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우리돌의 들녘 - 국외독립운동 이야기 : 러시아, 네덜란드 편 뭉우리돌 2
김동우 지음 / 수오서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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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없는 지금은 성립될 수 없고, 지금 없는 미래는 도래할 수 없다. 과거, 현재, 미래는 그래서 한 권의 책과 같다. 다른 시간대는 모두 같은 선상에서 하나의 선으로 연결돼야 온전히 한편의 서사를 완성시킨다. 구구절절한 사연들은 공유돼야 힘을 갖는다. 그 보이지 않는 에너지는 내가 누구인지, 내가 어디에서 왔는지, 우리가 왜 위대한지를 깨닫게 한다. (p.12) 

 

망국의 끝자락, 절박함에 숨죽이며 지구 반대편으로 달려간 사내들, 거기서 마주해야 했던 깊은 무력감 (p.178)

 

지난 책, 「뭉우리돌의 바다」를 읽었을 때의 느낌을 이제야 한 줄로 정리해본다면 “이 책이 아니었다면, 세상에 나오지도 못했을 가슴 저린 역사”였다. 사실 그 책을 읽은 당시에는 마음에 일렁이는 감정이 꽤 커, 감히 무엇이라 정리하지도 못했던 것 같다. 그리고 3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된 책, 『뭉우리돌의 들녘』. 그런데 『뭉우리돌의 들녘』을 읽고 나서는 '나라가 뭐라고, 이렇게까지 하셨어요'하는 마음이 너무 들어 이 감상문을 쓰는 것조차 버겁다. 내가 뭐라고, 이분들의 이야기를 평가하거나 정리할 수 있단 말인가. 또한, 독립운동가에 사로잡혀 10년을 가까이 세계를 떠돌며 흩어진 이야기들을 주워 모으는 작가님을 무엇이라 표현할 수 있단 말인가. 

 

전작 「뭉우리돌의 바다」에서는 멕시코와 쿠바, 미국의 독립운동가들이 기록되었는데,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몰랐던 이야기들이 더 많았기에 가슴이 아프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뭉우리돌의 들녘』을 읽으며 그 생각이 틀렸음을 알았다. 전작에 비해 익숙한 지명 등을 만나면서도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요동쳤다. 제대로 알지 못했던 것이 죄송했고, 이제라도 제대로 기억하겠다 결심했다. 

 

『뭉우리돌의 들녘』은 러시아와 네덜란드에서의 독립운동가들의 자취를 모은 책으로, 연해주, 연추, 헤이그, 블라디보스톡, 하라롭스크 등의 지역 위에 흩어진 이야기들을 모았다. 내가 굳이 “모았다”라는 단어를 쓰는 이유는, 말 그대로 시간과 길 위에 흩어져, 그대로 사라져버리게 될지도 모를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를 힘겹게 담아냈기 때문이다. 언제 사라질지 모를 (때로는 이미 사라져버리고 없는) 독립운동의 흔적을 사진으로, 글로 담아내는 과정이 결코 수월할 리 없다. 그래서일까. 그의 사진은 때때로 글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그것을 바라보는 이에게 쉽게 형언할 수 없는 감상을 남긴다. 

 

