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도 스펙이다 - 꿈에 다가가는 당신에게 용기를 주는 한마디
최해숙 지음 / 생각지도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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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나는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애초에 좋은 부모를 만났거나 성공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자랐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어린 시절부터 평탄하지 않고 상처투성이였던 나는 애초에 행복해질 권리가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내 상처가 오히려 살아가는 데 힘이 되고, 사람들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혀주었으며, 큰 어려움도 감당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 '프롤로그' 중에서

 

 

꿈파쇼를 아시나요?

 

저자 최해숙울산 토박이로 '울산 큰애기'라는 단어에 걸맞은 풍채를 가지고 있으며,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에 관한 이야기를 전파하는 '꿈을 파는 여자'다. 상처 많았던 어린 시절을 지나 20대에 남들보다 빨리 세상을 배웠고, 일찍 성장통을 겪고 외로움을 견뎌냈다. 삶의 상처였던 어머니를 받아들인 후 세상을 바라보는 자신의 패러다임이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 타인의 삶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게 되면서 인생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성공팩토리 리더십센터' 대표로서 자신의 진로와 꿈에 대해 고민하는 청소년들을 위해 DTL리더십 프로그램을 개발했고, 청소년 강사 양성 및 초, 중, 고는 물론 대학교까지 8,000여 명의 학생들에게 강의를 해오고 있다. 또 '꿈을 파는 강연쇼(꿈파쇼)'라는 토크 콘서트를 시작해 청소년들의 문화교통비를 후원하고 있으며, 전문 직업인들을 진로체험 특강 강사로 학교에 파견하는 '꿈파쇼 직업멘토단'을 창립했다.

 

그녀가 꿈파쇼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단순하다. 남편의 사업 실패로 인해 26세에 한 집안의 가장이 되어 보험설계사로 일하던 그녀가 코칭을 배우고 강연을 하자 사람들이 궁금해했다. 그래서 게릴라식으로 사람들을 모아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담백하게 풀어내는 강연 자리를 마련했다. 그런데 그날 한 분이 오늘 강연 때문에 살아갈 용기를 얻었다며 "다음 강연은 언제입니까?"라고 물었다. 간절한 눈빛을 차마 거절하지 못하고 "다음 달 셋째주 목요일입니다"라고 대답했는데, 그게 꿈파쇼의 시작이었다.

 

이후 그녀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도전하는 이들을 찾아 나서며 '울산 영웅 100인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고, 매달 한 분씩 꿈파쇼 무대에 모시게 되었다. 유명하지 않아도 열심히 살아가는 이웃들의 이야기에 사람들은 마치 자신의 얘기 같다며 공감했고, 상처 가득한 그들의 이야기에 크게 감동을 받았다.

 

4여 년 동안 진행된 꿈파쇼는 꿈에 대한 이야기의 전달하기를 넘어 이제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수익금으로 청소년들의 문화교통비를 후원하고, 조손가정에 교복을 후원하는가 하면 자신의 진로와 꿈에 대해 고민하는 8,000여 명의 학생들에게 강의도 하고 있다. 2016년에는 '꿈파쇼 직업멘토단'을 창립해 전문 직업인들이 진로체험 특강 강사가 되어 학교에서 강의를 해준다.

 

그녀는 이 책에서 삶의 무게를 이겨내지 못한 사람들에게 세 가지 처방전을 제시한다. 첫째, 행복 리스트를 만들어라. 2시간만 잘 버틸 수 있는 행복 리스트를 만들 것을 권한다. 둘째, 에너지가 바닥일 때는 중요한 결정을 하지 않아야 한다. 셋째, 혼자 있는 시간을 가져라. 힘들 때는 시간을 정해놓고 그 힘든 감정을 충분히 느끼고 힘들어하면서 그 감정을 보내주어야 한다. 그 시간을 보내고 나면 다시 행복 리스트를 만들어 에너지를 올리고 중요한 선택을 하면 된다.

 

 

 

 

결핍은 꿈을 이루는 원동력이다

 

우리들이 걸어 가는 인생길에는 꽃 길만 있을 수 없다. 즉 인생이라는 긴 여정에는 아름다운 향기가 진동하는 꽃 길이 있는가 하면 그 외에도 발바닥을 아프게 하는 거친 자갈길도 몸에 깊은 상처를 남기는 가시밭길도 있기 마련이다. 이처럼 우리들 앞에 펼쳐진 인생 길을 걷다 보면 자연스레 몸에 크고 작은 상처를 가질 수밖에 없다.

 

성공을 하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단계가 실패다. 실패 없는 성공이란 존재할 수가 없다. 운이 좋아 로또 복권에 당첨되어 큰 돈을 거머 쥔 사람 앞에는 당연히 꽃 길만 펼쳐져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노숙자로 전락한다는 통계 보도가 있다. 왜 그럴까? 실패를 맛보지 않고 바로 성공이라는 단 맛을 본 사람은 결국엔 쓴 맛을 보게 된다는 거다. 이는 진리인 듯 싶다.

 

우리 대부분은 성공과 행복을 물질적인 척도로 해석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는 전적으로 틀린 것도 아니다. 돈이 없어도 행복하다는 것은 돈이 필요하지 않는 세상에서나 가능하지 않겠는가 말이다. 단지 많고 적음에 따라 평가하려는 것은 옳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대체로 많이 가지려고 애쓴다. 이런 마음 자세를 가질 경우 결핍이 생긴다. 이 결핍을 채우려는 욕구가 생기면서 꿈이 생기는 법이다. 실패가 발명의 어머니이듯이, 마찬가지로 결핍은 성공의 어머니인 셈이다.    

 

누구에게나 기회란 찾아온다. 그런데, 언제 찾아올지 모른다. 또 슬그머니 왔다가 급히 종종 걸음으로 내빼기 때문에 놓치기 십상이다. 그래서 기회의 신은 앞머리는 무성한 반면 뒷머리는 대머리이고 양발 뒷굼치에는 날개가 달려있다고 묘사한다. 더구나 기회는 찾아올 때 예쁜 선물의 모습처럼 오지도 않는다.  

