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내게 말하려 했던 것들 (리커버)
이계영 지음 / SISO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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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 자신의 위로로부터 모든 이야기는 시작된다. 저자는 위경련으로 인한 짧은 유체이탈 경험이 자신의 변화 계기라고 글에서 설명한다. 생각하기에 따라선 자신이 변화하고자 하는 시기에 적절히 이런 순간적인 경험이 삶을 전환시켜주는 계기가 되었을 수도 있으리라 여겨진다. 나를 멀리했던 자신이 나를 사랑함으로써 더 나아가 잊고 있었던 타인에 배려와 관심의 세기를 증폭해가는 것, 이것이 인간의 진정한 본심이자 사랑 바이러스 전파라는 생각도 들게 하는 작품이다.

작은 것에서부터 행복과 사랑을 느끼며 감사하는 것은 마음먹기 나름이다. 저자는 이런 마음 자세는 감사를 바라보는 초점에 따라 깊이의 높낮이가 달라질 수 있다고 한다. 어떤 것에 목적과 가치를 두느냐,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던 이계영 저자의 오늘처럼 독자 여러분에게 기회는 충만하다. 지금 당신이 힘겹다면 이 작품에서 마음의 올바른 가치 활용법을 꼭 터득하였으면 한다.


나의 마음이 어떠하냐에 따라 달라지는 인생이다. 삶을 먼저 경험하고, 많은 이들에게 존경받는 현인들이 풀어낸 문장과 저자의 생각이 녹아든 글에서 내 삶, 미래를 위한 도전에 불을 지펴준다. 내가 인생의 주인공이라는 것을 종종 잊고 사는 우리, 저자가 독자들에게 전해주는 또 하나의 포인트는 내 마음을 다독여주는 것이다. 꾸준히 노력하다 보면 기쁨과 행복, 빛남이 슬픔과 아픔보다 우리 삶의 절반 이상을 장식할 것이라 여겨진다. 그런 앎과 깨달음이 책의 서사에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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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책을 읽는 이유 - 기시미 이치로의 행복해지는 책 읽기
기시미 이치로 지음, 전경아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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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통해 내가 책을 읽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부터 시작하게 된다. 단순히 취미로 읽는 책 읽기와 나를 변화시키는 책 읽기가 있을 것이다. 전자에서 시작해 후자로 발전하려는 내 스스로를 발견한다. 아직도 부족한 책 읽기, 더딘 소화력이 책에 대한 느낌이며 좀 더 부딪혀야 할 과제라고 생각한다. 이 문제 및 과제는 독서 인생 평생의 숙제라고 생각한다.

책 제목에서부터 책을 읽고 싶은 욕망을 불러일으켰다. 게다가 '미움받을 용기'의 저자이자 아들러의 대가인 기시미 이치로가 이 책을 썼다는데 놀라울 따름이었다. '미움받을 용기'로 시작해 몇 권의 책을 읽기는 했지만 대부분 심리학을 중점으로 둔 기시미 이치로의 작품이었다. 과연 책을 소재로 어떤 주제를 펼쳐낼지 궁금한 작품이다. 책은 기시미 이치로에게 있어 분명 인생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것이다. 이 작품에서 독자들 또한 책을 읽는 분명한 이유를 얻었으면 한다.

저자는 말한다. 물론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책을 읽는 가치에 대해 더 큰 동기부여를 얻을 것이며, 책을 좋아하지 않았던 사람들에게도 독서가 단순히 기분 전환 이상의 것임을 알려주고 싶다고 말한다. 책을 읽지 않았을 때와 그 이후의 삶은 분명히 다르다고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도 확신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기시미 이치로 새 작품을 추천해본다. 저자의 어렵지 않은 문장과 쉬운 설명이 많은 독자들을 책이란 영역에 빠져들게 할 것이다.

책을 읽는 방법과 그 내용을 정리하는 것, 더 나아가 책을 읽는 사람들과 소통하는 법 등이 책을 읽는 이유가 된다. 책은 점점 인간의 영역을 확장해 주는 것 같다. 저자는 독서란 그저 즐겁게 읽으면 행복이 된다고 한다. 억지로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맞춤 맞는 책을 찾아 읽는 것도 책 읽기의 즐거움이다.

