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팅 픽션 - 당신이 사랑한 작가들은 모두 이 책으로 소설 쓰기를 배웠다
재닛 버로웨이 지음, 문지혁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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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생적인 이야기꾼들은 여전히 우리 주위에 있고, 그들 중 몇몇은 크게 부자가 되었다. 일부는 베스트셀러 작가 리스트에 있고, 더 많은 이들은 텔레비전과 영화판에 있으며, 일부는 만화책과 비디오 게임 분야에 있다. 하지만 글을 쓰고 싶은 충동은 플롯을 만들어내는 욕망이나 기술과는 거의 관련이 없기 쉽다. 반대로, 당신은 예민한 관찰자이기 때문에 글을 쓰고 싶어 한다. 당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는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에 대한 대답을 갖고 있지 않다. 당신은 대부분의, 그리고 동시대 최고의 작가들과 세상의 불의, 부조리, 아름다움에 대한 감각을 공유하며, 당신 자신의 항의, 웃음, 지지를 기록하고 싶다.

- P228

러나 독자들은 여전히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를 궁금해한다. 그리고 작가인 당신이 궁금하게 만들지 않는 한, 그들은 페이지를 넘기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당신은 플롯을 마스터해야만 한다. 작가가 보여주는 세계의 비전이 아무리 심오하거나 빛난다 해도, 읽지 않는 사람에게 그걸 저달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 P228

당신이 뭐라 말하든, 지옥이야말로 이야기와 어울리는 곳이다. 눈을 뗄 수 없는 이야기를 원한다면 당신의 주인공을 지옥에 빠뜨려라. 지옥의 매커니즘은 서사의 매커니즘과 아주 잘 맞아떨어진다. 반면 천국의 즐거움은 그렇지 못하다. 천국에는 이야기가 없다. 그곳은 이야기가 다 끝난 다음에 일어나는 일만 다룬다. - P232

플롯에는 강력한 욕망과 함께 그 욕망의 추구 과정에서 나타나는 커다란 위험이 공존한다. 일반적으로 말하면, 이런 형태는 모든 플롯에 적용된다. 이를 3D라고 불러도 좋다. Drama는 desire 더하기 danger 이다. 재능 있는 젊은 작가들의 흔한 결점 중 하나는 본질적으로 수동적인 주인공을 창조하는 것이다.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다. 작가인 당신은 인간의 본성과 행동을 관찰하는 사람이고, 그래서 관찰하고 생각하고 고통받는 인물과 자기 자신을 쉽게 동일시한다. 하지만이러한 인물의 수동성은 지면으로 전달되며, 그렇게 되면 이야기 역시 수동적이 된다. - P234

내 인물이 투쟁에서 패배하여 얻는 것은 무엇인가, 혹은 승리하여 잃는 것은 무엇인가? - P239

인간의 의지는 충돌한다. 인간에겐 소속이 필요하다. 인간의 행동을 논할 때 심리학자들은 탑(tower)과 망(network)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위로 올라가려는 욕망과 공동체에 들어가려는 욕망. 남을 이기려는 욕망과 타인에게 속하려는 욕망. 이 두 가지 힘이 소설을 움직인다. - P244

만약 어떤 단편이 빡빡하고, 날카롭고, 효율적이고, 잘 짜여 있고, 강렬하다면, 그것은 좋은 이야기다. 길이가 짧다는 단편 소설 형식의 핵심 특성을 잘 활용했기 때문이다.

