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사 작곡 스타일 모든 면에서 아티스트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직접 콘서트를 보며 느낀건 역시 그녀는 여신으로 추앙받을 자격이 있다는 것. 선언처럼 "Kill that bitch!"를 외치며 시작한 콘서트는 쉬는 타임 하나도 없이 2시간여 스트레이트로 진행되었다. 보통 가수들이, 행사하러 가면 대표곡만 부르라고 하니 대표곡이 정말 물리고 부르기 싫다는 말을 하는데 가가는 히트곡이 너무 많다 보니 2시간을 내리 불러도 어느것 하나 따라부르지 못할 노래가 없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비난하는 그녀의 '잔인하고 선정적이고 위험한'퍼포먼스는 내가 10만원 내고 다리에 쥐나도록 까치발을 해서 겨우 그녀를 콩알만하게 본다 할지라도, 그녀의 콘서트를 직접 보아야만 하는 이유를 알게 해주었다. 그 퍼포먼스를 그냥 보이는 대로 묘사하자면 사람을 그라인더에 넣어 갈고 벌거벗은 무용수들과 가가가 뒤엉켜 섹스를 연상시키는 율동을 하고 인육의상을 걸치고 춤을 추는 것이지만 현장에서 직접 보는 그 퍼포먼스에는 사람을 압도하는 '가가스피릿'이란게 서려 있어서 관중들을 열광하게 만들었다. 

말로 설명하기 힘들지만, 자신을 타자화하느냐 아니냐의 차이가 단순한 연예인과 아티스트를 구분짓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당연히 가가는 후자에 속한다. 가가가 남자 무용수와 겹쳐 앉아 허리를 아무리 흔들어도 그게 야하거나 음란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는데, 그건 그녀가 그 퍼포먼스로 자신을 섹시한 상품으로 포장하려는게 아니라 사회의 금기를 깨부수겠다는 의지를 표현하고 있어서 일거다. 일거수 일투족 카메라를 의식하고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이쁘게 나올까 매달리는 연예인들과는 하늘과 땅의 차이였다. 대중은 멍청해서 겉으로 보기엔 무조건 이쁘고 화려하고 돈을 발라놓은 것에 넘어가는 것 같지만 귀신같이 그 이면의 정신과 에너지를 알아본다. 그녀가 21세기를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사랑받는 이유이며 콘서트가 흡사 부흥회같았던 이유이다. 

연두색 머리, 보라색 머리, 스터드가 박힌 선글라스, 피를 뒤집어 쓰고 JUDA를 몸에 휘갈긴 누구, 찢어진 스타킹, 하이힐을 신은 게이들이 모두 미친듯 뛰며 무아지경으로 춤을 추었다. 오후반차를 내고 4시간을 기다린 나도 하이힐을 벗어던지고 뛰었다. 그녀의 정신을 사랑한다. 내일이면 이 열성적인 몬스터(가가는 그녀의 팬을 몬스터라고 부른다)들은 대도시의 회색빛을 보호색으로 삼아 평범한 누군가로 돌아가겠지만 일순간이나마 가가의 에너지와 함께 모든 금기를 깨뜨린 듯한 카타르시스에 젖어들었다. 멋진 콘서트였다. 퍼킹 가버먼트가 18금 딱지를 떼어내고 난 뒤, 다시 그녀를 서울에서 한번 더 보고 싶다.







 
 
소이진 2012-04-30 22:21   댓글달기 | URL
꺄~ 라이라님 보고오셨군요.
지금 제 심정으로서는 부럽다,는 한 마디밖에로는 할수없네요...

LAYLA 2012-05-01 00:37   URL
다음 번에 보세요. 너무 이뻐요 ㅠㅠ

반딧불,, 2012-05-05 16:24   댓글달기 | URL
10만원 내고 네시간 기다려도 아깝잖을 공연. 진정 부럽습니다.
거기에 교통비를 계산하면 평범한 아줌마는 허리가 휘는지라..ㅠㅠ;;
세 번째 단락이 가슴에 박히는 듯 합니다. 연예인이 아니라도 평범한 사람도 열정이 보이고, 뭔가가 다르면 눈에 들어오지요.