기시미 이치로는 모든 사람들과 좋은 인간관계를 맺을 수 없더라도 책을 읽는 사람들이라면 그 안에서 자신과 사고방식, 혹은 감정이 비슷한 사람을 만날 수 있다고 말한다. 그 안에서 책을 읽는 행복감이 발현되며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되지 않을까? 생각의 확장과 다양성의 변화도 책을 읽는 이유가 될 것이다. 이 모든 답을 '내가 책을 읽는 이유'에서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 또 하나의 책 읽는 묘미이다.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책을 읽게 된 이유와 이력이 정리돼 있다. 독자 각자도 왜 내가 책을 읽고, 지금은 어떠한 독서 방향성을 향해 가고 있는지 고민할 수 있다. 책과 인생. 인생 책이 한 권씩 있을까? 심리학을 공부한 저자답게 '서양 철학사', 소크라테스식 변명' 등이 책과 인생에 소개된다. 책 읽기의 내공을 쌓아가다 보면 책을 좀 더 어떻게 효율적으로 읽을 것인지도 고민한다. 어떻게 읽을 것인가! 책을 고르는 힘과 책을 읽다 보면 또 다른 책을 찾게 되는 독서는 독서를 낳게 되는 이유 등 독서의 다양성이 확보되는 시기가 있다. 그냥 읽기에서 비평을 하고 분석을 해서 나만의 리뷰도 써보고, 여러 가지 독서방법을 선택하여 최적화된 나만의 책 읽기를 습득할 수 있다. 저자 또한 속독의 폐해, 병행 독서법, 나만의 언어로 번역하는 법 등 여러 가지 사례를 제시한다.

그 외에 잘 읽고 있습니까의 챕터에서는 재미가 없어도 읽어야 할 때, 책 읽기의 최적 장소, 책의 핵심을 놓치지 않는 법 등 독서의 정수를 정리해 독자들의 집중을 유도해낸다. 더불어 독서를 통한 외국어 공부법의 설명과 경험도 소개한다. 어렵게만 느껴지던 원서 읽기는 이 책을 읽고 꼭 한 번 도전해볼 만하다. 독서는 결국 지적 재산의 산물이다. 독서가 나의 지식이 되고 나의 생각과 고민의 흔적이 더해지면 나를 위한 또 다른 글이 완성된다. 읽다 보면 쓰게 된다는 정리, 이것이 책을 읽는 이유의 끝판왕 글쓰기로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너무 서두르지 않고 양에 집착하지 않는 독서, 한 권을 읽더라도 그 안에서 인생의 참된 가치, 의미, 결국 행복하게 남은 인생을 살아가는 법을 터득했으면 한다. 이 책이 그런 이들의 마중물, 지지대 같은 역할을 했으면 한다. 독서란 오히려 시간을 부담 없이 살 수 있는 미래 지적 자산의 산물이다. 그게 내가 책을 읽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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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회, 아프다 1부 - 어느 평범한 청년의 한국교회에서의 10년 한국 교회, 아프다 1
김원범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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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를 문제로 인식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10년간 교회를 섬기며 객관적인 시선으로 교회의 명암을 직접적으로 느낀 저자이자 성도의 솔직한 보고서이다. 중학교 수준의 지식을 갖춘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읽을 수 있으며 쉽게 쓰려고 노력했다고 저자는 말한다. 한 쪽에 편향된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사례와 이야기를 통해 깊이 있는 분석과 문제에 대한 해결을 위한 저자의 노력이 작품에 담겨 있다. 또한 성경의 정확한 근거를 바탕으로 글을 써 내려간 만큼 신뢰와 믿음이 확보되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믿는 독자, 비신도들도 이 책을 통해 한국교회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미래의 비전을 위해 나아갈 방향성을 찾길 희망한다.


