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리 디버의 [도로변 십자가]...

 

이 책에 대한 다음과 같은 추억이 있네요.

 

축구 좋아하는데, 한국대 멕시코 보다가 볼륨 줄이고 이 책을 읽었을 정도로..

독자를 사로 잡는 책이더군요.

 

아주 재밌게 읽은 책입니다.

 

역시 디버..라는 생각이 듭니다.

 

두꺼워서 다행입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금방 읽어버리고 너무 아쉬워 했을 듯 싶은 속도감입니다...ㅎㅎ

 

 

 

 

 

 

책을 표지로 판단하지 말라는 경구가 있지만, 이 책의 표지는 참으로 예쁘게 잘 나왔습니다.

 

2012년에 나온 표지들 중에서 (개인적으로) 상위권에 올려놓고 싶은 책이지요.

 

 

표지 때문일까요? 어떻게 찍건 책이 근사하게 나옵니다.^^ 표지 제작하신 분 특별 휴가 드려야 할듯.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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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Alliteration (두운법)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일련의 몇 단어를 같은 음() 또는 같은 글자로 시작하는 기법이라는데, 예를 들면 busy as a bee (벌처럼 바쁜)이나 safe and sound (아무탈 없이, 무사하게) 같은 것이 그 예죠.

 

좀 더 파고들어 알아보니, 영어는 리듬(동작성, 감정의 파동성, 움직임)이 강한 언어이기 때문에, 일정한 음이 반복되면 듣는 사람에게 새로운 기분을 줄 수 있고, 반복되는 최면효과를 줄 수도 있다는 군요. 다시 말하면 두운법(Alliteration-頭韻法)이란 한 문장 내 여러 단어의 머리 부분에 일정한 자음이나 모음을 같이 사용하면서 같은 감정이나 기운을 운율적으로 이끌어 내는 단어 사용법을 말한다고 합니다.

'

 

저 유명한 에드거 앨런 포우의 시 'The Bells(종소리)'에 등장하는 "What a tale of terror does the turbulence tell!"라는 싯구는 한국말로 옮기면 얼마나 무서운 얘기를, 혼란을 말하는지 들어봐! (p.414)’라고 번역됩니다만, 파열음인 t 사운드의 반복으로 인한 두려움의 증폭을 우리말로 느끼기엔 무리가 있다고 봅니다. 이 시구는 두운법의 대표적인 예로 여러 글에 인용되더라구요. (아무튼 포우의 이 명시 [종소리]는 알에이치 코리아에서 출간된 [에드거 앨런 포의 그림자 더 레이븐]에 번역되어 있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읽어보시고, 이 시에 대한 제프리 디버의 굉장히 흥미로운 에세이도 놓치지 마시길!) 

 

 

    (2012년 나온 책들중에서 고품격 표지와 책만듦새 시상을 한다면 단연코 세손가락 안에 들어갈 듯한 작품입니다.소장 욕구의 게이지를 높여주는 종류의 책이 있다면 바로 이 책!)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캐릭터인 미키 마우스 (Mickey Mouse)나 도널드 덕 (Donald Duck), 벅스 버니(Bugs Bunny)도 사실은 두운법으로 만들어진 이름입니다. 생각해보니 던킨 도너츠( Dunkin Donuts), 코카콜라(Coca Cola), 크리스피 크림(Krispy Kreme)도 두운법이군요.

 

아래의 문장은 제가 좋아하는 두운법의 예입니다.

 

Kangaroo kicked kiwi's kidney. (캥거루가 키위(새이름)의 콩팥을 찼다)

All apples are alike. (모든 사과들이 비슷하다)

Curiosity killed the cat. (호기심이 고양이를 죽였다)

It takes to two tango. (탱고를 추려면 두 명이 필요하다=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

    