LAYLA 2012-05-07 23:46   URL
네 아직 돈 걱정없는 아가씨라 이런데 돈을 턱턱 쓰지요 ㅎㅎ 참 철없죠?ㅋㅋ
 

지난주 토요일 밤에 나의 할매가 하늘나라로 떠났다. 지난 한 달동안 이승에서 남은 잠을 한꺼번에 몰아서 자버리더니 조용히 혈압이 떨어지고 호흡이 뜸해지며 잠자던 그대로 숨을 거두었다. 임종 직전엔 잠깐 정신이 돌아온다고도 하던데 할매는 그냥 조용히 떠났다. 할매의 죽음에 눈물이 났지만 내가 기대했던 종류의 눈물은 아니었다. 나는 죽음앞에서의 눈물이란 상대를 다시 보지 못한다는 슬픔의 눈물일줄로만 알았는데 예상치 못하게 한 세기 가까운 할매의 인생이 떠올라 서러움의 눈물이 났던 것이다. 스물일곱 손녀가 아흔 넷 할매의 지난한 삶을 생각하며 울었다. 못된 자식이나 무심한 남편이나 무엇하나 딱히 인생의 즐거움이 될것이 없었고, 인생에서 먹고 사는 것 이상을 바라지도 않았던 우리 할매. 


할매 인생의 화양연화는 할배가 죽고 나서 다른 사람 밥 차려줄 걱정 없이 매일 경로당에 나가 화투를 치던 시절이었다. 그 시절에 어린 내가 할매랑 같이 살았었다. 나는 학교를 마치고 경로당으로 달려가 할매가 화투치는 뒤에서 놀곤 했는데 화투 점수가 우수수 날 때면 신나서 점수를 외치던 할매의 목소리가 생생하다. 할매의 인생에서 가장 즐거웠던 시절에 내가 함께했었구나, 하는 생각과 하지만 그 시절도 오래가지 못하고 곧 병마가 찾아와 초라한 아기새처럼 쪼그라들어버린 할매를 생각하니 눈물이 났다. 그리고 사소하지만, 오랜 병상생활을 하며 이젠 흔적도 남지 않아버린 아주 옛날의 기억들. 할매의 틀니, 할매의 비녀, 할매의 동백기름, 할매의 몸빼바지, 할매의 220mm쓰레빠, 할매의 금목걸이, 할매의 광 쇳대, 할매의 신주단지, 할매의 마르셀 빨래 비누... 


할매의 손과 발과 얼굴이 조금씩 식어갔지만 나는 계속 손을 쥐어보고 발을 주물렀다. 죽은 사람을 만지는 것은 처음인데, 할매는 살아도 내 할매고 죽어도 내 할매란 생각에 전혀 무섭지가 않았다. 피가 식어서가 아니라 추운 바깥에서 갓 들어와 차가운 것 같았고, 내가 손을 맞잡고 있으면 금새 온기가 돌아올것만 같았다. 눈물이 났고 슬프지만 슬프지 않앗다. 내가 내 삶에서 느끼는 이 무수한 고통들을 생각한다면 구십네해를 살아낸 할매는 얼마나 피곤할까. 그러니 할매는 좋은데 가서 날아다니고 좋은 거 많이 보고 잘 지내는 것이 더 좋을거란 생각에 잘 된 일이란 생각이 들고, 그렇지만 다시 못 본다니 또 눈물이 나고 그런 것이었다. 오래 살고 정이 많이 들어서 그런지 할매가 숨을 쉬지 않는데도 영영 이별이란 생각은 들지 않았다. '할매, 가서 조금만 기다려라. 내도 나중에 갈게.' 종교도 없고 천국을 믿는 것도 아니지만 할매랑 나는 언제고 다시 만날 것임에는 전혀 의심이 없었다.