장편은 여기에 더해 포괄적이고, 방대하고, 파노라마적이다. 장편은 경제성이나 효율성이 아니라 시야, 범위, 넓이, 펼쳐짐에서 강점을 지닌다. 길이가 긴 형식의 미덕이다. 하나의 장편소설은 많은 내면을 다룰 수도 있고, 오랜 세월이나 세대를 아우를 수도 있으며, 전 세계를 여행할 수도 있다. 메인 플롯 외에 하나 혹은 그 이상의 서브 플롯을 다룰 수도 있다. 많은 인물들이 변화할 수도 있고, 다양하고 수많은 영향과 결과들이 독자의 최종적인 이해를 형성히낟. 쓸데없어 보이는 이야기들조차 용인될 수 있으며, 그 이야기들이 결과적으로 독자의 이해를 돕는 한 작품의 균형을 파괴하지 않을 것이다. - P262

안톤 체호프는 "재능이란 오래 참는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는 창의적인 과정이 모두 창의적이지는 않으며 마음속에 찾아온 첫 영감을 훡씬 뛰어넘는 일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고치고, 비판하고, 보충하고, 발전시키는 모든 종류의 퇴고는 이야기가 가지고 있는 최선으 ㄹ이끌어내는 일이다.

"누구나 글을 쓸 수 있지만, 작가만이 고쳐 쓸 수 있다." - P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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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기의 말들 - 안 쓰는 사람이 쓰는 사람이 되는 기적을 위하여 문장 시리즈
은유 지음 / 유유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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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장하면 촌스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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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기의 말들 - 안 쓰는 사람이 쓰는 사람이 되는 기적을 위하여 문장 시리즈
은유 지음 / 유유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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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슬픔은 당신이 그것들에 관해 이야기를 할 수 있다면 견뎌질 수 있다. - P87

"아이들은 사회적 표정이 없어요. 돈을 안 벌어도 되잖아요." 그도 웃고 나도 웃었다. 그는 또한 청소년과 수업해 본 경험이 없는 교사들은 당황한다며 "아이들 표정에 지지 않아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어른들은 글로 썼다. 돈 버는 관계의 피로감, 부당함, 모욕감을 글로 썼다. ...그러니까 어른에게 글쓰기는 사회적 표정을 조심스럽게 벗겨 내는 행위였다. 돈과 나를 맞바꾸는 거래가 본격화되기 이전의 ‘나‘를 만나는 일, 자기의 사회적 표정과 대결하며 본래의 표정을 되찾는 일이 어른의 글쓰기일지도 모르겠다. - P97

"배고픈 사람이 음식을 도둑질하거나 착취당한 사람이 파업을 한다는 건 당연핟. 오히려 설명되어야 할 것은 배고픈 사람들 중 대부분이 왜 도둑질을 하지 않으며 착취당한 사람들 중의 대부분이 왜 파업을 하지 않는가 하는 사실이다."

빌헬름 라이히 <파시즘의 대중심리> - P103

"문학은 슬픔의 축적이지, 즐거움의 축적은 아니거든요. 세상이 따뜻하고 정상적으로 보이면 시를 못 쓰게 되지요. 그건 보통 사람의 세상으로 들어가는 것이니까요."

-최승자 - P105

글쓰기에 최적화된 장소는 카페도 절간도 내 방도 아니다. 마감이라는 시간의 감옥이다. - P129

본다는 것은 보고 있는 것의 이름을 잊어버리는 것이다.
-폴 발레리 - P136

"배우는 하얀 도화지여야 하는데 나는 이제 신문지처럼 글자가 많은 종이가 된 것 같아요."

-최불암 - P137

자서전은 수치스러운 무언가를 드러낼 때에만 신뢰할 수 있다.
-조지 오웰 - P140

"나는 옛날에는 내 위장도 미제고 내 허리도 미제인줄 알았어예. 우리 클 때는 미제가 제일 좋았거든요." - P173

하고 싶은 일은 해 보는 편이다. 행하면서 안다.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맞는지, 난과에 봉착하면 욕망의 실체가 드러난다. 하고 싶은 일이면 문제를 해결할 궁리를 하고, 하고 싶은 일이 아니면 문제를 핑계 삼아 그만둘 명분을 만든다. - P181

정말로 진지한 소설에서는 진정한 갈등이 여러 인물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독자와 작가 사이에서 벌어진다.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 P188