( 아동용 소설을 쓰는 '레모니 스니켓'과 더불어 '제프 린제이'는 자신의 타이틀을 병적으로 두운법으로 쓰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두운법 애호자(lover of alliteration)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죠. 제목에 대한 기대감이 커져서일까요, 초창기의 멋진 제목에 비해 최근작[ Double Dexter]는 너무 게으른 제목이 아니냐는 실망감을 나타내는 독자들도 있을 정도더군요. 과연 다음 작품은 어떤 제목으로 나올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D로 시작하는 두운법으로 최고의 예는 제프 린제이의 소설 제목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보시다시피 자신의 전작을 모두 편집증적으로 D로 시작하는 두운법을 사용했습니다. 두운법을 사용하면, 원어민들은 한 뼘가량 더 고상해 보인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Darkly Dreaming Dexter (음흉하게 꿈꾸는 덱스터)

Dearly Devoted Dexter (끔찍하게 헌신적인 덱스터)

Dexter in the Dark (어둠속의 덱스터)

Dexter by Design (친절한 킬러 덱스터)

Dexter is Delicious (국내 출간예정)

Double Dexter (국내 출간예정)

 

 

번역하시는 분(, 우리가 아는 그 전설의 번역자 분입니다)과 비채 편집부가 제목을 한국어로 바꾸실 때, alliteration(두운법)을 살리시는 것에 대한 고민을 분명 하셨을 듯 싶습니다.

 

이상 스릴러 잡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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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들에게 있어 주의할 점 중 하나가, 비유나 직유를 쓸 때 똑같은 표현을 남발하는 경우입니다.

사실 저의 경우 글 쓸 때 똑같은 표현을 카드 돌려막듯이 여러차례 울궈먹은 적이 상당히 많아서, 이런 말을 하기엔 좀 부끄럽습니다만..저는 뭐 작가가 아니기 때문에.., 라는 변명을 하고 싶네요.ㅎㅎ

 

좋은 말도 여러번 들으면 감흥이 떨어지는 인간의 심리상, 글 쓰는 일을 직업으로 갖고 있는 사람이 같은 표현을 남발하면 곤란하겠지요.

 

무엇보다 자주 사용하다보면 참신성이 휘발되고, 진부한 표현(cliche)이 되어 버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백옥같은 피부'나 '앵두같은 입술'도 처음에는 엄청나게 세련되고 독특한 표현이었겠지요.ㅋ

 

다음은 일급 작가들이 실수로 (아니면 의도적으로?) 반복해서 쓴 표현들을 제가 매의 눈으로 찝어낸 것들입니다.ㅎㅎ

 

먼저 미치오 슈스케는 "외국의 동전에라도 새겨질 듯한 옆얼굴"이란 표현을 좋아하는 듯 보입니다.

 

코끝에 그 사람의 향기가 와 닿았다. 상처 없이 매끈한 감귤류에서 희미하게 퍼져 나올 듯한 향기. 그런 인상이었다. 그리고 그 향기는 어느 외국의 동전에라도 새겨질듯한 그 사람의 옆얼굴에 잘 어울렸다.

-미치오 슈스케, [구체의 뱀] p.71 (북홀릭), 김은모 역

나이는 30대 후반일까. 오똑한 콧대가 외국 동전에 새겨진 여자의 옆얼굴을 연상시킬 정도로 아주 아름다운 사람이었다.(p.179)

-미치오 슈스케,[가사사기의 수상한 중고매장] (북폴리오), 김은모 역

 

슈스케가 이 표현을 좋아하는 것을 안 이후에는, 그의 작품을 읽을 때마다, 혹시 이번 책에도 그 표현이 나왔을까?..하고 찾게 됩니다.ㅎㅎ

이번 국내 출간 된 [광매화]에는 이 표현은 없었습니다.

대신 미치오 슈스케 스타일의 섬세한 표현으로로 연상의 여자를 기가막히게 묘사해 냈습니다. 아래를 읽어보시죠. 어떻습니까?

슈스케의 전매특허와 같은 아름다운 문장들입니다. 슈스케가 만들어 내는 풍경을 머리 속으로 상상하면서 읽으면 어쩔 수 없이 빠져들게 됩니다.

 

연한 오렌지색 매니큐어를 칠한 발톱이 보였다. 왼쪽 새끼발가락 옆에는 작은 상처가 나 있었다. 깎아 만든 듯 단정한 그녀의 모습과 선명한 상처는 어쩐지 어울리지 않았다. 나도 모르게 물끄러미 그 상처를 내려다보았다.

"조릿대 잎사귀에 베였어."