뒤의 장례절차를 다 기록해서 영화로 만들자면 홍상수 뺨치게 찌질하게 만들 수 있을거 같다. 오랜만에 어머니의 죽음을 매개로 모인 자식들의 어색한 공기, 아 다르고 어 다른데 니가 한 말 다시 말해보라며 삿대질 하며 달려드는 싸움꾼, 일 안하고 뺀질거리는 며느리, 그 옆에서 고등학생 조카에게 출처가 불분명한 절하는 법을 가르치는 작은아빠, 조의금을 엑셀로 정리하느라 목빠지고 허리빠지는 젊은 손주들, 그리고 그 조의금을 어떻게 분배할 것인지 지리하고 민망한 형제간의 각축전, '삼촌! 내 생각은 그게 아닌데?!' 당사자도 아니면서 한번 끼어보려고 나서는 먼 친척, 운구차 뒤에 붙은 알록달록 앙증맞은 '초보운전 5시간째 직진중' 안내판까지. 


오늘이 출상날이었는데 비가 와서 장화가 진흙탕에 푹푹 빠져서 고생이었지만 묘터 앞 저수지를 끼고 있는 경치 하나만큼은 끝내주었다. 우리 할매가 이리 운치를 따지는 할매였나 싶었다. 할매를 땅에 묻고 돌아왔지만 지금도 할매가 병원에 누워있을 것만 같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할매의 부재에 대한 경계는 이리도 희미하지만 할매의 장례식을 경계로 내가 훌쩍 어른이 되어버린것만 같다. 할매와 함께했던 유년기의 기억들과도 작별을 해야만 할 것 같고, 결혼해서 아기까지 낳아서 할매에게 보여주겠다던 그 지키지 못한 그 약속을 이젠 정말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할 나이가 된 것만 같은 것이다. 손녀딸이 집에 내려오는 날을 기다려서 떠난 우리 할매, 마지막까지 고마운 할매. 할매 안녕. 할매 사랑해.



 
 
pek0501 2012-04-12 16:10   댓글달기 | URL
죽음을 생각하면 삶이 왜 슬픈 건지 알게 되는 것 같아요. 누구나 겪는 늙음과 죽음...
누구나 고아가 아닌 이상, 최소한 두 번은 겪게 되는 일이잖아요. 저도 친정부모님의 연세를 생각하면 걱정이 많이 된답니다. 마음의 준비를 해 두고 살아야 하는데... 하면서요.
그걸 어떻게 겪나 하면서요.

LAYLA 2012-04-12 22:38   URL
저보단 아빠가 더 힘들겠지요. 그래서 동생이랑 아빠곁을 진돗개처럼 지켰어요...
 



이 영화를 보며 울었다는 지인의 이야기에 나도 홀로 극장을 찾았다. 영화속의 첫사랑은 눈부시지만 현실의 첫사랑은 찌질하다는 걸 너무나 잘 알기에 울 일이 없을거라 생각했지만 나도 울고 말았다. 정확히, 옥상에서 두 주인공이 기억의 습작을 함께 듣는 장면부터였다. 그 뒤론 간헐적으로 툭 툭 이 장면 저 장면에서 눈물이 흘렀다. 

영화는 우리의 순수하고 아팠던 첫 사랑을 회상하게 하는데 그것보다 더 많이 나를 울렸던 건 수지와 이제훈이 연기하는 스무살과, 한가인과 엄태웅이 연기하는 서른 다섯 사이의 간극. 그 십오년의 시간이 같은 사람을 전혀 다른 사람으로 바꿔버린다는 점이었다. 이런 저런 말을 가져다 붙일 수 있겠지만 결국 짧은 청춘뒤의 시간은 '빛이 바랜다'식으로 서술되는 쓸쓸한 나이듦이라는 점이 서러웠다. 

