 진정한 리더들이 세워지면 이 땅에 모두가 꿈꾸는 행복한 나라가 들어서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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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화가 - 1867년, 조선 최초 여류 소리꾼 이야기
임이슬 지음, 이종필.김아영 각본 / 고즈넉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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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먼저 <도리화가>를 만났다. 사실 영화는 그다지 재미가 없었다. 소리의 맛을 느끼기에도 부족했고. 그랬기에 책에 대한 기대도 크지 않았다.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다 보니 더욱 그랬다. 그런데 역시 영화와 책은 다르다. 영화에서 느끼지 못했던 즐거움이 책에서 소록소록 살아났다.

 

이미 알고 있는 내용임에도 빠른 전개와 간결한 필력이 무척 매력적이었다. 곳곳에서 보이는 표현들의 맛도 남다르다. 게다가 작가의 의도가 분명하게 드러나면서 내용에 대한 깊은 이해도 덩달아 높아졌다. 이런 여러 면들이 합쳐져 영화보다 훨씬 매력적인 책이 나온 게 아닐까 싶다.

 

도리화가는 조선 최초의 여류 소리꾼이라는 진채선에 관한 이야기이다. 여성의 활동이 제한적이었던 조선 시대. 그런 시대적 제약에 굴하지 않고 세상을 향해 당당하게 나아간 진채선. 또한 그녀의 재능을 알아보고 결국 그녀를 제자로 받아들인 신재효. 이 둘이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이 아름답다. 고통과 역경에 굴하지 않기에 더욱 아름답다.

 

그들의 사랑은 또 어찌 그리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지. 운현궁에서의 소리 공연으로 대원군의 눈에 뜨인 채선. 하지만 그녀의 마음에 사랑의 불꽃을 피운 사람은 다름 아닌 그녀의 스승인 신재효. 어긋나는 듯한 그들의 사랑이 참 슬프다.

 

내 모습을 돌아본다. 조그마한 굴곡에도 힘들어하는 내 모습을. 진채선에 비해 나는 얼마나 의지가 약한 사람인지. 그녀의 삶이, 그녀의 끝없는 도전이 내게도 또 다른 도전으로 다가온다. 무너져 내리지 말고 일어서라고, 그 어떤 역경도 이겨낼 수 있다고, 그렇게 외치며 노래하는 진채선의 소리가 지금 내 귓가에 맴돌며 나를 일깨운다. 모든 걸 딛고 세상 속에서 우뚝 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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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학생들은 더 이상 인문학을 공부하지 않는다
파리드 자카리아 지음, 강주헌 옮김 / 사회평론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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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 해를 돌아보면 다양한 이슈들이 있었지만 그 중에서 대한민국을 휩쓴 열풍 중 하나를 꼽으라면 바로 인문학이 아닐까 싶다. 문학, 역사, 철학을 일컫는 문사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인문학에 관한 책들이 수없이 쏟아져 나왔다.

 

인문학에 대한 열풍은 청년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었다. 주변을 보면 중년의 어른들도 인문학에 지대한 관심을 쏟아 부으면서 다양한 강좌나 세미나에 참석하는 열의를 보이기도 하였다. 그런 인문학이 미국에서는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고 한다.

 

인도 출신의 저자는 미국의 교육과정을 실제로 체험하면서 교양 교육이 가진 의미를 깨달았지만 오늘날의 미국을 보면 교양 교육의 중요성을 깎아내리면서 일자리와 취업에 더 유용한 교육을 부각시키고 있다고 말한다. 이런 현실 속에서 젊은이들의 선택은 당연히 실제적으로 도움이 되는 학문으로 쏠리게 된다.

 

이런 현상 앞에서 저자는 미국이 교양 교육을 만들어왔던 과정을 하나하나 되짚어보면서 교양 교육이 무엇인지, 무엇을 위한 것인지, 오늘날 미제너레이션이라고 하는 젊은이들에게는 어떻게 다가가야할지를 조목조목 설명한다.

 

여러 이야기 중에서 가슴에 와 닿은 생각은 제퍼슨의 타고난 귀족이었다. 오직 공적만을 기준으로 삼아 끊임없이 새롭게 교체되는 계급인 타고난 귀족은 금수저, 은수저, 흙수저를 논하는 이 시대에 가장 필요한 사상이 아닌가 싶다. 이를 실현하는 방법은 조금 더 깊이 있게 연구해야겠지만 저자가 말한 인터넷 강의도 한 방안이 되지 않을까 싶다.

 

우리에게는 인터넷 강의가 낯설지 않다. 수많은 학원 강의로 이미 인강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이런 인강을 대학교육에 응용하여 교육의 기회를 받지 못한 이들에게 확대한다면 비용적인 측면이나 균등한 교육기회 제공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유용하지 않을까 싶다.

 

교양 교육 혹은 리버럴 아츠는 현실적으로 우리에게 별다른 이익을 주지도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교양 교육으로 자신만의 생각을 확립해가면서 삶의 의미와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는 자는 분명히 남들과는 다른 시각을 가지고 누구보다 앞서 나갈 수 있다. 그것이 바로 교양 교육이 주는 힘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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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역습 진격의 일본 - 아직 끝나지 않은 한일 간 비극의 역사
조용택 지음 / 북클라우드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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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51229) 동아일보 1면 타이틀은 이렇다.

 

일정부 책임 통감” ··· 위안부 해결 접점 찾다.

 

한일 외교회담 타결 ··· 법적 책임은 빠져 절반의 성과

 

이 기사를 보면서도 크게 마음에 와 닿지 않는 이유는 뭘까?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수시로 정책을 바꾸는 그들의 모습, 진정성이 엿보이지 않는 가식적 태도, 앞과 뒤가 다른 행보 때문이다. 이런 일본의 행태는 오늘날의 문제는 아니다.

 

저자는 역사는 반복한다(History repeats itself)’라는 그리스 역사학자 투기디데스의 말을 인용하면서 우리나라를 900여 차례 침략 혹은 약탈을 한 일본이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모른다고 말한다.

 

저자는 일본의 반복적인 행태 외에도 또 다른 문제점이 있다고 말한다. 바로 우리 자신이다. 일본을 제대로 바라봐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기에 과거의 불행한 역사가 되풀이된다고 말한다. 그렇기에 무엇보다 일본의 움직임을 주시하면서 현명하게 반응해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나라의 역사를 왜곡하고, 끝없이 한반도를 침략하고, 우리의 위대한 문화유산을 말살하려고 한 일본. 그들은 결코 가까운 이웃이 아니다. 그렇지만 멀리 두고 내버려두어도 괜찮은 나라도 아니다. 언제, 어떻게 우리에게 진격해올지 모르는 군국주의 국가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침략의 역사를 돌아보자고 말한 이 책은 류성룡의 징비록을 떠올리게 한다. 그의 말처럼 결코 후손에게 물려주지 말아야 할 역사인 치욕스런 과거를 돌아보고 결코 이를 반복하지 않을 준비를 해야 한다. 냉정하게 바라보아야 한다. 우리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그것이 바로 저자가 피를 토하며 우리에게 말하는 바이다. 그 옛날 이 땅을 지키고자 했던 수많은 선조들이 외쳤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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