글쓰기는 누구에게도 할 수 없는 말을 아무에게도 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모두에게 하는 행위다.
-리베카 솔닛 - P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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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머싯 몸 단편선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92
서머싯 몸 지음, 황소연 옮김 / 민음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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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사람들이 용인한다 해도 선뜻 용서하지 못할 짓을 저지른 일가친척 하나쯤 없는 집안이 있을까. 한두 세대가 지나 그 탈선이 낭만적인 매력으로 미화된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장본인이 아직 살아 있고, 그의 만행이 말 그대로 용납될 수 있는 차원은 아니지만 당사자가 ‘남이 아닌 자기 자신을 파괴하면서‘ 기껏해야 술독에 빠져 살거나 애정 편력에 치중하는 안전한 경우라면, 그저 침묵하는 것이 상책이다. - P88

그곳은 동양과 서양이 만나는 장소다. 가장 새로운 것이 유구한 것과 어우러진다. 기대한 로맨스를 찾지 못했다 해도 대단히 흥미로운 것들과 맞닥뜨리게 된다. 이 신기한 사람들은 각자 다른 언어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서로 뒤섞여 살아간다. 그들은 서로 다른 신을 믿고 서로 다른 가치관을 가진다. 그들이 공유하는 열정은 단 두 가지, 사랑과 배고픔이다. - P134

"이곳의 명문가는 죄다 선교사 집안입니다. 아버지나 할아버지가 이교도를 개종시킨 전력이 없으면 여기서는 대접받지 못하죠." - P137

어떤 이들은 참혹한 전투를 치르고도, 논앞에서 죽음의 공포와 상상을 초월하는 두려움을 겪고도 자신의 영혼을 무사히 지켜 내는가 하면, 어떤 이들은 적막한 바다 위에 뜬 달의 떨림이나 잡목 숲에서 들려오는 새소리에도 격렬한 발작을 일으켜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기도 한다. 강함과 약함의 문제일까? 아니면 상상력의 부재나 인격의 불안정성 때문일까? - P142

"선생이 선생의 외투 주머니 안을 아는 것보다 내가 중국의 항구를 더 잘 알 겁니다. 배가 갈 수 있는 곳이면 다 가 봤죠. 선생을 육 개월 내내 온종일 붙잡고 이야기해도 내가 한창때 본 것들을 절반도 다 이야기 못 할 겁니다."

"내가 보기에는, 조지, 당신이 못 한게 하나 있어요. 큰돈을 못 벌었잖아요."
"나는 저축할 위인이 못 돼. 돈을 벌면 그냥 써 버리지. 그게 나의 신조요. 하지만 이것 하나만은 말할 수 있지. 다시 살 기회가 생긴다면 난 얼마든지 다시 살아 볼 거야. 그렇게 말할 사람 별로 없을걸." - P191

로슨은 상대를 꿰뚫어 보는 노르웨이인이 교활한 푸른 눈이 거북했다. 영감의 태도 역시 거슬렸다. 언뜻 아첨하는 듯 보이지만, 운명과의 승부에서 패배한 늙은이의 알랑거리는 태도 뒤에는 예전의 포악성이 어른거렸다. 로슨은 영감이 한때 노예 무역에 연루된 범선의 선장이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 P210

밀러는 독일계 미국인으로 개명하기 전 원래 이름은 뮬러였다. ..쾌활하고 서글서글하면서도 대단히 약삭빠른 자였다. 자기 사업에 방해가 되는 건 용납하지 않았다. 샌프란시스코에 주재한 한 회사의 대표였고 옥양목과 기계 등 섬에서 팔리는 갖가지 상품들을 들여오는 중개상이었는데, 그의 사교성은 사업 수완의 일부였다. - P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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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현실주의자들의 은밀한 매력
데즈먼드 모리스 지음, 이한음 옮김 / 을유문화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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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더는 공중에 떠 있거나 작은 모터로 움직이는 추상적인 유기적 형상들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렇게 완전히 새로운 움직이는 조각들은 콜더 특유의 이중적인 삶이 없었다면 나올 수 없었을 것이다. 조각가로서의 삶과 기술자로서의 삶이었다. 그가 완전히 독창적인 미술 형식을 창안했다는 것이 곧 명백해졌고, 뒤샹은 이 새로운 작품들에 프랑스어로 모빌mobile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영어에도 그 단어가 있긴 하지만, 그 뒤로 죽 그 단어는 프랑스어 발음으로 불리게 되었다. 그리고 더 이후에 만들기 시작한 움직이지 않는 작품들에는 장 아르프가 스타빌stabile이라는 이름을 부였다. - P105