스무살의 서연(수지 분)는 천진난만하게 "나 아나운서 하려구. 아나운서 되어서 유명해지구 라디오 DJ도 하구 돈도 엄청 많이 벌거야."라고 말하고 승민(이제훈 분)은 그렇게 반짝이며 꿈을 말하는 그녀를 홀린 듯 바라보지만 그녀는 졸업하고 몇년동안 아나운서 시험에 낙방한 뒤 그냥 의사와 결혼해 외제차를 몰고 강남에 사는 이쁜 사모님(한가인 분)이 된다. 승민 역시 서연의 말 이라면 꼼짝못하던 쑥맥에서, "남편이 의사라고? 무슨과? 강남에 사는 사람이 제주도에 집은 왜 지어? 아~ 투기하려고? 하긴 지금 투기하면 꽤 남긴 남을거야?" 대차대조표 따져 결혼한 첫사랑에게 비꼬는 말도 아무렇지 않게 던질 수 있는 딱 서른 다섯의 남자(엄태웅 분)가 되었다. 

오랜 시간 뒤에 만난 둘이 서로가 서로의 첫사랑이었음을 확인한다는 건 이 영화가 선사하는 판타지. 하지만 인생의 아주 짧은 시간이나마 서로의 세계를 들었다 놨다 한 그 사람은 이제 추억일 뿐이며 현실에선 전혀 힘을 쓰지 못한다는 엔딩은 아주 현실적이고 그 절제가 이 영화를 아름답게 만든다. 

96학번의 이야기를 그린 이 영화에 06학번인 나와 친구들이 질금질금 눈물을 흘리고 영화를 본 후 며칠동안 시름시름 가슴앓이를 한다는 건 언뜻 보기엔 이해가 안갈 수 있다. 94년도 전람회의 첫앨범 Exhibition이 나왔을 때 06학번 애들은 겨우 여덟 아홉살이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 어린 애들도 나이를 먹어가고 있고, 스물과 서른다섯의 중간에서 자신들이 나이들어 아저씨 아줌마가 되는게 아니라 여전히 늙은 소년.소녀로 남을 것임을 어렴풋이 느끼는 즈음에 이 영화가 다가온 것이라고 본다면 우는게 당연하다. 별 다르지 않겠지. 우리의 첫사랑도. 우리의 인생도. 첫사랑이 너무너무 가슴 아팠던 것처럼 이렇게 나이듦을 배우는 것도 너무너무 가슴이 아프다. 건축학개론, 날 울리지마...





 
 
프레이야 2012-03-26 09:03   댓글달기 | URL
좋은아침, 님의 리뷰를 보며 다시 울컥해지네요.
이 영화, 참 좋지요.^^
슬프고 아련한 게 이런 행복감도 줄 수 있구나, 보면서 그랬어요.

LAYLA 2012-03-26 21:55   URL
계속 기억의 습작을 듣고 제주도 생각만 했어요.
제주도 바닷가 집은 얼마쯤 해요? 제주도 살다가 온 분에게 직접 시세도 물어보구요. 그런데 한 번 살아보고 싶어요. ^^
 

2008년 가을에 빠리에서 유명 관광지를 걸어서 돌아다니다가 어느 골목에서 길을 잃었다. 길을 잃긴 했지만 대낮이고, 시간도 남아돌아 어슬렁 어슬렁 이 골목 저 골목을 기웃거리는데 어느 상점 앞에 사람들이 미친듯이 줄을 서 있는거다. 쇼윈도를 보고 어떤 가게인지 짐작을 하려 했는데 쇼윈도에 걸린건 건담?? 설마 장난감 가게일리는 없을거 같아 사람들에게 물어봤더니 이름난 빵집이라 하였다. 얼마나 맛있나 싶어 나도 줄을 섰다. 


그 가게에서 파는 마카롱을 종류별로 10개쯤 사고 조각 케이크도 하나 샀더니 25유로쯤 했는데 당시 환율로 4만원이 넘는 돈이었으니 나로선 큰 소비였다. 하지만 빠리에서 가장 맛있는 마카롱이라면 전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마카롱일텐데 그 기회를 날려버릴 순 없잖은가?  