저자는 책의 내용에서 천주교에서 개신교로 개종하게 된 계기를 생생히 들려준다. 이후 개종을 통해 교회를 섬기게 되고 교회 생활의 일상을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정리한다. 이후 저자는 교회란 틀 안에서 인간이 지닌 양면성을 지켜보게 되는 것이다. 분명 하나님이 원치 않는 행동을 통해 저자는 느끼고 깨달으며 우리 교회가 나아갈 길, 과거와 현재의 문제와 나름의 해결 과제에 대해 고민해가는 것이다. 자기 고백이 될 수도 있고, 교회에 대한 올바른 성찰을 희망하는 성도로서의 마음이 정리돼 있다고도 할 수 있는 작품이다. 교회를 섬기는 독자들이 한 번쯤은 고민하고 생각했던 사례들이 저자의 객관적 시선으로 그려진다.


저자는 신앙과 종교에 대해 다양한 고민을 하는 것 같이 느껴진다. 모태 천주교로부터 호기심이 생기면 낯선 종교 앞에서도 그들의 내용을 반박하고, 입증하려는 노력이 보인다. 신앙생활을 통해 만났던 인연과 관계들을 통해 신앙 깊이를 더욱 다져가고, 성경과 신앙적이지 못한 일들에는 의문과 해결방안을 모색하려는 투사와 같은 모습도 보인다. 올바른 신앙을 통해 교회가 좀 더 투명해지고 하나님만을 바라보며 섬기는 신앙인들이 많아지길 바라는 마음일 것이다. 저자가 어린 시절부터 진지하게 생각하며 나누고 싶었던 신앙적 이야기들이 활자화되어 독자들과 만난 지금! 신앙에 대한 이러저러한 고민의 꺼풀들이 믿음 있는 독자를 비롯해 일반 독자들에게까지 전달 되 한국 교회의 새로운 부흥, 도약의 계기가 될 작품으로 거듭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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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학 카페 - 세상에서 가장 작은 지식 충전소
질다 르프랭스 지음, 최린 옮김 / 가디언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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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가이자 유튜브 운영자 ‘질다 르프랭스‘는 세계 각지의 지정학적 이론과 실제 상황에서 벌어지는 인간 사회의 문제점을 알리고 세계인이라면 꼭 알았으면 하는 팩트를 함께 고민하고 나누려는 인물이다. 본인이 운영하는 유튜브 영상에서 봤던 내용을 책으로 좀 더 구체화해 세계시민들이 지구가 앓고 있는 문제를 함께 인식하고 분석하는 과정, 아이디어를 도출해 올바른 해결책을 찾아가는데 열쇠를 얻고자 이 작품이 출간되었다. 채널을 운영하면서 책으로 꼭 한 번 정리해 보고자 하는 꿈도 있었으므로 더 귀한 작품의 출간이 아닌가 싶다. 저자는 최대한 구체적 사례와 통계치를 통해 문제점에 대한 실체적 사실을 제시한다. 독자는 이를 이해하고 어떻게 문제의 해결을 이루어갈지 깊이 있는 성찰까지 도달할 수 있게 된다. 지식과 정보, 나아가 세계가 앓고 있는 몸살을 공감하며 세계시민으로 한걸음 더 나아가는 발판이 마련되는 책 읽기가 될 것이다.



독자에게 보내는 30가지 주제의 편지 형식으로 정리된 작품은 객관적 진실을 바탕으로 생생한 사진과 깔끔한 그림으로 읽을거리와 볼거리를 제공한다. 알고 싶었지만 몰랐던 것을 알아가는 과정은 속이 답답한 가슴을 가뿐하게 뚫어주는 시원한 물과 같다. 갈증이 해결되면 문제에 대한 핵심이 무엇인지 고찰해보고 과제를 풀어가고자 하는 것이 우리 인간이다. 앎과 더불어 고민까지 던져주며 지식을 덧붙여 주는 작품이란 생각이 들었다. 진정한 바다의 주인은 누구일까부터 시작해서 최근 이슈가 된 난민 문제, SNS의 가치, 세계 인구의 변화에 이르기까지 정말 가려운 부분을 삭삭 긁어준다.