그의 사진을 감상하며, 그가 어떤 마음으로 그 공간을 바라보고 있었는지를 생각해보곤 했다. 특히 '다시, 블라디보스토크'에 실린 사진들은 더욱 그랬는데, 텅 빈 벌판에 서서 그가 무슨 생각을 했을지 궁금해졌다. 또 그보다 훨씬 이전에, 척박한 삶이었을 분들은 그 벌판을 바라보며 얼마나 많은 눈물을 훔쳐야 했을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번 책에서 가장 오래 바라본 사진은 자유시 참변 터 사진이었다. '치유'는 상처를 마주 바라보는 것에서 시작되다 했던가. 이제야말로 우리는, 과거를 온전히 바라보고 극복하는 과정으로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러기 위해선 그의 말처럼, 뼈아픈 과거를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뭉우리돌의 들녘』은 그래서 더 큰 의미를 지닌다. 인정하기에 아프고 힘들다고 등을 돌린 후, 이제는 점점 잊어가는 이들을 '소환'하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시간도 품도 결코 녹록히 않은 작업을 기꺼이 해내는 그 덕분에, 우리는 국외 독립운동가들의 자취를 찾고, 그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영화 '영웅'으로 인해 더 유명해진 '단지'에 대해 읽으며, 가늠해보지 못했던 마음에 대해 생각해보기도 했다. “그렇다면 단지는 효의 실천보다 나라의 존립이 우선돼야 한다는 의미 아닐까. 그것은 효를 사사로운 감정으로 밀어내 그 자리에 독립이란 두 글자를 채우는 일·(P.89)”이라는 말을 읽으며, 어쩌면 그들이 끊어냈던 것은 삶과 가족에 대한 미련은 아니었을지 생각해봤다. 

 

독립운동가들은 거사에 임하기 전에서야 통성명을 했다는 말이 있다. 물론 이름까지야 몰랐겠느냐 만은 서로조차 서로를 몰라야 했기 때문인지,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간다는 것을 알고 서로라도 기억해주기 위함인지 알 수 없지만, 이름조차 알 수 없는 '감사의 대상'들이 너무도 많다는 것은 슬픔을 너머 부끄러운 마음까지 든다. 『뭉우리돌의 들녘』은 그렇게 세월에 묻히고, 시간에 빛바랜 이야기들을 먼지 털어 고이 담아낸다. 

 

고단할 그의 발엔 미안한 말이지만, 나는 그가 훨씬 더 오래도록 전 세계의 뭉우리돌을 모아주면 좋겠다. 그래서 이름 없이 잊힌 분들이 한 명도 없었으면 좋겠다. 『뭉우리돌의 들녘』을 덮으며 가만히 다짐해본다. 이 책에 담긴 이야기들을 잊지 않겠다고, 아이에게 가르칠 수 있는 엄마가 되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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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5학년
김담이 지음, 이주미 그림 / 오늘책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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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남자 50미터 달리기 5학년 표준은 7초 05였다. 이번엔 표준이 어떻게 달라질지 모르겠지만 표준이 미치지 못하는 학생은 어떻게 되는지 알지?” (p.69)

 

다겸은 이름을 얻었지만, 올해의 5학년, 복제 인간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간도 아닌 주제”에 해당하는 아이로 추락했다. 소년 11호는 입술을 깨물었다. (p.78) 

 

 

아이에게 주는 책은 꼭 내가 먼저 보려고 노력한다. 아이와 대화를 하기 위해서도 맞지만, 아이가 이 책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인가, 아이에게 주어도 되는가 고민하고 싶지 않아서이다. (물론 그럴 겨를도 없이 빼앗기는 책도 있다) 『올해의 5학년』 역시 내가 먼저 만났는데, 책을 읽은 후 한동안 멍해져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올해의 5학년』은 눈높이아동문학상에서 동화부분 대상을 받은 책으로, 아이들이 뇌를 국가가 관리하는 한편 복제 인간을 양성하는 미래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책에서 만나게 되는 다겸이 역시 복제 인간으로, “올해의 소년·소녀”로 선발되어 '5학년의 대표'가 된다. 혹시 따온 문장에서 느끼셨는지 모르겠지만, 맞다. '학년 대표'는 무엇인가를 잘하거나 모범이 되는 아이가 아닌, 그 학년의 기준점이 되는 학생으로, 다른 학생을 평가하는 기준이 된다. 사실 이 부분에서부터 나는 마음이 답답해졌다. 이게 상상에 기반한 이야기지만, 이미 우리 현실에서 수없이 만나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옆집 아이보다”, “누구 집 아이보다”라는 수많은 잣대가 우리 아이들을 괴롭히고 있기에 『올해의 5학년』 같은 책이 쓰였다고 생각하니 조금 슬펐다. 

