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작가들은 여행 가서 뭘 먹을까? - 대한민국 숨어 있는 맛집 90
한국여행작가협회 엮음 / 예담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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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실 먹는 일에 별 관심이 없다. 나름 미식가이기도 하지만 먹기 위해서 살기보다는 살기 위해 먹는다는 쪽에 훨씬 더 가깝다.

 

 식사의 주목적은 끼니를 때우는 것이고 여행을 갈 때도 음식은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다. 거기다 한식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어본 건 여행작가라는 프로페셔널들은 여행을 가서 과연 뭘 먹을까라는 순수한 호기심에서였다. 


 이 책은 여행을 취미나 소일거리로 삼는 게 아닌 전문여행가들은 그 노하우 자체가 엄청날 것이라는 믿음을 배신하지 않았다.


 압도당할 정도의 양도 아니고 어려운 주제도 아니어서 책을 금방 읽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처음엔 책장 넘기기가 괴로웠다.


 저녁식사 후 좀 시간이 흐른 뒤 처음 읽기 시작했는데 먹는 것 별로 안 밝히는 내 위장에 무슨 짓을 한 건지 도저히 읽을 수가 없어서 


배를 빵빵하게 무장하고 다음날 다시 읽었다. 과연 작가들답게 설명하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나같은 사람에게 글로 식욕을 느끼게


한 책이니 먹는 것 좋아하는 사람은 책 보다가 쓰러질 지도 모르겠다.

 

 책이 더 쓸만한 건 그 식당 주변의 볼거리, 즐길거리를 함께 소개한다는 점이다. 먹거리가 중심인 책이다보니 더이상의 부연설명은 


없지만 충분히 여행계획을 짜는데 도움이 될 정보가 함께 있어 여행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굉장히 유능한 조언자가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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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 눈을 감은 인간 - 상대의 양면성을 꿰뚫어 보는 힘
리사 맥클라우드 지음, 조연수 옮김 / 토네이도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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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책 제목을 다르게 이해해서 읽고자 한 내용이 아닌 책을 읽은 것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라 다행이었다.

 

 인간은 보고 싶은 것만 본다. 그러기만 하면 그나마 다행인데 아웃 오브 안중의 것들은 다른 것이라기보다는 틀린 것으로 인식한다.


 수구꼴통 아니면 빨갱이, 내 편 아니면 적, O 아니면 X, 흑 아니면 백, 그리고 모 아니면 도. 


 중도네 중간자네 하며 중재에 나섰다가는 회색분자 혹은 박쥐 취급 받아 양쪽에서 얻어맞기 십상이다.


 책은 1-1이 0이 아닐 수 있다는 것, 세상이 항상 승자와 패자로 나뉘어야 하는 건 아니라는 것을 말한다. 정말 당연한 얘기이건만 


경쟁에 중독되어 사는 현대인 중 한 명인 나에겐 상당히 울림이 컸다. 


 세상을 이분하여 바라보는 선입견을 버리라는 게 첫 장 내용이다. 나도 내 편의를 위해 한 번 수틀린 짓 하는 작자를 뇌 속의 구제불능


폴더에 집어넣고 쳐다보지도 않았던 건 아닌지 반성해보았다. 세상에 순수한 악은 별로 없다는 생각을 갖고 살고 있건만 막상 실행하며


살기엔 아직 많이 부족한 듯하다.


 다음 장은 현실과 이상을 함께 보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치우치지 말고, 너무 들뜨지도 너무 가라앉지도 말고. 포로수용소에서 죽는


사람들은 지독한 낙관주의자라는 게 인상깊다.


 상대의 눈으로 자신을 보라는 셋째 장의 교훈은 잘 실천하면 커뮤니케이션 능력의 비약적인 발전을 가져올 것 같아 유념해야겠다.


 그 외에도 의도 파악하기, 상대의 눈을 뜨게 하는 방법 등의 내용도 담겨 있는데 실용적으로 써먹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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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모든 개는 다르다(시간 속에 숨은 51가지 개 이야기)
김소희 지음 / 페티앙북스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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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직접 키워본 적은 없지만 귀여운 강아지 보러 이웃집에 가기도 하고 누가 자랑하려고 찍어 올린 개 사진도 가끔씩 보곤 한다.


 그래도 역시 당사자가 아니어서인지 개에 대한 지식은 그리 많지 않았다. 요크셔테리어, 불독, 퍼그, 그레이하운드, 푸들 등 유명품종 외엔


똥개 혹은 믹스견과 구별하지 못했고, 몰티즈가 몰타에서 유래됐단 것도 몰라서 마르티즈로 알고 있었으니 개들은 나에겐 그저 한 마리 


개일 뿐이었다.


 이 책을 통해 개들은 총 400여 종이나 되고 그 중 영미 켄넬클럽(애견협회)에서 공인받은 종만 해도 160여 종이나 된다는 사실, 


역할에 따라 7개 그룹으로 나뉜다는 사실을 새로이 알게 되었는데 더 나아가 개성넘치는 견종들의 유래와 성격 등에 대해서도 


예비 애견인으로서 손색 없을 정도의 상식을 지니게 되지 않았나 한다. 사랑스러운 개들을 보니 직접 키우고 싶은 마음이 샘솟는다.


 책에는 개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겨 있어 글에도 묻어나온다. 애견인들에게 선물하면 좋을 책이다. 


사실 이 책을 읽어본 건 개에 대한 관심보다도 그들과 함께 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서였다. 그 점에서도 책은 충실히 제 역할을


한다. 인간과 같이 지낸 지 1만 2천년이나 되었다는 동물이니 그 오랜 세월 동안 이야기가 쌓이지 않을 수가 없었으리라. 


