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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학생들은 더 이상 인문학을 공부하지 않는다
파리드 자카리아 지음, 강주헌 옮김 / 사회평론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올 한 해를 돌아보면 다양한 이슈들이 있었지만 그 중에서 대한민국을 휩쓴 열풍 중 하나를 꼽으라면 바로 인문학이 아닐까 싶다. 문학, 역사, 철학을 일컫는 문사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인문학에 관한 책들이 수없이 쏟아져 나왔다.
인문학에 대한 열풍은 청년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었다. 주변을 보면 중년의 어른들도 인문학에 지대한 관심을 쏟아 부으면서 다양한 강좌나 세미나에 참석하는 열의를 보이기도 하였다. 그런 인문학이 미국에서는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고 한다.
인도 출신의 저자는 미국의 교육과정을 실제로 체험하면서 교양 교육이 가진 의미를 깨달았지만 오늘날의 미국을 보면 교양 교육의 중요성을 깎아내리면서 일자리와 취업에 더 유용한 교육을 부각시키고 있다고 말한다. 이런 현실 속에서 젊은이들의 선택은 당연히 실제적으로 도움이 되는 학문으로 쏠리게 된다.
이런 현상 앞에서 저자는 미국이 교양 교육을 만들어왔던 과정을 하나하나 되짚어보면서 교양 교육이 무엇인지, 무엇을 위한 것인지, 오늘날 미제너레이션이라고 하는 젊은이들에게는 어떻게 다가가야할지를 조목조목 설명한다.
여러 이야기 중에서 가슴에 와 닿은 생각은 제퍼슨의 ‘타고난 귀족’이었다. 오직 공적만을 기준으로 삼아 끊임없이 새롭게 교체되는 계급인 ‘타고난 귀족’은 금수저, 은수저, 흙수저를 논하는 이 시대에 가장 필요한 사상이 아닌가 싶다. 이를 실현하는 방법은 조금 더 깊이 있게 연구해야겠지만 저자가 말한 인터넷 강의도 한 방안이 되지 않을까 싶다.
우리에게는 인터넷 강의가 낯설지 않다. 수많은 학원 강의로 이미 인강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이런 인강을 대학교육에 응용하여 교육의 기회를 받지 못한 이들에게 확대한다면 비용적인 측면이나 균등한 교육기회 제공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유용하지 않을까 싶다.
교양 교육 혹은 리버럴 아츠는 현실적으로 우리에게 별다른 이익을 주지도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교양 교육으로 자신만의 생각을 확립해가면서 삶의 의미와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는 자는 분명히 남들과는 다른 시각을 가지고 누구보다 앞서 나갈 수 있다. 그것이 바로 교양 교육이 주는 힘이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