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의 즐거움>을 리뷰해주세요
노년의 즐거움 - 은퇴 후 30년… 그 가슴 뛰는 삶의 시작!
김열규 지음 / 비아북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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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얼마 전 앞으로 2050년이 되면 우리나라 인구의 40%를 65세 노인이 차지하게 되리라는 전망을 뉴스에서 보았다. 지금도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인구수가 점차 줄면서 슈퍼고령화사회로 진입하게 되리라는 전망이었다. 지금도 노인계층이 사회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데 과연 그 때가 되면 어떻게 될까?

이제 피할 수 없는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일흔을 넘친 노친(老親)인 김열규 교수가 노년의 아름다움을 설파하는 책 <노년의 즐거움>을 내놨다. 확실히 학자답게, 노년의 삶에 대한 박학다식함으로 조금은 부정적인 우리들의 시각을 교정해 주면서 새로운 인생의 시작을 맞이하는 노년들의 삶에 대한 예찬을 펼쳐 보여주고 있다.

사실 노년의 삶은 청장년 시절에는 도저히 경험할 수 없었던 삶의 노련함이 꽃피우는 시절이라는 작가의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세상살이를 하다 보니, 어느 정도는 살아봐야 알 수 있는 인생의 진리들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젊음의 열정과 패기만으로는 얻을 수 없는 진중하면서도 때로는 신산스러운 삶을 헤쳐온 이들만의 그 무엇인가가 있다는 주장이다. 그에 대해 전적으로 공감하는 바이다.

국문학과 민속학을 전공한 이답게, 우리네 선조들의 삶 속에 꽃핀 노년의 아름다움을 정감 있게 풀어 나간다. 특히 선비정신이 깃든 산수화나 서구 화가들의 작품세계를 통한 노장(老壯)에 찬미는 일품이다. 강희안 선생의 <고사관수도>에서 우리네 특유의 산수 속에 그야말로 녹아든 채, 산 속의 물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주인공 노친의 모습은 누구나 맞이하게 될 노년의 삶이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한 하나의 답안처럼 다가온다.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는 중세의 격언처럼 과연 인간이라면 누구나 피할 수 없는 생로병사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해 작가는 5금과 5권의 작은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한다. 각각 5개씩의 하지 마라와 하라로 구성된 이 5금과 5권 중에서 특히 노하지 마라와 관대하라는 특히 눈여겨 보아야할 항목이다. 그것은 마치 머리와 꼬리가 하나를 이루듯이 노하지 말고, 범사에 관대하라는 금언(金言)처럼 다가온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책을 읽는 내내, 가슴 한편의 불편한 마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작가는 전문직에 종사를 해서 일흔 살이 넘도록 직업을 유지할 수가 있었지만 대개의 직업인들은 예순 정도면 일자리에서 퇴출되기 마련이 아니던가. 일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그네들의 심정을 작가는 톺아봤을까? 책의 말미에서 잠깐 노년의 버거운 삶에 대해 잠깐 언급했을 뿐, 오늘도 경제적 궁핍으로 시달리는 노년들의 삶의 현실에 대해서는 슬쩍 비껴나가는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

예전에 미국의 시골 우체국에 들렀었는데 나이 든 할아버지들이 창구에서 일하는 모습이 그렇게 좋아 보였다. 조금은 일이 서투르고, 늦어도 길에 늘어선 줄에서 누구 하나 불평하는 이가 없었다. 노친들은 공동체에 봉사하는 일을 하면서 수입도 얻고 일하는 보람을 느끼는 한편, 같은 동네에 사는 이들과 호흡해 하는 작은 공동체적 삶이 그렇게 부러워 보일 수가 없었다. 우리네 일자리 나누기에 과연 노친들의 몫은 없는 걸까?

작가의 노년예찬에 딴죽을 걸 생각은 없다. 하지만 노년에는 즐거움뿐만 아니라 환과고독도 함께 하는 삶을 살기 마련인데, 조금 더 균형 잡힌 시선이 아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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