 

현실적으로 뭔가 많이 부족한가? 결핍된 상황에서도 자기 자신이 할 수 있는 것, 그래도 좋아하는 영역에서 행복을 느낀다면 기회는 바람처럼 그 삶에 스며들게 된다. 즉 좋아하는 것을 행복하게 느끼는 것만으로도 결핍을 행복의 원동력으로 만들 수 있다. 결국 행복을 만드는 것은 자기 자신이고, 자신의 선택에 달려 있다. 결핍은 결코 상처로만 남지 않기 때문이다.

 

꿈 전도사 김수영(우측)과 함께

 

 

우리를 움직이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저자가 시작한 꿈파쇼는 '사람'으로 시작된 것이다. 이는 저자가 만들었다기보다는 파도처럼 몰려든 사람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다음 강의는 언제예요?"라는 이 한 마디가 지금의 꿈파쇼를 잉태한 셈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만의 재능과 강점이 있다. 이런 능력들이 한데 어우러져 꿈파쇼가 만들어진 것이다. 

 

사실 꿈파쇼는 강연자들의 '상처'에 관한 이야기다. 묘하게도 그 이야기가 누군가에게는 큰 힘이 된다. 동병상련이라는 위로와 위안을 받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꿈파쇼는 강연자의 강의를 듣기 위해 모이는 자리다. 강연자들도 청중들 앞에서 자신의 상처를 이야기하면서 스스로 힐링이 된다고 말한다. 그들이 느끼는 힐링은 자연스레 청중들에게도 전파된다. 그리고 꿈을 위한 나눔은 결국 또 다른 꿈의 성취를 만들어낸다.

 

 

시간이 없다는 말은 핑계일 뿐

 

우리들은 바쁜 일상에 쫓기다 보니 늘 "바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그런데, 아니로니하게도 그렇게 살다 보니 스스로 정말 바쁘다고 착각한다. 그러니 시간이 없다고 생각하게 된다. 지금도 여름철 휴가를 가기 전에 몸을 만들려고 계획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성공하려면 이를 즉각 실천에 옮겨야 할 것이다. 피트니스 센터를 찾아가야 한다는 얘기다. 그런데, 퇴근 후 술약속 때문에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렇다. 무엇인가를 하고 싶은데 하지 못했다면 시간이 없어서가 아니다. 하고자 하는 마음이 간절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저자 또한 1박 2일의 목포 여행을 통해 많은 것을 느끼게 되었다. 3년이 지나도록 이루지 못했던 '목포 가서 세발낙지 먹기'를 실현함으로써 말이다. 시간은 꿈을 위해 투자할 때 결과가 나타나는 신의 선물이다. 시작은 모든 것이 갖춰졌을 때 출발하는 게 아니다. 돈을 모아서 결혼한다는 노총각, 노처녀의 생각이 어리석은 것처럼 말이다. 결혼이 먼저이지 돈을 모으는 게 먼저가 아니다. 출발해야 비로소 시작점이 만들어진다. 

 

 

꿈을 이루는 방법

 

첫 번째 단계~ 상상하라

두 번째 단계~ 꿈의 목록을 적어라

세 번째 단계~ 꿈을 구체적인 목표로 바꿔라

네 번째 단계~ 비전보드를 만들어라

다섯 번째 단계~ 플래너로 시간을 관리하라

 

 

꿈이 이루어졌다고 미리 상상하라

 

영화 <마스크>의 주인공 짐 캐리의 성공스토리는 무척 감동적이다. 그는 아픈 어머니를 즐겁게 해주겠다는 생각에 희극을 시작하면서 영화배우를 꿈꾸었다. 아버지의 실직으로 집까지 잏고 노숙 생활을 할 때, 그는 아버지를 위해 문구점에서 가짜 백지수표를 산 후, '1,000만 달러'라고 표기했다. 이후 그는 가족들에게 반드시 실제 돈으로 교환해주겠다고 호언장담을 했다. 정말로 그가 예상했던 1995년 추수감사절에 정확하게 그 꿈이 이루어졌던 것이다.  

 

꿈을 이루기 위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뭘까? 짐 캐리처럼, 바로 이미 이루어졌다고 상상하는 일이다. 건물을 지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설계를 하거나 땅 구입하기, 건축가 알아보기 등을 말한다. 모두 틀렸다.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어떤 건물을 지을지 상상하는 일이다. 선명하게 완성될 청사진을 상상하고, 그 이후에 건물을 짓기 위한 돈도 설계도 건축가도 알아봐야 한다.

 

 

 

 

상처를 스펙으로 만들어라

 

지금 힘들다면 희망이 있다는 증거다. 자신의 상처를 그냥 상처로만 남길 것인지, 몇 년 후에 이 상처를 스펙으로 만들 것인지, 이는 스스로가 선택하기 나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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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프로젝트 - 무엇이 인생의 차이를 만드는가
헬렌 피어슨 지음, 이영아 옮김 / 와이즈베리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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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도 코호트 연구의 수혜자였다. 코호트 연구가 '어머니'의 권리와 의료를 개선하는 데 어떻게 일조했는지 알아 가고 있을 때 셋째 아이를 임신하고 출산했다. 그리고 과학자들의 연구에 힘입어 만들어진 임산부 케어와 출산 휴가를 누렸다. 임신 기간 동안 알코올을 피하고 생선을 먹었던 것은, 코호트 연구 결과를 통해 도출된 사실이 이제 '상식'이 되었기 때문이다. 매일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 주면 좋다는 '상식' 역시 마찬가지다. 그리고 워킹맘으로서 일과 육아의 균형을 어떻게 유지해야 할지 고민하거나 집을 살 형편이 안 돼 걱정할 때도, 그것이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1970년에 태어난 사람들에게 일어나는 전형적인 현상이라는 객관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었다. 코호트 연구는 이처럼 내 인생을 바라보는 뚜렷한 준거 기준이 되었다. - '들어가는 글' 중에서

 

 

고호트 연구의 결과를 집대성하다

 

저자 헬렌 피어슨은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과학 전문 잡지 <네이처>의 수석에디터로, 이 책의 모태가 된 기사 <일생을 통한 연구(Study Of a Lifetime)>는 2012년 영국과학저술가협회가 선정한 '올해 최고의 기사'로 선정되었다. 그 외에도 '위스타 사이언스 저널리즘 어워드'에서의 수상 등 등 영국의 대표적인 과학 기자이자 작가이다.