유년기에 겪은 역경과 고통은 그를 나약하게 만들기는커녕 오히려 강하게 만든 듯했다. 그는 수수께끼 같은 어두운 분위기를 지닌 젊은이가 되었고, 이제 깊숙한 곳에서 끓어오르는 분노를 무기로 세상과 대면할 준비를 했다. 그는 성을 고르키로 바꾸었다. 쓴맛이 나는 것,이라는뜻이었다. 그리고 이름은 아실이라고 지었는데, 호머의 일리아드에 나오는 부노한 아킬레스의 이름을 땄다. 그는 유명한 러시아 작가 막심 그리키의 사촌인 척했다. 안타까운 사실은 막심 고리키 자체도 필명이었기에 몇몇 평론가들이 당연히 눈치를 챘다는 점이다. 그러나 그는 굴하지 않고 자신의문화적 인격을 창조하고 뉴욕의 한 미술 학교에서 교사 일로 생계를 유지했다. - P221

유년기 경험이 남긴 심리적 외상으로 몹시 불안한 상태였기에 그 관계는 언제나 좋지 않게 끝났다. 정신에 흉터가 너무 많아서 정상적인 친밀한 관계를 맺기가 불가능해 보였다. - P221

메레트 오펜하임

자신의 삶에 먹구름이 드리워지자 그녀는 창작 활동을 전혀 못하고 우울증에 빠져들었다. 그 기간은 1954년까지 무려 17년 동안 이어졌다. 그녀는 숨 막히는 열등감에 시달렸다고 말했다고 한다. 때때로 그녀는 새로운 미술 작품을 만들고자 시도했지만, 성과가 없었기에 만든 것들을 거의 다 부숴 버렸다. 그러다가 우울증이 나타났을 때처럼 갑작스럽게 우울한 기분이 걷혔다. 그녀는 다시 활발하게 창의적인 작품 활돋을 즐길 수 있었고, 30년 동안 지속하게 된다. 스위스에서 지낸 이 우울한 시기에 그녀는 남편을 얻기로 결심한다. 1949년, 그녀는 볼프강 라로슈와 결혼했다. "내 결혼 생활은 치유 경험이었다. 당시 나는 거의 제정신이 아니었고, 심지어 길을 건너는 법조차도 몰랐다. 그런 나를 남편이 든든히 받쳐 주었다." - P326

파블로 피카소

그는 역사상 가장 다작을 한 미술가에 속하며, 미친 듯이 일하면서 하루에 최대 열네 점의 유화를 그리기까지 했다. 그는 사람들이 대부분 글로 일기를 쓰지만, 자신의 일기는 미술이라고 했다. 낮에 무엇에 몰두했든 간에 결국은 캔버스에 담기곤 했다. 식사, 애완동물, 음악, 친구, 무엇보다도 연인이 그랬다. - P358

피카소는 훗날 아주 유명해졌을 때, 파리에서 고군분투하던 젊은 화가 시절에 썼던 화실을 보러 간 적이 이 있었다. 그런데 화실 바깥의 벤치에 늙은 노숙자가 자고 있었다. 피카소는 그가 그 초창기에 알았던 사람임을 알아보았다. 남자는 불황에 망했다고 설명했다. 피카소는 쓰레기통으로 가서 구겨진 종이를 하나 찾아서 거기에 아름다운 스케치를 했다. 거기에 서명을 한 뒤 노숙자에게 건네면서 말했다. "이걸로 집을 사세요." - P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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