 유명인사들과 함께한 개들, 인간 대신 위험을 무릅쓴 개들, 인간을 돕고 감동을 준 개들 등이 역사, 정치, 사회, 예술, 과학 분야를


가리지 않고 쏟아진다. 이런 곳에도 개가 있었구나 할 정도로 인류의 생활 깊숙이 들어와있는 개들을 보며 괜히 인간의 친구라고 하는 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애견인이 아니더라도 내 경우를 보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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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살기 위하여 - 크리슈나무르티와 함께하는 365일 매일 명상
지두 크리슈나무르티 지음, 박윤정 옮김 / 판미동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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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한 가지씩 1년 동안 볼 수 있게 나온 책이다. 365가지 명상 에세이가 담겨있다.(원제 The Book of Life: The Daily Meditations 


with Krishnamurti) 


 하루하루의 내용이 완결되는 것이 아니고 함께 읽는 것이 더 좋은 부분도 많아 하루 한 가지씩만 읽는 것은 좀 무리수가 아닌가 한다.


 명상용이라기보다는 삶에 대해 여러가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철학 책에 가깝다. 


 달라이 라마가 ‘이 시대 가장 위대한 사색가Thinker’라고 칭송한 ‘철인哲人’ 크리슈나무르티J. Krishnamurti(1895~1986)가 


1933년부터 1968년까지 35년간 쓴 글과 강연, 대화의 내용 중 가장 중요한 대목들, 삶에 대한 본질적 물음과 해답들만을 


뽑아 엮은 책으로, 크리슈나무르티 가르침의 정수를 담고 있다는데 솔직히 그 가르침이 100% 맞는 진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가려 들을 것은 가려 들으면서, 삶에 대한 나의 자세와 인식을 가다듬는 데에는 자극이 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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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상처를 말하다 - 누구도 이야기하지 않았던 예술가의 뒷모습
심상용 지음 / 시공아트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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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롭게 읽었던 '시장미술의 탄생'과 같은 저자라는 건 책 표지 안쪽을 보고 알게 되었다.


 사실 예술가들의 불우한 삶에 스팟라이트를 비추는 것은 '예술가는 역경을 딛고 일어서야 한다'는 일종의 소망이 반영된 왜곡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더 감동적이고 그래서 그들의 작품은 더 큰 생명력을 갖게 되지만 사실 모든 예술가가 미치광이에 성격파탄자 혹은 


지지리 재수없는 인간들일 필요는 없지 않은가? 그런 일종의 도시 신화는 역시 다른 필요에 의해 박제된 마오를 보는 것 같은 불편함을


가져다주곤 했다. 실제로 정신이상과 창조성 사이에는 어느 지점까지는 연관이 있다는 건 과학적으로도 증빙된 사실이라지만, 우리는


우리의 감동을 위해 실제보다도 예술가들을 더 불행하게 만들고 그 이미지를 소비하며 빈 껍데기를 찬양하는지도 모른다.


 그래도 역시... 행복한 예술가보다는 상처입은 예술가의 삶과 작품이 주는 울림이 크다는 건 부정할 수가 없다. 더 감동적이고, 더


흥미롭고, 더 재미있고. 


 이 책도 딱 그런 냄새가 나서 꽂혔는데, 한편으론 그런 선정적인 가십만 그러모아놓은 책은 아닐까 걱정이 되긴 했다.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가십만 긁어모은 그런 수준의 책이 아니다. 우선 책 분량에 비해 상당히 적은 수의 예술가들만 등장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예술가로 살았던 한 인간의 삶과 그 상처 뿐 아니라 그 삶을 낳고 그 삶이 펼쳐졌던 시대적 배경, 그 삶이 미친 영향 등까지


파고든다. 책에 등장하는 예술가들은 대체로 불행했다고 할 수 있는 부류, 대중적으로는 각광을 받았으나 그 내면까지 행복했는지에는


의문부호가 붙는 부류, 상처를 인식하고 증언한 부류 등으로 나눠볼 수 있는데 그 선정기준과 평가가 일단 개인적이라는 건 알아두는 편이 


좋겠다. 까미유 끌로델의 아름다운 사진과 함께 시작하는 책은 그녀를 한껏 찬양하는 빠수니즘을 보여준다. 처음 읽을 때는 미처 알지 


못했는데 이 책은 작가의 목소리가 적극적으로 개입되는 책이다. 다소 생소한(내 무지 탓도 있다) 사람들이 들어가있기도 하고, 


워홀과 백남준을 다룬 파트에서는 이들을 낱낱이 해체해버리는 까니즘을 보여주기도 한다. 내 취향과 크게 충돌하는 부분은 없었는데


혹시 거북하게 느낄 사람도 있을 듯하다. 이 책의 장점으로 들 수 있는 또다른 면은, 그 예술가들이 어떤 작품을 세상에 내놓았는지도 


성의 있게 첨부해놓았다는 점이다. 나는 책에서 까미유 끌로델의 '사쿤탈레'나 '성숙' 같은 작품을 발견했다(이전에 눈으로 봤을 텐데..). 

 

 내용은 좋은데 글이 지나치게 현란한 것은 단점이다. 내용이 어려워서 글이 어려워진 부분도 있지만 쓸데없이 어려워진 부분도


상당히 자주 보인다. 원래 이 분야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던 사람은 버틸만 하겠지만, 초심자라면 지루하게 느낄 수도 있겠다.


 허나 그 모든 사소한 단점을 펼쳐놓더라도, 이 책을 읽지 말아야 할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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