 
에든버러대학교에서 진화발생생물학 박사학위, 캠브리지대학교에서 자연사 박사학위를 취득한 의학과 생물학 분야의 손꼽히는 전문가로서, 다년간의 기자 생활로 다져진 간결하면서

 

 

 

 

 

 

 

 

 

 

 

 

1946년 영국,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영국 여성들의 임신과 출산을 파악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이 일은 런던정치경제대학의 작은 사무실에 일하고 있던 31살의 제임스 더글러스 박사에게 맡겨졌다. 그는 넉넉치 않은 연구비에도 불구하고 성실한 조수와 함께 출생 연구를 해낼 수 있다는 확고한 믿음과 열정이 있었다. 그는 1946년 3월 3일에서 9일까지 태어난 아기를 조사 대상에 포함, 출산 후 8주를 기자렸다가 가정 방문 보건관들을 파견하기로 했다.

 

결국 보건관들은 1만 3687명이나 되는 산모들을 인터뷰했다. 그 주에 태어난 아기들의 91퍼센트에 달하는 수치였다. 답변이 완료된 설문지들은 보건의료 담당관들을 거쳐 더글러스에게 발송되었다. 6월 말 즈음 그의 책상과 바닥에는 설문지들이 종이탑처럼 쌓이기 시작했다. 그 야심에 걸맞은 어마어마한 규모의 산모 조사를 시작으로 이어진 일련의 사건들은 모든 영국민들의 인생에 영향을 미치고 전 세계 과학자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었다.

 

 

 

 

 

 

실패할 운명을 타고난 아이들

 

1957년 3월 5일은 특별한 날이었다. 더글러스의 코호트 연구가 11년째 되는 날이자 11플러스 시험을 치르는 날이었다. 더글러스는 이 시험을 치른 모든 코호트 구성원의 결과를 알아보았다. 그는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는 동안 여러 번 다시 찾아갔고, 학교에 상주하는 상담자를 모집하여 아이들의 진척 상황을 그에게 보고하도록 했다. 아이들은 8세, 11세, 15세가 됐을 때 지적능력검사도 실시했다. 


1964년, 더글러스는 조사 결과를 <가정과 학교>라는 제목의 책으로 발간했다. 유쾌한 분위기의 담황색 표지 안에는 정신이 번쩍 들게 하는 심각한 내용이 담겨 있다. 중산층의 영리한 아이들은 노동계급 아이들보다 학교 성적이 좋고 11플러스시험에 합격할 확률이 훨씬 더 높았다. 지적 능력이 동일한 아이들을 비교했더니, 중상류층 아이들은 절반 이상이 그래머스쿨에 진학한 반면, 하층 근로자 계급의 아이들은 겨우 22퍼센트만 진학했다.

 

그래서 그는 선발제 중등학교에서 학생들의 분포가 이렇게 나타나는 것은 사회 평등이나 국가 이익 면에서 정당화되기 어렵다고 기술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아이들이 학교생활을 하는 동안 중산층과 노동계급 간의 성적 차이도 점점 더 커지는 것처럼 보였다. 요컨대 교육 제도는 전혀 공평하지 않았고, 사회계급에 따른 교육 불평등은 전혀 해소되지 않았다. 이렇듯 똑똑하지만 가난한 아이들의 재능이 낭비되고 있었다.

 

 

세 살 건강 여든까지 갈까

 

 

 

더글러스는 영국 전역을 최저 오염 지역에거부터 최고 오염 지역까지 네 범주로 분류했다. 그런 다음 코호트 아이들의 주소를 그 지역 오염도와 15세까지의 건강 기록과 맞춰보았다. 2689개의 지역, 수천 명의 코호트 아이들, 15년 치의 건강 데이터를 아우르는 일은 매우 복잡한 일이었다. 1966년 그가 발표한 결과는 깨긋해진 런던 하늘만큼이나 투명한 패턴을 드러냈다.

 

최고 오염 지역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기침이 잦았고, 기관지염과 폐렴 같은 하기도 감염에 걸릴 확률이 상당히 높았다. 아파서 학교에 결석할 확률도 높고, 귓병으로 귀에서 고름이 날 확률도 조금 더 높았다. 이번만은 사회계급과 무관했다. 노동계급이든 중간계급이든 오염 지역에 산다면 똑같이 영향을 받았다. 아무리 잘살아도 깨끗한 공기를 마실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결과는 일정한 패턴을 보였다. 오염에 많이 노출될수록 건강상의 문제가 더 많았고, 가장 놀라운 일은 새로운 법이 제정된 이후, 즉 아이들이 10살이 된 후부터는 오염도가 급격하게 줄었는데도 폐 건강의 문제가 적어도 15살까지 계속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어릴 때 오염에 노출되면 폐에 영속적인 손상을 입을 수 있음을 암시했다.

 

 

 

 

 

 

태아기가 전 생애를 결정할까?

