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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학 카페 - 세상에서 가장 작은 지식 충전소
질다 르프랭스 지음, 최린 옮김 / 가디언 / 2020년 7월
평점 :
모험가이자 유튜브 운영자 ‘질다 르프랭스‘는 세계 각지의 지정학적 이론과 실제 상황에서 벌어지는 인간 사회의 문제점을 알리고 세계인이라면 꼭 알았으면 하는 팩트를 함께 고민하고 나누려는 인물이다. 본인이 운영하는 유튜브 영상에서 봤던 내용을 책으로 좀 더 구체화해 세계시민들이 지구가 앓고 있는 문제를 함께 인식하고 분석하는 과정, 아이디어를 도출해 올바른 해결책을 찾아가는데 열쇠를 얻고자 이 작품이 출간되었다. 채널을 운영하면서 책으로 꼭 한 번 정리해 보고자 하는 꿈도 있었으므로 더 귀한 작품의 출간이 아닌가 싶다. 저자는 최대한 구체적 사례와 통계치를 통해 문제점에 대한 실체적 사실을 제시한다. 독자는 이를 이해하고 어떻게 문제의 해결을 이루어갈지 깊이 있는 성찰까지 도달할 수 있게 된다. 지식과 정보, 나아가 세계가 앓고 있는 몸살을 공감하며 세계시민으로 한걸음 더 나아가는 발판이 마련되는 책 읽기가 될 것이다.

독자에게 보내는 30가지 주제의 편지 형식으로 정리된 작품은 객관적 진실을 바탕으로 생생한 사진과 깔끔한 그림으로 읽을거리와 볼거리를 제공한다. 알고 싶었지만 몰랐던 것을 알아가는 과정은 속이 답답한 가슴을 가뿐하게 뚫어주는 시원한 물과 같다. 갈증이 해결되면 문제에 대한 핵심이 무엇인지 고찰해보고 과제를 풀어가고자 하는 것이 우리 인간이다. 앎과 더불어 고민까지 던져주며 지식을 덧붙여 주는 작품이란 생각이 들었다. 진정한 바다의 주인은 누구일까부터 시작해서 최근 이슈가 된 난민 문제, SNS의 가치, 세계 인구의 변화에 이르기까지 정말 가려운 부분을 삭삭 긁어준다.책의 특징은 질문을 던져주고 문제를 해결해 주는 Q&A 문제 풀이 방식이란 것이 흥미롭다. 갑질 문제가 항상 뉴스로 떠오르고 있다. 그중 ‘노예는 오늘날에도 있을까?를 예로 들어본다. 역사 속의 과거 이야기로만 알고 있고 미국의 노예제도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책을 보니 2016년도 세계 노예 지수(GSI) 추정치를 보면 중국,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우즈베키스탄 등이 세계에서 노예 수가 가장 많다고 한다. 사람이 사람을 팔고 고용하며 부리는 사회가 아직도 존재한다니 그저 입을 다무를 수 없을 만큼 충격적이다. 문제 해결이 쉽지 않겠지만 국제적인 차원에서의 제도 개선과 지원, 조치가 강행되어야 남은 사람들의 존엄성을 지켜주는 힘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세계 흐름의 변화 중 하나는 SNS의 활용이다. 세계는 하나라는 말이 인터넷망의 밀착화로 증명되고 있다. 단순 검색에서 자신의 사생활을 정보 나눔의 장으로 활용하는 상황까지 와 있다. 페이스북을 비롯해-요즘 너무 상업화됨-인스타, 트윗 등이 대표적이다. 글을 올릴 수도 채팅을 할 수 있는 것이 세계화, 더 나아가 책에서 언급하는 민주주의의 발전 가능성까지 사실적 접근에 이르고 있다. 미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생각과 실행-제대로 된 정신 상태인지 궁금하지만-을 트윗을 위해 통보한다. 하나의 정치도구화가 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카메룬은 정치적 저항 세력을 제어하려는 목적으로 인터넷 차단을 공식화했다고도 한다. 어떻게 SNS를 사용하고 활용하느냐는 국가적 문제일 수도 있고 개인적일 수 있다. 특히 저자가 강조하듯 청소년들을 위한 SNS, 미디어 비판적 사고 능력 증진을 위한 교육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에 적극 공감한다.
이렇게 간편하고 깔끔하게 세계의 지정학적 문제 사례를 정리한 작품이 있을까? 전부는 아니겠지만 우리가 헤드라인으로만 보던 세계의 문제를 인식하고 세계를 이해하는 일에 좀 더 한걸음 나아가길 기대한다. 유튜버 질다 르프랭스의 ‘지정학 카페‘ 이제 머릿속에 세계 지도가 펼쳐지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