 

무엇보다 슬펐던 것은, 아이들이 다겸이에 대충하기를 종용한다는 것. 표준이 내려가면 다른 아이들의 기준점이 내려간다는 말을 읽으며 우리 아이들도 늘 경쟁 선상에서 마음을 쓰며 살아간다는 생각이 들어 안쓰러웠다. 또 나와 다른 친구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모습도 복잡한 감정이 들게 했다. 

 

하지만 어두운 감정만 있다고 말하기엔 『올해의 5학년』은 꽤 희망차다. 『올해의 5학년』에서 '우수한 아이'로 선발된 학년 대표들은 다음 해가 되면 어디론가 사라진다. 그러나 다겸이는 여느 복제 인간과 다르다. 햇살의 감촉을 즐기기도 하고, 우정을 쌓아가기도 하며, 시험을 망치기도 한다. 결국, 그런 '인간다움' 덕분에 다겸이는 대표의 자격이 박탈될 위기에 처하기도, 다른 복제 인간들처럼 사라질 위기를 겪기도 하지만 결국은 '뇌 바이러스'를 이겨낸 아이임이 밝혀지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열쇠가 된다..

 

사실 처음에는 아이에게 『올해의 5학년』을 읽게 해도 괜찮을지 고민했다. 하지만 책의 후반으로 갈수록, 이 책은 반드시 아이가 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먼저 “기준”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기 때문이다. 어른들은 아이를 점수로 줄을 세우지만, 아이들이 그것에 대해 생각하고 스스로 기준을 판단할 수 있다면 더 지혜롭게 성장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또 나와 다른 기준을 가진 친구라고 해서 배제하는 것이 아닌 그 친구의 선택으로 인정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올해의 5학년』을 꼭 읽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또 주변에 소년 11호가 있다면 따뜻하게 손을 내밀 수 있길 바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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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울프, 문장의 기억 (양장본) - 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기 위하여
박예진 엮음, 버지니아 울프 원작 / 센텐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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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동적인 순응이 무섭습니다. 저는 치열하게 삽니다. (p.193)

 

셰익스피어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세상은 오늘날과 많이 달라졌을까요? 운명의 진보는 위대한 사람들에게 달려있는가요? 사람들의 처지는 파라오 시대보다 지금 더 나아졌나요? (p.147)

 

그리고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졌습니다. 아무도 구름이 오는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그 위에 검고 부어오른 게 있었죠. 그리고 그것은 세상 모든 사람이 우는 것처럼 쏟아집니다. 눈물처럼요. (p.137) 

 

삶이란 흘러가 버리고 마는 것 같지만, 그런데도 무언가를 향해 매듭짓기 위해 나아가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대화 중에도 자기만의 독백으로 빠져들었던 인문들을 한 발 떨어져 바라보면 그들이 연결한 희미한 선이 보이고, 옅은 행복과 희망의 기운마저 감지할 수 있는 것처럼요. (p.186)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을 처음 읽었을 때 감히 그녀가 가졌던 생각이나 아픔과 절망을 상상도 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그녀와는 별개로 나는 나만의 깊은 절망을 느꼈다. 그때만 해도 무척이나 강렬히 “글을 쓰는 사람”으로 살고 싶었기에 먹을 걱정 없이 글을 쓸 '자기만의 방'을 가지지 못하리라는 미래에 대한 불안이 손톱을 물어뜯게 했던 것 같다. 한참이나 지나 그 책을 다시 읽었을 때야 버지니아가 촘촘히 기록해간 문장들에 대해 감탄했다. 내가 좀 나아졌기 때문인지 어른이 된 탓인지는 알 수 없지만 “펜은 칼보다 강하다”는 말을 비로소 이해했던 것 같다. 