마카롱 상자 개봉의 성스런 순간은 당시 내가 얹혀서 살던 집의 친구와 함께 했다. 자그맣고 섬세하고 마치 하나의 예술품 같은 그 마카롱들!  우리는 조심스럽게 마카롱이 바스러지지 않게 꺼내어 한입씩 베어물었다. 그것은... 미국에서 다시다 넣고 끓인 국물만 맛보던 서양인들이 한국와서 며칠을 끓여낸 진한 사골국물 곰탕맛을 본 순간에 비할 수 있을까? 단 맛이 이리 복잡미묘하고 깊을 수 있다는 것은 예상치 못했던 충격이었다. 내 미각이 이제껏 모르던 새 세상을 영접하고 자신의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었다. 첫번째 마카롱을 먹으며 이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다른 맛의 마카롱을 하나하나 맛보며 더 더 더 행복해졌다. 이것보다 더 행복할 순 없을거야 난 지금 세상 가장 행복한 여자야! 라고 생각해도 다음 마카롱을 입안에 넣으면 5% 정도 더 행복해지는 것이었다.


지금도 그 순간은 떠올리기만 해도 즐겁고 행복한 순간이지만 내가 길을 잃고 흘러들어간 가게였었고, 마카롱 포장지도 친구집에서 무심하게 버리고 온 터라 상점의 이름은 기억하지 못했다. 찾아낼 방법 따윈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 마카롱은 내가 맛본 최고의 마카롱으로 어떤 절대 미각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었는데, 예를 들어 오늘만 해도 한남동에서 유명하다는 프랑스 빵집에서 프랑스인 빠띠쉐가 만든 마카롱을 먹어보았지만 그 맛은 그냥 단맛을 넘어서지 못하는 그래서 그 길잃은 골목에서의 마카롱 가게를 더욱 그립게 만드는 그런 수준이었던 것이다.  


맛있긴 하지만 맛있음을 넘어선 감동에는 한참 이르지 못하는 한남동 마카롱을 해치우고 '내 인생에 한번쯤은 다시 그 천상의 마카롱을 먹어볼 수 있을까?' 답없는 의문을 던지며 회사로 돌아왔다. 습관대로 컴퓨터를 켜고 일 할 준비를 하는데 페이스북에서 프랑스친구가 '앞으로 내 집이 될 곳'이라며 올린 사진이 눈에 띄었다. 마치 그 옛날의 건담 디스플레이를 연상시키는 상점이었다.



 응? ...응? .......응?!!! 아니 여긴 그 마카롱 가게잖아!!! 흥분한 내가 댓글을 달았다. 


- 여기 유명한 베이커리 아니야? 

- 응. 

- 나 여기 가본거 같은데 사람들 많이 줄서는 가게 아니야? 

- 응. 맞아. 

- 헐 여기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마카롱 파는데잖아 니가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마카롱을 만든다고? 

- 응. 거기가 여기 맞아. 근데 난 올해는 판매만 하고 만드는 건 내년부터 할 수 있어.


길 잃은 골목에서 갑자기 나타난, 그래서 9와 1/2 플랫폼처럼 약간은 환상처럼 느껴지던 그 마카롱 가게의 정체가 밝혀졌다. 아아 나는 언젠가 다시 그 꿈같은 마카롱을 맛볼 수 있다는 것에 안도하며 동시에 약간은 신화같았던 미스테리한 마카롱의 정체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이 서운하기도 하였다. 이제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공식홈페이지에 들어갈 수 있으며 구글에서 이 상점의 마카롱 사진을 검색할 수도 있고 아마존에서 이 상점의 마카롱에 관한 하드커버 책을 구입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맛있는 마카롱에 대한 욕망과 낭만적 운명에 대한 맹목적 믿음이 빚어낸 복잡다단한 감정들 보다 더 강했던 것은 프랑스 친구-마카롱 가게-나 로 이어지는 sweet 한 우연이 주는 즐거움이었다. 무미건조하고 매일이 매일같은 요즘의 일상에 이 작은 우연이 크게 내 마음을 웃게 만들었다. 잠시 행복해졌다. 그리고 저 친구를 보며 나도 느슨해진 나를 다잡아야 겠단 생각이 들었다. 저 친구가 빠띠시에가 되기로 결심한건, 세계 어디든 마음 가는 곳에서 머무르기 위해선 기술이 필요하단 판단 때문이었다. 그 어려운 결심을 내리기까지의 그를 알기에, 이제 곧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마카롱을 만들 그를 생각하니 괜히 약간 눈물도 날 것 같고 감동적이고 그랬다. 마카롱에 목마른 나같은 고객을 위해서 세계가 그에게 러브콜을 보낼거다.