책의 특징은 질문을 던져주고 문제를 해결해 주는 Q&A 문제 풀이 방식이란 것이 흥미롭다.
갑질 문제가 항상 뉴스로 떠오르고 있다. 그중 ‘노예는 오늘날에도 있을까?를 예로 들어본다. 역사 속의 과거 이야기로만 알고 있고 미국의 노예제도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책을 보니 2016년도 세계 노예 지수(GSI) 추정치를 보면 중국,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우즈베키스탄 등이 세계에서 노예 수가 가장 많다고 한다. 사람이 사람을 팔고 고용하며 부리는 사회가 아직도 존재한다니 그저 입을 다무를 수 없을 만큼 충격적이다. 문제 해결이 쉽지 않겠지만 국제적인 차원에서의 제도 개선과 지원, 조치가 강행되어야 남은 사람들의 존엄성을 지켜주는 힘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세계 흐름의 변화 중 하나는 SNS의 활용이다. 세계는 하나라는 말이 인터넷망의 밀착화로 증명되고 있다. 단순 검색에서 자신의 사생활을 정보 나눔의 장으로 활용하는 상황까지 와 있다. 페이스북을 비롯해-요즘 너무 상업화됨-인스타, 트윗 등이 대표적이다. 글을 올릴 수도 채팅을 할 수 있는 것이 세계화, 더 나아가 책에서 언급하는 민주주의의 발전 가능성까지 사실적 접근에 이르고 있다. 미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생각과 실행-제대로 된 정신 상태인지 궁금하지만-을 트윗을 위해 통보한다. 하나의 정치도구화가 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카메룬은 정치적 저항 세력을 제어하려는 목적으로 인터넷 차단을 공식화했다고도 한다. 어떻게 SNS를 사용하고 활용하느냐는 국가적 문제일 수도 있고 개인적일 수 있다. 특히 저자가 강조하듯 청소년들을 위한 SNS, 미디어 비판적 사고 능력 증진을 위한 교육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에 적극 공감한다.


이렇게 간편하고 깔끔하게 세계의 지정학적 문제 사례를 정리한 작품이 있을까? 전부는 아니겠지만 우리가 헤드라인으로만 보던 세계의 문제를 인식하고 세계를 이해하는 일에 좀 더 한걸음 나아가길 기대한다. 유튜버 질다 르프랭스의 ‘지정학 카페‘ 이제 머릿속에 세계 지도가 펼쳐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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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하게 제압하라 - 반칙이 난무하는 세상 여자가 살아가는 법 오만하게 제압하라
페터 모들러 지음, 배명자 옮김 / 봄이아트북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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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이론보다는 경험의 실체를 통해 객관적으로 정리된 작품이다. 남녀 성평등이 진전되고 있으나 아직도 남녀 사이의 수직적 관계는 희미하게나마 이어진다. 은밀하고도 보이지 않게 자행되어 끊임없는 피해가 일어나고 있다. 저자는 물론 이 작품이 성폭행이나 다른 범죄로 인한 트라우마 대처법은 아니라고 선을 긋는다. 하지만 오랜 기간 경영 컨설팅 기업을 운영하고 법관으로서의 경험도 있다. 저자의 이러한 노하우가 바탕이 되어 남녀 문제, 특히 수직적, 종속적 관계였던 남성 상사와 여성 직원 및 동료 간에 깨어져야 할 잘못된 관행을 타파할 핵심 내용이 이 작품에 서술돼 있다. 남성과 여성의 다른 언어를 이해하고 존중해야 함은 일부 특정 집단만이 알아야 할 것도 아니다. 기왕이면 모든 사람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며 서로의 언어를 헤아리고 보듬어야 한다. 남성 작가가 여자들에게 제안하는 <#오만하게 제압하라>는 제목의 편견을 버리고 우리 모두가 함께 서로의 버팀목이 돼야 하는것도 잊지 말았으면 한다. 직장 내 갈등, 나아가 사회적 남녀 간의 갈등의 진폭이 이 작품을 통해 줄어들었으면 한다.