 

 

 

코호트 연구자들은 인생의 첫 몇 년이 전반적인 인생의 행로를 정하는 가장 중요한 시기라는 생각에 대체로 동의하지만, 우리의 운명이 고정불변으로 정해지는 건 아니라는 조건을 얼른 덧붙인다. 인생은 유연하고 가변적이기 때문에 운명의 사슬을 끊고 건강한 삶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1946년 코호트 연구를 통해 출생체중이 낮을수록 중년에 근력이 약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하지만 반드시 그런 건 아니다. 근육세포를 적게 가지고 태어났다면 근력 운동을 통해 근육을 키움으로써 타고난 약점을 만회할 수 있다. 지금까지 어떤 위험 인자를 축적해 왔든 흡연과 음주를 줄이고,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고, 체중을 조절하고, 운동을 하면 어느 정도 상황을 개선할 수 있다. 

 

 

 

흙수저에도 날개는 있다


읽기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삶을 추적해 보니 상황은 더 심각해 보였다. 그들은 모든 단계에서 뒤처진 인생을 살아온 것 같았다. 학교를 제대로 졸업하지 못하고, 교육을 시간 낭비로 여기고, 저임금, 미숙련 직업을 갖거나 취직하지 못했으며, 결국엔 가난 때문에 열악한 주거 환경에서 살거나 노숙자 신세로 전락할 확률이 높았다.

 

남성들은 30대 중반에 혼자 살고, 여성들은 10대에 이미 엄마가 되어 4명 이상의 아이가 있는 경우가 많았다. 또 남성이든 여성이든 컴퓨터를 가지고 있거나 사용하는 비율이 그리 높지 않았는데, 컴퓨터 기술을 필요로 하는 직업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는 현실을 생각하면 아주 염려스러운 일이었다.

 

인생의 어느 시기든 교육이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다. 더 좋은 인생길을 설계하고 싶은 사람에게 이를 설명하기 위해 바이너"인생에는 너무 이른 것도 너무 늦은 것도 없다"라는 경구를 만들었다. 충분한 동기 부여와 지원만 있으면 언제든 위로 놀라설 수 있고, 불행한 인생 궤도를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운명을 뛰어넘은 아이들

 

더글러스는 훌륭한 가정교육이 아이의 학업에 아주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선구적인 분석을 보여주었다. 부모가 자녀 교육에 관심이 많으면 노동계급 출신이라는 핸디캡을 극복하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되는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수년 동안 교사들로부터 정보를 수집란 결과, 학업 능력은 좀 뒤처지더라도 자녀 교육에 열성적인 부모를 둔 아이들은 그래머스쿨로 진학하는 확률이 아주 높았다. 

 

그러나 2000년대에 들어선 영국은 달랐다. 부모의 관심과 포부가 있으면 아이들이 가난이나 하류계급 등의 불리한 조건을 극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많은 연구 결과들이 있었다. 영국의 한 코호트 연구는 3000명의 아이들을 3살 때부터 추적 조사하면서 모범적인 조기 교육 방법에 초점을 맞추었다. 연구 결과, 부모의 직업, 학력, 소득보다는 부모가 좋은 '학습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 아이의 지능과 사회성 발달에 더 중요한 역할을 했다. 아이와 함께 책을 읽고, 동요와 그림을 가르쳐주고, 알파벳과 숫자를 보여주고, 도서관에 데려가고, 여행을 함께하고, 이 모든 것들이 성장하는 아이들의 지능, 사회성, 행동 발달에 큰 영향을 미쳤다.

 

 

다섯 개의 출생 코호트

 

영국은 다섯 세대의 아이들을 출생 시점부터 지속적으로 주의 깊게 추적하고 잇다. 1946년 코호트, 1958년 코호트, 1970년 코호트, 1991년 코호트, 밀레니엄 코호트 등 다섯 개의 코호트가 바로 그것이다. 이런 자료들을 통해 유년기의 건강과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함으로써 건강한 미래의 영국을 준비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의 경우, 심각한 저출산율로 향후 지구상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연구 발표까지 있었다. 한국은 지금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지 고민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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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 바바리맨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63
유영민 지음 / 자음과모음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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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사업을 하다가 쫄딱 망했다. 대형 마트에 두부를 납품하는 게 그 사업이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마트에서 제멋대로 거래를 끊었다. 마트와의 계약만 믿고 은행 빚을 내서 공장에 설비투자를 한 아빠는 엄청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고, 결국 그 일로 말미암아 공장 문을 닫게 되고 말았다. 그리고 세계적인 두부회사로 공장을 키우겠다는 아빠의 꿈도 물거품이 됐다. - '캬아, 변태야' 중에서

 

 

바바리맨이 되려고 한 아빠

 

작가 유영민은 1979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예대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제3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지금껏 어둡고 칙칙한 분위기의 글을 써온 탓에, 청소년문학상을 받았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지인들이 충격과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우리나라 청소년 문학계의 앞날에 대한 개탄과 우려를 표명했다고 한다. 아무려나, 본인은 큰 상을 받은 이상 앞으로 청소년문학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보려고 한다.

 

이렇게 비자발적으로 공장 문을 닫는 아빠는 현재 동네 슈퍼의 카운터를 지키는 사람이 되었다. 이런 아빠를 두고 엄마는 악담만을 늘어놓는다. '허우대만 멀쩡한 인간', '무능력자', '반 백수', '기둥서방' 등등. 그래서 아빠는 이런 멸시와 모멸감을 해소하고자 독서 삼매경에 빠진다. 글쎄, 무협지 읽는 것도 독서의 범주에 드는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아무튼 아빠는 무협지 속에서 완전히 딴 사람으로 변신한다. 즉 무림 사파邪派에 홀로 대항하는 협객이 된다.