 

다시 시간이 한참 흘러, 『버지니아 울프, 문장의 기억』이라는 책으로 그녀를 다시 만났다. 손끝에 감성이 묻어나올 것 같은 표지 색과 쓸쓸해 보이는 버지니아, 문장의 기억이라는 감각적인 제목에 매료되어 당장에 책을 펼쳐 들었다. 하지만 호기롭게 펼쳐 든 것과는 달리 나는 『버지니아 울프, 문장의 기억』을 빠르게 읽지 못했다. 책이 어려웠냐고? 천만에. 마음에 담아두고 싶은 문장이 많아 적어가며 읽느라 오래 걸렸다. 만약 나처럼 사심을 담아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면 『버지니아 울프, 문장의 기억』은 금방 읽을 수 있을 정도의 분량이다. 그렇지만 부디 『버지니아 울프, 문장의 기억』은 느리게 읽으시면 좋겠다. 그녀의 문장을 한 줄 한 줄 읽어보고, 역자가 살을 붙여준 내용들을 천천히 음미하시라고 말하고 싶다. 

 

『버지니아 울프, 문장의 기억』을 읽으며 앞으로는 단순히 필사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문장을 옮겨적은 이유를 짧게라도 기록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사실 원래도 문장을 수집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그것에 대한 나의 감상을 기록해볼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 책을 보니, 좋아하는 문장을 만나고 읽고 소화하며 기록된 과정들은 스스로를 성장시키고 나아가 타인에게도 그 감동을 전하는 힘이 있는 것 같다. 어떤 페이지에서는 버지니아의 문장보다 역자의 문장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는데, 그것은 온전한 이해가 아니라면 불가능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봤다. 

 

“글을 쓰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 “어떻게 살 것인가”, “초월적인 존재를 사랑하게 되다” 등에 담긴 내용이 다 좋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래도 삶은 이어진다.”에 담긴 문장들이 마음에 깊이 와닿았다. 특히 버지니아가 행복을 추구하는 방식에 관해 이야기하는 부분에서 “일순간 표면으로 떠오른 조각들로 이어지기도 한다는 것을 기억하기를 바랐던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라는 문장을 읽는데 울컥하는 마음이 들 만큼 공감이 일었다. 그 문장은 나에게 “찢기고 부서져도 소중한 나의 순간들”을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했다. 

 

센텐스에서 다음 「문장의 기억」에서 누구의 문장을 전해줄지 무척 기대된다. 바쁘고 버거웠던 1월이었지만, 『버지니아 울프, 문장의 기억』은 나의 깊은 저 어딘가까지 위로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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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딴생각에 빠진 당신에게
홋타 슈고 지음, 정지영 옮김 / 밀리언서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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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하나의 행동 패턴이 모든 행동 패턴으로 전파된다. 예를 들어 정보가 너무 많아지면 스스로 생각하는 것을 포기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상황이 계속되면 어떤 일을 할 때 스스로 생각하기보다 인터넷 검색을 먼저 하려고 한다. 

일을 시작할 때나 아이에게 무언가를 가르칠 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일단 검색부터 하지 않는가? 혹은 무심코 일을 미루거나 중간에 관두지 않는가? 그럴 때는 용기를 북돋우는 매직 워드를 말해보자. 나는 “뒤로 미루는 건 바보다 하는 직이야”라는 매직 워드를 자주 사용한다. 졸리고, 피곤하고, 내일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 때 “뒤로 미루는 건 바보나 하는 짓이야”라고 소리 내 말하고, 해야 할 일에 착수한다. 짧든 길든 상관없으니 자기만의 매직 워드를 몇 개 준비해보자. (p.78) 

 

 

요즘 가장 유행하는 것은 단연 “숏츠”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물론 짧은 시간 안에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담아야 하니 강력한 느낌이 들기도 하나, 어쩌면 현대인의 집중력이 딱 그 정도 시간이기 때문에 더욱 인기를 끄는 걸지도 모른다. 이렇게 생각하면 슬프지만, 최근 가장 몰입했던 순간이 언제인지 생각해보면 대답하지 못할 사람이 꽤 많다는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일이다. 