본 작품은 총 12장의 긴 이야기로 가득 채워져 있다. 하지만 저자가 경험하고 실험한 연구와 사례 중심이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을 소재의 내용이다. 영역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해 침묵이 때론 힘이 되는 이유를 제시한다. 위선적인 공격이 행해질 때의 대처법, 말을 적절한 무기로 활용하도록 조언한다. 남녀 언어의 차이와 이를 극복하는 방법도 담겨 있다. 더불어 사회에서 당당해야 할 여성 리더들의 오만함 구축을 위한 서열 싸움의 팁도 제공한다. 그리고 다양해 관점에서 권력에 대해 설명하며 이를 파악하고 이해하며 오만함을 만들어 가는 십계명을 제안한다. 결국 남녀 상호가 존중받아야 사회가 좀 더 투명하고 올바르게 돌아갈 수 있다는 의미가 '여성이 오만할 필요가 있음'에 담겨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좀 더 재미있고 공감할 만한 다양한 사례는 책을 통해 확인해보며 우리 직장 생활과 비교해보고 수정해가는 시간을 마련해보길 추천한다.


남녀 사이의 갈등 요인에 대한 실험 중 영역에 따른 남녀 간의 가치관 차이가 흥미롭다. 지나칠 정도로 멋대로인 조교로 인해 속앓이를 하는 비써 박사. 그녀는 그가 일주일 만에 사무실에 나타나 자신의 책상에 앉기까지 아무 말도 못 하고 고민만 한다. 이 내용을 상담을 통해 재연해보는 것까지 이어진다. 조교가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올 때부터 상대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하고 결근의 이유를 묻는 것이다. 실제로는 자신의 영역에 무사히 안착했지만 비써 박사의 오만한 말이 조교로 하여금 반성과 미안함을 불러일으키게 할 만한 결론이었다. 반대 의견도 있겠지만 정당한 상황에 대한 결과라 통쾌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영역의 고수에도 강약이 있는 것 같다. 중견 회사의 여성 팀장은 자신의 주차 구역에 낯선 차가 주차돼 있는 것을 보고 경비 담당자에게 견인차를 부르라는 지시를 한다. 잠시 후 차주가 나타났지만 그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차는 견인되고 자신의 영역을 확실히 구분하고 회사에서도 자신의 존재 가치를 해두는 사례를 만들어 낸 것이다. 이에 반해 베니타라는 여성의 사례는 부드러운 마무리이다. 자신의 사무실에 자주 방문하며 그녀의 책상에 무언가를 지속적으로 내려놓고 자기의 영역인 양 생각하는 남직원 미케라는 사람이 있다. 처음엔 이런 행동이 많이 불쾌했으나 컨설팅 후 미케가 사무실로 찾아와 자신의 물건을 내려놓는 행동이 진행되면 베니타는 바로 그 물건을 옆에 내려놓거나 치웠다고 한다. 이로써 나타날 후 상황은 자연스럽다. 베니타는 자신의 영역 방어 의지 전달로 아무런 문제 없이 좋은 관계를 유지해가고 있다. 이 외에 박사 논문을 위해 교수실을 찾았다가 커피를 쏟은 실수를 했음에도 이어지는 대화에 의해 상대의 영역적 한계를 넘어서 논문 지도는커녕 그 이후 교수 얼굴 자체를 보지 못했다고 한다. 이처럼 처한 상황에 따라 결론은 달라진다. 적절한 오만함과 상대의 영역 침해를 저해하지 않는 범위의 접근이 필요하다. 저자는 적당한 오만이 상대와의 대결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돕는다고 한다. 이는 안정감이자 긍정의 마음가짐으로 표현 가능할 것이다.



의사소통에는 비언어적 토크, 스몰토크, 하이 토크가 있다. 저자는 이 세 가지 종류 중 비언어적 토크에 중점을 둔다. 가장 영향력이 있고 모든 문제에 대한 해결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견해를 펼친다. 지성인들의 입장에선 당연히 전문적인 하이 토크를 옹호하며 이런 저자의 이론에 반기를 들기도 한다. 하나의 소통 방식을 대변한 것은 아니다. 이 세 가지를 상황이나 분위기에 맞춰 적절히 활용할 때 문제가 쉽게 해결된다는 것을 말하려는 저자의 의도이다.