 

비록 언덕길 꼭대기에 위치한 동네 슈퍼일지라도 엄마는 동네에서 '슈퍼 갑'으로 불린다. 이는 슈퍼 가게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 아니라 억척스럽게 일수 놀이를 하기에 그렇게 불린다. 덩달아 소설 속의 아들 동현도 아예 '일수'로 불리기도 한다. 함께 살고 있는 허접 삼촌은 공부하는 꼴을 별로 본 적이 없지만 경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공시생'이라고 나름 대접받는다. 엄마의 불법 사채업을 비호하는 인물로 양성 중인지 몰라도 비록 맘에 들지 않아도 엄마는 꾹꾹 참고 산다.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고 했다. 현실에선 백수 건달이지만 삼촌은 온라인 상에선 서로 모셔가려는 대어급 겜돌이다. 툭하면 라면에다 김치나 음료 심부름을 시키는 그는 떡진 머리에다 눈가에 눈곱이 더덕더덕, 덥수룩한 수염 등 정말 꼬질꼬질하다. 여기에다 방바닥은 속옷, 양말, 컵라면 용기, 각종 음료 캔 등이 흩어져 있다. 한 마디로 더럽다. 늦둥이로 얻은 탓에 할머니가 너무 끼고 키워서 그런가 보다. 꼴에 수컷이라고 스스로 김태희 뺨친다며 자뻑에 빠진 미용실 나리 누나와 가끔씩 데이트를 즐긴다.  

 

어느 날, 삼촌 방에서 흥미로운 물건을 발견했다. 웃는 얼굴 모양의 가면이었다. 새하얀 피부에 가는 콧수염과 일자로 뻗은 턱수염이 나 있었다. 삼촌 말로는 지난 할로윈데이에 클럽에서 사용했던 거란다. 관심을 표명하자 삼촌은 가면 줄테니 가게에서 콜라 집어오라고 제안했다. 거래는 당장 성사됐다. 이후 이 가면이 아빠의 필수품이 될 줄이야.

 

 

 

 

 

아빠, 바바리맨이 되다

 

막 샤워를 마치고 나온 듯한 아빠가 팬티만 입은 채 엄마에게 입을 옷이 없다고 하소연한다. 사실 오래전부터 집안일에 소홀한 엄마는 빨래를 몇 주간 모았다가 하는 스타일이라 이런 일이 이미 예견되던 바였다. 아무 거나 걸치라고 막 대하는 엄마에게 아빠가 화를 내며 입을 옷이 없다고 하자, 엄마는 장롱에서 옷을 꺼내 마구 집어던진다. 모직 코트, 오리털 점퍼, 바바리코트 등이 바닥에 널브러졌다.

 

 


이어서 엄마는 갑자기 흐느껴 울며 아빠의 두부 공장이 망한 뒤 외할아버지와 이모들에게 빌린 돈을 굴려 용두동 지하경제의 큰손으로 거듭나기까지 자신이 겪은 고난과 역경을 늘어놓았다. 그러고는 "동네 사람들이 나보고 뭐라는 줄 알아? 저승사라래, 저승사자!내가 왜 그딴 소리를 들어야 하는 거야!"라며 아빠를 향해 소리쳤다.

엄마의 말에 아빠는 힘없이 고개를 떨구었다. 그런 다음 자신의 발치에 떨어져 있는 바바리코트를 몸에 걸치고서 밖으로 나갔다. 집 뒤편으로 간 아빠는 입에 담배를 물었다. 알몸에 바바리코트만 걸친 꼴이 웃기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했다. 잠시 후 아빠는 윗몸을 수그리고 소변을 보기 시작했다. 쫄쫄쫄, 하는 소리가 귓속을 파고들었다. 그런데, 이게 무슨 날벼락일까. 아빠 건너편 샛길에 누군가 나타났다. 교복을 입고 커다란 뿔테 안경을 쓴 여고생이었다. 소변을 보는 아빠와 정면으로 마주친 여고생은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비명을 내질렀다.

 

"캬아, 변태야!"

 

바바리맨의 역사는 동서양 모두에 있다고 한다. 바바리코트라는 의상도 동일하고, 여자와 마주쳤을 때 바바리코트를 펼쳐 알몸을 내보이고 냅다 줄행랑을 치는 행위도 같다. 이는 심리적인 면에서 그 이유를 찾는다. 바로 억눌린 성적 욕구 탓이다. 한국의 경우도 그 수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임을 보여준다. 2007년에 370여 명이었는데, 2010년엔 1000여 명으로 늘었다. 그래서 아들 동현이 아빠를 생각해 엄마에게 동생을 만들어 달라는 장면이 어른스럽기만 하다. 비록 퇫자를 맞지만 말이다. 엄마는 양육비라는 금전적인 계산만 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바바리맨, 의인義人이 되다

 

본의 아니게 바바리맨이 된 아빠는 얼굴에 가면을 뒤집어 쓴 탓인지 용기 있는 행동을 내보인다. 한번은 덩치 큰 남자가 골목길에서 여고생을 치근대고 있었다. 이에 바바리맨으로 변신한 아빠는 덩치를 향해 코트를 확 펼쳤다. 놀란 덩치는 비명을 질렀지만 더이상 바바리맨의 액션이 없자 이내 달려들어 폭행을 가하기 시작했다. 당하던 바바리맨은 호신용 스프레이를 분사해 전세를 역전시켜 덩치에게 한 방 먹여 바닥에 넉다운시켰다. 구석에 등을 보인 채 웅크리고 있던 여고생은 바바리맨이 덩치를 제압한 걸로 상황을 파악했다. 이후 이런 전공이 여고생들 사이에 입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너 그 얘기 들었어? 바바리맨이 치한에게 걸린 2반 애를 구해줬대"

 

급기야는 이런 좋은 미담 때문에 여고생들은 바바리맨의 행동에 익숙해지더니 결코 불쾌하거나 무서워하질 않았다. 오히려 정말 툭공 무술 유단자인지 묻지를 않나, 얼굴이 궁금하다고 가면을 벗어보라고까지 친근하게 말을 걸었다. 이에 바바리맨도 경력이 쌓이면서 편안히게 해동하면서 심지어 여유롭게 비명을 감상하곤 했다.

