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에 대한 불만‘이라는 ‘격리된 호수‘가 있다고 해보자. 이 호수는 비가 올 때마다 물이 너무 많이 불어난다. 그런데 ‘청소기에 찧어 다친 발‘이 그 호수에 일종의 ‘수로‘를 내버렸다. 그 수로를 통해불만이 봇물 터지듯 흘러나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대로가다간 홍수가 날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이미지화를 하면 앞으로 일어날 일이나 대처법에 대해서도 직관적으로 깨달을 수 있다. 즉, 평소 작은 수로를 종종 내어 적당히 물을 뺐어야 했는데, 계속 가둬두기만 한 탓에 넘칠 만큼 호수가 차올랐음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한편 이런 수로가 만들어진 이유청소기‘에 발을 찧은 것)와 평소의 불만(집의 청결 상태)이 유사한 주제라면 쏟아지는 물을 멈추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사실도 눈치챌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타인에게 노골적으로 불합리한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려하지만, 가족들과는 정체성을 공유하므로 서로 심리적 거리가 가까워 감정이 직접적으로 나오기 쉽다. 특히 남편/아내, 어릴 때는 아빠/엄마(아빠보다는 엄마가 더 그런 존재다), 커서는 아들/딸이 그 대상이 된다. 가깝다고 느낄수록 더하다. - P41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파악할 때도, 마치 남을 분석하듯 질문을 던지고 경우의 수를 나누고 일일이 상황을 대입해보아야 한다. 평소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습관도 필요하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을 정당화하려는 무의식적인 방어기제들이다. - P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