아. 신기하고

기분이 좋다.



Pierre Hermé





 
 
조선인 2012-03-23 08:58   댓글달기 | URL
눈이 번쩍. 내가 만약 프랑스에 간다면 일순위는 여기가 아닐까 싶네요. 난 말이죠. 태어나서 지금까지 마카롱에 대한 환상만 가지고 있어요. 책속에서는 항상 우아한 단맛의 대명사인데, 왜 현실의 마카롱은 맛이 없는 거냔 말이다 광분하면서요.

LAYLA 2012-03-24 23:53   URL
ㅎㅎㅎ 돈만 있다면 더 맛있는 고급 마카롱도 많지 않을까 해요..꼭 빠리에서 드셔보세요^^

춤추는인생. 2012-03-23 09:49   댓글달기 | URL
라일라님 삶이 살아볼만하다고 느낄때는 무료함속에 이런 신기한 우연들이 하나씩 나타나는 순간 같아요 꼭 영화 같쟎아요 와우~~ 듣는 저도 가슴이 막 설레여요 ㅎㅎ

저는요 마카롱을 선물로 첨 받아 먹어봤는데 (하얏트 델리요 ) 그저 그랬어요 가격만 비싸고 ㅠㅠ 저도 프랑스가서 라일라님이 반했다는 그 마카롱 먹고파요.ㅎ
마카롱에 대한 역사를 다시 쓰고 싶어요

그리구 전
이번 여름에 프랑스 갈것 같아요 ^^

LAYLA 2012-03-24 23:54   URL
춤추는인생님 부럽다능 ㅠㅠㅠㅠㅠㅠㅠ
마카롱 많이 먹고 오세요.

요즘 유행어로
마니머겅 두번머겅 ㅋ

ㅋㅋㅋㅋㅋㅋㅋ

아프락사스 2012-03-23 16:38   댓글달기 | URL
냠냠.
 

요즘 하정우가 대세다하정우 결별기사가 뜨자마자 페이스북 뉴스피드는 '그대도 솔로 나도 솔로거칠것이 무어냐'며 그동안 품어왔던 연정(?)을 고백하는 글이 쭉쭉 올라온다하정우는 머리도 크고 식스팩도 없고 얼굴도 정말 일반인스러우므로그런 그가 충무로에서 A급으로 떠오르고 대한민국 여성들의 이상형으로 스물스물 자리잡았다는 건 무척 고무적인 사실이다.

 

