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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늘 나에게 이런 말을 하곤 한다. "그곳에선 무척 외롭겠군요. 특히 눈이나 비가 오는 날이나 밤 같은 때는 이웃이 그립지 않습니까?" 그런 사람들에게 나는 이렇게 대답해주고 싶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자체가 우주의 한 점이 불과합니다. 저 별의 폭은 인간이 만든 기계로는 측정할 수 없는데, 저 별에 살고 있는 가장 멀리 떨어진 두 사람의 거리가 얼마쯤 된다고 생각하시오? 어째서 내가 외롭게 느끼리라고 생각하죠? 우리의 지구는 은하수 안에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합니까? 댁이 나에게 한 질문은 핵심을 찌른 질문은 아닙니다. 사람을 그의 동료들로부터 분리시켜 그를 고독하게 만드는 공간은 어떤 종류의 공간이라고 생각합니까? 아무리 발을 부지런히 놀려도 두 사람의 마음이 가까워지지 않는다는 것을 이제 나는 압니다. ..중략.. 물가에 서 있는 버드나무가 물 쪽으로 뿌리를 뻗듯 우리의 온갖 경험에 비추어보아 생명이 분출되어 나오는 곳, 즉 영원한 생명의 원천이라고 생각하는 곳이 가까이 살기를 원할 것이오. 사람마다 본성에 따라 다르겠지만 현명한 사람이라면 반드시 그곳에 지하 저장실을 팔 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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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 지내는 것이 심신에 좋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좋은 사람들이라고 같이 있으면 곧 싫증이 나고 주의가 산만해진다. 나는 혼자 있는 것이 좋다. 나는 고독만큼 친해지기 쉬운 벗을 아직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 대체로 우리는 방 안에 홀로 있을 때보다 밖에 나가 사람들 사이를 돌아다닐 때 더 고독하다. 사색하는 사람이나 일하는 사람은 어디에 있든지 항상 혼자이다. 고독은 한 사람과 그의 동료들 사이에 놓인 거리로 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하버드 대학의 혼잡한 교실에서도 정말 공부이 몰두해 있는 학생은 사막의 수도승만큼 나 홀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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