 

부슬비가 내리는 아침, 한쪽 다리에 깁스를 한 여고생이 목발을 짚고 언덕길을 오르고 있었다. 빗물에 미끄러져 넘어질 순간이 몇 차례 있었다. 이를 지켜보던 바바리맨이 갑자기 튀어나와 코트를 펼치는 대신 등을 내보인 채 쪼그려 앉았다. 바바리맨의 엉뚱한 행동에 놀란 여고생이 잠시 얼떨떨해 하다가 결국엔 거부감 없이 등에 업힌 것이다. 언덕길 끝에 도달하자 바바리맨은 여고생을 내려 놓았다. 답례로 여고생은 바바리맨에게 몽쉘통통을 건네면서 "아저씨는 멋진 분이세요!"라고 말했다. 바바리맨의 다리에는 경쾌한 리듬이 실렸다.

 

 

짜가 때문에 왕따를 당하다

 

다소 모자란다고 동현이와 학교 친구들로부터 왕따를 당하는 종민의 아빠는 모창 가수 나후나다. 경력이 벌써 이십 년이 훌쩍 넘었다. 공부든 운동이든 싸움이든, 뭐 하나 잘하는 게 아무 것도 없었던 나후나 아저씨는 성장하면서 늘 열등감에 사로잡혔다. 특히, 그가 다녔던 중학교는 시험이 끝나면 교실 벽면에 학생들의 등수표를 부착했는데, 늘 맨 아래 칸 차지는 그였던 것이다.

 

간신히 고등학교까지 마친 후 대학을 포기하고 군대를 다녀온 후 그는 자동차 정비소에 취직했다. 일이 힘들고 수입도 적었지만 그는 매우 성실하게 근무했다. 즉 남들보다 한 시간 더 일찍 출근, 한 시간 더 늦게 퇴근하곤 했다. 이렇게 근무하는 직원을 당연히 사장은 좋아하기 마련이다. 3년 정도 일한 어느 여름날, 회사 동료와 함께 동해안으로 피서를 갔다가 재미로 참가한 모창 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게 계기가 되어 가수의 길을 걷게 되었다.

 

원하는 가수의 길을 위해 정비소를 그만둔 후 아저씨는 거의 일 년 동안 골방에 처박혀 나훈아의 공연이 녹화된 비디오를 보고 또 보며 노래와 몸동작을 익혔다. 하루 종일 오로지 연습만 하다가 밤이 되면 쓰러지듯 잠에 빠졌다. 태어나서 무언가에 그렇게 열성적으로 매달리기는 정말로 처음이었다.

 

 


웬만큼 모창 실력에 자신이 붙자 아저씨는 외모도 나훈아처럼 고치기로 마음먹고 두려움을 참고서 성형외과를 찾았다. 의사의 권유대로 아저씨는 턱뼈와 광대뼈를 조금씩 깎았다. 운 좋게도 눈매만은 원래부터 나훈아와 비슷한 편이어서 얼굴 윤곽을 다듬자 단박에 그와 쏙 빼닮을 수 있었다.


이윽고 모든 준비를 마치고 공연업소에 나가보니, 그 세계에는 이미 수많은 나훈아 모창가수가 활동하고 있었다. 나운아, 나우나, 나운하 등등. 처음엔 그 틈에서 기가 많이 죽긴 했으나 아저씨는 꿋꿋이 버텨나갔다. 그리고 더욱 완벽한 모창가수가 되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을 기울였다. 일을 마친 뒤 집으로 돌아오면 아무리 피곤해도 꼭 서너 시간씩 연습했고, 나훈아의 공연장을 찾아다니며 그 모습을 관찰하고 연구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그는 현재 슈퍼 A급 모창 가수다.

 

 

삼촌이 경찰에 체포되다

 

그동안 동네에 출몰한 바바리맨을 체포하려고 경찰서장은 집요하게 내사를 하다가 마침내 바바리맨의 꼬리를 잡았다. 진범을 아빠와 삼촌 둘 중 한 사람으로 지목하고 조사를 시작했다. 아무튼 결정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못함에 따라 체포까지는 성립되지 않았다. 하지만 CCTV에 바바리맨과 함께 찍힌 개(동팔이)가 결정적인 단서였다.

 

사실 삼촌도 동네에 출몰하는 바바리맨이 아빠임을 이미 알고 있었다. 경찰은 윗동네 재개발 추진과 바바리맨을 연결하여 공안사범 내지는 정치범으로 지목하고 있었던 것이다. 위장 수사를 펼치고 있는 덫에 걸려들었다. 교복 차림의 여고생으로 위장한 최순경 앞에 바바리맨은 코트를 펼치다가 함정에 빠졌음을 알고 도망을 치다 윗동네 건너편 아파트 단지 굴뚝 꼭대기 난간에 코트 자락을 휘날리며 서 있었다. 현행범이 되고 말았다.

 

파출소장은 아빠임을 확신하고 확성기로 "동현이 아버님, 이제 그만합시다!"라고 외쳤다. 시간이 흐르자 바바리맨은 사다리를 타고 굴뚝을 내려왔다. 아들 동현은 파출소장의 옷소매를 꽉 붙잡은 채 빨리 도망가라고 외쳤다. 하지만 바바리맨은 느린 동작으로 가면을 벗기 시작했다. 파출소장과 순경들은 모두 어리둥절한 모습이었다. 장본인은 아빠가 아니라 삼촌이었던 것이다.

 

이후 여고생들은 피켓을 들고 시위를 펼쳤다. 서른 명은 족히 넘어 보였다. "바바리맨, 변태가 아니라 히어로"라면서 즉각 구속을 풀고 석방하라는 요구였다. 잠시 후 검정 점퍼를 입은 형사가 나타나 아빠에게 범칙금만 물고 삼촌을 데려가라고 말했다. 그 형사는 당초 의심했던 재갤발 문제와 전혀 관련이 없음이 밝혀졌고 과거 범죄 경력도 없고 위기에 처한 여학생들을 구하 점 등이 참작되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용두동 재개발 계획도 보류됨에 따라 강제 철거당할 위기에 처했던 윗동네 사람들도 당분간 그대로 살 수 있게 되었다.  