하정우의 매력은 자신의 찌질함을 숨기지 않고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데 있다사실 찌질함(약한 모습. 부끄러운 모습)이란 성별.나이.지위고하 막론하고 모든 인간이 숙명으로 안고 가야 하는 삶의 일부이기에 남에게 슬쩍 보여줘도 전혀 흠 될 것 없다고 생각한다하지만 많은 남자들이 있는 척 아는 척 분위기 있는 척 등 모든 척을 다 하며 '찌질함을 감추려다 더 찌질해지는' 슬픈 사태를 맞이하는 작금의 현실에서하정우는 '찌질함을 숨기다 탄로나면 민망하지만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보여주면 귀엽다'는 사실을 영리하게 간파하고 찌질한 캐릭터로 꾸준하게 필모그라피를 쌓아올렸다. 산에서 야간훈련하면 자연을 배우게 된다며 여친 붙잡고 설교하는 군대 예비역(용서받지 못한자), 여자친구 카드 훔쳐서 면세점에서 발리구두 사 신는 호스트(비스티 보이즈), 구여친에게 빌린돈 350만원 갚기 위해  다른 여자들에게 돈을 빌리는 구남친(멋진 하루) 등등 그가 연기하는 찌질함은 깊이와 범위도 다양한다. 최근작 <범죄와의 전쟁>에서는 전에 없이 분위기만 잡는 조폭두목을 연기했는데 그래서 영화에 구멍이 난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일견 그가 축적한 찌질한 캐릭터의 성공은찌질함을 솔직하게 드러내기 어려운 요즘 세상을 비추는 것 같아 슬픈 구석이 있다. 사실 나 너 우리 모두 찌질한 현실에서찌질한 연기를 하는 사람이 그 솔직함의 희소성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여기선 그런 세상에 대해 개탄하기 보다는 그냥 배우 하정우가 좋단 이야기만 하겠다. "찌질해서 너무 좋아!"  난세에 영웅 난다고솔직하게 살기 어려운 시대가 머리도 크고 식스팩도 없고 얼굴도 정말 일반인스러운 스타를 탄생케 하였다. 보기 싫어 가려둔 때를 눈 앞에 들이밀듯 적나라한 그의 찌질 연기에 감탄하며,  앞으로 그가 그려낼 더 순도 높은 찌질함을 기대해 본다. 특A급으로 자리잡아도 궁상맞고 찐따같은 캐릭터를 버리지 않길 바라며..







 
 
다락방 2012-03-07 17:02   댓글달기 | URL
저도 하정우 캡 좋아해요. 그에게서는 남성적인 비릿함이 묻어나요. ㅎㅎㅎㅎㅎ

LAYLA 2012-03-08 20:29   URL
찌찌뽕 ^,^

LAYLA 2012-03-08 20:29   URL
락방님 우린 안 좋아하는 남자를 이야기하는게 더 빠를까요? 아아..(쉬운녀자의 탄식)

아프락사스 2012-03-07 18:53   댓글달기 | URL
이 찌질함은 심지어 닮고 싶을 정도!!

LAYLA 2012-03-08 20:30   URL
귀여운 찌질함이죠 ㅋ

소이진 2012-03-07 21:37   댓글달기 | URL
하정우의 찌질한 모습이 제겐 너무 순박하게만 보여서 좋아요.
순박하고 착한남자가, 좋지요.ㅎㅎ

LAYLA 2012-03-08 20:26   URL
이진님 별로 순박하진 않을걸요? ('' )( '')

poptrash 2012-03-08 16:22   댓글달기 | URL
다음 생애에는 여성으로 태어나 하정우와 연애할 계획입니다

LAYLA 2012-03-08 20:26   URL
전 하정우 같은 남자로 태어나서 여자를 많이 꼬시고 싶어요

프레이야 2012-03-09 07:52   댓글달기 | URL
추격자의 하정우까지 안 본 하정우가 없는데
'두번째 사랑'의 하정우를 못 봤지 뭐에요.ㅎㅎ
만두를 먹어도 털보만두만 먹는 '하정우'는 정말 웃겨 죽는 줄 알았어요.

LAYLA 2012-03-09 10:34   URL
두번째 사랑에선 찌질한 척은 안하는데 역할이 원래 남루하고 초라한 그런 역할에요. 좀 오글거리는 면이 있지만 괜찮았어요 ㅎ 만두는 털보만두만 TV는 디지털TV만~~ㅋㅋㅋ

반딧불,, 2012-03-11 14:19   댓글달기 | URL
ㅎㅎㅎ 그 찌질함의 결정체라는 영화를 보러갑니다.
아..기대만발^^

LAYLA 2012-03-12 00:46   URL
재미있게 보셨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