 

『오늘도 딴생각에 빠진 당신에게』는 이런 우리에게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진다. 오늘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 짧은 인생을 얼마나 더 가치 있게 살 것인지 말이다. 최근 읽었던 몇몇 책들에서 집중력이나 오늘을 도둑맞았다고 표현한 경우가 많았는데, 『오늘도 딴생각에 빠진 당신에게』 역시 우가 놓치고 사는 중요한 것들에 대해 짚어준다. 오늘은 왜 소중한 것에 집중하지 못했는지,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최고의 하루를 만드는 방법, 집중력을 높이는 방법 등 읽어볼 만한 이야기들이 꽤 다양하게 들어있었다. 

 

특히 최고의 하루를 만드는 5단계에는 우리가 일상에서 시간을 관리하고, 이것을 보다 명확하게 사용하는 법을 무척 상세히 기록하고 있어 바쁜 현대인들에게 큰 도움을 주리라 생각했다. 사실 나는 바보 같으리만큼 한 가지에 빠지면 그것만 파는 성격이라 '집중력'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것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했던 것 같아 이 책을 통해 여러 가지를 생각해볼 수 있었다. 

 

그러나 『오늘도 딴생각에 빠진 당신에게』에서 내가 가장 집중했던 부분은 “오늘 하루를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람의 조건”이었다. 책의 가장 뒤 페이지, 몇 장도 채 되지 않는 분량이었지만 `내가 결정한 것”에 대해 확신을 하고 무엇인가 방향성을 설정하는 것이 인상 깊었다. 

 

만약 스스로의 하루를 자신이 설계하지 못하고 대충 살아가며 답답하다고 느낀 적이 있다면 이 책을 한 번쯤 만나보기를 권해드린다. 『오늘도 딴생각에 빠진 당신에게』를 통해 당신의 하루가 조금 더 알차고 계획적이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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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4-01-23 0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독서중인 도서인데 서평이 올라와서 읽어 보앗어요. 잘 요약하셨네요.

renai_jin 2024-01-23 23:14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ㅎ
급 추워진 날씨입니다. 감기조심하세요 ^^
 
돌아온 고릴라와 너구리 - ㄱㄴㄷ으로 만든 로맨스 그림책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105
이루리 지음, 유자 그림 / 북극곰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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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 감성과 개성 가득한 출판사 북극곰 알지?

ㄴ 누구나 한번 보면 빠지는 그림책이야. 그 출판사에서 

ㄷ 『돌아온 고릴라와 너구리』가 출간되었는데, 글쎄

ㄹ 라면 갖고 싸우는 애들이 나온대

ㅁ 말도 안 된다고? 못 믿겠으면 너도 『돌아온 고릴라와 너구리』

ㅂ 보면 되잖아. 

ㅅ 상상력을 말도 안 되게 자극하고 

ㅇ 일러스트도 정말 재미있어. 

ㅈ 재미도 정말 대단하지만

ㅊ 초성 그림책을 읽다 보니 한글의 우수함과 

ㅋ 코리아의 대단함을 또 한 번 느끼게 되더라.

ㅌ 태극기를 온 몸에 두르고 뛰어다니고 싶을만큼 뿌듯해지는 그림책! 

ㅍ 푸하하 웃고 즐기기만 했는데 나도 모르게 

ㅎ 한글의 매력에 풍덩 빠지는 그림책, 『돌아온 고릴라와 너구리』 읽지 않고 못 배길걸? 