 

 

진짜와 가짜의 차이는?

 

 

 

 

진짜 가수 나훈아와 모창 가수 나후나, 진짜 바바리맨인 아빠와 가짜 바바리맨인 삼촌, 진실과 거짓은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진실이 거짓이 되고 거짓이 진실이 되기도 한다. 진실이란 흐르는 강물과 같이 늘 변하기 때문에 우리는 결코 진실의 전부를 볼 수 없다. 바바리맨은 변태變態의 상징이다. 변태란 곤충이 껍질을 벗으며 성장하는 과정이다. 즉 껍질을 벗을 때 비로소 어른 곤충이 되는 것이다. 바바리맨이 된 아빠와 아들 동현 모두 지금 성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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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명함 - 나와 꼭 맞는 일을 찾아내는 13가지 전략
크리스 길아보 지음, 안진이 옮김 / 더퀘스트 / 2017년 5월
평점 :
절판


당신이 현재의 일에 안주하고 싶지 않다면? 당신이 진정 사랑하는 일을 찾고 싶은데 저녁마다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싶지 않다면? 둘 다 가질 수는 없을까? 좋은 소식이 있다. 당신은 둘 다 가질 수 있다. 어던 사람들은 그런 일을 찾아낸다. 그건 순전한 우연이 아니었다. 독똑해서 쉽게 해냈든, 아니면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해냈든 간에 그들은 평생 하고 싶은 일을 찾아냈다. 그러자 그들의 삶이 달라졌다. - '머리말' 중에서

 

 

두 번째 명함을 준비하라

 

이 책의 저자 크리스 길아보는 매달 30만 명이 조언을 구하는 독보적인 라이프&커리어 멘토이자, 구글과 페이스북에서 미래전략을 강의하는 괴짜 아이디어뱅크다. 또 그는 남들이 가지 않는 길에서 부자가 된 혁명적 벤처 사업가로 고정관념에 대한 반항, 가슴 뛰는 돈벌이, 나의 새로운 발견 등을 삶에서 추구한다. 저서로는 175개국을 다니며 소자본

 

 

 

 

 

 

 

 

 

 

개인별로 차이는 있지만 우리는 대부분 행복과 번영을 제공하는 일을 하며 균형 잡힌 삶을 살기를 원한다. 가능한 범위 내에서 즐길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 한다. 우리의 능력을 잘 활용하기를 원한다. 어쩌면 욕심쟁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사랑과 돈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즉 자신이 사랑하는 일을 하고 그 일을 하면서 충분한 보상을 받기를 바란다. 이를 요약하자면 우리가 찾으려는 직업은 다음과 같다.


나를 행복하게 하는 일 (기쁨)
금전적 요구를 충족하는 일 (보상)
나의 재능을 극대화하는 일 (몰입)

이 책의 목표를 잊지 말자. 이 책은 우리들이 소위 '커리어 복권'에 당첨되어 천직天職 같은 일을 찾도록 돕는 것이다. 그 이상적인 세계로 가는 길은 하나가 아니지만, 조건들을 모두 갖추지 않고서는 완벽한 해법에 도달할 수가 없다. 사랑하는 일이지만 수입이 쥐꼬리만 한 직장, 싫어하는 일이지만 높은 급여를 받는 직장 등도 모두 가능하지만 이는 우리들이 찾는 바가 아니다. 딱 맞는 일을 찾기 위해선 기쁨, 보상, 몰입의 적절한 배합이 필요하다.

 

 

책상을 탈옥할 타이밍

 

대니얼, 그는 자신이 관리하는 회사 직원 50명에게 뭔가 해주고 싶은 의욕에 1년에 1~2회 금요일 오후에 직원들에게 피자와 아이스크림을 사 줄 예산 2천 달러를 요청했다가 보기 좋게 거절당하고 말았다. 이에 그는 상사에게 뭔가 보여주겠다고 회사 비용 절감책으로 사직서를 제출하는 호기를 부렸다가 그 자리에서 바로 수용되고 말았다.

 

일자리를 잃고 1~2주 동안 집 주변을 바쁘게 돌아다녔지만 수확은 별로 없었다. 마침내 그는 용기를 내서 길 건너편의 이웃집을 찾아갔다. 소유하고 있는 임대주택을 청소하고 눈을 치워주겠다고 제안하면서 몇 달러만 더 주면 다른 심부름도 해주겠다고 했다. 그것은 작은 일이었고 수입도 크지 않았지만 이웃의 긍정적인 답변을 듣고 용기를 얻었다.

 

작은 성공에 고무되자 그는 옛날부터 머릿속에 구상했던 사업을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그것은 임대 중인 건물을 관리하는 사업이었다. 그는 부동산 소유주 100여 명의 주소를 구해서 서비스를 제안하는 엽서 100장을 손으로 썼다. "아주 오래 걸렸죠. 나야 뭐 시간이 많았으니까요"

 

답장은 고작 1통만 왔다. 하지만 그 답장은 알찼다. 왜냐하면 서비스 계약서가 함께 동봉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그에겐 고객이 생긴 것이다. 돌이켜보면 그가 일일이 엽서를 손으로 쓴 것은 모험이지만 나름의 계산이 깔린 행동이었다. 보통의 경우라면 1퍼센트라는 성공률은 그리 높은 것이 아니지만, 그는 무에서 유로 나아간 것이었다. 간단히 말해서 그는 결과에 만족했다.