투명하리만치 하얀 귀 뒤로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며 그녀는 내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

........

그녀는 이따끔 어린아이처럼 한 손으로 너도밤나무 가지를 훑었다. 그녀의 하얀 종아리가 마치 두 마리의 유순한 초식동물 같아 보였다. 언뜻언뜻 멀어져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나는 한참 동안 숨죽이고 바라보았다.

........

나는 그녀가 눈치채지 못하게 그녀의 얼굴을 슬쩍 훔쳐보았다. 눈이 깜빡일 때마다 긴 속눈썹이 천천히 위아래로 움직였고 마치 그 부분만 다른 생물처럼 보였다.

-미치오 슈스케, [광매화] (씨엘북스), 한성례 역

 

다음은 우타노 쇼고! 이 책을 쓰실 때 낚시에 갔다가 손맛을 제대로 느끼셨는지, "낚여 올라온 물고기처럼"이란 표현을 같은 책에 두 번 쓰셨습니다. 여담인데, 이 책의 표지는 정말 미치도록 러블리합니다. 책의 주인공들이 갤러시 3에서 옵티머스 G로 걸어 이동하는 듯한 느낌을 주기 위해 저렇게 사진을 찍어 보았네요. 개인적으로 이 책의 후반부에 감탄,또 감탄했었습니다.

 

남자는 바닥에 납작 엎드린 채 일어서려 하지 않았다. 낚여 올라온 물고기처럼 푸들 푸들 경련했다.(p.39)

남자는 심하게 구토하며 낚여 올라온 물고기처럼 경련하다 곧 움직임을 멈췄다.(p.68)

-우타노 쇼고, [밀실 살인게임] (한스미디어), 김은모 역

 

 

(개인적으로) 2012년 출간된 최고로 재밌는 소설 열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개의 힘]!

이 책의 작가 돈 윈슬로는 "셜록 홈즈가 아니더라도"라는 표현을 사랑하는군요. (개인적으로는) 한 번만 사용했더라면 참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ㅋㅋ [개의 힘] 2권에 두 번 사용되었습니다. 사진은 손으로 개의 모습을 만들어 본 것입니다.^^ 돈 윈슬로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 영화 [파괴자들(savages)].. 보고 싶네요..

 

 

셜록 홈즈가 아니라도 그들이 리틀 피치의 손목을 잘라 출혈하도록 내버려 두었다는 사실을 알수 있었다. (p.305)

굳이 셜록 홈즈가 아니더라도 그곳까지 자동차가 오토바이를 따라왔으리라는 사실은 추측 할 수 있을 터였다. (p.529)

 

-돈 윈슬로, [개의 힘] (황금가지), 김경숙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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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2013-01-11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마음에 드는 비유가 있으면 머리에 콕 박아두는 편이라 뒤에 비슷한 문구나 비유가 있으면 어 또 썼구나 바로 알아채는 편이예요. 하긴 같은 비유가 한 책에 있으면 뭔가 어색하기도 하죠. 확실히 독특하고 유일적인 비유는 더욱.

에세르 2013-01-12 08:43   좋아요 0 | URL
소이진님은 저와 비슷한 성향이시군요. 책을 좋아하는 독자들은 작가만큼이나 비유나 표현에 민감하기 때문에 항상 주의해야 할듯 싶습니다. 특히 책으로 나올 때는 더 그렇죠.ㅋ
 

 

 

 

 

어쩔 수 없는 끌림.

 

치명적인 매력으로 다가 오는 책들이 있습니다.

 

해야할 일이 많기에 한 번 잡으면 뒷감당이 안되서 두렵지만

 

정신을 차려 보면, 어느새 책을 부여 잡고 읽고 있게 됩니다.

 

 

[658, 우연히(Think of a Number)]로 국내 독자를 사로 잡았던 존 버든이 [악녀를 위한 밤]으로

 돌아왔습니다.

 

책 커버가 아주 유혹적이고, 전작이 너무 재밌어서 책을 보는 순간 마음이 흔들립니다.

 

 

어쩔수 없이 미끼를 향해 접근하는 한마리의 물고기가 되고 맙니다.