부서장 승진을 앞둔 뮐러비트의 사례가 또다시 증명한다. 알콜릭의 부하 직원을 설득하려는 뮐러비트는 1차, 2차 모두 전문적 대화를 비롯해 스몰토크로 직원을 설득하려 했다. 절대 직원은 이를 수긍하지 않고 변명만 할 뿐이다. 마지막으로 시도한 공격적이고 단호한 행동이 뮐러비트에게 회심의 미소를 선사한다. 상사의 의견에 대응하려던 직원은 뮐러비트의 말과 행동에 수긍한 채 자리를 뜨고 만다. 물론 시뮬레이션이었지만 스파링 파트너는 기분이 나쁘거나 반대할 만한 여지가 없었다고 한다. 이 상황이 여자 대 여자였으면 또 다른 결과가 나타났을 것이다. 하지만 여자 상사 대 남자 직원의 대화 상황에서 여자 상사의 단호함과 오만함이 결국 상대를 수긍하게 만든 것이다. 지나친 말보다 무언의 행동이 더 큰 효과를 던져주는 사례이다. 대체적으로 상황은 다르겠지만 오만함에는 당당함, 자신감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이 오만함의 내공 쌓기에 큰 몫을 할 것이다. 각 챕터별로 제공되는 문제와 적절한 대처 방안, 특히 독자 스스로가 처한 상황에 빗대어 읽어나간다면 효과는 만점이다.


책에 등장하는 다양한 사례의 목적은 단순히 여성의 오만함을 극대화하며 상황이 만들어낸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목적만이 아니다. 남자의 입장에서도 남녀평등의 가치를 존중하고 전통적인 방식의 구태의연함에서 벗어나 수평적 관계를 유지하는데 최선의 노력이 요구된다. 지금 이 시대는 그 결과를 원하고 있다. 누가 '약자'이고 '강자'라는 이분법적 사고도 지양해야 한다. 서로를 이해하고 관대해지는 법을 위해 이 작품이 탄생했다고 생각한다. 저자 또한 남자이지만 수많은 기업 컨설팅의 경험이 축적된 남녀의 문제를 여성의 시각으로 시작했지만 남성이란 스파링 파트너를 내세워 동등한 입장임을 보여준다. 책을 모두 읽고 표지 뒷부분의 오만 십계명을 기억하며 남녀, 직장 동료, 상사 및 선후배 간의 관계 개선에 힘쓰길 응원한다.

오만 전략 훈련 솔루션 / 오만의 십계명

제1계명 모든 것을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라. 남자들과의 갈등은 생각보다 훨씬 자주 오해에서 비롯된다.

제2계명 권력 의지를 가져라. 권력을 차지할 충분한 능력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요구하라.

제3계명 필요하다면 무례하게 행동하라.

타당한 근거를 가졌다면 경기장을 뒤집어엎어도 된다.

제4계명 목소리를 의식적으로 바꾸어라.

남자들에게 말할 때는 평소보다 훨씬 천천히 말하는 것을 잊지 말라.

제5계명 당신의 역할을 진지하게 여겨라.

당신의 능력을 증명해야 할 사람은 오직 당신뿐이다.

제6계명 의사소통 단계를 뒤죽박죽으로 섞지 말라. 논리적인 말로 남자들을 이기려는 생각을 버려라.

제7계명 영역을 방어하라. 남자들의 영역 감수성을 배워라.

제8계명 남자들이 남장한 여자일 거라고 착각하지 말라. 차라리 그들을 먼 나라에서 온 외국인이라고 생각하라.

제9계명 능력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어야 한다. 무례하다고 욕하더라도 권력 행사를 주저해서는 안 된다.

제10계명 지위 상징을 요구하라. 당신은 존중받게 될 것이다. 특히 남자들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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