 

여전히 자유로운 시간이 있긴 했지만 그는 또다시 엽서 100장을 손으로 쓰지는 않았다. 이번에는 다른 고객을 유인하기 위해 지난번과 다른 부동산 소유자 100명의 전화번호를 입수해 그들 모두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평소 그는 전화 마케팅의 응대를 싫어하는 편이었지만 짧은 문자메시지는 사람들을 귀찮게 하지 않으리라고 판단했다. 결국 문자메시지를 통해 2명의 고객이 추가로 생겼다. 현 상황을 평가해보니 2달 동안 그의 예상 연소득은 2만 7,000달러가 됐다. 비록 큰돈이 아니었지만, 창업한 지 얼마 안 된 사람에게 그 정도면 환상적이었다.

 

더욱 좋은 것은 창업 후 그는 늘 원했던 자유와 유연성이 생겼던 것이다. 세 아이의 아빠인 그는 아이들 위주로 일과를 조정할 수 있었다. 일찍 출근해서 아이들을 학교에 대려다준 후에 다음 일터로 이동하고, 오후 2시부터 4시까지는 아이들을 스키장에 데려다주었다. 창업 전보다 일을 더 적게 하는 것은 아닐지라도 더욱 능률적으로 일하고 있었다. 1년 후, 충분한 고객을 확보한 그는 일손이 모자라 사람들을 고용하기 시작했다.

 

"삶이 1,000퍼센트 나아졌어요. 예전 상사가 직원들에게 피자를 사주지 않아서

다행이에요. 이제는 내가 내 직원들에게 피자를 사줄 수 있으니까요"

 

 

부업에 대하여

기발한 아이디어를 찾다가 막혀버리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높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 반드시 기발한 아이디어가 필요한 건 아니다. 오히려 우리들에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컵홀더를 발명한 사람을 생각해보라. 누가 보더라도 이 일은 최신 스마트폰 모델을 만드는 것만큼 멋있지 않다. 하지만 음료를 가지고 운전해야 한다면 그 컵홀더는 확실히 편리한 물건이다.

 

차량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해리 캠벨은 다른 운전자들에게 더 효율적인 방법을 알려주고 그들의 수익을 높여주었다. 캐나다의 마이크 할랏은 시장 수요가 있는 특별한 식료품을 수입해서 파이레트조에서 팔았다. 사람들에게 유용한 것이야말로 최고의 가치를 지닌다. 다음과 같은 것은 골드러시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좋은 징후다.


규모가 크지만 아직 열리지 않은 큰 시장
많은 사람들이 사용법이나 참여하는 법을 아직 모르는 신기술
새로 어떤 일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느끼는 혼란 또는 불확실성
사람들이 원하지만 가질 수 없는 것(국경 너머에 있는 불법적인 식료품)
희소하다고 여겨지는 것 또는 FOMO(좋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은 심리)를 유발하는 것


항상 사람들의 필요를 충족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라. 그리고 금광의 가능성을 발견하면 재빨리 달려들어라. 결과가 어떨지 확신할 수 없을 때도 일단 실험을 해보라. 실험이 잘되면 개선의 여지는 항상 있다. 실험이 잘되지 않았더라도 당신이 시간을 많이 투자한 건 아니므로 다른 일로 옮겨가면 그만이다.

 

 

스타 프리랜서의 비밀

 

괴짜 마케터였던 제이슨은 가장 높은 가격을 지불하는 누군가에게 자신의 성을 바꿀 권리를 부여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BuyMyLastName.com이라는 새로운 웹사이트를 제작해 온라인 경매를 열었다. 낙찰자는 원래 엉뚱한 기획을 많이 하던 헤드셋츠닷컴이라는 스타트업 기업이었다.

 

"우리는 몸에 우리 회사 이름을 문신으로 새기는 사람에게는 평생 무료로 헤드셋을 제공하겠다고 제안한 적도 있습니다. 그래서 제이슨의 광고는 우리에게 잘 어울렸죠" - 헤드셋츠닷컴의 CEO

 

헤드셋츠닷컴은 제이슨이 '제이슨 헤드셋츠닷컴'이 되는 대가로 4만 5,500달러를 지불했다. 우습긴 하지만 그 개명은 진짜였다. 제이슨은 법적으로 개명 신청을 하고, 사진이 박힌 신분증과 공적인 서류들을 새로 만들었다. 소셜미디어에 그런 것을 올리면 날마다 수천 명이 반응을 보이고 그와 상호작용을 했다.

 

제이슨은 1년 후 똑같은 실험을 되풀이했다. 이번에는 다른 스타트업 기업에게 5만 달러를 받고 성을 '서퍼앱'으로 바꿨다. 서퍼앱은 사람들이 서핑을 하면서 기록을 남기고 공유하는 앱이었다. 이후 그는 <창조적인 마케팅>이란 책을 출간했는데, 책의 매 페이지마다 후원자의 스폰서를 받았기 때문에 224 쪽마다 작은 광고가 들어가 있다. 참고로 후원금은 7만 5천 달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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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를 파는 가게
켄 블랜차드 외 지음, 이제용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7년 5월
평점 :
품절


당신이 배려한다는 걸 고객이 알게 하라. 이 말은 참으로 단순하게 들린다. 그런데 고객에 대한 배려를 보여주는 것이 그토록 중요하면서도 단순하다면, 왜 모든 기업들이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일까? 신규 고객을 게속 유치하기보다는 기존 고객을 지키는 일이 비용 측면에서 훨씬 효율적인데 말이다. - '들어가는 말' 중에서

 

 

배려는 강력한 경쟁력이다

 

저자 켄 블랜차드만큼 사람과 기업의 경영에 영향을 준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 저명하고 사교적이며 수많은 사람이 만나고 싶어 하는 작가이자 강연자, 사업 컨설턴트인 그는 오늘날 비즈니스 업계에서 가장 통찰력 있고 영향력 있으며 열정적인 인물 가운데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다.


1,500만 부 넘게 팔리며 30년 이상 베스트셀러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경이적인 책 <1분 경영>(스펜서 존슨 공저)부터 세계적으로 칭찬 열풍을 일으킨 <칭찬은 고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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