 

우리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그림책 작가님, 이루리 작가님. 우리 아이는 영광스럽게도 우리 작가님을 두 번 만났는데, 처음에 먼발치에서 작가님을 뵙고는 말도 제대로 못 하는 녀석이 “북극곰 그림이랑 닮았어”라고 표현했고, 두 번째는 “너무 떨려서 어떻게 그런 멋진 그림책을 쓰시는지 말도 못 했어!”라고 아쉬워했다. 그런 아이가 『돌아온 고릴라와 너구리』를 읽었을 때의 반응? 말해 뭐해. 자기도 이루리 작가님처럼 멋진 글을 쓰고 싶다고 난리가 났지. 아이와 ㄱ~ㅎ을 써놓고 이런저런 문장을 조합해보고 이야기를 만들며 아이가 한 말은 “어라, 나도 꽤 그림책 작가님 같은데?”였다. 그런데 이것은 비단 우리 아이의 이야기가 아닐 것이다. 아마 초성으로 이런저런 문장 만들기를 하다 보면 모든 집에서 작가탄생을 맛볼 수 있다. 한글은 원래 그렇게 멋진 거니까. 한글을 사용하는 우리나라 국민 모두, 언어의 연금술사니까. 

 

『돌아온 고릴라와 너구리』는 일단 유자 작가님의 익살넘치는 일러스트가 너무 매력적이다. 젓가락 위에 앉은 고릴라와 너구리라니. 더욱이 그 자세라니! 그저 일러스트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웃음이 피식, 나온다. 그뿐인가. 라면 위에 고명으로 뿌려진 한글, 감정의 변화까지. 일러스트를 통해 만날 수 있는 재미가 정말 엄청나다. 아직 글씨를 읽지 못하는 꼬꼬마들이라도 이 책을 충분히 사랑할 수 있게 만들 만큼, 풍부한 감정을 느끼는 일러스트다. 

 

일러스트의 매력에서 신나게 헤엄치다 보면 『돌아온 고릴라와 너구리』의 두 번째 매력을 절로 느끼게 된다. 초성을 맞추어 이렇게 재미있는 문장을 만든다니, 이게 말이나 되는 거야? 이렇게 짧은 문장에 이렇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담아내는 이루리 작가님의 재치에 또 한 번 반하게 된다. 가장 어려운 글은, 가장 짧은 글이라는 말을 다시 깨닫는다. 

 

사실 『돌아온 고릴라와 너구리』의 진짜 매력은 책을 다 읽은 후 시작된다. 모든 집에서 그림책 작가님이 탄생하는 세상, 얼마나 멋진가! 아이들과 초성을 통해 이야기를 만들어보다 보면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보기도 하고, 한글의 아름다움을 절로 깨닫게 되기도 한다. 우리집에서는 원래도 초성 퀴즈를 즐겨왔는데, 초성 놀이를 하다 보면 어휘력이 발달하고 상상력과 창의력도 커진다. 그래서 『돌아온 고릴라와 너구리』를 아이와 읽으신다면 꼭 초성 놀이를 해보길 추천해 드린다. 꼬꼬마라면 단어 만들기, 꼬마부터는 문장 만들기 놀이를 하다 보면 우리 칩처럼 한글의 아름다움과 우리아이의 기발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을 터. 북극곰 블로그에서 내려받을 수 있는 독후활동지로 초성 카드를 만들어 놀이를 해보는 것도 추천해 드린다. 특히 한글을 배우는 중인 아이들이라면, 이 독후활동지로 한글 놀이까지 할 수 있어 더욱 좋다. 

 

『돌아온 고릴라와 너구리』 같은 그림책을 만나면 그림책이야말로 요람에서 무덤까지 함께 할 친구가 아닌가 생각해보게 된다. 우리 아이가 어른이 되어 마음이 힘든 날에도, 버스정류장의 초성으로 말놀이를 할 수 있는 여유 있는 사람으로 성장해주길 바라며, 전국이 초성 놀이하는 날까지~ 『돌아온 고릴라와 너구리』야, 활약을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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