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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ㅣ 열린책들 세계문학 9
막심 고리키 지음, 최윤락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1월
평점 :
오랫만에 가슴을 훑는 소설을 읽었다.
읽으면서 내내 장편 연극을 보는 기분이 들었는데,
거의 좁은 실내에서 많지 않은 사람들과 대화를 하는 방식으로 전개가 되고,
또 집요하다고 느껴질 정도의 주변과 사람들의 모습, 행동, 심리에 대한 묘사가 그런 기분을 자아낸 듯 하다.
노동자 계층의 무지랭이로 아들하나만 쳐다보며 죽지못해 이어가는 삶을 살던 한 아줌마가, 아들의 사회주의 운동을 계기로 그것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하게 되고, 그로 말미암아 자신의 분노에 대하여 조금씩 눈을 뜨고 더불어 사회 전체의 상황을 알게 되어, 결국엔 스스로 자유투쟁을 위한 운동에 앞장서 나간다는 얘기다.
우리가 그녀의 시선으로 느끼게 하는 -실은 작가의 그것인. 사람들에 대한 묘사는 단순하게 탁월하다고 말하는 것으론 성에 차지 않을 만큼 정교하고 농후하다.
시대적인 상태를 설명하기 위해 최선의 말을 최대한으로 사용하고, 궁극의 목표점을 위해 반복까지 해대지만 군더더기라고 할만한 것은 없다고 해야하나.
이런 넘치는 글이라니, 번역자도 애를 먹었겠다 싶었다.
굳이 사회주의가 발발하던 이 당시 러시아의 상황을 생각하지 않아도 그만인 책이며,
자신의 삶에 대해, 어머니에 대해,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지에 대해 한 번이라도 생각해 봤다면.
그 모두를 위한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