 

다른 것은 제쳐두고 책을 향해 돌진하게 되고 마는군요.

 

 

보통 두꺼운 책들을 벽돌 두께에 비교하곤 하는데, 이 사진은 말 그대로 벽돌과의 비교입니다.

 

(단순하게 비교하는 제가 '단순' 그 자체 아닙니까?ㅋㅋ)

 

643페이지의 두께를 자랑합니다.

 

두껍고 재미있는 책들을 사랑하시는 벽돌두께 책 애호가의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매력적인 주인공 '데이브 거니'가 등장하는 두 권의 소설..

 

두 권 다 끔찍한 살인게임을 다루고 있어

 

섬뜩한 두려움을 선사하지만, 그럼에도 유혹적입니다.

 

  이 사진은 특히 두 마리의 금붕어가 놀란 듯이 낚시 바늘을 쳐다보고 있어 맘에 듭니다.^^

 

 

존 버든의 [악녀를 위한 밤]의 원제는 Shut Your Eyes Tight (눈을 꼭 감아라)입니다.

그래서 그 제목에 맞춰 제 마음대로 찍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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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로 읽은 할런 코벤의 책이었는데, 굉장한 책이라 생각한다. 나는 미스터리나 스릴러의 빅 팬은 아니지만, 내가 이 책을 읽기 위해 앉았을때, 이 작품은 "페이지 터너"에 내가 바라는 모든 것을 갖춘 종류의 책이었다. ★★★★★

 

 

 

 

내려놓을 수 없는 타입의 책 ('couldn't put down kind of book')이었기에 이 책이 맘에 들었다. 나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고 싶었기에 계속해서 읽고 싶었다. ★★★★

 

 

 

이 책을 차에서 듣기 위해 오디오 북으로 구입했다. 그리고 교통 체증 속에서 나 자신이 행복감을 느낀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왜냐하면 나는 집에 서둘러 돌아가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책은 그 정도로 좋았다. ★★★★★

 

 

 

할런 코벤은 스토리텔러의 거장이다. 경고: 만약 당신에게 긴급을 요하는 일이 있다면, 이 책을 시작하지 마시오. 당신은 마지막 페이지까지 책을 내려놓을 수 없을 것이다. ★★★★★

 

 

 


이 책 [숲]을 막 다 읽었다. 솔직히 나는 주말 내내 책을 내려놓기가 힘들었다. 고백컨데, 나는 코벤의 쓰는 스타일을 좋아하고, 미스터리 스릴러를 아주 좋아한다. 그런데, 이 작품은 정말이지 내 읽었던 그의 책중에서 최고였다. ★★★★★

 

코벤은 점점 더 나아진다. ★★★★★

 

-GOODREADS 독자들의 반응-

 

 

 

 

 

[숲]은 어두운 비밀과 눈을 떼지 못하게하는 서스펜스로 가득차 있다. 코프랜드(Copeland)는 좋은 캐릭터다. 코벤의 베스트 캐릭터 중 하나고, 그의 처지가 독자들을 움직이지 못하게 한다. ( David J. Montgomery,- Mystery Ink)

 

 

할런 코벤은 확실히 스릴러 쓰는 방법을 아는 작가다. 여러 플롯의 가닥들이 매력적인 결말로 발전되기 위해 서로 직조(織造)되어진다. 특히 소설의 도입부는 독자들의 주의를 사로잡고, 좀더 확인하고 싶게 만들 것이다. (Ushnav Shroff- BooK Review)

 

 

 

 

반전의 달인 '할런 코벤'의 작품들. (왼쪽부터 국내 출간 순서대로 놓은 '비채'의 라인업, 맨 오른쪽의 [위험한 계약]은 '노블마인'에서 출간된 것)

 

 

 

 

 

만약 [숲]이 당신이 경험한 첫 번째 코벤 소설이라면 책장을 덮는 순간 어느새 그의 나머지 작품을 검색하고 있는 자신을 보게 될 것이다. 그것이 바로 한 번 빠지면 헤어나기 힘들다는 '코벤 매직'이다. -최필원 -'옮긴이의 말'중에서

 

 

개인적으로 2012년 최고의 스릴러 다섯권 중 한 권으로 뽑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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