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01
사람들은 늘 나에게 이런 말을 하곤 한다. "그곳에선 무척 외롭겠군요. 특히 눈이나 비가 오는 날이나 밤 같은 때는 이웃이 그립지 않습니까?" 그런 사람들에게 나는 이렇게 대답해주고 싶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자체가 우주의 한 점이 불과합니다. 저 별의 폭은 인간이 만든 기계로는 측정할 수 없는데, 저 별에 살고 있는 가장 멀리 떨어진 두 사람의 거리가 얼마쯤 된다고 생각하시오? 어째서 내가 외롭게 느끼리라고 생각하죠? 우리의 지구는 은하수 안에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합니까? 댁이 나에게 한 질문은 핵심을 찌른 질문은 아닙니다. 사람을 그의 동료들로부터 분리시켜 그를 고독하게 만드는 공간은 어떤 종류의 공간이라고 생각합니까? 아무리 발을 부지런히 놀려도 두 사람의 마음이 가까워지지 않는다는 것을 이제 나는 압니다. ..중략.. 물가에 서 있는 버드나무가 물 쪽으로 뿌리를 뻗듯 우리의 온갖 경험에 비추어보아 생명이 분출되어 나오는 곳, 즉 영원한 생명의 원천이라고 생각하는 곳이 가까이 살기를 원할 것이오. 사람마다 본성에 따라 다르겠지만 현명한 사람이라면 반드시 그곳에 지하 저장실을 팔 것이오..."

P205
나는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 지내는 것이 심신에 좋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좋은 사람들이라고 같이 있으면 곧 싫증이 나고 주의가 산만해진다. 나는 혼자 있는 것이 좋다. 나는 고독만큼 친해지기 쉬운 벗을 아직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 대체로 우리는 방 안에 홀로 있을 때보다 밖에 나가 사람들 사이를 돌아다닐 때 더 고독하다. 사색하는 사람이나 일하는 사람은 어디에 있든지 항상 혼자이다. 고독은 한 사람과 그의 동료들 사이에 놓인 거리로 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하버드 대학의 혼잡한 교실에서도 정말 공부이 몰두해 있는 학생은 사막의 수도승만큼 나 홀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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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49
슬픔이나 비극을 인내하고 위로해주는 기쁨, 작은 기쁨에 대한 확신을 갖는 까닭도, 진정한 기쁨은 대부분이 사람들과의 관계로부터 오는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그것이 만약 물에서 오는 것이라면 작은 기쁨에 대한 믿음을 갖기가 어렵겠지만 사람과의 관계로부터 오는 것이라면 믿어도 좋다. 수많은 사람을 만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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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53
기본적으로 한국의 법학교육은 학생들의 머리 위에 거대하고 복잡한 탑을 쌓아놓고, 그 완결적 구조의 아름다움을 음미하도록 하고는 실제 지금 이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분쟁을 해결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각자 일하면서 알아서 자기 머릿속에 들어 있는 개념들이 꿰어 맞추든지 뭐 알아서 하라는 방식인 것 같습니다.

P161
부모도, 학교도, 사회도 어떻게 살 것인가, 왜 그렇게 살 것인가, 무엇이 행복인 가에 대하여 고민하기보다 그런 고민은 나중에 해도 늦지 않으니 인생의 지름길로부터 이탈하지 말고 눈 가린 경주마처럼 앞만 보고 달릴 것을 강요한다면, 그래서 미친 듯이 달려서 골인했는데 알고보니 그 곳은 그냥 깃발만이 꽂혀있는 곳일 뿐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을 깨닫기 되면 이후의 삶은 허무해서 어쩌지요?

이 곳의 학문적 풍토, 우수한 시스템, 교수들의 정성과 열의를 이야기했지만 간판만 얻으면 족한 사람들에게 그게 다 개뿔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귀찮기만 하지. 그러한 혜택은 그것이 절실히 필요한 이에게 주었어야 제 값어치를 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절실한 사람이라면, 세상의 이치를 깨우치고 세상을 보다 낫게 만들고 싶은 강한 욕구와 의지를 가진 이라면 그러한 혜택이 없다고 공부를 하지 못할까요? 더디고 길을 헤맬지는 모르지만 어디에서든 공부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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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p
부의 분배는 불평등해도 행복은 평등할 수도 있습니다. 최소한의 기본 전제만 충족시켜 준다면 말이죠. 중국집 짜장면이라도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외식하러 갈 수 있어야 하고, 싸구려 카세트라도 아름다운 음악을 느낄 줄 아는 감성을 교육받아야 하고, 기차 삼등석을 타고라도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여가가 주어져야 합니다.

p200
저는 소신 강한 사람이 오히려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의 인식이 얼마나 불완전한지, 얼마나 오류에 빠지기 쉬운지를 생각한다면 언제나 자신의 결론이 잠정적인 것에 불과함을 인정하고, 주저없이 결론을 수정할 수 있는 유연함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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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48
새들이 땅에 앉아 있는 것은 날 수 있는 자신의 능력 범위 안에서 스스로 제한하는 것이지, 그 반대가 아니랍니다.

p187
"메켄지. 당신이 생각하는 나와 실제 나는 같지 않아요. 사람들이 죄를 지었다고 해서 내가 벌줄 필요는 없어요. 죄는 그 자체가 벌이기 때문에 안에서부터 당신을 집어삼키죠. 내 목적은 죄를 벌주는 것이 아니에요. 오히려 그걸 치유하는 것이 나의 기쁨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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